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누구든지 변호사가 아니면서 변호사나 법률사무소를 표시 또는 기재하거나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법률 상담이나 그 밖의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뜻을 표시 또는 기재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변호사가 아닌 공인노무사임에도 2019. 8.경부터 2021. 9. 11.경까지 전주시 완산구 B건물 4층 C호에 있는 피고인의 공인노무사 사무실에서, 그곳 건물 외벽 및 출입문 간판, 명함에 「노동법률사무소 D」이라는 표시를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변호사가 아니면서 법률사무소를 표시하였다.
판단
변호사법은 제112조 본문과 같은 조 제3호 전단에서 ‘변호사가 아니면서 변호사나 법률사무소를 표시 또는 기재한 자’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여기서 ‘변호사를 표시 또는 기재’한다고 함은 ‘변호사’라는 명칭을 사용하여 ‘변호사법에 따른 변호사’임을 표시 또는 기재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행위를 처벌하는 취지는 법률 소비자를 보호하고 법률 시장의 혼란을 방지하고자 함에 있으므로, ‘변호사를 표시 또는 기재’하는 행위가 있었는지는 ‘변호사’라는 명칭이 사용된 경위와 방법, 표시 또는 기재된 내용의 전체적인 맥락, 변호사 자격에 관한 오인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도7563 판결 참조). 변호사법 제112조 제3호 전단의 규정 형식, 변호사법의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변호사가 아니면서 법률사무소를 표시 또는 기재’한 경우에도 위 법리를 적용할 수 있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고인의 공인노무사 사무실에서 건물 외벽 및 출입문 간판, 명함에 ‘노동법률사무소 D’이라는 표시를 한 사실은 인정되나,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행위가 변호사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은 자신의 사무소를 표시함에 있어 개업노무사들이 많이 사용하는 ‘노동법률사무소’와 ‘노무사사무소’ 중 ‘노동법률사무소’를 선택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실제로 상당한 수의 노무사들이 ‘노동법률사무소’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 일시 이전인 2017. 6. 1. 개업 당시부터 ‘노동법률사무소 D’이라고 표시된 간판 등을 사용해 왔고, 공소사실 기재 일시인 2019. 8.경 사무소를 이전하여 간판 등을 설치하였을 뿐이다.
공인노무사법 제2조는 공인노무사의 직무에 관하여 ‘1. 노동 관계 법령에 따라 관계 기관에 대하여 행하는 신고·신청·보고·진술·청구(이의신청·심사청구 및 심판청구를 포함한다) 및 권리 구제 등의 대행 또는 대리, 2. 노동 관계 법령에 따른 서류의 작성과 확인, 3. 노동 관계 법령과 노무관리에 관한 상담·지도, 4. 「근로기준법」을 적용받는 사업이나 사업장에 대한 노무관리진단, 5.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52조에서 정한 사적 조정이나 중재, 6. 사회보험 관계 법령에 따라 관계 기관에 대하여 행하는 신고·신청·보고·진술·청구(이의신청·심사청구 및 심판청구를 포함한다) 및 권리 구제 등의 대행 또는 대리’를 규정하고 있다. 공인노무사는 노동 관계 법령에 대하여는 일정한 범위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공인노무사법이 정한 바와 소극적으로 변호사법이 제한한 변호사의 법률사무와 오인될 여지가 없는 한도에서는 법률 관련 업무를 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은 ‘법률사무소’라는 표시를 독자적으로 기재하지 않고, ‘노동’과 함께 병기하여 ‘노동법률사무소 D’이라고 표시하였고, 명함과 간판에 사무소의 표시와 함께 ‘A 노무사’, ‘공인노무사 A’이라고 기재하였다. 명함과 간판에 표시된 ‘노무사’라는 기재의 형태나 위치, 글자의 크기 등에 비추어 보면, 변호사가 아닌 노동 관계 법령에 대하여 일정한 법률 관련 업무를 할 수 있는 ‘노무사’의 사무실이라는 점은 일반인이 충분히 인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변호사를 사칭하거나 노동 관련 업무 이외의 법률사무를 취급하려고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한편, 피고인은 2021. 9.경 ‘노무법인 D’을 설립하고, 건물 외벽 및 출입문 간판, 명함의 표시도 ‘노무법인 D’로 변경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점 및 위에서 본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변호사를 사칭하거나 노동 관련 업무 이외의 법률사무를 취급하려는 인식이나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지윤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