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법리오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피고인들의 공동범행에 관하여(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항에 관하여)
업무의 부존재
피고인들은 집배송 위탁계약에 따라 택배물품의 직접 점유자이고, 피해자 L은 간접 점유자에 불과하므로 피해자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대체배송하려고 한 것은 위 피고인들의 점유권을 침탈·방해한 것으로 위법한바 이는 업무방해죄의 대상인 보호가치 있는 업무가 아니다.
위법성의 부존재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위법한 상차를 소극적으로 저지한 행위는 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에서 정한 쟁의행위가 아니므로 위 법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정당성을 상실하지 않는다. 또한 위 행위는 ② 민법 제209조에서 정한 자력구제에 해당하며, ③ 형법 제20조에서 정한 정당행위에 해당하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
피고인 A의 단독범행에 관하여(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에 관하여)
업무의 부존재
위 1)의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의 대체배송행위는 업무방해죄의 대상인 보호가치 있는 업무가 아니다.
위력의 부존재
피고인 A이 택배물품을 바닥에 내려놓은 행위는 대리점 직원들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하게 할 정도의 물리적 행동이 아니었으므로 위력에 해당하지 않는다.
위법성의 부존재
위 1)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A이 피해자의 상차를 방해한 행위는 민법 제209조에서 정한 자력구제와 형법 제20조에서 정한 정당행위에 해당하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피고인 A: 벌금 100만 원, 피고인 B, C, D, E, F, G, H, I, J: 각 벌금 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업무의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 2항 관련)
원심의 판단
피고인들은 원심에서도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해자의 택배 배송업무는 보호가치 있는 업무라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인들의 판시 범죄사실 기재 각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의 택배 배송업무가 방해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업무방해죄에 있어서의 업무란 직업 또는 사회생활상의 지위에 기하여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의 일체를 의미하고, 그 업무가 주된 것이든 부수적인 것이 든 가리지 아니하며, 일회적인 사무라 하더라도 그 자체가 어느 정도 계속하여 행해지는 것이거나 혹은 그것이 직업 또는 사회생활상의 지위에서 계속적으로 행하여 온 본래의 업무수행과 밀접불가분의 관계에서 이루어진 경우에도 이에 해당한다(대법원 2022. 12. 15. 선고 2022도4464 판결 등 참조). 또한 타인의 위법한 행위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이면 되고, 그 업무의 기초가 된 계약 또는 행정행위 등이 반드시 적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업무인지 여부는 그 사무가 사실상 평온하게 이루어져 사회적 활동의 기반이 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고, 그 업무의 개시나 수행과정에 실체상 또는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가 반사회성을 띠는 데까지 이르지 아니한 이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3. 3. 16. 선고 2021도16482 판결).
구체적인 판단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고,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해자는 M 주식회사(이하 ‘M‘이라 한다)와 ’M 택배집배점 계약‘을 체결한 M N집배점의 점장이다. 위 계약서(공판기록 104쪽 내지 110쪽)에 의하면, ① 피해자는 M으로부터 택배상품의 접수, 집화, 보관, 집화 배송 상품의 인도 인수(상품의 인도·인수라 함은, 택배상품의 상·하차, 컨베이어 등 물류장비에서 자신의 집배송구역의 택배상품을 확인 선별하여 피킹하는 작업 및 그에 따른 부대업무를 포함) 등의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고(제2조), ② 피해자는 M 또는 고객으로부터 집화 요청을 받은 날 이내에 상품을 집화하여 M에게 인도하고 M으로부터 상품을 인수한 날 이내에 고객에게 배송하여야 하며(제4조 제1항), ③ 피해자는 M의 관련 규정 및 운송약관, 요율표 등의 지침을 준수하지 않은 택배물품(이하 ‘집화제한 이형상품’이라 한다) 등에 해당하는 상품이라 하더라도 집화된 상품은 고객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배송하여야 하고(제4조 제4항), ④ 피해자는 자신이 집화 배송한 상품의 도난, 분실, 멸실, 파손, 오염 또는 운송지연(이하 “상품사고”)이 발생한 경우 이에 대해 1차적으로 신속하게 대응함으로써 고객 불만을 최소화하고 분쟁확대를 방지하여야 하며(제10조 제1항), ⑤ 피해자의 업무수행 중 상품사고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는 그에 대한 배상책임을 부담하고, M이 고객에게 선배상한 경우 그 금액을 피해자에게 구상할 수 있으며(제10조 제3항), ⑥ 피해자가 본 계약을 위반하여 M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는 M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고(제19조 제1항), ⑦ 본 계약을 유지할 수 없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 M은 2개월 전까지 피해자에게 서면통지함으로써 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제20조 제2항).
