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20. 12. 17. 선고 2020노1220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B빌딩의 소유자가 아니어서 사용자가 될 수 없고, C은 이 사건 건물을 청소하거나 관리한 적도 없다. 주차장 부지를 임차한 2015. 1. 1. 이후에는 C과 기존의 근로계약을 해지하고 주차장 관리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이고, 이에 따라 C은 주차료를 받아 수익을 얻은 것이지 C을 고용한 사실이 없는데도 이와 달리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7도317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 또는 도급계약인지보다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대한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C이 체결한 계약의 성질을 불문하고 2015. 1. 1. 이후에도 C은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하고, 피고인은 사용자로서 C과 실질적인 근로계약이 있었다고 인정되는바,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전주시 완산구 B빌딩(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은 K과 피고인 아들 H의 공동소유였음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인은 건물 매매와 관리 권한을 위 소유자들에게 위임받았다고 자인하고 있고, K이 작성한 확인서에도 피고인이 자신과 H로부터 보수 없이 건물관리 등을 위임받아 대행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건물의 소유자는 아니지만 관리할 권한은 있었고, 건물 청소나 관리업무를 담당할 직원을 고용할 권한도 있었다고 인정된다.

2)

C은 피고인이 임금을 미지급한 2016. 12. 1.부터 2017. 6. 15.까지 B(명목상 대표자 H)에 재직하고 있는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였고, 이 사건 건물의 전 소유자인 D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건물청소, 출입구 개폐, 경리업무 등 관리업무를 해왔는데, K과 H이 이 사건 건물을 매수한 이후에도 피고인의 부탁으로 이 사건 건물 관리업무를 계속해오다가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주차장 관리도 맡은 것으로 보이는바, 기존 근로계약에 따른 업무 범위에 주차장 관리가 추가된 것일 뿐 기존 근로계약의 성격이 변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주차장 부지는 건물 소유자인 K이 임차하였지만, 피고인이 매월 55만 원씩 차임을 지급한 점, C은 주차장이 막히기 전까지 B빌딩 방문객을 제외한 외부차량과 정기주차 수입만 가질 수 있었고, 건물 관리업무의 단순성 등을 고려하면 C이 손실에 대한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면서 이윤창출을 위해 급여를 포기하고 자신의 독립된 계산으로 이 사건 건물이나 주차장을 관리할 동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4)

피고인이 C을 상시적으로 지휘·감독한 것으로 보이지 않지만, 이는 해당 사업장의 업무가 단순하고 반복적인 육체노동으로 그 성질상 사용자가 굳이 관여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바, 근로계약의 성질을 부정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

5)

C은 피고인이 주차장 부지 임대료를 내지 못하여 토지주인이 주차장을 막아 더 이상 주차료를 받을 수 없어 피고인에게 전화하자 '못 받은 임금은 150만 원씩 쳐서 나중에 건물 팔리면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마무리까지 잘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취지로 법정에서 진술한바, 위증죄로 처벌받을 위험성을 감수하면서까지 허위의 진술을 구체적으로 꾸며내 위증할 동기나 이유를 찾기 어렵고, C이 피고인을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청구의 소에서 피고인이 패소 확정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아도 C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고상교(재판장) 정우석 최종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