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1 범죄일람표 순번 3, 4, 8 기재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O로부터 목수, 골재 부분에 대한 하도급을 받아 공사를 진행한 자로서 E 등 근로자 16명에게 업무지시를 한 사용자에 해당하므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지급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E 등 근로자 16명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을 무죄라고 판단한 원심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직권판단(재판의 누락)
관련 법리
공소장변경의 방식에 의한 공소사실의 철회는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의 일부 공소사실에 한하여 가능한 것이므로, 공소장에 기재된 수개의 공소사실이 서로 동일성이 없고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는 경우에 그 일부를 소추대상에서 철회하려면 공소장변경의 방식에 의할 것이 아니라 공소의 일부 취소절차에 의하여야 한다. 또한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는 수개의 공소사실 중 어느 한 공소사실을 전부 철회하는 검사의 공소장변경신청이 있는 경우에 이것이 그 부분의 공소를 취소하는 취지가 명백하다면 비록 공소취소신청이라는 형식을 갖추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를 공소취소로 보아 공소기각결정을 하여야 한다(대법원 1988. 3. 22. 선고 88도67 판결, 대법원 1992. 4. 24. 선고 91도1438 판결 등 참조).
판단
기록에 의하면, 검사는 당초 원심에서 P 등 근로자 19명에 대한 임금총액 9,980,000원 상당의 근로기준법위반 범행에 대하여 별지 1 기재와 같은 공소사실로 공 소를 제기하였다가, 2021. 5. 26. 원심법원에 공소장변경허가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별지 1의 ‘범죄일람표’ 순번 3 G, 순번 4 Q<1>, 순번 8 H 기재 관련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을 철회하고, 순번 19 R에 대한 미지급 임금을 “440,000원”에서 “290,000원”으로 변경하고<2>, 별지 1의 ‘범죄사실’ 중 “근로자 19명의 임금 총액 9,980,000원”을 “근로자 16명의 임금 총액 7,280,000원”으로 변경하며, 별지 1의 ‘범죄일람표’를 별지 2 ‘범죄일람표’로 변경하는 내용으로 공소장변경허가를 신청한 사실, 원심법원은 2021. 5. 27. 제7회 공판기일에서 위와 같은 공소장변경을 허가한 사실이 인정된다.
근로기준법위반의 범죄는 근로자에 대하여 일정기일까지 임금을 지급받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근로자가 수인일 경우 그 범의가 단일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려울 때에는 지급을 받을 수 없었던 근로자 각자마다에 대하여 같은 법조 위반의 범의가 있다고 인정하여야 할 것인바(대법원 1997. 9. 30. 선고 97도1490 판결 참조), 검사가 철회한 별지 1의 ‘범죄일람표’ 순번 3 G, 순번 4 Q, 순번 8 H 기재 관련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나머지 공소사실과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고, 위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사실 내에서 일부 공소사실을 철회하는 것이 아니라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는 수개의 공소사실 중 어느 한 공소사실 전부를 철회하는 것으로서 명백히 일부 공소취소의 취지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1의 ‘범죄일람표’ 순번 3, 4, 8 기재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원심판결 선고 전에 공소가 취소되었으므로, 원심은 위 각 공소사실에 관 하여 형사소송법 제328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공소기각 결정을 하여야 함에도 이를 누락한 잘못이 있다. 따라서 이 법원에서 이 부분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기로 한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별지 2의 ‘범죄일람표’에 기재된 E 등 16명의 근로자들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간 내에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라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 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한다(댑버원 2013. 9. 26. 선고 2012도6537 판결 참조).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피고인이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그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05. 6. 9. 선고 2005도1089 판결 참조).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최초 공소사실에 기재된 19명의 근로자들은 모두 F이 운영하는 인력사무소를 통하여 이 사건 건설 현장에서 일하게 된 점, ② F은 최초 공소사실에 기재된 근로자 19명의 미지급임금 9,980,000원은 인력사무소에서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지 못한 임금 부분만 특정한 것이라고 진술하였으나, 근로자 G, H, Q은 이 법정에서 일치하여 당시 인력사무소로부터 임금을 모두 지급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이에 검찰은 2021. 5. 26. 위 3명의 근로자들에 대한 공소를 취소하는 내용이 포함된 공소장변경신청을 하였던 점, ③ E은 임금을 미지급받은 사람들을 대표하여 진정서를 제출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근로자 G, H, Q은 E 작성의 진정서를 알지 못하고, E에게 진정서 작성을 위임하거나 진정서에 서명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그 외에 다른 근로자들이 E에게 진정서 작성을 위임하였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자료도 없는 점, ④ E은 자신을 고용한 사람은 F의 인력사무소이고, 인력사무소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건설현장에 가면 피고인에게 작업지시를 받은 적도 있고, 건축주 측에게 작업지시를 받은 적도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사실이 전제한 바와 같이 위와 같이 공소가 취소된 근로자들을 제외한 E 등 근로자 16명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18. 10. 1.부터 2018. 10. 24.까지 피고인에게 종속적으로 고용되어 근로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소결론
원심의 이유 설시에 잘못된 부분이 있기는 하나,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결과적으로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3, 4, 8 기재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63조, 제328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결정으로 공소를 기각하여야 할 것이나, 피고인에 대하여 판결을 하는 이상 일괄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로써 공소를 기각한다.
판사 김용중(재판장) 최정윤 김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