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5. 6. 11. 선고 2023가단288849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관계

1)

원고 A은 2022. 3. 30.경 D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는 의사이고, 원고 B은 원고 A의 배우자로서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이다.

2)

피고는 2023. 2. 20.경 이 사건 병원에 입사하였고, 2023. 7.경부터는 원고 B과 이 사건 병원 7층 외래병동에서 간호사로 같이 근무하였다.

나.

원고 B과 피고의 갈등 및 피고의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신청

1)

원고 B과 피고 사이에 2023. 7. 28.경 환자의 배액관 세척 등의 업무분장에 관하여 의견이 충돌되고, 흥분한 상태에서 서로 피고의 사직과 관련된 대화를 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2)

피고는 2023. 7. 30. 이 사건 병원에 출산휴가(2023. 12. 1.부터 2024. 2. 28.까지)와 육아휴직(2023. 9. 22.부터 2024. 12. 19.까지)을 신청하였다.

다.

피고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

피고는 2023. 8. 2.경 이 사건 병원에 원고 B을 가해자로 하여, ‘① 원고 B이 피고가 의료업무 지시를 거부하였다고 허위사실을 주장하면서 사직서 및 시말서 작성을 강요하고, ② 원고 B이 피고가 임신한 상태임에도 대화 중 흥분하면서 고성(폭언)을 내고, 엘리베이터를 타러가는 피고에게 몸을 잡아당기는 등 물리적 접촉을 하였으며, ③ 피고는 행정 직원에게 수차례 사실관계 및 정황을 진술하였으나 원고 B은 지위를 이용하여 행정 직원에게 피고의 시말서 내지 사고내역서를 받으라는 부당한 지시를 계속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직장내 괴롭힘 신고를 하였다.

라.

이 사건 병원의 외부 위탁 조사 결과

1)

이 사건 병원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항의 조사를 실시하기 위하여 외부에 직장내 괴롭힘의 조사 과정을 위탁하였고, 조사자(공인노무사 E)는 2023. 8. 4.경부터 신고인 피고와 피신고인 원고 B, 참고인 간호사 F, 간호실장 G, 총무부장 H, 행정부원장 I에 대한 대면조사(다만, 피고는 조사를 거부함)와 피고와 원고 B이 제출한 녹취파일, CCTV 등 자료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였다.

2)

조사자는 ‘① 피고가 환자에게 반말을 한 것은 사실이고, 원고 B이 그 시정을 지시한 것이 업무상 필요성이 있고, 그 내용이 적정 범위를 넘어서지 않았으며, 원고 B이 지시한 배액관 세척은 의사 및 간호사 등의 의료인이 수행할 수 있는 업무에 해당하므로, 배액관 세척을 지시한 것은 업무상 적정한 범위 내의 지시이며, 피고가 선제적으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자 원고 B이 이에 대응하여 사직서 작성을 요청한 것이므로 사직서 작성을 강요한 것은 아니다. ② 피고와 원고 B 사이에 서로 흥분한 상태에서 대화가 오갔으나 피고가 주장하는 일방적인 고성(폭언)이 있었다고 볼 수 없으며, 녹취록에 ‘왜 미세요’라고 되어 있으나 피고와 참고인들의 진술이 불일치하고 CCTV에서도 물리적으로 접촉하는 행위가 보이지 않으므로, 피고의 주장처럼 원고 B이 피고를 강제로 끌어당긴 사실은 없다. ③ 피고에게 수차례 시말서 내지 경위서 작성 요청이 있었으나, 관련 직원은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스스로 하였다고 하고 원고 B이 지시한 것은 아니다.’는 이유로 피고의 신고 내용이 직장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하였다.

마.

이 사건 병원의 무급 휴가 조치

이 사건 병원은 2023. 8. 10. 피고에게 직장내 괴롭힘 조사 기간 동안에는 피고에 대한 무급 휴가로 조치할 것이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고, 이에 피고는 2023. 8. 11. 이 사건 병원이 위탁한 노무자의 조사는 공정성, 중립성에 반하므로 이를 거부하고 고용노동부 진정을 통해 근로감독관의 조사를 받을 것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하였다.

바.

피고의 직장내 괴롭힘 진정 및 그 경과

1)

피고는 2023. 8. 17.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원고 B을 직장내 괴롭힘으로 진정하였다(아래에서는 피고의 이 사건 병원 및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대한 직장내 괴롭힘 관련 진정을 통틀어 이하 ‘이 사건 신고’라 한다).

2)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2024년경 원고 B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과태료 부과 처분을 하였다.

3)

원고 B은 이에 불복하여 2024. 7. 5. 인천지방법원 2024과101986 사건으로 과태료 부과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을 하였고, 현재 이에 대한 심리가 진행 중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8, 9호증, 을 제2, 11, 14, 16, 23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가지 번호 있는 것은 가지 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 B은 피고에게 사직을 강요하거나 피고를 폭행한 사실이 없음에도 피고는 원고 B에 대하여 허위로 이 사건 신고를 하였고, 피고는 부당하게 가해자·피해자 분리요구를 하여 원고 B의 암병동 진료 업무를 방해하였다.

