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미지급한 임금이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에게 임금을 미지급하였다고 판단함으로서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원심의 위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23. 8. 9. 인천지방법원에서 사기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아, 2024. 1. 19.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에 대한 원심 판시 근로기준법위반죄와 판결이 확정된 위 사기죄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 전문에 따라 이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정하여야 하므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공소장 변경
검사는 이 법원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은 2020. 3. 2.부터 2021. 1. 30.까지 사이에 위 사업장에서 근로한 E의 2020년 10월 임금 200,000원, 2020년 11월 임금 1,800,000원, 2020년 12월 임금 1,800,000원, 2021년 1월 임금 1,800,000원 합계 5,600,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를 '피고인은 2020. 3. 2.부터 2020. 12.31.까지 사이에 위 사업장에서 근로한 E의 2020년 10월 임금 200,000원, 2020년 11월 임금 1,800,000원, 2020년 12월 임금 1,800,000원 합계 3,800,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 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는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20. 3. 12. 선고 2018도2018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피해자의 근로기간
피고인은 피해자가 피고인이 운영하던 D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에서 2020. 3. 2.부터 2020. 11. 2.까지 근무하였다는 전제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미지급 임금액에서 2020. 11. 2. 이후의 임금액은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① 피해자는 수사 과정에서 일관되게 '이 사건 회사에서 2020. 3. 2.부터 2021. 1.경까지 근무하였다.'고 진술하였고, 당심의 법정 증언을 통해서는 '이 사건 회사에서 2020. 3. 2.부터 2020. 12. 31.까지 근무하였고, 그 후부터 2021. 1. 26.까지는 이 사건 회사의 요청에 따라 거기서 일을 좀 봐주었다.'고 진술하였던 점, ② 피고인 역시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이 사건 회사에서 2020. 3. 2.부터 2021. 1.경까지 근무하였다.'라고 일관되게 진술을 하였다가, 당심에서 돌연 피해자가 2020. 11. 2.부터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지 않다고 종전의 진술을 번복하였는데, 그 경위에 대하여 자신은 영업 쪽을 주로 담당하고 있어 구체적인 사실을 알지 못해 위와 같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진술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대표로서 세금 납부 내역, 계좌 이체 내역을 확인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근로자의 구체적인 근무기간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을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단순히 착오에 불과하다는 위 피고인의 주장을 그대로 믿을 수 없는 점, ③ 피해자는 2020. 11. 2.자 및 같은 달 16.자 건강보험자격득실변동의 이유에 대하여, '이 사건 회사에서 돌연 건강보험자격을 말소시켰다. 지역가입자로 건강보험료를 내는 것이 부담스러워, 아는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의 직원으로 이름만 걸어두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실제 피해자는 위 해당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로부터 2020. 12. 31.까지는 임금을 지급받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가 적어도 2020. 12. 31.까지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로 근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미지급 임금액
피고인은 당심에서 피해자에게 2020. 6. 20. 임금 명목으로 220만 원을 지급하였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 미지급 임금액에서 위 220만 원은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①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2020. 6. 20. 피해자 명의 계좌로 220만 원을 송금한 사실이 확인되는 점, ② 피해자는 당심 법정 증언을 통해 '피고인이 2020.6. 20. 송금한 220만 원은 임금이 아니라 피해자가 선지출한 경비를 보전해주기 위해 송금한 금원이다.'고 진술하였으나(당심 증인 E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7쪽), 이와 관련한 증거는 확인되지 않는 점, ③ 피해자에 진술에 의하더라도, 위 금원의 송금 적요가 인건비로 기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당심 증인 E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6쪽), ④ 만약 피해자의 진술과 같이 2020. 6. 20. 송금된 220만 원이 임금 명목으로 지급된 것이 아니라면, 피해자는 5월 분 임금을 전혀 지급받지 못한 셈이 되는데, 피해자는 수사 과정에서는 '퇴직 전 3개월의 임금 540만 원(2020년 11, 12월분 및 2021년 1월분)과 그 이전 임금 중 미지급된 20만 원(2020년 10월분) 등 총 560만 원을 지급받지 못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던 점, ⑤ 나아가 피해자가 5월 분 임금을 전혀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보게 되면, 피해자가 지급받지 못한 임금은 총 1,080만 원이 되는바, 앞서 본 수사 기관에서의 진술과는 배치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220만 원이 임금 명목으로 지급된 것이 아니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가 2020. 6.경부터 세전 임금을 지급받기로 하였으므로, 원천징수세액을 공제한 금액을 미지급 임금액으로 산정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원천징수하는 소득세 등에 대한 징수의무자의 납부의무는 원칙적으로 소득금액을 지급하는 때에 성립하고, 이에 대응하는 수급자의 수인의무의 성립시기도 이와 같으므로, 지급자가 소득금액의 지급시기 전에 미리 원천세액을 징수 · 공제할 수는 없는바(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3다36347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기록에 의하면, ① 피해자의 임금이 2020. 3. 2.부터 같은 해 5. 31.까지는 매월520만 원(실수령액 기준), 같은 해 6.부터는 매월 180만 원(세전)이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진술이 일치하고 있어, 피고인과 피해자 간 근로계약상 임금이 위와 같이 정해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점, ② 피해자는 이 사건 회사에 2020. 3. 2. 입사하였고, 당심 법정 증언을 통해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 근무한 것은 익월 3일에서 5일 사이에 임금을 지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증인 E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4쪽), 피해자의 임금지급일은 익월 3일로 봄이 상당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임금은 아래의 와 같이 320만 원(=① 2,820만 원 - ② 2,500만 원)으로 봄이 상당하다.
<1>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인은 2020. 3. 2.부터 2020. 12. 31.까지 이 사건 회사에 근무했던 피해자에게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총 320만 원의 임금을 미지급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일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피고인의 항소는 일부 이유있으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및 제6항에 따라 이 부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범 죄 사 실<2>
피고인은 인천 남동구 B건물, C호에 있는 D 주식회사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없이 도
소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20. 3. 2.부터 2020. 12. 31.까지 사이에 위 사업장에서 근로한 E의 2020년 11월 임금 중 1,400,000원, 2020년 12월 임금 1,800,000원 합계 3,200,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