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4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B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은 무죄.
위 무죄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범 죄 사 실 - 근로자 C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피고인은 인천 서구 D에 있는 주식회사 E(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실경영자로서, 상시근로자 약 5명을 사용하여 환경설비제작·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별지 범죄일람표 중 순번 2번 기재와 같이 위 사업장에서 2020. 6. 1.부터 2020. 6. 30.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C에 대하여 2020. 6.분 임금,90,00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3고단6098
판결선고
2024. 8. 14.
인천지방법원
판결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법정진술(제3회 공판기일에서의 것)
증인 C의 법정진술
C의 진정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징역형 선택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사회봉사명령
형법 제62조의2
양형의 이유
아래와 같은 정상 및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정들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유리한 정상: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
피고인이 2024. 6.경 근로자 C을 위하여 400만 원을 형사공탁하였고, C은 위 공탁금을 수령하였다.
불리한 정상: 피고인은 근로기준법위반죄로, ① 2006. 5.경 벌금 300만 원의, ② 2011. 12.경 벌금 200만 원의, ③ 2014. 6.경 벌금 150만 원의 각 형사처벌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
무죄 부분
B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8. 5. 1.부터 2020. 7. 6.까지 근로 하고 퇴직한 B에 대하여 2019. 2월 임금 4,000,000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중 순번 1번 기재와 같이 임금 합계 36,000,00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8. 5. 1.부터 2020. 7. 6.까지 근로 하고 퇴직한 B의 퇴직금 8,000,00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이 법원의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도6323 판결 등 참조).
한편,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판단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 유죄의 의심이 가는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유죄의 인정은 범행 동기, 범행수단의 선택, 범행에 이르는 과정, 범행 전후 피고인의 태도 등 여러 간접사실로 보아 피고인이 범행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할 만큼 압도적으로 우월한 증명이 있어야 하고, 피고인이 범행한 것이라고 보기에 의심스러운 사정이 병존하고 증거관계 및 경험법칙상 위와 같이 의심스러운 정황을 확실하게 배제할 수 없다면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도1464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위 가.항의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B가 이 사건 회사의 실질적인 대표자인 피고인의 지휘·감독하에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해 온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오히려 B는 이 사건 회사의 전무이사인 '임원'으로서, 자신이 위임받은 기계 제작 등 업무를 전담하여 처리해 왔다고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B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하여는 그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위 무죄 부분의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사건 회사는 '환경설비제작·제조업, 모래생산설비·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로서, 환경설비에 관련된 각종 기계 등(이하 '기계'라 한다)을 제작 및 판매하는 영업을 해왔는데, 기계의 제작을 위하여 인천 서구 F 소재 공장(이하 '이 사건 공장'이라 한다)을 사용하고 있었고, 이와 별도로 인천 서구 D건물 G호에 사무실(이하 '이 사건 사무실'이라 한다)이 위치해 있었다. 이 사건 회사의 업무는 크게 ① 이 사건 공장에서의 기계 제작, ② 설계도면 제작, ③ 신기술관리 및 영업 업무 등으로 나누어진다. 이 사건 회사의 명의상 대표자는 사내이사로 등기된 'H'이지만, 이 사건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대표자는 피고인이다.
피고인은 2018. 2.경 주식회사 I(이하 'I'라 한다)에 기계 제작을 의뢰하는 과정에서, I의 이사인 B를 알게 되었다(수사기록 1권 71쪽). 피고인은 2018. 5.경 B에게 '이 사건 회사에 오면 전무나 공장장 직책을 줄 테니, 같이 일을 하자'라고 말하면서 이 사건 회사로 이직할 것을 권유하였고(수사기록 1권 71쪽), B가 위 권유를 받아들였다. 그런데 B가 위 의뢰에 따라 부천시 오정구 J 소재 I의 공장에서 기계를 제작하던 중 그 공장이 매각되었고, 이에 B는 피고인에게 '위 기계를 제작하려면 새로운 공장이 필요하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위 말을 들은 피고인은 B와 함께 새로운 공장을 물색하였고, 그러던 중 최종적으로 이 사건 공장을 임차하게 되었다. B는 2018. 8.경부터 이 사건 회사의 전무이사로서 이 사건 공장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의뢰받은 위 기계를 계속 제작하였다(증인 B의 법정진술).
특히 B는 위 2)항과 같이 피고인으로부터 의뢰받은 기계를 제작하기 위해 이 사건 공장에 크레인을 직접 설치하였고, 자신 소유의 각종 공구, 연장 등 작업 도구를 이 사건 공장에 비치한 다음, 이를 사용하여 기계를 제작해 왔다.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영업이 사실상 중단된 후 이 사건 공장을 정리하면서 위 작업 도구를 반출하였고, 이에 B는 자신 소유의 위 작업 도구를 횡령하였다는 혐의로 피고인을 형사고소하기도 하였다(수사기록 1권 267, 268쪽).
