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원고에게, 피고 B은 1,252,000원, 피고 C는 1,344,000원, 피고 D는 1,344,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13. 8. 29.부터 2016. 6. 29.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1/10은 원고가, 9/10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제1항 중 금원지급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택시여객 운송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회사이고, 피고들은 원고에게 고용되어 택시기사로 근무하였거나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원고는 2008. 10. 24. 피고들이 소속된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고 한다)과 사이에 '2008년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0. 6. 29.부터 2010년도 임금협정 체결을 위하여 교섭하던 중, 2010. 8.경 향후 임금협정 체결시 그 내용을 2010. 7. 1.부터 소급하여 적용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합의'라고 한다), 그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그 후 단체교섭이 장기화되자, 원고는 피고들에게 2011. 7.분까지 2008년도 임금협정에 따라 계산한 임금(별지 표 중 '2008년 기준 실지급액'에 기재된 각 해당금액과 같다)을 지급하였다.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1. 7. 10.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가, 다시 교섭을 거쳐 2011. 9. 9. '2011년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한편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최저임금법이 개정되면서 일반택시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고 한다)이 신설되었고, 이에 원고와 같은 일반택시운송사업자들은 피고들과 같은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초과운송수입금을 제외한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액 이상을 지급하여야 하게 되었다. 다만, 위 법률 부칙 규정에 따라 전주시에서는 2010. 7. 1.부터 개정된 최저임금법이 시행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호증(가지번호를 포함한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주장 요지
원고는 피고들에게 2008년도 임금협정에 따라 계산한 2011. 7.분까지의 임금을 지급하였으나, 이 사건 합의에 의하면 2011년도 임금협정의 내용이 2010. 7. 1.부터 소급하여 적용되고, 2011년도 임금협정에 따라 계산한 2011. 7.분까지의 피고들의 임금(별지 표 중 '2011년 기준 예상지급액'란의 각 해당금액)은 원고가 이미 지급한 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므로, 피고들은 그 차액만큼 임금을 초과 지급받은 것이어서, 원고에게 그 차액(별지 표 중 '산정과다지급분'란의 각 해당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2011년도 임금협정에 의하여 피고들이 원고에게 납입하여야 할 최저운송수입금이 1일 4,000원씩 인상되었고, 2011년도 임금협정의 내용은 이 사건 합의에 따라 2010. 7. 1.부터 소급하여 적용되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2010. 7. 1.부터 2011. 7. 31.까지의 실제 근무일수에 최저운송수입금 인상분 1일 4,000원을 곱한 금액(별지 표 중 '추징액'란의 각 해당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들 주장 요지
갑 제1호증(합의서)에 찍힌 이 사건 노동조합 명의의 직인은 조합장인 E에 의하여 날인된 것이 아니고, 이 사건 노동조합은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합의서 기재와 같은 내용의 합의를 한 사실이 없다.
설령 이 사건 합의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구체적으로 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이나 퇴직금은 노동조합이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는 이상 사용자와 사이의 단체협약만으로 이에 대한 포기나 지급유예와 같은 처분행위를 할 수 없는바, 노동조합이 원고와 향후 어느 정도 인상될지 알 수 없고, 언제 체결될지 알 수 없는 최저운송수입금 인상부분을 2010. 7. 1.부터 소급하여 개별 근로자들에게 구체적 채무를 발생시키는 내용의 합의를 한 것은 그 효력이 없다.
또한 '2011년도 임금협정서' 제20조에서 그 유효기간을 2011. 8. 1.부터로 정하였으므로, 2011년도 임금협정의 체결로써 이 사건 합의서에 기재된 소급적용의 합의는 효력이 없게 되었다.
판단
이 사건 법률조항의 신설 취지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임금체계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일정한 금액의 사납금을 회사에 입금하고 이를 초과하는 초과운송수입금은 근로자 자신의 수입으로 하는 사납금 제도인데, 이와 같은 사납금 제도는 운송수입금이 많을수록 근로자들의 수입이 늘어나게 되므로 근로자들의 성실한 근로를 유도할 수 있으나, 운송수입금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근로자들의 임금액 변동이 심하고, 고정급이 크지 않아 운송수입금이 적을 경우 근로자가 기본적 생활을 영위할 정도의 임금조차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개정 최저임금법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제외함으로써 택시운전근로자들이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이 적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여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개정되었다. 즉, 이 사건 법률조항은 직접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임금인상을 유도하는 효과보다는 고정급의 비율을 인상시키는 효과를 갖는 것으로, 본래 소속 택시운전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여 온 고정급과 초과운송수입금을 합한 금액은 최저임금액 이상이지만, 고정급은 최저임금액 미만이었던 일반택시운송사업자의 경우 임금 총액을 인상하지 않더라도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그 금액이 최저임금액 이상이 되게끔 조절함으로써 개정된 최저임금법을 준수하도록 한 것이었다(헌법재판소 2011. 8. 30. 선고 2008헌마477 결정 참조).
이와 같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신설 취지를 고려하여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본다.
