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판결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24. 7. 18. 선고 2022가합51289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F요양병원을 운영하는 법인이고, 망 A(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위 병원에서 2013. 5.경부터 환자를 진료하다가 2022. 11. 30. 퇴직한 의사이다.

나.

근로계약의 체결

망인과 피고는 2015. 5. 1. 망인이 F요양병원에서 의사로 근무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원고들의 소송수계

망인은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인 2023. 12. 3. 사망하였고, 그 상속인인 배우자 원고 B, 자녀인 원고 C, D이 망인의 재산상 권리·의무를 상속하여 2024. 1. 2. 이 사건 소송을 수계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9, 10 내지 12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 주장의 요지

망인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피고가 운영하는 F요양병원에서 근무한 근로자인데, 피고는 망인이 F요양병원에 제공한 2019. 12.분부터 2022. 10.분까지의 연장근로, 야간근로, 휴일근로에 대한 추가임금 및 연차수당 합계 393,529,573원(= 임금 368,109,092원 + 연차수당 25,420,481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한 피고는 망인이 F요양병원에서 2013. 5. 1.부터 2022. 11. 30.까지 근로한 기간에 대하여 퇴직 전 3개월의 평균임금을 9,187,380원으로 하여 산정한 퇴직금 84,285,830원을 지급하였는데, 실제 평균임금에 따라 산정한 퇴직금은 196,676,699원이므로, 피고는 망인에게 미지급 퇴직금 112,390,869원(= 196,676,699원 - 84,285,83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에게 미지급 임금 393,529,573원 및 미지급 퇴직금 112,390,869원 합계 505,920,442원(= 393,529,573원 + 112,390,86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관련법리

1)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0다237117 판결 등 참조).

2)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1도12114 판결 등 참조). 한편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체결되었다면 근로자가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연장근로수당 또는 이에 갈음한 시간외수당, 야간수당, 휴일수당 등에는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시간외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볼 것이어서, 근로자의 구체적인 시간외 근로시간 등을 인정하고 포괄임금으로 지급된 제수당과 시간외 근로 등에 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수당과의 차액의 지급을 명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2다16958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갑 제3, 5호증, 을 제1 내지 4, 7, 11 내지 14, 16, 17호증의 각 기재·영상, 증인 G, H, I, J의 각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은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액수 등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F요양병원에는 2013. 5. 1.부터 2020. 12.경까지 3인의 의사가 근무하였고, 이후 의사 1인이 퇴직하면서 2021. 1.부터 2022. 10.까지 망인을 포함한 2인의 의사가 근무하였다. 망인과 의사 K은 낮(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표에 ‘D’로 기재), 밤(오후 5시부터 익일 오전 9시까지, 근무표에 ‘N’으로 기재)으로 나누어 휴일을 포함하여 병원 내에 한 명의 의사가 있을 수 있도록 근무시간을 분담하였다. 그런데 망인과 K의 근무시간이 고정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고, 두 명 모두 결근(근무표에 ‘off’로 기재)하는 날이 없도록 조율되었다. 이와 같은 근무시간의 결정은 별도의 지시·감독 없이 망인과 K이 협의하여 결정할 수 있었고, 망인은 병원장으로서 이를 최종적으로 결재할 권한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망인이 사용자가 지정한 근무시간에 구속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없다.

2)

망인은 낮 근무 담당일 때에도 F요양병원 내에서 지정된 장소에서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로 생활하는 숙소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었다. 야간 당직 근무일 때에도 상시적으로 병원 내 진료실 또는 당직실에 상주하지 않아도 되는 등 근로 장소가 특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3)

망인은 2013. 5. 1.부터 퇴직 시까지 F요양병원의 병원장의 지위에 있었다. 망인에 대한 복무규정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고, 망인은 진료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어떠한 지시나 감독을 받은 사실이 없다. 망인은 3인의 의사가 근무하던 상황에서 1인의 의사를 줄이기로 논의하는 등 병원의 운영에 관하여 실질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망인은 피고에 대하여 병원의 진료 현황이나 실적을 보고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지도 않았는바, 망인이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4)

망인은 F요양병원 인사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장으로 사원의 채용, 인사고과, 징계에 대한 권한을 가졌다(취업규칙 제25조, 제30조). 망인이 위원장인 인사위원회에서 논의하거나 결정한 사항에 대하여 피고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망인은 병원 운영을 위한 필수 인력이라고 할 수 있는 간호사, 간호조무사나 시설 관리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도 실질적으로 관여하였다.

5)

설령 망인이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앞서 든 증거들, 을 제8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근로계약은 평일 야간, 휴일 주간·야간을 포함하여 당직시간을 정하되 평일인지 주말인지에 따라 당직수당을 별도로 정하는 형태로, 실질적으로 연장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에 대한 임금을 정하고 있는 점, ② 망인은 F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2인 중 1인으로서 그 직무의 성격상 연장근로와 휴일근로가 당연히 예상되고 망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시 이러한 사정을 알면서 연장근로 등 위 각 수당을 포함한 포괄적 임금지급을 승낙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망인은 2013년경부터 약 9년 동안 F요양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위와 같은 방식의 임금 산정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 ④ 망인이 병원 내에서 제공한 근로의 내용 및 방식이 단속적인 형태이어서 병원 내에서 망인의 근태를 모두 관리하면서 이에 맞추어 법정 제 수당을 계산하여 지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던 점, ⑤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연차유급휴가를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부여하기로 정하기는 하나,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에 의하면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는 15일의 연차휴가를 받는데, 망인의 근무형태에 비추어 보면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것인지를 산정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어서 연차휴가수당도 전부 포괄하는 것을 전제로 임금 약정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⑥ 미사용 연차휴가와 관련한 연차휴가수당청구권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연차휴가수당은 퇴직하는 해의 전 해 1년간의 근로에 대한 대가이지 퇴직하는 그 해의 근로에 대한 대가가 아니므로 연차휴가권의 기초가 된 80% 이상 근로한 1년간의 일부가 퇴직한 날 이전 3개월 간 이내에 포함되는 경우에 그 포함된 부분에 해당하는 연차휴가수당만이 평균임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임금총액에 산입되는데(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6246 판결, 대법원 2024. 1. 25. 선고 2022다215784 판결 등 참조), 연차휴가수당은 망인이 퇴직한 2022. 11. 30. 직전 3개월 사이에 제공한 근로에 대한 대가라고 할 수 없어 평균임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임금 총액에 포함시킬 수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과 피고 사이에 원고들이 주장하는 주휴수당·연장수당·야간수당 등에 대한 각종 수당을 포함한 금액을 임금으로 정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 합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위와 같은 수당을 전제로 하여 산정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구하는 원고들의 주장이 이유 없음은 마찬가지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성민(재판장) 김은지 이명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