이로 인하여 원고들은 이 사건 병원의 2023. 8.월 및 9.경 평균 매출액이 절반 가까이 감소하는 피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으로 그 손해액의 일부인 10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법리

1)

고소·고발 등을 함에 있어 피고소인 등에게 범죄혐의가 없음을 알았거나 과실로 이를 알지 못한 경우 그 고소인 등은 그 고소·고발로 인하여 피고소인 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인바, 이 때 고소·고발 등에 의하여 기소된 사람에 대하여 무죄의 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하여 그 무죄라는 형사판결 결과만으로 그 고소인 등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다고 바로 단정할 수는 없고, 고소인 등의 고의 또는 과실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표준으로 하여 기록에 나타난 모든 증거와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5. 10. 선고 95다45897 판결 참조).

2)

피고소인이 고소인이 고소한 피의사실로 수사의 대상이 되어 무혐의처분을 받았거나 그 피의사실로 기소되어 무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고소가 권리의 남용이라고 인정될 수 있는 정도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이 아닌 이상, 고소인의 행위가 불법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다72691 판결 참조). 또한 고소인의 고소 내용이 터무니없는 허위사실이 아니라 사실에 기초하여 그 정황을 다소 과장하였거나 법률을 잘못 적용한 것에 불과한 경우, 고소인의 행위가 피고소인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하지는 않는다(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5다29481 판결 등 참조).

3)

위와 같은 법리는 범죄혐의 유무 및 형사처벌로 직결되는 고소·고발뿐만 아니라, 여러 법령 등을 통해 피해자 구제 등 행정적 조치, 가해자 징계, 나아가 관련 기관의 고발에 따른 형사처벌로도 이어질 수 있는 진정, 신고 및 제보 등이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적용될 수 있다.

4)

근로기준법 법 제76조의3 제6항은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은 근로자의 진정 등이 위법하게 판단되는 기준으로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진정 등에 대하여 쉽게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는 경우 실질적으로 진정 등을 하지 못하게 하는 수단이나 보복의 방법으로 악용될 수 있고, 특히 근로자와 사용자, 하급 직원과 상급 직원 등의 관계에서는 지위나 권한 등의 차이가 있어 더욱 심리적 압박이 클 수 있으므로, 근로자의 신고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의 성립에는 신중을 기함이 타당하다.

다.

구체적 판단

1)

먼저 피고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하려면 피고의 이 사건 신고가 허위사실에 해당하여야 하므로, 이 사건 신고가 허위신고에 해당하는지 본다.

살피건대,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이 사건 신고가 허위라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청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2)

또한 위와 같은 법리, 위 인정사실, 갑 제4 내지 6, 8호증, 을 제23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가 흥분한 상태에서 그만두겠다고 말한 것을 확정적인 사직의 의사표시로 볼 수 없고, 이 사건 병원의 실질적 운영자인 원고 B이 이후에 피고에게 사직을 요구한 것을 피고의 입장에서는 사직을 강요한 것으로 느낄 수 있는 점, ② 원고 B이 일방적으로 피고에게 폭언을 한 것은 아니나, 녹취록 등에 의하면, 흥분한 상태에서 다소 거친 대화를 한 것은 사실인 점, ③ 원고 B이 피고를 폭행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녹취록 등에 의하면, 원고 B과 피고 사이에 신체적 접촉이 있었을 개연성이 있는 점(CCTV 영상은 사각지대가 있어 원고 B과 피고 사이에 신체적 접촉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④ 이 사건 병원의 위탁에 따라 진행된 조사는 피고의 참여가 배제되어 그 중립성,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그 조사결과(갑 제6호증 28면 참조)에 의하더라도 피고의 주장 중 일부는 사실로 확인된 점, 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피고의 이 사건 신고에 따라 원고 B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과태료 부과처분을 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설령 이 사건 신고 중에 일부 허위 사실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사실에 기초하여 그 정황을 다소 과장한 것에 불과하고,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신고가 원고들에게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것으로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청구는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3)

또한 원고들과 피고의 관계, 피고의 이 사건 신고 경위, 이후 사건의 진행 경과에 신고자에 대한 불이익한 처분을 금지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의 취지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의 이 사건 신고가 권리의 남용이라고 인정될 수 있는 정도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기한 것이라거나 위법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청구는 마찬가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4)

또한 불법행위에 있어 고의·과실에 기한 가해행위의 존재 및 그로 인한 손해발생에 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으므로(대법원 2002. 2. 26. 선고 2001다73879 판결 등 참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가해행위와 위법성, 손해의 발생, 가해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모두 주장하는 사람에게 입증책임이 있으며, 그 손해액의 범위에 관한 입증책임 또한 원칙적으로 피해자인 원고에게 있는바(대법원 1994. 3. 11. 선고 93다57100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의 손해가 피고의 이 사건 신고로 인하여 발생하였다는 사실, 나아가 원고들의 손해액을 모두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청구는 이 점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진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