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21. 4. 21. 선고 2019구단117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14. 3.경 B병원에서 ’만성 폐쇄성 폐질환‘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왔다.

나.

원고는 2017. 5. 25. 피고에게 “분진사업장에서 광물가공업무를 수행하면서 결정형 유리규산에 장기간 노출되었고, 이로 인하여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 발병하였다”는 이유로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다.

다.

피고는 2018. 10. 11. 원고에게 “① 원고가 여러 사업장에서 원석가공, 원석채굴, 수정가공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진술하나, 4대보험과 국세청 자료에서 일부만 근무이력이 확인되는 점, ② C연구소에 역학조사를 의뢰한 결과 ‘분진 노출기간이 다소 짧고, 누적노출량이 적다고 판단되어 직업관련성이 낮다’라고 판단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양 불승인 결정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대하여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19. 2. 11. 원고의 심사청구를 기각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가 2019. 5. 10.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는 2019. 8. 26. 원고의 재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1972년경부터 2000년경까지 사이에 약 26년 동안 광산 및 보석가공 업체에서 주로 수정 등 가공 업무를 수행하면서 결정형 유리규산이 포함된 분진에 장기간 노출되었고,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 발병하였으므로, 원고의 업무와 위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가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원고의 분진사업장 근무기간

1)

원고는 만 13세가 되는 해인 1972년경부터 2000년경까지 군복무 기간을 제외한 약 26년 동안 광산 및 보석가공 업체에서 수정 등을 가공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주장한다.

2)

갑 제8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의 직력정보에는 원고가 1988. 4. 28.부터 같은 해 5. 31.까지 주식회사 D의 보석세공원으로 근무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국민연금 가입증명상으로는 원고가 위 근무이력 외에 1989. 1. 4.부터 1989. 3. 31.까지 E 주식회사에서 수정가공 작업에 종사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국세청 소득금액증명에 따르면 주식회사 F(1983년), G 주식회사 및 H 주식회사(1985년), 주식회사 I(1986년 ~ 1987년), 주식회사 J(1987년), 주식회사 D(1987년 ~ 1988년)에서 원고의 근로소득이 발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그 밖에 원고가 주장하는 나머지 기간, 특히 1972년부터 1980년까지의 기간에 대해서는 원고의 진술 외에 달리 원고의 직업력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한편, 원고는 1990년경부터 2000년경까지 약 10년 동안은 E 주식회사에서 퇴사한 후 특정 사업장에 속하지 않고 가내수공업으로 자택에서 보석 가공 업무를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다.

원고의 흡연력

을 제3호증의 1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B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2014. 3. 3. 당시까지 약 30년 동안 매일 1갑 가량의 흡연을 해 오고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라.

익산 귀금속단지 귀금속보석가공업체의 분진 노출수준(1999년)

원고는 주로 익산 지역의 업체에서 수정 등 가공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고, 갑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 1999. 12.경 익산시 영등동 소재 귀금속단지에서 수정을 취급하는 귀금속보석가공업체 및 그 종사자와 이직자들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분진의 노출수준(이하 ’1999년 분진 노출수준 조사결과‘라고 한다)은 다음과 같이 조사되었다.

마.

의학적 소견

이 법원의 K협회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에 의하면, 감정의들은 다음과 같은 의학적 소견을 밝히고 있다.

1)

직업환경의학과 감정의

◾ 직업적으로 결정형 유리규산 및 호흡성 분진에 노출되면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 호흡성 분진이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노출기간과 노출정도를 명확히 규정할 수 있는 근거는 존재하지 않지만,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 직업적 노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 폐 발달이 아직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직업적 노출에 준한 만성적 분진 노출이 발생한다면 성인에 비해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 분진 농도가 높을수록, 결정형 유리규산의 함유량이 높을수록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발병 위험은 커질 수 있다.

◾ 흡연과 직업력 모두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발병에 기여하나, 기여 정도를 정량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 1999년 분진 노출수준 조사결과를 전제로 할 때,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 유발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 누적 노출량이 발병과의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론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2)

결핵 및 호흡기내과 감정의

◾ 결정형 유리규산 흡입이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 호흡성 분진으로 인한 ‘만성 폐쇄성 폐질환’ 발병의 노출량 및 기간에 대한 연구들은 있으나 명확히 정해진 기준은 없다.

◾ 13세의 소아시기에 호흡분진에 의해 폐 손상이 발생된다면 폐 발달의 저하로 성인에서 ‘만성 폐쇄성 폐질환’ 발병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 일반적으로 10갑년 이상이면 ‘만성 폐쇄성 폐질환’ 발생의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흡연이 가장 큰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발생 원인이며 가장 강력한 원인 물질로 판단된다.

◾ 흡입 유리규산의 경우 0.1~2mg/㎥의 규산 농도에서 통상 30년 이상 노출시 폐기능이 감소된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 발생된다는 관련 리뷰 저널이 있고, 이들을 고려하여 판단한다면 1999년 분진 노출수준 조사결과에 따른 노출량만으로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 발병과 호흡분진 노출과의 연관성은 낮으리라 판단된다.

◾ 30갑년의 흡연력이 ‘만성 폐쇄성 폐질환’ 발병에 미치는 영향은 90% 이상으로 판단된다.

