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가 운영하는 회사 'C'의 근로자로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2. 9. 24. 퇴사처분을 한 것은 해고에 해당하고, 이 해고에는 다음과 같은 무효 사유가 존재하므로 그 무효확인을 구하며, 피고에 대하여 위 퇴사일 다음 날인 2022. 9. 25.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미지급 임금에서 원고의 중간수입을 공제한 금액인 월 1,89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금액의 지급을 구한다.
원고는 2022. 7. 19. 업무 중 지게차에 치여 업무상 재해를 입었고, 이로 인하여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2022. 8. 29.까지 요양승인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피고는 그로부터 30일이 지나지 않은 2022. 9. 24. 퇴사처분을 하였고, 이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원고가 위 사고로 인하여 치료를 받던 중 업무복귀 의사를 밝혔음에도 피고는 대체인력을 고용한 뒤 원고를 퇴사처분 하였는바, 이는 정당한 사유가 없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피고는 유선상으로 원고에게 퇴사처분을 통보하였는바, 이는 서면 통지의무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피고는 사업주로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가 존재함에도, 지게차에 후진 경보기와 경광등, 후방감지기를 설치하지 않아 직원의 지게차 운행 중 위 사고가 발생하였다.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산업재해에 따른 사용자책임에 기하여 위자료를 지급할 책임이 있고, 위와 같은 사유의 부당해고로 인하여 위자료를 지급할 책임이 있다. 따라서 피고에게 위자료 합계 10,000,000원의 지급을 구한다.
해고 무효 확인 및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인정사실
피고는 부천시 D건물, 1층에서 'C'라는 상호로 인쇄업 등을 하는 사람이고, 원고는 2021. 7. 1. 기간의 정함 없이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하고 'C'에서 배송업무를 담당하였다.
원 · 피고는 2022. 6. 23. 이 사건 근로계약을 2022. 7. 24. 자로 종료하기로 합의하였으나, 원고는 2022. 7. 19. 업무 중 성명불상의 직원이 운전하던 지게차의 바퀴에 좌측 발등이 치여 넘어지는 사고를 당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원고는 위 사고를 근거로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를 신청하였고, 근로복지공단은 '좌측 족부 타박상, 우측 골반 및 대퇴의 타박상'을 상병명으로 하여 원고가 통원 치료를 받은 2022. 7. 19.부터 2022. 8. 29.까지(총 21일) 요양승인처분을 하며, 통원치료비 합계 1,099,210원의 보험급여를 지급하였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2022년 7월분의 급여 2,700,000원을 모두 지급받았다. 원고는 요양 기간이 종료된 2022. 8. 30. 피고에게 업무복귀 의사를 전달하였고, 피고는 배송기사 추가 채용 등을 이유로 복귀를 거부하며, 연말에 배송기사를 충원할 예정이니 그때 다시 계약하자는 의사를 전달하였다.
원고는 2022. 9. 22. 피고에게 무급휴직 전환을 요청하였으나 재차 거절되었다. 이후 피고는 퇴직금 외 1개월분 상당의 월급(2,700,000원)을 위로금으로 지급하겠다고 제안하였다.
원고는 2022. 9. 23. 피고로부터 퇴직금과 피고가 처음 제안한 위로금액수를 상향한 6,149,311원(= 퇴직금 3,263,621원 + 추가 지급금 3,000,000원 - 소득세 및 지방소득세 합계 114,310원)을 수령하였다.
피고는 2022. 9. 24. 원고를 퇴사 처리하였다(이하 '이 사건 퇴사처분'이라 한다). 한편, 원고는 2022. 9. 13. 주식회사 E에 전일제로 취업하여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근로계약 종료 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가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 원인이 해고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합의해지된 것이라고 다투고 있으므로, 이에 대하여 먼저 살핀다.
근로자가 근로관계의 종료 원인이 해고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사용자가 합의 해지에 따라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해당 근로관계의 종료 원인이 해고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8. 16. 자 2018두43941 판결 등).
위 인정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피고로부터 복귀 거부 의사를 들은 후 2022. 9. 13.부터 다른 회사에 취업하여 근무하였고, 피고가 지급하는 퇴직금과 위로금을 수령하고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는데, 재취업 이후에도 피고에게 무급휴직 처리 요청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이러한 사실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 해지에 대한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것은 맞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전, 후 사정들, 즉, ① 원 · 피고 사이에는 이 사건 사고 전 2022. 7. 24.로 근로관계를 종료하기로 하는 합의 가 있었고, 다만 이 사건 사고로 인해 합의에 따른 퇴사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 ② 피고는 원고의 퇴사가 2022. 7. 24.로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미 다른 인력 고용을 추진 중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피고의 복직 거부 의사를 들은 후 얼마 지나지않은 2022. 9. 13. 주식회사 E에 취업한 점, ③ 원고는 퇴직금과 위로금을 수령할 당시뿐 아니라, 약 1년 4개월이 지난 이 사건 소를 제기하기 전까지 피고에게 별다른 이의를 제기한 바 없고, 현재까지 주식회사 E에서 계속 근무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피고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을 무렵 이 사건 근로관계를 종료함에 동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해고 무효 확인 및 미지급 입금 청구에 관한 판단
따라서, 이 사건 근로관계가 피고의 해고로 종료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해고 무효 확인 및 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원고의 위자료 청구에 대한 판단
산업재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의 피용자인 지게차 운전자의 과실로 발생하였고, 피고는 피용자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그 사용자로서 민법 제756조에 따라 원고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로부터 퇴직금 외 3,000,000원을 추가 지급받았는데, 이미 원 · 피고 사이에 근로관계를 합의 종료하기로 한 기간이 도과하였음에도 원고의 부상으로 인하여 퇴사처리가 되지 않았던 상태에서 피고는 퇴직금을 지급함과 동시에 이를 추가 지급하였다. 그렇다면 피고가 지급한 위 금원에는 근로계약의 해지 및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부당해고에 따른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관계가 피고의 해고로 종료되었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위자료 청구는 이유 없다.
예비적 본안전항변에 관한 가정적 판단
설령, 이 사건 근로관계가 피고의 해고로 종료되었다 하더라도, 위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은 권리자인 원고가 실제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여 의무자인 피고로서도 이제는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된 경우에 해당하여, 이 사건 소는 실효의 원칙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각하되어야 한다.
① 피고의 사업장은 상시근로자 수가 5인 미만인지 여부를 다툴 정도로 영세한 업체이다. ② 원고는 피고로부터 복귀요청을 거부당한 뒤 협의를 통해 퇴직금을 받았고, 새로 취직한 회사에서 계속 종사하였다. ③ 원고는 퇴직금 등을 수령한 뒤 약 1년 4개월이 경과한 2024. 1. 15.에 이르러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그 이전에 이 사건 퇴사처분과 관련하여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경은(재판장) 이순공 성혜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