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D은 법률사무종사기간 경과 후 새로운 입사과정을 거쳐 법무법인 C에 입사하였는바, 법률사무종사기간 동안의 근로와 그 이후 기간 동안의 근로 사이의 ‘계속성’이 인정되지 않아 D의 계속근로기간은 1년 미만에 해당한다. 또한, 피고인은 D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가 불확정적인 상황에서도 퇴직금 상당의 금원을 지급하는 등 퇴직금 미지급의 고의도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며,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D의 법률사무종사기간 6개월이 계속근로기간에 포함될 수 없다는 주장 관련
법무법인 C은 2018. 5. 14.경 D을 채용하면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법률사무종사기간 6개월이 경과한 후 피고인이 D을 새로 입사시켰다고 주장하는 시점에도 별도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으며, D이 근무를 시작한지 1년이 경과한 2019. 5.경에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바,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D의 법률사무종사기간 6개월이 지난 후 D이 법무법인 C에 새로 입사하였음을 인정할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피고인은 법률사무종사기관에서 법률사무에 종사하는 것은 ‘H가 실시하는 연수’와 동일한 가치를 가진다고 주장하나, 현행 변호사법 제21조의2 제1항은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자는 통산하여 6개월 이상 법률사무종사기관에서 법률사무에 종사하거나 H의 연수를 마치지 아니하면 단독으로 법률사무소를 개설하거나 법무법인 등의 구성원이 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위 법에서 연수를 담당할 수 있는 기관은 원칙적으로 H이고, 연수대상자는 법학전문대학원 수료 후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변호사로서 법률사무종사기관에서 6개월간 법률사무에 종사하지 아니하는 자가 그 대상이 된다 할 것이므로, D은 연수대상자가 아니고 법률사무종사기관에 종사하는 자에 해당한다. 또한, 법률종사기관 지정신청을 위해서는 법인등기부등본 또는 사업자등록증, 5년 이상 경력변호사 및 소속변호사 명단(성명, 생년월일, 연수원 기수를 표로 만들어서 첨부), 시설여건이 법률사무종사에 적합함을 확인할 수 있는 증빙서류, 법률사무종사자 실무수습 계획서를 법무부에 제출하여야 하는바, 법무법인 C은 법무부에 법률사무종사기관 지정 신청을 하여 법률사무종사기관으로 지정된 것으로 보이고, 법무법인 C은 위 법무법인의 사정에 따라 수습변호사를 채용하지 않을 수도 있었음에도 위 법무법인의 필요에 의하여 법률사무종사기관 지정신청을 하고 D을 고용한 측면도 있어 보이는바, 법률사무종사기관에서 법률사무에 종사하는 것을 ‘H가 실시하는 연수’와 동일한 가치를 가진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은 D이 법률사무종사기간 동안 ‘법률사무종사기간 담당 변호사 명의 서면 작성 보고 및 상담보조, 변호인으로 선임된 경력 변호사와 함께 변호인 접견’만 가능하였으므로, ‘법률사무종사기간을 마치고 H에 등록한 변호사’와 ‘그렇지 아니한 변호사’는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업무에 종사할 수밖에 없고, 양자 사이에는 근로의 계속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나, 법률사무종사기간 중에 ‘법률사무에 종사’한다고 하여 ‘법률사건’에 대해서 어떤 실습도 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고, 변호사법 시행령 제2조 제2항 제3호는 법률사무종사기관의 지정요건으로 ‘소송에 관한 행위, 행정처분의 청구에 관한 대리행위 또는 일반 법률 사무를 주로 취급하는 부서 또는 담당자가 있을 것’을 정하고 있는바, 변호사법이 소송에 관한 행위 등을 법률사무종사기간 중에도 처리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실제 D은 6개월의 법률사무종사기간 동안 사용자인 법무법인 C으로부터 법률문서작성, 법률상담 등 업무를 지시받고, 그에 대한 첨삭이나 지시를 받았으며, 의뢰인과의 상담도 한 것으로 보이는바, D이 법률사무종사기간 동안 한 업무가 그 기간 경과 후 한 업무와 근본적으로 달라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D의 법률사무종사기간 역시 계속근로기간에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심은 D이 법률사무종사기간 동안 법무법인 C으로부터 임금 명목으로 매월 금전을 수령하였으며, 위 소득이 세무관청에 근로소득으로 신고 되었음을 유죄의 근거로 보았다. 그런데, 위 근로소득 신고는 관련 민사 판결 이후 소급해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적절한 이유 설시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D의 위 소득이 세무관청에 근로소득으로 신고 되었다는 점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D이 법률사무종사기간 동안 법무법인 C에서 위 법무법인의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며 매월 임금 명목으로 금전을 수령한 사실은 인정되므로, D이 법률사무종사기간 및 그 기간 경과 후에도 위 법무법인에 속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갖고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판단한 원심의 결론에는 잘못이 없다.
