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4. 7. 3. 선고 2023나73383 판결

임금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인천 남동구 C에 있는 D건물 7,8층에 있는 E요양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의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65명을 사용하여 위 병원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22. 3. 11. 피고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22. 5. 31.까지 피고에게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한 사람이다.

다.

피고는 원고에게 2022년 5월분 임금 3,333,333원 중 914,993원을 미지급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2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914,993원 및 이에 대하여 위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22. 6.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주장 및 판단

가.

피고의 주장

(1)

피고는 아래와 같은 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임금을 감액하여 지급한 것이므로 임금을 미지급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아래와 같은 약정은 모두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무효라고 주장한다.

-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계약기간 1년을 채우지 못할 경우 마지막 30일분 급여는 최저시급을 기준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임금감액에 대한 합의(이하 ‘이 사건 제1약정’이라 한다)를 하였고, 피고는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직하였으므로 위 합의에 따라 최저시급을 기준으로 한 임금을 모두 지급한 것이다.

-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수습기간 중 급여를 감액하여 지급할 수 있는 것으로 합의(이하 ‘이 사건 제2약정’이라 한다)하였고, 피고는 수습기간 중 퇴직하였으므로 위 합의에 따라 최저시급을 기준으로 한 임금을 모두 지급한 것이다.

(2)

피고는 가사 피고가 원고에게 미지급한 임금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퇴직일로부터 30일 이내 임금을 청산하기로 지급기일연장에 관한 합의를 하였으므로, 퇴직일로부터 30일이 경과한 이후부터 근로기준법 소정의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지급기일연장에 관한 합의는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이 정한 지연손해금 적용의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취지는 근로자의 근로계약 불이행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를 묻지 않고 바로 일정 금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약정을 미리 함으로써,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강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 즉 이 사건 제1약정은 근로자인 원고가 약정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기만 하면 사용자인 피고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를 묻지 않고 근로자인 원고에게 지급되어야 할 약정 임금에서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시급을 초과하는 부분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으로, 이는 근로자에게 지급할 약정 임금에서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시급을 초과하는 부분을 손해배상으로 공제하는 것 또는 약정임금을 지급한 뒤 그 중 일부를 바로 반환받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점, 이 사건 제1약정에서 정한 의무근로기간 1년은 피고가 임의로 정한 것이고 달리 의무근로기간을 이와 같이 정하여야 할 특별한 이유는 없어 보이는 점, 이 사건 제1약정의 반환 대상은 임금 중 일부로서 마땅히 원고에게 지급되어야 할 것이고, 그 규모와 액수 역시 한달 약정 임금 3,333,333원 중 914,993원으로 적지 않은 점, 피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제1약정 경위 역시 사용자인 피고가 코로나로 인한 의료인 부족 시기에 간호사인 원고로 하여금 일정기간 계속 근로를 강제하기 위한 것인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제1약정은 근로기준법 제20조가 금지하는 위약금 예정 계약으로 같은 법 제15조에 따라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가 이 사건 제1약정을 체결하는 대가로 연봉 200만 원을 인상하였다거나 원고가 이 사건 제1약정에도 불구하고 임의로 사직하고 다른 병원으로 이직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달리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제1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근로기준법 제17조는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임금에 관한 사항을 명시하도록 하면서 임금의 구성항목ㆍ계산방법ㆍ지급방법의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도록 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가 수습기간 중이고 이 사건 근로계약상 수습기간 중 급여를 감액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임금은 근로조건 중 중요부분으로서 이를 이유로 임금을 감액하려면 적어도 감액의 요건과 절차, 계산방법 등에 관하여 명시되어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 근로계약에는 임금 감액과 관련하여 그와 같은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 사건 제2약정도 근로기준법 제17조에 위반하여 같은 법 제15조에 따라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제2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피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3)

근로기준법 제3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정하면서, 그 단서에서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 제5조 제3항에 ‘근로자가 퇴직하는 경우 근로기준법 제36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정기임금지급일을 감안하여 퇴직일로부터 30일 이내 임금, 퇴직금, 기타 근로관계로 인한 금품을 청산하기로 하고, 이를 지급기일연장에 관한 합의로 본다.’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근로자가 퇴직하는 등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하기도 전에 미리 특별한 사정이 없이도 일반적으로 지급기일연장에 관한 합의를 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가사 근로기준법 제36조 단서에 따른 기일 연장의 합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기준법 제36조의 위반은 면할 수 있을지 몰라도<1> 같은 법 제37조에서 정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의무를 면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같은 법 제37조 제2항은 지연손해금을 적용하지 않는 예외사유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희경(재판장) 윤정인 유성혜

각주1) 1 물론 이 사건의 경우 피고는 합의에 의하여 연장되었다고 주장하는 지급기일(퇴직일로부터 30일)까지도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근로기준법 위반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3도188 판결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