즉, 피해자는 M과 체결한 계약에 따라 택배상품을 인수한 날 이내에 고객에게 배송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손해배상책임, 구상책임, 계약해지 등 계약상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피해자가 M 또는 고객으로부터 집화 요청 받은 상품을 상차할 업무는 그 상품이 집화제한 이형상품에 해당하더라도 그 자체로서 일정기간 계속성을 지닐 뿐만 아니라 본래 업무인 배송업무와 밀접불가분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에 해당한다.
피고인들은, 피해자와 사이에 체결된 집배송 위탁계약과 민법 제192조<1>에 따라 N집배점 소속 피고인들이 택배물품을 점유하면서 이를 배송할 업무가 있는바, 택배물품을 사실상 지배하는 직접 점유자는 위 피고인들이고, 피해자는 간접 점유자에 불과하므로 피해자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상차행위를 한 것은 위 피고인들의 점유권을 침탈·방해한 것으로 위법하고 이는 업무방해죄의 대상인 보호가치 있는 업무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피해자는 피고인 A, F, G, H, I, J(이하 ‘N집배점 소속 피고인들’이라 한다)과 사이에 각 ‘택배화물 집배송 위탁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계약서(공판기록 67쪽 내지 74쪽)에 의하면 N집배점 소속 피고인들은 책임배송구역 내 배송해야 할 화물 전부를 당일 배송 완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제5조 제4항), 화·배송물량의 증가로 인해 수탁자가 당일 내 집화·배송 완료하기 곤란하거나, 수탁자의 질병, 부상, 기타 건강상의 손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양 당사자간 협의를 통해 책임배송구역을 조정할 수 있도록(제6조 제2항) 되어 있다. 이에 따르더라도 위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책임배송구역에 속하는 택배물품을 당일 배송 완료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뿐, 이를 근거로 위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배제한 채 독점적으로 택배물품 배송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즉, 피해자가 M과 체결한 택배집배점 계약에 따른 자신의 업무를 처리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소속 택배기사들인 위 피고인들과 각 위탁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M과의 계약관계에 따른 피해자의 업무 자체가 N집배점 소속 피고인들에게 이전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N집배점 소속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배제한 채 독점적·절대적으로 집화제한 이형상품에 대한 점유권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고, 나머지 피고인들은 N집배점 소속 택배기사도 아니므로 피해자가 상차하려던 택배물품에 대한 점유권 자체가 인정될 수 없다. 따라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노동조합법 제43조 제1항은 ‘사용자는 쟁의행위 기간 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의하더라도, 피해자는 M과의 계약상 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기 위해 피고인들의 이 사건 행위로 중단된 배송업무를 본인 또는 본인 대리점 소속 다른 택배기사들로 하여금 대체배송을 하게 할 수 있다고 보인다.
또한 피해자가 집화제한 이형상품에 대한 피고인들의 개선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의 택배물품 배송행위가 반사회적이라거나 법률상 보호가치가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
위법성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 2항 관련)
원심의 판단
피고인들은 원심에서도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해자의 택배배송업무를 방해한 피고인들의 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하려면,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 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한다. 이러한 기준은 쟁의행위의 목적을 알리는 등 적법한 쟁의행위에 통상 수반되는 부수적 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19도10516 판결 등 참조).
