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에게,
피고 B는 15,483,1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5. 8.부터 2023. 1. 18.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피고 C는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9. 20.부터 2023. 1. 18.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 B가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 C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들과 원고들은 주식회사 D(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근로자들로서 같은 매장에 근무하던 사람들이다.
피고들은 2020. 9. 29. 원고에 대한 다음과 같은 범죄사실로 각 벌금 50만 원에 처하는 약식명령을 발령받았고(전주지방법원 남원지원 2020고약458), 이는 그대로 확정되었다.
피고 B: 2019. 5. 8.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원고에게 ‘기회를한번줘야지?’, ‘워쩌~오늘밤기회를함줄겨?크크크’라는 함께 성관계를 하자고 암시하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하여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피고 C: 2019. 9. 20. 피고 B에게, 원고와 E이 내연관계에 있거나 서로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없었음에도, ‘원고가 점장 E과 내연관계에 있고 서로 성관계 하였다’는 취지로 말하여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
피고 B는 2020. 12. 3. 원고에 대한 성희롱․성추행 행위, 원고에 대한 하급자 괴롭힘 행위, 직장 질서 문란 행위를 징계사유로 이 사건 회사로부터 해고되었다.
피고 B는 위 해고처분에 관하여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제기하였고,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2. 3. 위 피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으며, 이에 위 피고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제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5. 4. 위 각 징계사유가 모두 사실로 인정되고 이는 이 사건 회사 취업규칙 제19조 제2호, 제5호, 제12호<1>에 해당하며 그 징계양정이 적절하다는 전제에서 피고 B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인정한 피고 B의 원고에 대한 가해행위는 별지와 같다.
원고는 2020. 7. 7. 이 사건 회사에서 퇴사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피고 B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
관계 법리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3430 판결).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2조는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 내 성희롱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여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하고 있고, 같은 법 제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을 “사업주ㆍ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은 직장 내 성희롱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을 예시하면서 “성희롱 여부를 판단하는 때에는 피해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하되,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사람이 피해자의 입장이라면 문제가 되는 행동에 대하여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하였을 것인가를 함께 고려하여야 하며, 결과적으로 위협적ㆍ적대적인 고용환경을 형성하여 업무능률을 떨어뜨리게 되는지를 검토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 또는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뜻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와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과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그러한 성적 언동 등에는 피해자에게 직접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준 경우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나 매체 등을 통해 전파하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라는 요건은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나타낸 것이다. 업무수행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성적 언동이 이루어진 경우뿐만 아니라 권한을 남용하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성적 언동을 한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 어떠한 성적 언동이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지는 쌍방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와 상황, 행위 내용과 정도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의 취지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확정된 약식명령,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결정에 불구하고, 피고 B는 원고에 대한 성추행 행위가 존재하지 않았다거나, 그 언동이 성희롱 행위 또는 직장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기는 어렵고, 앞서 본 증거들 및 갑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 B의 원고에 대한 가해행위는 중앙노동위원회가 인정한 바대로 존재할 뿐만 아니라, 그 외에 원고의 의사에 반한 고발 등을 통한 추가적인 2차 가해행위도 존재한다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피고 B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원고에게 위 가해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위 피고는 중앙노동위원회와 약식명령 발령 법원의 판단을 뒷받침하는 주된 근거는 원고의 진술 내지 원고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는 조사보고서라 할 것이나, 을가 제1호증의 영상 및 증인 E의 서면증언 등 객관적인 증거와 원고의 진술이 일치하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서면증언은 원고가 진술하는 각종 가해행위 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진술이 아니고, 명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회피적인 진술에 불과하여 이를 들어 앞서 본 법원 등의 기존 판단을 뒤집을 정도의 결정적인 증거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없다. 오히려 위와 같은 진술 태도에 불구하고, 위 서면증언 중에는 ‘(원고를) 택시를 태워서 보낸 기억은 어렴풋이 나는 것 같다’는 취지로, 별지 순번 7번 추행행위에 대하여 원고가 진술하는 정황과 일치하는 진술이 있기도 하여 원고의 피해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피고 B가 을가 제1호증을 제출하며 주장하는 바와 같이, 설령 원고가 근무 중 피고 B의 엉덩이를 토닥일 정도의 신체접촉을 스스럼없이 하였다고 가정하더라도, 이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원고가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있었던, 별지와 같은 내용의 메시지 및 신체접촉 등을 용인하였으며 이에 대하여 아무런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지 아니하였으리라고 볼 수도 없고, 그 행위 및 언동의 내용을 고려하면 이는 일반 평균인으로 하여금 위와 같은 부정적 감정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것이라고 판단된다. 나아가 위 가해행위 당시 이 사건 회사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였던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관계, 성희롱 및 성추행 사실에 관하여 문제삼는 경우 여성근로자인 원고에게 미칠 수 있는 현실적인 불이익으로 인하여 쉽사리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였으리라고 짐작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피고 B에서 쉽게 거부의 의사를 표시하지 못하고 사후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일응 납득되는 측면이 있다.
