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6. 18.부터 2026. 1. 9.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8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2005. 1. 25. 설립되어 항공운송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1969년생으로 2006. 3. 23. 피고에 입사하여 항공기 객실승무원으로 근무하였으며, 2007.경 객실사무장 자격을 취득하였다.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20. 8. 19.경 원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사유로 2020. 9. 1.부터 2020. 11. 13.까지 정직 3개월의 징계(이하 '이 사건 제1징계')를 의결하였고,2020. 8. 21. 원고에게 위 징계 심의 결과를 통보하였다.
<생략>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이 사건 제1징계 이후인 2020. 9.경 원고의 역할명칭을 '객실사무장'에서 '객실승무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의결을 하였으며(이하 '이 사건 면자격'), 원고에게 이 사건 면자격을 통보하였다.
원고는 2021년경 업무에 복귀한 이후에 여러 차례 지속적으로 다면 평가를 받게 되었는데, 2020. 12.경부터 피고의 객실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D는 원고와의 면담과정에서 원고에 대한 객실사무장 자격 취득(또는 '명칭 부여') 및 다면 평가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취지의 이야기를 하였다.
<생략>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23. 5. 2.경 원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사유로 견책의 징계(이하 '이 사건 제2징계')를 의결하였고, 2023. 5. 11. 원고에게 위 징계 심의 결과를 통보하였다.
<생략>
원고는 이 사건 제2징계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위 위원회는 이 사건 제2징계의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 피고는 위 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제3징계사유는 인정되나 그와 같은 징계사유만으로 견책의 양정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피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피고는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서울행정법원 2024구합57071)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24. 11. 14. 이 사건 제2징계의 2, 3, 4 징계사유는 인정되고 견책의 양정의 과중하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재심신청 기각 판정을 취소하는 판결을 하였고, 이에 원고가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항소를 기각하였으며, 이에 원고가 상고 하였으나 상고가 기각되어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피고의 객실본부 운영지침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생략>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7, 9, 10, 14, 40호증, 을 제1, 3, 10, 12,13,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직장의 사업주·상급자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면, 이는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서 피해 근로자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된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6, 8, 15 내지 18, 21, 23, 25, 26,27, 29 내지 37호증, 을 제7, 8, 1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의 객실본부장인 D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면자격과 관련하여 기한을 두지 않고 장기간 상시 평가를 진행한 것과 위와 같은 상시 평가 등을 이유로 원고에게 객실사무장 자격 취득을 위한 객실사무장 훈련 기회조차 부여하지 않은 것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킨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피고는 D의 사용자이므로, D가 그 사무집행 과정에서 원고에게 한 불법행위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한편 원고는 피고가 부당한 상시 평가, 부당한 사무장 복직 방해의 불법행위를 하였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였으나, 피고는 주식회사로 대표이사 또는 피용자 등이 업무집행으로 손해를 가한 경우 배상할 책임이 인정될 뿐이므로 법인이 직접 불법행위를 하였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면자격은 취업규칙에 징계로 규정되어 있지 않고 객실본부 운영지침 징계 수위 중 하나로 열거되어 있기는 하나 위 운영지침의 해당 규정이 개정될 당시 근로자의 집단적인 동의를 받은 사실은 없으며, 원고의 임금, 근로시간 등의 근로조건에는 불이익한 효과를 주지 않고 원고를 객실승무원의 직무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비행에서 객실사무장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만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면자격이 징계처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 사건 면자격은 사용자인 피고의 고유권한인 인사명령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면자격이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되는 인사명령에 해당하는 이상 이후의 객실사무장 명칭 부여 및 이를 위한 객실사무장 훈련 기회 부여 역시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나, 피고의 제반 규정에 객실사무장의 자격을 면하는 인사명령에 관한 구체적인 규정은 없는 것으로 보이고, D 역시 원고에게 일정한 기간이 경과하면 다시 객실사무장 명칭 부여가 이루어질 것임을 명시적으로 고지한 바 없다. 결국 D는 원고가 객실사무장의 자격을 무기한 박탈된 상태를 유지하였는데 이는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평가할 여지가 크다.
