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인정 사실
원고들은 전주시에서 일반택시운송사업을 운영하는 피고 회사에서 2011. 4. 1.부터 현재까지 운전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피고 회사는 2008. 9. 3. 노동조합 측과 유효기간을 2008. 9. 1.부터 2008. 8. 31.로 정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금협정을 체결한바 있었다.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일 7시간 20분, 1주일 44시간을 기준으로 하되, 노사 합의에 의하여 1주일에 12시간 한도로 연장근무를 할 수 있음.
운전기사의 월 근무일수는 26일 만근으로 하되, 1일 2교대시 31일인 달은 26일(1개조는 25일 만근), 30일인 달은 25일, 29일인 달은 24일 (1개조는 23일 만근)으로 함.
1일 최저 운송수입금은 오전반 70,000원, 오후반 73,000원임.
운전기사의 임금체계는 정기급여(기본급, 제수당, 야간근로수당, 연장근로수당)와 특별급여(상여금) 및 부가금(퇴직금, 기타 복리후생적 급여)로 구분함.
운전기사의 임금구분은 기본급, 근속급, 승무수당, 야간수당으로 하며, 산정내역은 별표와 같음.
기본급은 1일 7시간 20분을 기준으로 산정된 임금으로, 주휴수당이 포함되어 있음.
근속수당은 입사일을 기준으로 1년 이상 근속한 사람에게 1년 근속시 기본급의 7시간 20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하되, 매 초과 연도마다 1과 1/3일분을 가산하며, 상한 연한은 8년으로 함.
승무수당은 임금산출표에 의하여 근무일수에 따라 지급함.
연장, 야간 및 휴일근로수당 등 초과근로수당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산정하여 지급함.
상여금은 1년 이상 근속한 사람에게 기본급의 400%를 지급하되, 200%는 근무일수에 따라 매월 분할 지급하고, 200%는 추석과 설에 각 100%씩 근무일수에 따라 지급함.
※임금산출표(1년 이상 2년 미만, 월 26일 만근 기준, 통상임금 =기본급+근속수당)
그런데 택시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내용의 개정 최저임금법이 2010. 7. 1.부터 시 지역에도 시행되게 됨에 따라 피고 회사와 그 운전기사들이 가입한 H일반노동조합(이하 '일반노조'라 한다)은 2010년 7월 무렵부터 임금 등에 관하여 교섭하던 중, 2011년 3월 무렵 피고 회사와 일반노조 위원장 권한대행 I, 사무처장 J, K지부장 L와 사이에 최저 운송수입금은 동결하고, 월 소정 근로시간을 최저임금법에 맞게 조정한다는 내용의 구두 합의(이하 '이 사건 구두 합의'라 한다)가 성립되었고, 이는 2011. 4. 1.부터 곧바로 시행되었다. 다만 일반노조에 소속된 M, N 등 다른 회사에서 노사간 합의가 되지 아니하여 전체 회사의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조인과 발표를 미루기로 함에 따라 합의서의 작성 등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일반노조는 2011. 6. 1. N와 M을 상대로, 2011. 6. 23. 피고 회사를 상대로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각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였는데, N나 M에 대해서는 근로시간 월 220시간, 임금 950,400원, 최저 운송수입금 현행 유지를 내용으로 하는 임·단협안을 제시하였으나, 피고 회사에 대해서는 근로시간에 대한 내용은 없고 기본급 10만 원 인상, 인상된 기본급에 맞춰 근로시간 단축, 최저 운송수입금 현행 유지를 내용으로 하는 임·단협안을 제시하였다. 이후 피고 회사를 포함한 위 3개 회사에 대한 노동쟁의 조정신청 사건은 교섭 미진으로 인하여 행정지도로 종결되었고, 위 3개 회사는 노동쟁의에 돌입하였다.
일반노조 K지부는 2011. 9. 8. O노조(이하 'O노조'라 한다) 택시지부 P분회로 조직형태를 변경하였고, O노조 택시지부장 J은 2012. 8. 27. 피고 회사 운전기사 28인의 위임을 받아 피고 회사가 2010년 8월부터 2011년 3월까지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지급함으로써 최저임금법,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는 혐의로 고소하였다. 피고 회사는 기소의견으로 송치되었으나, 형사조정기간 중 J이 고소를 취소하여, 최저임금법 위반 혐의에 대하여는 기소유예,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에 대하여는 불기소(공소권 없음) 처분이 내려졌다. 그리고 O노조 위원장 Q, 택시지부장 J, R지회장 S, P분회장 T, 교섭위원 U은 2012. 12. 5. 위 형사사건에 대하여 민사소송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조건으로 취하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다.