① B는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으나, 그에 반하여 K 등 이 사건 사무실에서 근무했던 다른 근로자들은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던 것으로 보인다(피고인 제출 증 제4호증). ② 이 사건 회사는 B를 근로자로 한 4대 공적 보험, 즉 의료보험, 고용보험, 국민연금, 산업재해보상보험을 가입하지 않았다. ③ 또한 B는 위와 같은 근로계약서 미작성 및 공적 보험 미가입 사실을 알면서도, 피고인 또는 이 사건 회사에게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다(수사기록 1권75, 614쪽). ④ 특히 B는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기 시작할 무렵 이 사건 회사의 실질적인 대표자인 피고인과 사이에, 일반적인 근로계약 체결 과정에서 결정해야 할 구체적인 근로조건, 즉 ㉮ 상여금, 초과근무 수당, 휴가 또는 연차 사용, 출근시간 및 퇴근시간 등에 관하여 합의하거나, 약정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 고정급 또는 기본급의 액수도 합의하지 않았다.
이 사건 회사는 B에게 보수로, 2018. 5.경 및 2018. 6.경 월 400만 원씩을 각 지급하였고, 그 이후 B의 증액 요청을 받아들여서 2018. 7.부터 2010. 10.경까지 월500만 원씩을 각 지급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회사는 2019. 2.경 이후에는 B에게 정기적·고정적인 보수를 지급하지 않았다. 특히 이 사건 회사는 위 보수 지급과 관련하여 B가 이 사건 회사로부터 근로소득이 아니라 사업소득을 취득한 것으로 처리한 다음,그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과세관청에 납부하였다(수사기록 1권 129 내지 132쪽).
B는 이 사건 회사에서 처음 근무를 시작할 때부터 "전무이사"라는 '임원'으로서의 직책을 가지고 있었다. 피고인은 B를 '전무님' 또는 '공장장'이라고 호칭하였고, 이 사건 공장에서 근무한 근로자 C도 이 법정에서 증언하면서 B를 '전무님' 또는 '공장장'이라고 지칭하였다(증인 C, L의 각 법정진술).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명의상 대표자인 H에게 B를 "공장장으로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기도 하였다(수사기록 2권59쪽).
B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각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기계 제작에 관한 지식·경험이 부족했던 반면, B는 기계 제작 및 공장 운영에 있어서 상당한 전문가였는바, B는 자신의 전문적인 지식·경험을 활용하여 이 사건 공장을 주도적으로 운영해 왔다. 특히 B는 기계 제작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기계 도면을 제공받았을 뿐, 그 도면에 따른 실제 기계 제작 업무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받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B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은 거의 영업만 알고 제작은 잘 몰라 지시사항은 거의 없었다"라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1권 72쪽).또한 거래처인 주식회사 M도 이 사건 회사나 피고인이 아니라 기계 제작에 관한 전문성이 있는 B를 신뢰하여 약 2,000만 원 상당의 기계 제작을 의뢰한 것으로 보인다(증인 B의 법정진술, 수사기록 1권 553쪽).
아래와 같은 사실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B는 이 사건 회사에서 기계 제작 업무를 전담하여 수행하였는데, 그 업무 수행을 위한 자재 선택 및 구입, 이 사건 공장에서 근무할 근로자들의 고용 및 관리, 이 사건 공장의 운영 등에 관하여 상당한 권한을 가지고 있었고, 그 권한에 기하여 피고인으로부터 구체적·개별적 지시를 받지 않은 채 자재 구입의 필요성, 위 근로자들의 추가 고용 여부 등에 관한 독자적인 판단 및 결정을 하였다고 보인다(수사기록 1권 73, 74쪽).
B는 이 법정에서 이 사건 회사에서 수행한 업무에 관하여, '이 사건 회사의 체계로 볼 때, 피고인은 영업을 했고, B는 기계 제작 및 현장 설치 작업을 했다', '피고인과 B가 서로 다른 업무를 각자 책임지고 수행했다. 피고인은 주로 영업 업무를 수행했고, B는 이 사건 공장에서 기계 제작과 관련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작업을 수행했다', 'B는 피고인으로부터 제공받은 도면에 따라, 기계를 제작하기 위한 자재를 구입하고, 이 사건 공장에서 근로자들을 사용하여 기계를 제작하며, 그 기계의 시운전 및 현장 설치 작업까지의 업무를 수행했다', '피고인이 할 수 있는 업무가 있고, B가 할 수 있는 업무가 따로 있었다'라고 진술하였다.
