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8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G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G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근로자가 아니다. G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은 김포시 D에 있는 E 작업현장(이하 ‘이 사건 작업현장’이라 한다)에서 2015. 9.중순경까지만 근무하였으므로, 그 이후의 미지급 임금 부분에 대해서는 피고인에게 지급의무가 존재하지 않고, 이 중 2015. 8.월분 임금은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에게 전액 지급하였다.
직권판단
기록에 의하면, ① 원심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에 따라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공소장 등을 송달하고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8월을 선고하였고, ② 그 후 피고인은 원심판결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함과 아울러 상소권회복청구를 하고 송달을 받지 못하여 공판절차에 출석하지 못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며, ③ 이에 원심법원은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기간 내에 항소하지 못한 것으로 인정하여 상소권회복결정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원심의 공판절차에 출석하지 못한 데 귀책사유가 없어 원심판결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의2 제1항에 의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항소심인 이 법원으로서는 피고인에게 다시 공소장 부본 등을 송달하는 등 새로 소송절차를 진행하고 새로운 심리 결과에 따라 다시 판결하여야 할 것이다.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시 금천구 B에 있는 (주)C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4명을 사용하여 경영컨설팅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 소속으로 김포시 D에 있는 E 작업현장에서 2015. 8. 10.부터 2015. 10. 20.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F의 2015. 8. 임금 3,00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1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퇴직근로자 6명의 임금 합계 51,533,32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G이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그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지휘 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1도5995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G에 대한 근로기준법상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F는 2016. 4. 25.경 다른 근로자들의 위임을 받아 노동청에 출석하여 ‘피고인은 해파리를 매입하여 가공한 뒤 중국, 일본 등에 수출하는 사업을 하였는데, 피고인으로부터 가공비를 지급할 테니 팀을 꾸려 해파리 가공업무를 맡아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다만 작업자들에 대한 임금은 피고인이 직접 지급하기로 하고, F는 월급 300만 원, O 및 J은 월급 400만 원, I는 월급 500만 원, G 및 H(F의 배우자)은 일당 10만 원을 받기로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J이 당심에서 제출한 사실확인서에는 ‘G, H은 F가 데려와서 일을 시킨 사람들일 뿐 피고인으로부터 업무지시를 받는 관계는 아니었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어 F의 위 진술과는 차이가 있다.
이 사건 작업현장에서 F는 가공업무 전반을 관리하는 일을, O, J, I는 기술이 필요한 염장일을, H은 작업자들의 식사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F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G은 F와 함께 가공업무를 하였다는 것일 뿐 이 사건 작업현장에서 제공한 구체적인 근로의 내용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G은 피고인과 사이에 근로계약 내지 용역계약을 별도로 체결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이 G의 근로조건을 결정하거나 업무상 명령이나 지휘를 하였다고 볼 객관적인 자료도 없다.
피고인은 G을 제외한 다른 근로자들을 고용한 사실에 대해서는 다투지 않으면서도 G에 대해서만은 고용한 적이 없다며 이 부분 공소사실을 다투고 있다. 피고인은 노동청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F 등 6명을 고용한 사실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는 하였으나, 피고인이 변호인 없이 조사를 받으면서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의 의미에 대하여 충분히 알지 못한 채 이 사건 작업현장에서 잠시라도 근로를 제공한 사실 자체는 있는 모든 근로자들에 대하여 책임을 인정한다는 의미에서 위와 같이 진술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2015. 8.월분 및 10.월분 임금 미지급의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G을 제외한 5명의 근로자들에 대한 2015. 8.월분 및 10.월분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서 피고인에 대하여는 이 부분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P의 노동청에서의 진술에 근거하여 작성되었는데, P의 노동청에서의 진술 이외에 실제로 근로자들이 별지1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피고인과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노임대장, 노임산정내역서, 작업일지 등의 객관적인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O, J, I가 당심에서 제출한 합의서에는 ‘2015. 9.중순경까지 이 사건 작업현장에서 근무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바, 근로기간 종료시점이 2015. 10. 20.라는 P의 노동청에서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피고인은 노동청 조사 당시 ‘근로자들이 이 사건 작업현장에서 근무한 기간은 2개월 정도 된다’고 진술한 점, 피고인이 해파리 매입대금을 지출한 최종 시점이 2015. 9.말경인 점 등을 볼 때, 이 사건 작업현장에서의 해파리 가공업무는 2015. 9.말경이나 늦어도 2015. 10.초경에는 종료된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은 2015. 8.월분(2015. 8. 10. ~ 2015. 9. 9.) 및 2015. 9.월분(2015. 9. 10. ~ 2015. 10. 9.)에 대한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피고인도 근로자들의 근로기간 개시 시점에 대하여는 다투지 않고 있다).
피고인은 피고인이 관리하는 계좌에서 2015. 8. 31. J 및 O에게 각 400만 원을, 2015. 9. 4. I에게 500만 원을 ‘급여’ 명목으로 이체하였고(증거기록 1권 제30, 31 쪽 참조), 이는 그 시기 및 금액 등을 볼 때 피고인이 J, O, I에 대한 2015. 8월분 임금을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같은 계좌에서 2015. 9. 3. H 명의의 계좌로 55만 원이 이체되었고, 2015. 9. 4. ‘공장장 급여’ 명목으로 300만 원이 지출되었는데(증거기록 1권 제31, 45쪽 참조), 피고인은 위 내역이 P 및 H의 2015. 8월분 임금과 관련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P는 이전에도 피고인으로부터 가공작업 대금 등의 명목으로 몇 차례 돈을 지급받은 것으로 보이는바, P와 그 배우자인 H에 대한 2015. 8월분 임금도 지급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피고인이 P에게 작성하여 준 2015. 11. 30.자 확인서(증거기록 2권 제17쪽)에는 ‘피고인이 P에게 해파리 가공비 1,500만 원을 미지급 중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나, P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위 1,500만 원은 P의 체불임금 액수뿐만 아니라 이 사건 작업과정에서 지출된 기타비용까지 고려하여 산정한 금액인바(증거기록 2권 제14쪽), F가 데려와서 일을 시킨 G이나 F의 배우자인 H에 대한 일당이 포함되어 있을 여지도 있다.
소결론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별지2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5명의 근로자에게 합계 19,000,000원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부분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미지급 임금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함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일부 이유 있다.
결론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고, 피고인의 항소도 일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