◾ 원고의 경우 ‘만성 폐쇄성 폐질환’ 발병요인에서 흡연이 차지하는 비중이 85~90%로 여겨진다. 원고의 흡연갑년이 30갑년으로서 일반적인 ‘만성 폐쇄성 폐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지기 시작하는 10갑년보다 현저히 높다는 점을 고려할 수 있다. 원고의 호흡분진(특히 유리규산)의 노출량이나 기간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유리규산으로 인한 폐기능을 현저히 나쁘게 하는 기간 및 농도에 미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호흡분진이 ‘만성 폐쇄성 폐질환’발병/진행에 미치는 영향은 10~15% 내외로 판단된다.

바.

상당인과관계 유무에 대한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에서 규정하는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10. 27. 선고 2004두8606 판결 등 참조). 한편, 상당인과관계는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같은 작업장에서 근무한 다른 근로자의 동종 질병에의 이환 여부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8. 28. 선고 2007두11801 판결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앞에서 본 원고의 근무기간, 흡연력, 근무환경 및 의학적 소견 등과 갑 제2, 4, 5, 8호증, 을 제4호증의 1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광산 및 보석가공 업체에서 원석채굴, 수정 등 가공 업무를 수행하면서 노출된 결정형 유리규산 등의 분진과 원고의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발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①

원고가 광산 및 보석가공 업체에서 근무하였다고 주장하는 기간 중 피고의 직력정보나 국민연금 가입증명, 국세청 소득금액증명을 통해 인정되는 수정가공업체 근무기간은 1983년경부터 1989. 3. 31.까지로서 계속근무를 전제로 하는 경우 원고의 수정가공 사업장 근무기간은 약 7년 남짓이다.

②

피고의 의뢰에 따라 업무관련성 전문조사를 실시한 C연구소는 원고의 진술을 받아들여 1972년경부터 1989. 3. 31.까지 중 약 15년 동안의 직업력이 인정됨을 전제로 업무관련성을 판단하고 있으나, 1972년경부터 1980년경까지의 기간에 대한 직업력은 원고의 진술만을 기초로 한 것이다. 비록 원고가 오래 전 근무하였던 사업장의 폐쇄 등으로 인하여 실제 근무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 제출이 곤란한 사정이 존재하고, 원고의 분진노출기간을 판단함에 있어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원고가 주장하는 위 기간 중 일부를 분진노출기간으로 고려할 필요는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진술 외에 다른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이상 원고가 주장하는 전체 기간을 분진노출기간으로 인정하기는 어렵다.

③

원고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E 주식회사에서 퇴사한 후 1990년경부터 2000년경까지 약 10년 동안은 특정 사업장에 속하지 않고 가내수공업으로 자택에서 보석 가공 업무를 하였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산업재해보상보험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며,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 복귀를 촉진하기 위하여 이에 필요한 보험시설을 설치ㆍ운영하고, 재해 예방과 그 밖에 근로자의 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같은 법 제5조 제2호는 ’근로자‘를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로 정의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37조 제1항은 ’근로자‘에게 업무상 사고 또는 질병 등이 발생한 경우를 업무상 재해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그 재해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의 업무로 인한 것임을 필요로 하는바, 원고가 1990년경부터 2000년경까지 보석 가공 업무를 수행한 약 10년의 기간은 원고가 그 업무를 특정 사업장의 ’근로자‘로서 수행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원고의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원인이 되는 분진노출기간으로 고려할 수 없다.

④

일반적으로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가장 중요한 발병원인은 흡연으로 알려져 있고, 이 사건 결핵 및 호흡기내과 감정의 또한 흡연력 10갑년 이상인 경우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아지기 시작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원고는 2014. 3.경 이전까지 약 30년 동안 매일 약 1갑씩 흡연을 해 왔는바, 원고가 2014. 3.경 B병원에서 진단받은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원고의 장기간에 걸친 흡연으로 인하여 발병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⑤

이 사건 감정의들은 모두 1999년 분진노출수준 조사결과를 기초로 할 때 원고의 누적 분진노출량만으로 ’만성 폐쇄성 폐질환‘ 발병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소견을 밝히고 있다. 비록 원고의 분진사업장에서 보석가공업무를 수행한 시기가 1999년보다 이전이고 원고가 보석가공업무를 수행할 때 얼굴을 보석 가까이 대고 작업을 함에 따라 분진노출량이 1999년 분진노출수준 조사결과보다 더 높았을 수는 있으나, 객관적인 자료로 뒷받침되지 않는 단순한 가능성만으로 인과관계가 추단된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⑥

한편, 이 사건 감정의들은 성인이 되기 전 호흡분진에 노출되는 경우 성인에 비하여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거나 성인이 되었을 때 ’만성 폐쇄성 폐질환‘ 발병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으나, 1972년경부터 성인이 되기 전까지 광산 및 보석가공 업체에서 수정 등을 가공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전혀 없는 이상 원고가 성인이 되기 전 분진사업장에서 보석가공업무 등을 수행하면서 입은 폐 손상이 ’만성 폐쇄성 폐질환‘ 발병에 영향을 미쳤음을 전제로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를 판단할 수도 없다.

사.

소결론

따라서 원고가 보석가공업체 등에서 수행한 업무와 ’만성 폐쇄성 폐질환‘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가 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