2013. 1. 2. O노조 위원장 Q, 택시지부장 J, R지회장 S, P분회장 T, 교섭위원 U은 피고 회사와 사이에, 유효기간을 2013. 1. 1.부터 2014. 12. 31.까지로 정하여 피고 회사와 조합원의 주 근로시간은 최저임금법에 위반되지 않게 조정되어 합의된 것으로 한다는 등의 내용의 단체협약과, 유효기간을 2013. 1. 1.부터 2014. 6. 30.까지로 정하여 근무시간은 06:00부터 22:00까지 최저임금법에 준한 근무시간만을 운행함을 원칙으로 하고, 1일 최저 운송수입금은 오전반 73,000원, 오후반 75,000원으로 하며, 기본급을 430,250원에서 680,665원으로 하는 등의 내용의 임금협정이 각 체결되었다. 한편, P분회장 T은 피고 회사에게 2013. 1. 3.자로 P분회가 피고 회사와 2011. 4. 1.부터 최저임금법에 맞게 근로시간을 조정한다는 합의를 한바 있으므로, 위와 같이 단체협약 등을 체결함에 있어서 2010. 7. 1.부터 2012. 12. 31.까지 최저임금법과 관련하여 피고 회사를 상대로 더 이상 모든 민, 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확약서(을 4호증의 1, 이하 '이 사건 확약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여 주었다.
O노조 택시지부 R지회는 피고 회사를 2011년 4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함으로써 최저임금법을 위반하였고, 최저임금과의 차액 상당의 임금 및 야간근로수당 또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하여 그 차액 상당의 야간근로수당을 미지급함으로써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는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피고 회사는 2011년 3월 무렵 노동조합과의 구두 합의에 의하여 2011. 4. 1.부터 최저임금법에 맞게 근로시간을 조정하였고, 통상임금과 최저임금은 그 범위가 유사하지만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으므로 통상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한다고 하여 반드시 최저임금법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2014. 7. 21. 혐의없음의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3, 6, 7, 8호증, 을 1에서 4, 8, 9, 13, 2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L, T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 회사가 2011. 4. 1.부터 2012. 12. 31.까지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지급하였는바, 피고 회사에게 그 최저임금과의 실제 지급한 임금과의 차액과, 피고 회사의 임금 중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기본급, 근속수당, 승무수당, 상여금의 50%는 모두 통상임금에 해당하는바,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야간수당과 실제 지급한 야간수당과의 차액의 합계인 청구취지 기재 각 해당 금액 및 각 이에 대한 소장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의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한다고 주장한다.
피고 회사의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회사는, 원고들이 가입한 O노조는 피고 회사와 2013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이 사건 확약서를 작성하여 줌으로써 위 기간 동안의 임금에 관하여 피고 회사에 대하여 민, 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부제소 합의를 하였는바, 원고들의 이 사건 소는 이에 위반하여 부적법하다고 본안 전 항변을 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확약서는 O노조로부터 당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권한을 위임받은 J이 아닌 T 명의로 작성된 사실이 앞서 본바와 같다. 그렇다면, 가사 피고들이 주장하는 대로 J이 이 사건 확약서의 작성에 동의하였다거나, 또는 그가 위 확약서를 작성한 다음 T에게 분회장 직인을 날인할 것을 지시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O노조와 피고 회사 사이에 부제소 합의가 있고, 그 효력이 원고들을 포함한 조합원들에게 미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므로, 피고 회사의 위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위 주장에 대하여, 피고 회사는 원고들의 청구가 이 사건 구두 합의에 반하는 것으로서, 원고들이 이 사건 구두 합의에 의하여 최저 운송수입금이 동결됨에 따라 실제로는 최저임금을 훨씬 상회하는 소득을 얻었던 점, 2013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체결시 부제소 합의를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신의칙에 위반된다는 등으로 항변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위 신의칙 위반 항변이 강행법규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 제31조 제1항이나 최저임금법에 위반된다고 다투는바, 피고 회사의 신의칙 위반 항변에 관하여 우선 살펴본다.
판단
강행법규를 위반한 자가 스스로 그 약정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그 주장을 배척한다면, 이는 오히려 강행법규에 의하여 배제하려는 결과를 실현시키는 셈이 되어 입법 취지를 완전히 몰각하게 되므로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와 같은 주장은 신의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고, 한편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의 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며, 이러한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5다64552 판결 등 참조).