퇴직금 미지급의 고의가 없다는 주장 관련
관련 법리
임금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근로기준법 제112조, 제36조 소정의 임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임시고용원으로 채용되어 근무하다가 중간에 정규사원으로 채용되어 공백기간 없이 계속 근무한 경우처럼 근속기간 중에 근로제공형태(직종 또는 직류)의 변경이 있는 경우에도 임시고용원으로서의 근무기간과 정규사원으로서의 근무기간을 통산한 기간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계속근로년수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5. 7. 11. 선고 93다26168 전원합의체판결).
구체적 판단
D은 2019. 8.경 퇴직을 하며 피고인에게 퇴직금 지급을 요청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D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하였으나 선례나 지침을 찾지 어려워 내부 회의 후 퇴직금 지급대상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리고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인바, 이 과정에서 피고인이 법무부를 비롯한 관할 관청에 질의를 하는 등의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비록 이 사건 수사과정에서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전주지청이 2020. 4.경 법무부에 전화를 하여 관련 질의를 하였고, 이에 ‘실무수습 변호사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대하여 명확한 기준이 없어 실제 업무 내용을 보고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연수생인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함’이라는 회신을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것이지 법률사무종사기간 동안의 변호사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실제 업무 내용을 보고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와 같이 법무부에 대한 질의를 통해 법률사무종사기간을 계속근로기간으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해 어느 정도 답을 얻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이 D의 퇴직 요청시기인 2019. 6.경부터 퇴직일인 2019. 8.경에 이르기까지 이와 같은 노력을 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더 나아가 H에서 법률사무종사기간 동안의 변호사의 근로에 대해 ‘실무수습변호사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제공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위 ‘실무수습변호사 표준근로계약서’ 제6조에는 ‘(근속기간의 합산) 갑은 을과 실무수습 근로계약의 종결과 함께, 새로이 근로계약을 체결할 경우에는 그 실무수습 기간을 퇴직급여 산정시의 근속기간으로 합산하여 반영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존재한다. 피고인은 선례나 지침을 찾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나, 변호사인 피고인으로서는 위와 같은 대법원 판례 및 ‘실무수습변호사 표준근로계약서’의 검토를 통해 D의 법률사무종사기관과 그 이후 기간이 모두 계속근로기간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임에도, 피고인은 만연히 선례와 지침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D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는바, 퇴직금 미지급의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D의 퇴직 직후 퇴직금 상당의 금액을 전액 지급하였다는 주장 관련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D의 퇴직 당시인 2019. 8.경에는 D에 대하여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였다는 것인바, 그렇다면, 피고인이 2019. 8.경 D에게 지급한 300만 원은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위로금 내지 전별금으로 지급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법무법인 C이 변호사 등록비 280만 원을 대납해주었다는 부분은 원심의 판단과 같이 상계를 인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D이 법무법인 C에 이를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이 존재함을 인정할만한 증거도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고상교(재판장) 김범준 김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