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14. 4. 4. 선고 2013노1263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과 F 사이의 근로계약 중 퇴직금 및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을 매월 임금에 포함시켜 지급하기로 한 약정 부분은 근로자인 F에게 불이익하여 무효이므로, 피고인이 F에 대한 퇴직금 및 연차수당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없어 기한 내에 퇴직금 및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이어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 할 것임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기한 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없고, 피고인이 연차수당을 매월 임금에 포함시켜 지급하기로 한 약정은 포괄임금제 방식의 약정으로서 유효하여 F에게 연차수당을 추가로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전북 완주군 D에 있는 E병원의 병원장으로서 상시 근로자 65명을 고용하여 병원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하고,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0. 3. 1.부터 2011. 8. 25.까지 정신과 의사로 근로한 F의 퇴직금 26,487,010원 및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6,889,95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사실과 이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충분히 있다고 볼 수 있어 피고인이 F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할 수 없고, 이 사건 근로계약은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약정으로 유효하고 이에 따라 피고인이 F에게 매월 연차수당 명목으로 468,800원(1년 5,625,600원)을 지급한 이상 피고인이 F에게 연차수당을 추가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4.

당심의 판단

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2101 판결 등 참조).

나.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한 그 판시와 같은 사실 및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F이 정신과 전문의라는 전문직 종사자로서 사용자인 피고인에 비하여 열악한 지위에서 이른바 넷 방식의 연봉제 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② 넷 방식에 의할 경우, 퇴직금과 연차수당이 월 급여에 포함되어 지급되므로 다음해에 연차휴가 미사용에 따른 별도의 연차수당이 지급되거나 퇴직시 별도의 퇴직금은 지급되지 않지만, 그 대신 근로소득세, 지방소득세 등의 원천징수분, 고용보험료 등 4대 보험료 중 개인부담부분을 피고인 측에서 부담하게 됨으로써 퇴직금과연차수당을 월 급여에 포함시키지 않고 별도로 지급하고 위 개인부담부분을 근로자가부담하는 방식보다 임금수준이 하락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피고인은 F의 근무기간 동안 근로소득세, 지방소득세 등의 원천징수분, 고용보험료 등 4대 보험료 중개인부담부분의 금액 합계 77,368,086원을 부담하였다), ③ F도 이 사건 근로계약 당시 이러한 넷 방식에 의한 연봉계약에 대하여 충분히 이해하고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F 이외에 이 사건 병원의 의사들 중 넷 방식에 의한 급여를 받고 퇴직한 후 퇴직금 및 연차수당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거나 퇴직금 및 연차수당 청구를 한 사람이 있다는 자료는 없는 점, ⑤ 피고인과 F이 체결한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면, F의 월 급여는 1,400만 원(= 기본 연봉의 1개월분 980만 원 + 월 연차수당 468,800원 + 월 고정연장수당 3,731,200원)이고 매월 퇴직금을 포함하여 실지급되는 급여는 1,800만 원이므로, 매월 지급되는 퇴직금은 위 금액의 차액인 400만 원이라고 볼 수 있는바, 위와 같이 퇴직금 명목의 돈이 특정되어 있고 그 금액이 월 급여 1,400만 원의 약 28.5%에 달하는 사정을 고려하면 위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 부분이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F에게 불이익하다고 볼 수 없는 점, ⑥ 피고인이 F에게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돈은 퇴직금 중간정산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은 없어도 피고인으로서는 F에 대하여 그 금액 상당의 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것을 청구할 수 있는 점, ⑦ F이 월 급여에 포함하여 받은 연차수당 명목의 돈은 1년에 5,625,600원(= 월 468,800원 × 12개월)이고,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면 F은 연간 15일의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있으므로, 연차수당은 1일 375,040원으로 계산되어 미리 지급된 것인바, 그 금액은 F의 1일 연차수당인 351,674원[= 1년분 기본 연봉 117,600,000원 ÷ 1년간 근무시간 2,508시간 × 1일 7.5시간]에 비하여 적지 않고, 위 ②항 및 ⑤항 기재 사정에 비추어 전체적인 근로계약 내용이 F에게 불이익하다고 볼 수 없으며, F은 퇴직할 때까지 별다른 이의 없이 연차수당이 포함된 급여를 수령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과 F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근로계약 중 월 급여에 퇴직금 및 연차수당을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한 약정 부분이 근로자인 F에게 불이익하여 무효인지 여부 및 피고인이 F에게 민사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퇴직금과 연차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피고인이 F에 대한 퇴직금 및 연차수당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는 충분히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이 F에게 법정 기한 내에 퇴직금 및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및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다.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조치는 옳고, 거기에 항소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양희(재판장) 천무환 남해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