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4. 9. 26. 선고 2023노4519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에게 연장근로수당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의 고의가 충분히 인정됨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사실을 오인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는 잘못을 범하였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부천시 B건물, 16층 C호에 소재한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D(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6명을 사용하여 통신판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1)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웹 디자인 업무 등으로 근로한 E에게 미사용 연차수당 916,000원을 비롯하여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내역과 같이 임금 합계 1,401,484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웹 디자인 업무 등으로 2021. 8. 20.부터 2022. 10. 7.까지 근로한 E의 퇴직금 2,420,132원을 지급 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간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과 관련 법리를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임금,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의 존재 또는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인이 E에게 이를 지급하지 않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어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0도16431 판결 등 참조).

②

근로자 E은 이 사건 조사에서 시간외수당을 5,123,260원을 주장하는 등 애초에 피고인에게 이 사건에서 인정된 것보다 훨씬 큰 금액을 요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③

이 사건에서, 기 지급한 상여금을 연장근로수당으로 볼 수 있을지 여부, 홈쇼핑 출장을 근로시간으로 볼 수 있을지 여부, E이 주장하는 연장근로시간의 인정 여부 등에 관하여 다투어졌고, 이에 따라 이 사건 임금, 퇴직금의 범위가 달라지는바, 피고인의 지위나 경험, 회사 규모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입장에서는 위 쟁점에 관하여 나름 다툴 근거가 있었다고 보인다.

④

피고인은 E에게 정당한 임금, 퇴직금은 지급하겠지만,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고, 2022. 12. 13. 노동청에서 조사받은 다음날 E에게 임금 등 합계 3,480,960원을 지급하였다. 이는 이 사건 공소사실의 임금 등 합계 3,821,616원과 크게 차이나지 않은 금액(30~40만 원 정도 차이)이고, 피고인은 노동청에서 조사받을 당시 근로감독관이 계산해준 임금 등의 금액을 입금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임금,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의 존재 또는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없음에도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의 고의를 가지고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

①

E은 노동청 조사에서 ‘피고인이 연장근로수당을 매년 상여금으로 지급할 것이라는 점에 관한 설명을 한 적이 없고 이에 대한 합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78쪽). 그리고 E은 이 사건 회사에서 약 14개월 동안(2021. 8. 20. ~ 2022. 10. 7.) 근무하였는바, 그 기간 동안 캘린더, 네이트온, 업무일지 등에 연장근로시간을 기록해 두었다면서 퇴사 후 위 기록에 근거하여 5,123,260원을 미지급 연장근로수당으로 주장하였다. 이러한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E은 근로기간 동안 연장근로수당 지급 및 그 범위에 관하여 많은 관심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E은 이 사건 회사에서 약 14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한 번도 피고인에게 연장근로수당 지급이 누락되었다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위 회사를 퇴사하면서 비로소 위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기 시작하였다.

②

피고인과 E 사이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의하더라도 연장근로시간과 그 수당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증거기록 22쪽). E은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피고인에게 소정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에 관하여 별도로 허락을 받거나 보고를 한 적은 없다고 진술하였다.

③

E이 2022. 11. 2. 노동청에 제출한 진정서에 의하면 미지급 연장근로수당으로 5,123,260원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노동청이 실제 인정한 금액인 485,484원에 비해 10배가 넘는 금액으로서 어림잡아 계산하더라도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2022. 11. 4. 노동청으로부터 처음 전화연락을 받은 시점부터 수사기관에 이르기까지 연차수당은 E이 주장하는 금액을 인정하나, 연장근로수당과 이와 연동되는 퇴직금의 범위에 관하여는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정확한 연장근로수당이 확정되면 즉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겠다고 진술하였다.

④

실제 피고인(피고인의 대리인)은 2022. 11. 29. 노동청 조사에서 E에 대하여 지급하지 못한 연장근로수당은 20~30만 원 상당이라고 진술하였다가 2022. 12. 13.경 노동청 조사에서는 연장근로수당은 329,760원이며, 이 금액에 E이 동의한다면 위 연장근로수당 및 퇴직금 등을 합한 3,480,960원을 바로 지급하겠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이 주장한 연장근로수당 329,760원(연장근로시간 24시간)과 이 사건 공소사실의 연장근로수당인 485,484원(연장근로시간 36.4시간)과의 차이는 155,724원 정도로 아주 큰 차이가 난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피고인은 위 조사 다음날인 2022. 12. 14. E에게 연장근로수당 329,760원을 포함한 임금 등 합계 3,480,960원을 지급하였다.

⑤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출근 또는 퇴근 여부와 업무 성과물 등에 대한 회사 내부 결재시스템이 전산으로 구축되지 않아 피고인은 E이 이 사건 회사에 근무하는 동안 소정 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하였는지 및 그 연장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⑥

피고인은 노동청 조사 이래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E이 입사할 당시 연장근로수당을 상여금 명목으로 매년 지급하는 점에 대하여 설명하였고, 이에 대하여 E으로부터 구두 동의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또한 이 사건 회사의 일부 직원들이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기도 하였다.

⑦

이러한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연장근로수당에 대한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나름대로의 근거가 있었다고 할 것이고, 퇴직금의 차액은 이 사건 연장근로수당에 대한 지급의무가 인정될 경우에 그 금액이 퇴직금 계산에 반영됨으로써 발생하는 계산상 차액이므로, 이 사건 퇴직금에 대한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해서도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결국 피고인이 E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우영(재판장) 이수민 이정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