피고 B는 원고가 위 피고를 통신매체이용음란의 죄로만 고소하고 정작 별지 순번 1, 7번 행위에 대해서는 고소하지 아니하였으며, 원고를 강간하였다는 E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아니하였는바 이와 같은 태도를 쉽게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성희롱 등의 피해자는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하여 피해를 당한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사실을 즉시 신고하지 못하다가 다른 피해자 등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하거나 신고를 권유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그에 관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성희롱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여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평가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의 취지 참조), 원고는 카카오톡 등의 자료가 남아 있는 행위로서 앞서 본 약식명령에서 확정된 범죄사실에 대하여만 형사절차를 개시하기를 원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는 자신의 진술이 신뢰받지 못할 것을 우려하는 성적 가해행위 피해자들의 진술 태도로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
피고 B는 CCTV 사각지대가 존재하지 않고 수시로 고객이 드나드는 이 사건 회사의 매장 내에서 원고를 별지 순번 7번과 같이 추행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와 같은 추행행위 이후에도 피고 B가 원고에게 지속적으로 성적 언동이 포함된 메시지를 보낸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 B는 주변으로부터의 적발을 크게 신경쓰지 않고 위와 같은 신체접촉을 시도하였다고 보일 뿐이고 설령 피고 B의 주장과 같은 주변 상황이 존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원고의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하게 할 만한 사정에 해당하지는 아니한다.
한편 앞서 본 증거에 의하면 피고 B는 원고의 의사를 고려하지 않고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의 상담확인서 등이 제출되었다는 이유로 원고를 상담하고 지원하던 성폭력상담소를 개인정보보호법위반으로 고발하거나, 2021. 4. 1.에는 원고가 E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수사기관에 고발하여 원고로 하여금 위 각 사건으로 인하여 수사기관으로부터 조사를 받게 하기에 이른 사실이 인정되고, 성적 가해행위를 입은 피해자에 대하여 그를 피해자로 한 다른 범죄혐의를 그 피해자의 의사에 관계없이 공론화함으로써 해당 피해자를 조사 대상으로 만드는 행위는 성적 가해행위의 피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정신적인 고통을 줄 수 있음은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는 것이며 특히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 B에게는 이와 같은 목적이 있었음 또한 인정할 수 있다. 이는 이미 성적 가해행위로 인하여 고통받은 피해자로 하여금 추가적인 정신적 고통을 받게 하는 것으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피고 B는 이는 구제신청 과정에서 피고를 대리하던 노무사의 독자적 판단에 의한 것이므로 자신에게 책임을 돌릴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 C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
앞서 본 사실관계에 따르면 피고 C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 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C는 자신이 피고 B에게 위와 같은 말을 할 당시는 2019. 9. 20.에는 피고 B가 이미 원고와 E 사이의 성관계가 있었다는 내용을 이미 알고 있었고, 직장 내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오해를 사게 한 것이 아니라 피고 B에게만 이야기 한 것이며 오히려 원고의 신고로 인하여 회사에서 전직원을 상대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와 같은 소문이 퍼지게 된 것이므로 피고 C의 가해행위와 원고의 피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그와 같은 사정과는 관계없이 확정된 약식명령의 범죄사실에서 인정된 바와 같은 허위사실을 회사 내에서 언급한 것만으로도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기에 충분하므로 위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원고의 주장
앞서 본 바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으로, 피고 B는 원고에게 ①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비 및 약제비 483,100원, ② 위자료 2,000만 원 합계 20,483,100원을 지급하여야 하고, 피고 C는 위자료 1,000만 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 B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갑 제4, 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 B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병한 불안, 우울감, 불면 등으로 인한 치료비로 483,100원을 지출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 B는 위 기왕치료비를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와 피고 B의 관계, 가해행위의 내용, 지속성 및 이 사건에 이르기까지 피고 B가 가해행위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점 등 행위 이후의 정상, 이로 인하여 원고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위자료를 1,500만 원으로 정한다.
피고 C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원고와 피고 C의 관계, 적시한 허위사실의 내용이 불러일으킬 수 있는 파장과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악영향의 정도, 증거를 통해 알 수 있는 피고 C의 가해행위 이후 태도와 그 경제적 상황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위자료를 500만 원으로 정한다.
소결론
피고 B는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 15,483,100원(= 기왕치료비 483,100원 + 위자료 1,5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른 위 약식명령 범죄사실 범행일자인 2019. 5. 8.부터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른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1. 1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C는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 500만 원(전액 위자료)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인 2019. 9. 20.부터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른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1. 1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각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결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각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며, 소송비용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101조 단서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디모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