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3. 11. 16. 선고 2022구합5500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2005. 4. 15. B경찰청에 경위로 임용되어 2022. 1. 18. B경찰청 대변인실 언론지원팀장(계급 경정)으로 근무하다가, 2022. 4. 14.부터 C경찰청에서 근무하는 B경찰청 소속 경찰공무원이다.

나.

피고는 2022. 3. 22. B경찰청 중앙징계위원회(이하 '이 사건 징계위원회'라 한다)에 '의사에 반하는 강제 병가조치, 동료 여경들이 있는 사무실에서 상의 환복, 품위 손상행위' 등을 이유로 원고에 대한 경징계 의결을 요구하였고, 이 사건 징계위원회는 2022. 4. 1. 아래와 같은 사유(이하 '이 사건 사유'라 한다)가 성실의무위반(「국가공무원법」제56조), 품위유지의무위반(「국가공무원법」제63조) 등에 해당하여「국가공무원법」제78조 징계사유가 존재한다는 내용으로 원고에 대한 경징계 '견책'을 의결하였다.

다.

피고는 2022. 4. 14. 위 의결 내용대로 원고에게 견책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을 하였고, 같은 날 원고를 C경찰청으로 전보하는 인사발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 한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 등에 불복하여 2022. 5. 3. 인사혁신처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소청심사위원회는 2022. 6. 28. 원고의 소청 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 3호증(가지번호를 포함하고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제1 비위행위 관련하여 원고는 피해자에게 건강의 회복을 위하여 병가를 신청할 것을 권유·설득한 뒤, 다른 직원에게 피해자의 병가 신청을 대신 하도록 지시하는 행위를 하였으나, 이는 피해자의 가정적 의사에 부합하는 것이거나 묵시적인 동의 아래 한 것으로서 이를 직무상 권한 등을 이용하여 강요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제2 비위행위 관련하여 원고는 급히 환복할 필요가 있었는데 사무실의 각 책상 앞에 파티션이 설치되어 있어 파티션 높이보다 낮은 자리에서 환복하면 다른 직원들이 그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여 상의를 탈의하였고, 그 때 기자로부터 전화가 와 그 상태에서 전화통화를 끝낸 후 환복을 마쳤는데, 때마침 자기 자리에서 일어난 직원이 상의를 탈의한 원고를 보았다. 이는 우연한 사정이 결합하여 발생한 사고일 뿐이고, 품위를 손상시킨 행위라고 볼 수도 없다.

설령 원고에게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비위행위에 비추어 보면 이는 불문에 부치거나 구두경고를 함이 상당하고, 이에 부수한 문책성 인사를 하여 원고를 기존의 거주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갑작스럽게 전보시켜 원고에게 사실상 중복 처벌로 기능하는 생활상의 불이익을 발생시켰는바, 이 사건 징계처분 및 인사발령은 원고에 대하여 지나치게 과도한 징계권을 행사한 것으로서 비례의 원칙의 반하여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한 것이며, 이 사건 인사발령은 이중처벌에 해당한다.

3.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4.

판단

가.

이 사건 징계처분

1)

징계사유의 존부

앞서 든 증거, 을 제4 내지 9, 11호증의 각 기재, 증인 F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제1 비위행위는 부당한 지시에, 제2 비위행위는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각 해당한다.

가)

① 원고는 제1 비위행위 관련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 G(이하 '피해자'라고만한다)가 병가를 가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 ② 원고가, 피해자가 아닌 다른 직원으로 하여금 피해자의 병가를 대신 신청하게 한 사실, ③ 원고가 위 병가 신청을 결재한 사실, ④ 결국 피해자는 원해서가 아니라 강제로 병가를 가게 된 사실을 인정하였다. 이와 같이 원고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병가를 가게 한 행위는 B경찰청 공무원 행동강령 제21조의 2에서 정한 부당한 지시를 하여서는 아니되는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나)

원고는 2021. 12. 15. 함께 근무하는 여직원이 5명인 사무실에서 적어도 3명의 여직원이 있는 상황에서 환복하기 위해 상의를 벗었다. 근처에 환복할 수 있는 화장실이 있고, 도중에 다른 남자 직원이 원고에게 '갑자기 옷을 왜 벗으시냐'라고 말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러닝을 입은 상태로 서서 전화 통화를 하였고, 여자 직원이 원고의 이러한 모습을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기까지 하였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상의를 탈의한 것은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재량권 일탈 · 남용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수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아니하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한다고 하여도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한편 제재적 행정처분의 기준이 부령의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더라도 그것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정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고, 당해 처분의 적법 여부는 위 처분기준만이 아니라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므로, 위 처분기준에 적합하다고 하여 곧바로 당해 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위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위 처분기준에 따른 제재적 행정처분이 그 처분사유가 된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그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4. 1. 29. 선고 2013두1988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의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결여함으로써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여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가)

부하 직원인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피해자가 병가를 가도록 또 다른 부하 직원으로 하여금 피해자의 병가를 결재요청하게 하고 원고가 이를 결재함으로써 마침내 피해자는 그 의사에 반하는 병가를 가게 되었다. 이러한 제1 비위행위는 징계양정기준에 따를 때 '행동강령 위반'에 해당하여 '견책' 이상이다.

원고가 여직원 있는 사무실에서 탈의한 제2 비위행위는 징계양정기준에 따를 때 '품위유지의무 위반 중 그 밖의 사항'에 해당하여 역시 '견책' 이상이다.

나)

위 징계양정기준이 그 자체로 합리성이 없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고, 원고에 대한 징계는 견책으로 결정되었으므로 징계양정기준에 부합한다. 설령 제2 비위행위가 징계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보더라도 제1 비위행위만으로도 견책을 하기에 충분하다. 이 사건 징계처분은 국가공무원법 제56조에서 정한 징계 중 가장 가벼운 견책인 점까지 고려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이 비례원칙이나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

다)

원고는 상급자인 대변인의 지시에 따라 제1 비위행위를 하였는데, 대변인이 징계처분을 받지 않았음에도 원고에게만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한 것은 행정의 자기구속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대변인이 징계 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인사발령

1)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휴직·정직·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참조). 또한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였다는 사정은 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자가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7. 23. 선고 2020두36007 판결 참조). 공무원에 대한 전보인사가 법령이 정한 기준과 원칙에 위배되거나 인사권을 다소 부적절하게 행사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그 전보인사가 당연히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는 없고, 인사권자가 당해 공무원에 대한 보복감정 등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인사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여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음이 명백한 경우 등 전보인사가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그 전보인사는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당해 공무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6다16215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 인사발령은 재량행위에 해당하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인사발령이 과도한 징계권 행사 및 이중 처벌이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인사발령은 징계가 아니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현석(재판장) 소병진 고승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