형법 제20조 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이와 같은 정당행위가 인정되려면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3000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고,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들은, 집화제한 이형상품에 대한 개선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품에 대한 피해자의 상차를 방해한 행위가 노동조합법상 쟁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들은 Q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 근로조건과 관련하여 피해자가 집화제한 이형상품의 재포장, 단가수정 등의 개선요청을 들어주지 않자 피해자의 대체배송을 저지함으로써 피해자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를 하였으므로,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노동조합법 제2조 제6호에서 정한 쟁의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들은 노동조합법에서 정하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인들의 쟁의행위는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들이 Q노동조합과 별개로 피해자가 배송처리 기준을 준수하도록 하여, 정당한 택배수수료를 지급받기 위한 목적으로 피해자의 택배 배송업무를 저지한 것이어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① 피고인들은 2022. 1. 25.과 같은 달 26. 집화제한 이형상품을 쌓아두고 배송하지 않으면서, 운송지연 상품사고를 막으려는 피해자도 위 상품을 배송하지 못하도록 하여 상당 시간 위 상품에 대한 배타적 전면적 점거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② 피고인들은 2일 연속 6시간 30분 동안 피해자가 택배를 상차하는 시간대 내내 배송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그 시간도 짧지 않은 점, ③ 또한 피고인 A은 같은 달 27. 피해자가 상품을 마대자루에 담아 차량 등에 실어놓자 마대자루를 꺼내어 바닥에 쏟아버림으로써 피해자의 상차를 방해한 점, ④ 이는 모두 적극적으로 피해자의 택배 배송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이 상당성을 결여하며,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택배 배송업무를 방해한 행위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피고인들은 피해자의 상차를 방해한 행위가 자신들의 점유를 부정히 침탈 또는 방해하는 행위에 대한 방위로서 민법 제209조의 자력구제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도 주장하나,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집화제한 이형상품들에 대한 N집배점 소속 피고인들의 독점적 점유권이 인정되지 아니하는바, 이를 전제로 한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위력의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 관련)
원심의 판단
피고인 A은 원심에서도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A의 판시 범죄사실 제2항 기재 행위는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서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 A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형법상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말하고,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아니하며, 폭행·협박은 물론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 등도 이에 포함된다.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되는 것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범인의 위세, 사람 수, 주위의 상황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 족한 세력을 의미하고, 위력에 해당하는지는 범행의 일시·장소, 범행의 동기, 목적, 인원수, 세력의 태양, 업무의 종류, 피해자의 지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16도3986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고,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 A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 A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A은 수사기관에서 ‘제가 피해자 등이 쌓아놓은 물건을 다시 바닥에 내려놓은 사실이 있으며, 싣지 못하게 한 사실은 있습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251쪽), 수사보고서(CCTV 영상 등 첨부)에 의하면, 피고인 A이 피해자가 마대 자루에 담아 차량 등에 실어놓은 택배물품들을 꺼내어 바닥에 쏟아버리는 모습이 촬영되어 있다(증거기록 276쪽).
피고인 A은, 피고인 A 혼자서 짧은 시간 동안 우발적으로 택배물품을 바닥에 내려놓았을 뿐이고, 당시 피해자를 비롯한 다른 직원들은 지켜보기만 했으므로 자신의 행위는 피해자 및 다른 집배점 직원들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하게 할 정도의 물리적 행동이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① 피해자의 택배 업무는 보호가치 있는 업무에 해당하는 점, ② 피고인 A 1인이 한 행위라고 하더라도 피고인 A의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쌓아놓은 택배물품이 바닥에 쏟아져 버림으로써 택배 배송 업무가 지연된 것은 명백한 점, ③ 피고인 A은 Q노동조합 R 지회장, S지회 노조 조직부장의 직책을 맡고 있고, 피고인 A의 택배 업무방해 행위는 2022. 1. 25.부터 계속되어 온 것으로서, 언제든 다른 노조원들이 동참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의 위와 같은 행위는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서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한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고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의 양형은 피고인들에게 유리․불리한 여러 정상들을 충분히 고려하여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이고, 원심판결 후 양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도 발견할 수 없다. 그 밖에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들이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을 고려하더라도 약식명령의 벌금액을 감액하여 정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되,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의 법령의 적용 중 피고인들의 공동범행 부분에 관하여 공동정범 조문이 누락되었음이 분명하므로, 원심판결 제11쪽 제9행의 ‘피고인들: 각 형법 제314조 제1항, 각 벌금형 선택’을 ‘피고인들: 각 형법 제314조 제1항, 형법 제30조(2022. 1. 25. 및 2022. 1. 26. 업무방해의 점, 각 벌금형 선택), 피고인 A: 형법 제314조 제1항(2022. 1. 27. 업무방해의 점, 벌금형 선택)’으로 수정하고, 원심판결의 이유 중 원심판결문 제8쪽 제1행의 ‘보호가치 업무’를 ‘보호가치 없는 업무’로, 제10쪽 제17행의 ‘2023. 1. 25.’를 ‘2022. 1. 25.’로 수정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정민(재판장) 정우영 이수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