이 사건 합의의 효력
이 사건 합의 사실의 인정 여부
제1심 증인 E의 증언 및 올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2008. 3. 16.경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장으로 선출되어 이 사건 합의서 작성일자 무렵에도 조합장의 지위에 있었던 E이 제1심 증인으로 출석하여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갑 제8,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E이 원고의 대표이사인 F를 근로기준법위반 및 최저임금법 위반으로 고소하였으나, 2014. 4. 23. '피의자(F)는, 2011년도 임금협정이 체결되었으나 위 협정 내용을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소급적용할 경우, 근로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최저임금 미납액보다 근로자들이 회사에 반납해야 할 사납금 인상분이 더 커서 근로자들에게 불리하므로 소급적용하지 않았던 것이지, 처음부터 최저 임금에 미치지 않는 임금을 지급하려 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고의를 부인하고 있고, E의 진술이 피의자의 주장과 일치한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이 내려진 사실, 원고는 별건 소송(전주지방법원 2013가단23473호 임금 사건)에서 이 사건 합의서 우측 하단에 날인된 조합장 명의의 인영과 2011년도 임금협정서 9쪽 우측 하단에 날인된 조합장 명의의 인영의 동일성에 관하여 인영감정을 신청하였고, G은 위 각 인영에 대하여 '동일한 인영으로 사료된다'는 감정결과를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여기에다가 앞서 본 이 사건 법률조항의 신설 취지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는 다음 각 사정, 즉 원고는 임금협정이 언제 체결되는지와 관계 없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시행되는 2010. 7. 1.부터는 피고들에게 초과운송수입금 외에도 최저임금법에서 규정한 최저임금액 이상의 고정급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그에 맞추어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운송수입금 인상 등을 통하여 수입과 지출을 조정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향후 체결되는 임금협정의 내용을 2010. 7. 1.부터 소급적용하기로 하는 합의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이는 점, 이 사건 합의에 의하면 원고는 향후 임금협정에 따라 인상된 임금의 차액을 2010. 7. 1.부터 소급하여 근로자에게 지급하고, 근로자는 향후 임금협정에 따라 인상된 최저운송수입금 차액을 2010. 7. 1.부터 소급하여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하는바, 그 내용이 일방적으로 원고에게 유리하거나 근로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합의서는 진정하게 작성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들이 제출한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만으로 위와 같은 판단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그렇다면 처분문서인 이 사건 합의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이 사건 합의서에 기재된 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므로,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2011년도 임금협정의 효력을 소급적용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된다.
2011년도 임금협정의 소급적용 가부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에게서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합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7790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합의는 향후 체결될 임금협정에서 인상될 것이 예상되는 최저운송수입금에 대하여 그 인상분을 소급하여 지급할 의무를 근로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으로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최저임금법의 시행으로 인하여 원고는 2010. 7. 1.부터 최저임금 이상의 고정급을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바, 원고로서는 임금협정이 오랜 기간 동안 체결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하여 소급적용의 합의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이는 점, 이 사건 합의 내용이 근로자에게 현저히 불리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향후 임금협정 체결 과정에서 이 사건 합의에 따른 소급적용을 고려하여 임금 및 최저운송수입금의 액수를 조정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노동조합이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한 것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근로자들의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있다.
또한 '2011년도 임금협정서'에 그 유효기간을 2011. 8. 1.부터로 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당사자 사이에 이 사건 합의를 무효화하기로 하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오히려 2011년도 임금협정의 유효기간을 2011. 8. 1.부터로 정한 것은, 2011. 7. 10.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가 다시 협의를 거쳐 2011. 9. 9. 2011년도 임금협정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노·사 간 합의로 위 2011. 7. 10.자 임금협정서는 2011. 7. 급여분에 한하여 적용하기로 합의하였기 때문이라고 보일 뿐이다).
따라서 이 사건 합의에 기하여 2011년도 임금협정의 내용을 2010. 7. 1.부터 소급하여 적용할 수 있다.
원고의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임금반환청구
이미 구체적으로 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어서, 노동조합이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는 이상 사용자와 사이의 단체협약만으로 이에 대한 포기나 지급유예와 같은 처분행위를 할 수 없으므로, 단체협약으로 근로자에게 이미 지급한 임금을 반환하도록 하는 것은 그에 관하여 근로자들의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이 없는 한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7631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합의는 향후 체결될 임금협정에서 최저임금법의 시행에 따라 원고가 피고들에게 지급할 고정급이 인상되는 대신, 피고들이 원고에게 지급할 최저운송수입금도 인상될 것을 전제로 하여, 소급적용시 원고는 피고들에게 임금 차액을, 피고들은 원고에게 최저운송수입금 차액을 각각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합의 내용 자체는 근로자에게 이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을 단체협약에 의하여 반환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어서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아야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원고의 이 사건 청구 중 임금반환청구 부분은 2008년도 임금협정에 따라 피고들에게 지급한 임금보다 2011년도 임금협정에 따라 계산한 피고들에게 지급할 임금이 더 적다고 주장하면서 그 차액분을 반환하라는 것인바, 이는 이 사건 합의 체결 당시 당사자가 예정한 내용이 아니고, 이 사건 합의를 한 취지에도 맞지 않는데다가, 이미 구체적으로 지급청구권이 발생하여 지급까지 완료된 임금에 대하여 그중 일부를 소급적으로 반환하라는 것이어서 근로자들의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이 없는 한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인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합의에 대하여 피고들의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이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원인에 관한 주장 중 임금반환청구에 관한 부분은 이유 없다.
최저운송수입금 인상분 지급청구
임금반환청구의 경우와는 달리, 최저운송수입금 차액을 소급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은 이 사건 합의 내용에 포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구체적으로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에 대한 처분행위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피고들은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원고에게 2010. 7. 1.부터 2011. 7. 31.까지의 최저 운송수입금 인상분, 즉 실제 근로일수에 따라 1일 4,000원씩 계산한 금액(별지 표 중 '추징액'란의 각 해당 합계금액과 같다)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소결론
그렇다면, 원고에게 미납한 최저운송수입금으로, 피고 B은 1,252,000원, 피고 C는 1,344,000원, 피고 D는 1,344,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부본 최종 송달일 다음날인 2013. 8. 29.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당심 판결선고일인 2016. 6. 29.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각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각 인용하고, 이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봉규(재판장) 김소연 유동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