나아가 D는 원고에 대하여 상시적으로 다면 평가를 실시하였고 위 평가 내용을 문제 삼아 원고에게 객실사무장 명칭 부여를 하지 않았다. D는 원고에 대한다면 평가와 관련하여 '체크 리스트가 존재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평가와는 다르다'라고 언급하였고 나아가 객실사무장 명칭 부여를 위해서는 위 다면 평가 결과에 아무런 결점이 없어야 하는 것처럼 언급하기도 하였는데, 2007.경 객실사무장 자격을 취득하여 이미 장기간 객실사무장 역할을 수행하였던 원고에 대하여 객실사무장 명칭 부여를 위해 위와 같이 엄격한 다면 평가의 필요성이 있었는지 의문이 간다. 피고의 다른 직원들 역시 원고에 대한 수시적이고 반복적인 평가는 이례적인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고, 이 사건 제2징계를 고려한다 하더라도 원고 외에 면자격 결정을 받은 직원들 중 원고와 같이 장기간 다면 평가를 받으면서 무결점을 요구받은 직원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객실사무장의 자격이 참가인의 임금이나 근로시간 등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나, 피고는 일정한 직급 이상의 객실승무원 중 우수 인력을 선발하여 소정의 훈련 과정을 거쳐 객실사무장의 자격을 부여하고 있으므로, 객실사무장 자격의 유무는 회사 내부에서 직원의 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더욱이 원고는 피고가 설립될 무렵 입사하여 장기간 객실사무장 자격을 가지고 있었고 직급도 'C6'으로 객실사무장 자격을 획득할 수 있는 직급임에도 객실사무장 명칭 부여를 받지 못한 상태로 근무하였는데, 이는 원고보다 직급, 기수가 같거나 낮음에도 객실사무장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 동료 직원과 사이에 원만한 관계 형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면자격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러한 부정적인 업무 경험의 강도는 올라갈 수밖에 없는데, 원고는 위와 같이 기한이 없는 상태에서 계속하여 다면 평가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체감한 불이익의 크기는 더욱 컸을 것으로 보인다.
D가 개별 비행에서 객실사무장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원고가 직원 간인화 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여 객실사무장 명칭 부여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으나, 상당 기간 원고에 대하여 다면 평가가 이루어졌음에도 피고는 평가 기준 및 원고가 객실사무장의 업무에 적합하지 않다고 평가된 근거에 대하여 별다른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고, 원고 외에 원고와 동일한 평가가 진행된 직원들이 있었는지에 대한 증거 역시 제출되지 않았다.
피고의 객실본부 운영지침에 의하면 객실사무장은 객실승무원 훈련교범에 명시된 객실사무장 훈련을 마치고 객실사무장 자격을 획득하는 것이 필요하고, 위 지침에 의하면 객실사무장 훈련 입과 대상자는 C4 이상의 직급자 중 인사소위원회를 거쳐 선정하도록 되어 있다. 피고의 제반 규정에 객실사무장의 자격을 면하는 조치를 받은 자의 객실사무장 복귀에 관한 규정은 별도로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객실사무장자격을 면한 객실승무원이 다시 객실사무장의 자격을 부여받으려면 위 규정에 따라 인사소위원회의 선정 절차를 거쳐 객실사무장 훈련을 다시 이수할 필요가 있는데, D와팀장인 E이 원고와의 면담 과정에서 언급한 원고에 대한 평가 내용이 과연 원고에게 객실사무장 훈련 기회조차 부여하지 않을 정도의 것인지 의문이 가고, 오히려 D가 임의로 또는 의도적으로 원고에게 훈련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간다.
원고가 이 사건 제1징계와 관련하여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결과적으로는 당시 항공기는 출발이 4분 정도 지연되었을 뿐으로 정직 3개월의 징계는 과중하다고 볼 여지가 있고(다른 직원들에 대한 징계 중 정직 기간을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는 제출되지 않았으나 피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음주규정위반, 직장 내 괴롭힘, 대리출두, 허위보고 등의 사유로 징계를 받은 직원 중 원고와 비슷한 수준의 징계를 받은 직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2021년경 업무에 복귀하고 나서 이 사건 제2징계의 사유가 발생한 시점인 2022. 10.까지 약 2년간 상시적인다면 평가를 받으면서 객실사무장 훈련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하였으며, 이 사건 제2징계의 수위도 견책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원고가 2차례 징계를 받기는 하였으나 면자격 결정을 받은 다른 피고의 직원들에 비해 장기간 객실사무장 명칭 부여를 받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게 객실사무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인정될 정도로 업무수행능력이나 자질에 문제가 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이상 D가 원고에게 다른 직원들에 비해 상당히 장기간 객실사무장 훈련 기회조차 부여하지 않은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조치로 보인다.
한편, 원고는 D가 원고에 대하여 본부장의 지위를 이용하여 부당하고 모욕적인 발언을 하여 불법행위가 성립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그 구체적인 내용 및 발언 경위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D가 면담과정에서 한 발언 또는 메일에 기재한 내용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었다거나 불법행위에 해당함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2023. 11. 5.경부터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원고를 모욕하는 글이 다수 작성되고 게시되었다. 피고는 사무실 내에 '블라인드'에 올라오는 게시글들을 모니터링한 후 신고대상이 되는 글들을 신고처리 후 삭제하는 전담 근로자들이 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그 사실 확인을 위하여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하여야 하는데, 피고는 이러한 법규를 위반하여 원고에 대한 온라인 상 집단 괴롭힘에 대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원고는 위와 같은 '블라인드'상 비방글 및 집단 따돌림으로 인하여 2차 피해를 입었고, 이는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항의 사용자 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블라인드 내에 작성된 게시글들이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한 것으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함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원고가 주장하는 조치가 사용자가 부담하여야 할 보호의무의 범위 내에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위자료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와 D의 관계, 이 사건의 경위 및 불법행위의 기간, 원고가 입은 정신적 피해의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의 액수를 1,000만 원으로 정한다.
소 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4. 6. 18.부터 피고가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6. 1. 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동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