2011년 3월 무렵 피고 회사와 일반노조 위원장 권한대행 I 등과 사이에 월 소정 근로시간을 최저임금법에 맞게 조정하고, 최저 운송수입금은 동결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구두 합의가 이루어진 사실은 앞서 본바와 같다. 그리고 2008년도 임금협정은 그 명칭과 상관없이 노동조합이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사항에 관하여 체결하는 협정으로서 단체협약에 해당하고 그 내용을 노조법 제31조 제1항에 의하여 서면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변경할 수 없는 것인바, 위와 같은 구두 합의는 조합원인 원고들에게 단체협약으로서의 규범적 효력을 갖지 못한다.
그러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구두 합의 사실만으로 원고들의 청구를 신의칙 위반을 이유로 배척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소정 근로시간을 최저임금법에 맞게 조정하는 것은 아래와 같은 사유로 그 자체로 최저임금법의 취지를 몰각하기 위한 탈법적인 수단으로서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 위반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소정근로시간이란 법정 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말하는 것으로서(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7호), 실제 근로시간과 다른 개념이므로 소정근로시간을 실제 근로시간과 다르게 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택시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내용의 개정 최저임금법이 2010. 7. 1. 시 지역에도 시행됨에 따라 택시운전종사자들의 운송수입금에서 최저 운송수입금을 제외한 부분은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게 되었는바, 택시업체로서는 소정근로시간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저 운송수입금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이와 같이 최저 운송수입금을 인상하는 경우 택시운전종사자들의 실제 수입이 오히려 감소할 가능성이 있어, 소정근로시간을 최저임금법에 맞게 조정하고 최저 운송수입금은 동결하는 것이 택시운전종사자들에게 반드시 불리하다고만은 볼 수 없다.
위와 같이 개정 최저임금법의 취지가 최저임금 산입 대상 임금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도록 함으로써 고정급여를 높여 택시운전종사자의 수입을 안정시키는 데 있다고 하더라도,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하고자 하는 최저임금법의 입법목적에 비추어 보면, 택시운전종사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소정근로시간을 감축함으로써 고정급여의 비율을 낮추는 것까지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앞서 본바와 같거나, 앞서 든 증거 및 을 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게 2011. 4. 1. 이후의 임금에 관하여는 소정근로시간을 최저임금법에 맞게 조정하는 것에 대한 신의를 공여하였고, 원고들이 피고 회사의 신의에 반하여 최저임금법에 따른 임금과 야간수당차액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피고 회사가 이를 신뢰하여 최저 운송수입금을 인상하지 않았던 것 등에 비추어 정의관념상 용인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피고 회사와 일반노조는 같은 일반노조에 소속된 다른 회사에서 노사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함에 따라 합의서의 작성 등만을 미루었을 뿐, 2011. 4. 1.부터 곧바로 이 사건 구두 합의를 시행하였다.
일반노조는 조합원들을 상대로 위 합의 내용을 설명하는 임시총회를 개최하였는데, 원고 A, E, F을 포함하여 조합원 중 재적 과반수가 출석하였으나 반대하는 조합원은 없었다.
다른 회사에서는 최저임금법이 시행됨에 따라 최저 운송수입금을 인상하였고, 2008년 임금협정 이후인 2009년 3월 무렵 전주시의 택시요금이 인상되는 등 최저 운송수입금 인상요인이 발생하였음에도,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구두 합의에 따라 최저 운송수입금을 동결하였다.
O노조는 2012. 8. 27. 피고 회사를 최저임금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하면서, 조합원들로부터 2010년 8월부터 2012년 6월까지의 임금에 대한 최저임금법 위반 등 사실에 대한 고소를 위임받았으나, 그 중 2011년 4월 이후의 부분은 위임사항에서 제외하여, 결국 2010년 8월부터 2011년 3월까지의 임금만을 포함시켰다.
O노조는 2013. 1. 2. 피고 회사와 사이에 유효기간을 2013. 1. 1.부터로 하여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이 사건 구두 합의 내용과 동일하게 소정근로시간을 최저임금법에 맞게 조정하기로 합의하였으나, 그 이전의 임금에 관해서는 명시적인 언급을 하지 아니하였고, 2010년 8월부터 2011년 3월까지의 임금에 대한 위 형사 고소는 취하하였다.
그렇다면, 피고 회사의 위 신의칙 위반 항변은 나머지 항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있고, 결국 원고들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따라서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예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