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3. 9. 26. 선고 2021노3392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와 관련하여

피고인에게 고의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입증이 부족함에도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사기죄와 관련하여

이 부분 범행 당시 피고인에게 변제의사나 변제능력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할 뿐 아니라, 변제의사나 변제능력 유무에 관한 입증도 부족하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와 관련한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참조).

2)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피고인은 인천 연수구 B에 위치한 C(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의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3명을 사용하여 제조업을 경영하는 자이다.

나)

피해자 D, H, I은 각 2018.경 내지 2019.경 이 사건 사업장에서 퇴직하였는데 임금 및 퇴직금을 받지 못하자 2019. 6.경 및 2019. 7.경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피고인을 피진정인으로 하여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을 이유로 한 진정서를 각 제출하였다(증거기록 5∼7쪽).

다)

피고인은 2019. 12. 10. 수사기관에 출석하여 피해자들이 진정서에 기재한 임금 및 퇴직금 등을 현재까지 지급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37∼45쪽), 원심 법정에서도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자백하였다(공판기록 9쪽).

3)

판단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의 경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특별히 다툴 만한 근거가 없고, 피고인 또한 그 지급의무의 존재는 인정하면서 단지 그 지급을 위해 노력하였다는 점을 피력하고 있을 뿐이어서, 피고인이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이지도 않으므로,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피고인의 고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사기죄와 관련한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법리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 고의로도 족하며, 특히 물품거래관계에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물품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물품대금을 변제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물품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41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부분 범행 당시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이 피해자로부터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금형기계와 부품(이하 ‘이 사건 금형기계 등’이라 한다)을 납품받아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가)

피고인이 2018. 6. 12. 피해자 F 유한공사(이하 ‘F’이라 한다)의 대표 G에게 “금형기계와 부품을 한국에 있는 내 회사로 납품해 주면 대금은 2달에 한 번씩 한꺼번에 결제해 주겠다”라고 말하여, F은 2018. 6. 12.부터 2019. 4. 26.까지 피고인에게 한화 1억 5,800만 원 상당의 이 사건 금형기계 등을 납품하였다(증거기록 9쪽, 이하 ‘이 사건 거래’라 한다).

나)

F이 최초 거래가 있고 2개월 후 결제일이 되어 피고인에게 물품대금 결제를 요청하자, 피고인은 F에 아직 거래처로부터 돈을 받지 못하였으니 조금 기다려 달라는 취지로 말하였다(증거기록 10쪽).

다)

피고인은 이후에도 계속하여 F에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G이 휴대폰 어플 ‘위쳇’으로 연락하여 대금 지급을 거듭 요청하였으나, 피고인은 그때마다 기다리라는 말을 되풀이하면서 오히려 부품 등을 보낼 것을 독촉하였다(증거기록 10∼11, 342∼345쪽).

라)

피해자는 이 사건 금형기계 등을 피고인의 사업장인 인천 연수구 B건물, E호로 보냈다. 2019. 8. 5. 당시 위 피고인의 사업장 내에 있는 기계들은 피고인의 소유가 아니었고, 2019. 4. 이전부터 위 사업장은 업무를 중단한 상태였으며, 자주 피고인의 채권자가 위 사업장에 방문하였다(증거기록 368쪽).

마)

피고인은 이 사건 거래일인 2018. 6. 12.을 기준으로 L, M 주식회사, N,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진흥공단 등에 약 6억 8,000만 원 가량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증거기록 557∼564, 571쪽). 피고인은 2018. 2.경 L에 대한 채무 1억 3,000만 원의 지급, 2018. 9.경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 대한 채무 2억 756만 원의 지급 등을 각 연체하였다(증거기록 564쪽).

바)

이 사건 거래 당시 피고인의 신용등급은 7등급이었고, 이후 2018. 12.경부터 2019. 4.까지 신용등급이 10등급으로 점차 낮아졌다(증거기록 564쪽).

사)

G은 자신의 동업자인 J에게 물품대금 추심과 관련된 사항을 위임하고 그 사실을 피고인에게 알리며, “이 일은 이미 정식으로 위탁증서를 써서 줬고, 그 사람이 전담해서 대금을 받게 되어 있어. 나도 말 못 해.”, “너무 오래 끌잖아. 돈 문제는 그 사람이랑 상의해. 난 상관 안 할래”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각 전송하였다(548, 551쪽).

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여러 정상을 종합하여 그 형을 정하였다. 원심이 든 사정 이외에 당심에서 원심의 형량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을 찾을 수 없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참작하여 보더라도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

판사 해덕진(재판장) 김형철 이수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