① B는 이 법정에서, 'B가 이 사건 공장에서 근무할 근로자들을 고용하여 일을 시킬 권한이 있었다'라고 진술하였는바, B의 법정진술에 의하면, B가 이 사건 공장에서 기계 제작 업무를 수행하면서, 인력이 필요하면 그때 그때 일용직 근로자들을 고용하였고, 그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기계 제작 작업을 하도록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해 온 것으로 보인다. ② 실제로 B는 종전에 I의 공장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 중 일부 사람들을 데려와서 이 사건 공장에서 근무하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2020. 6.경 이 사건 공장에서의 기계 제작 업무에 자신의 처남인 C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그 판단에 따라 이 사건 회사로 하여금 C을 근로자로서 고용하게 하였고, 이 사건 회사가 근로자 C에게 지급해야 할 급여액도 B가 결정하였다(증인 B, C의 각 법정진술). ③ 비록 B가 이 사건 공장에서 근로자들을 추가로 고용할 경우 피고인에게 보고하기는 하였으나, 피고인은 B의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로 고용하였을 뿐이고, 피고인이 위 고용의 필요성에 관한 실질적인 판단을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 ① B는 이 사건 공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에게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하였고, 그들의 근태 사항을 관리하였으며, 위 근로자들의 출·퇴근 내역 및 수행 작업 등을 기재한 일보를 작성하기도 하였다. ② 이 사건 공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은 피고인이 아니라 B에게 출·퇴근 보고 및 업무 관련 보고를 하였고, B의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아서 기계 제작에 관한 근로를 제공하였다. ③ 그에 반하여, 피고인은 이 사건 공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에게 직접 위 기계 제작에 관한 구체적인 업무 지시 또는 지휘·감독을 하지는 않았다(증인 B, C의 각 법정진술).
B는 2020. 5.경 피고인에게, "모터교환작업은 5월 9일 가능하지만, 확인한바박리기 설치, 확인 작업은 일정을 5월 12일에서 5월 13일로 변경하여야 겠습니다(작업자문제임). 양해바랍니다", "현재 2롤 작업은 작업을 이끌 작업자가 조금 늦는 관계로 내주 월요일부터 작업을 진행할 것입니다. 작업기일은 20일에서 25일입니다. 참조하시지요."라는 내용의 각 문자메세지를 보내는 등 자신이 전담하여 수행하는 기계 제작및 설치 업무에 관하여는 그 구체적인 작업 일정 등을 스스로 결정하고, 피고인에게는 주로 사후적인 보고만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수사기록 1권 45, 48쪽). 또한 B는 이 사건 사무실이 아니라, 이 사건 공장으로 출근하였고, 퇴근 시 피고인에게 직접 보고를 하지는 않았다(B의 법정진술). 그에 반하여 피고인은 주로 이 사건 사무실에서 근무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① B는 2019. 4.경 이 사건 회사의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지자 피고인에게, "이렇게 힘들면 이 사건 회사를 그만둡시다"라고 말하면서, 이 사건 회사의 영업을 중단할 것을 권유하였는데, 이는 B가 대표자인 피고인에게 이 사건 회사의 경영에 관하여 어느 정도 의견을 피력할 수 있을 정도의 대등한 지위에 있었음을 나타낸다. 이에 더하여, ② B가 자신의 판단에 따라 피고인으로부터 제공받은 도면과 달리 기계 제작 작업을 한 다음, 피고인에게는 사후적으로 '도면이 틀렸기 때문에 다르게 제작했다'라고 알린 적이 있었던 점(증인 B의 법정진술), ③ B는 2019. 10.경 이 사건 공장에서 근로 하던 근로자가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여 조사가 이루어지자, 피고인에게 그에 관한 조언을 하기도 한 점(수사기록 제1권 26, 27쪽, 피고인 제출 증 제3호증), ④ 피고인과 B는 이 사건 회사의 다른 근로자들을 제외한 채 단 둘이 매일 아침에 이 사건 회사의 영업에 관하여 회의를 진행을 한 점(증인 B의 법정진술), ⑤ B도 이 법정에서, '저는 근로자만큼 일도 했고 또 관리자만큼 일을 했다', '꼭 선을 긋는다고 하면 대표이사가 따로 있고, 그 외에는 전부 근로자라면, 저도 근로자가 되겠지요. 하지만 저는 근로자라고 볼 수가 없는 사항인 것 같다', '이 사건 공장의 근로자들 중 관리자는 저밖에 없었다'라고 진술한 점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과 사이에 지휘·종속관계에 있었던 이 사건 회사의 다른 근로자들과 달리, B는 이 사건 회사의 실질적인 임원으로서 상당히 자율적으로 기계 제작 업무를 수행해 왔고, B 스스로도 자신이 종속적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한다고 인식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공장의 운영은, 2020. 7.경 피고인과 이 사건 회사의 명의상 대표이사H 사이에 발생한 법적 분쟁으로 인하여 중단되었다. B는 2020. 7. 6. 이 사건 회사의 경리에게 퇴사의 의사를 표시하였고, 피고인이 B에 대하여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지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은 아니다.
판사 성인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