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24. 6. 20. 선고 2023가합11605 판결

주문

1.

원고의 정년이 2028. 12. 31.까지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국가공간정보 기본법에 의한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함으로써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고 지적제도와 공간정보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1976. 10. 25. 설립된 공사이고, 원고는 1992. 4. 15. 피고에 입사하여 현재는 부산울산지역본부 B지사 팀장으로 근무 중인 사람이다.

나.

원고는 입사 당시 호적상 생년월일이 C로 등재되어 있었고, 피고의 인사기록 등에도 위와 같은 생년월일이 기재되어 있었다.

다.

원고는 가족관계등록부 등에 실제 생년월일과 다른 생년월일이 기재되어 있다고 주장하면서 창원지방법원 거창지원에 등록부정정신청을 하였고, 2023. 2. 16. 위 법원으로부터 가족관계등록부상 생년월일을 C에서 D로 정정하는 것을 허가한다는 결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원고의 가족관계등록부상 생년월일은 2023. 2. 27. 'D'로 정정되었다.

라.

원고는 위와 같은 정정결정 이후 피고에게 원고의 인사기록상 주민등록번호 및 정년퇴직 예정일을 위와 같이 변경된 생년월일에 맞추어 정정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피고는 주민등록번호와 생년월일만 정정하여 주었을 뿐 정년퇴직일은 그 정정을 거부하였다.

마.

피고의 인사사무처리규칙(이하 '이 사건 규칙'이라 한다) 및 인사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2010. 9. 10. 신설된 이 사건 규칙 제6조 제4항 및 부칙(2010. 9. 10.) 제2조는 피고 직원들의 근로조건을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해당하는데, 피고는 이 사건 규칙 개정에 관하여 노동조합 내지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를 받은 바가 없으므로 위 규칙은 강행법규인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더욱이 원고는 이 사건 규칙 개정 당시 백혈병으로 투병하였던 아들의 간호를 위해 휴직 중이어서 위와 같은 개정을 개별적으로 통보받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다른 형제들의 생년월일도 모두 잘못 등재되어 있었기 때문에 위 형제들의 동의를 받는 문제 등으로 생년월일의 정정이 늦어지게 된 특별한 사정도 존재한다. 따라서 위와 같은 사정을 모두 종합하면, 원고의 정년은 실제 생년월일인 D를 기준으로 피고의 인사규정 제45조 제2, 3항에 의해 산정한 2028. 12. 31.까지로 봄이 옳으므로, 이에 대한 확인을 구한다.

나.

피고

피고는 2010. 9. 10. 이 사건 규칙을 개정하여 신규입사자가 채용당시 생년월일을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입사일로부터 5년 이내에 변경요청을 하도록 하고, 기존 직원들에 대하여는 부칙에 따라 2012. 12. 31.까지 법원의 판결을 받아서 생년월일을 변경하도록 요청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규칙에 관하여 당시 시행되던 2010년 단체협약 제8조에 따라 피고 노동조합의 의견 및 동의를 구하였고, 피고 노동조합도 반대 의사 없이 이를 수용하였다.

고령자고용법 제19조가 시행되기 전에는 개별 사업장마다 자율적으로 정년제도를 정할 수 있었으므로, 위 규정이 시행되기 전 피고가 근로계약이나 단체협약을 통해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하거나 정년의 기산일을 달리 정하였더라도 무효라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규칙의 부칙(2010. 9. 10.) 제2조에 따라 2013. 1. 1. 이후부터 채용당시 생년월일을 적용해 원고의 정년을 2025. 12. 31.로 계산한 것은 고용자고 용법 제19조가 시행되기 전 자율적으로 취업규칙을 통해 정년의 기산일을 정한 것이므로 적법하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정년 제도의 설정 여부나 기준 등은 원칙적으로 개별 사업장마다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다만 2013. 5. 22. 개정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에 의하면,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하고(제1항),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간주되므로(제2항), 근로자의 정년을60세 미만이 되도록 정한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단체협약은 위 규정에 위반되는 범위 내에서 무효이고, '정년'은 실제의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11. 10. 선고 2019다282333 판결 참조).

2)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2023. 5. 11. 선고 2017다35588, 35595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을 제4 내지 6, 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E, 고응노동부 전주고용노동지청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를 받지 않고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에 해당하는 이 사건 규칙 제6조 제4항 및 부칙(2010. 9. 10.) 제2조를 신설한 것이라고 봄이 옳고, 이와 같이 보는 이상 위 규정은 그 유효성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결국 원고의 정년은 실제 생년월일인 D를 기준으로 피고의 인사규정 제45조 제2, 3항에 의해 산정한 2028. 12.31.까지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그리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가 그 확인을 구할 이익도 인정된다.

①

원래 이 사건 규칙 제6조 제3항은 "호적의 생년월일을 변경하고자 할 때에는 법원의 판결을 받아야 하며 이 경우 규정 제35조에 따른 정년기산은 채용당시의 생년월일에 의한다."고 규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정년을 얼마 앞두고 호적상 생년월일을 정정한 경우라도 그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정년의 연장을 요구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2008두21300) 이후 사실상 위 규정과 관계없이 실제 생년월일로 정정한 이후 이를 근거로 정년 연장을 요구하는 것이 가능해지자 피고는 2010. 9. 10. 이 사건 규칙을 개정하면서 제6조 제4항 등을 신설하여 입사일로부터 5년이 경과한 직원의 경우 무조건 채용당시의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정년기간을 산정하여야 하나 예외적으로 2012. 12. 31.까지만 판결로서 생년월일의 변경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이전 규정과 관계없이 법원의 판결로 생년월일을 정정한 후 그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정년의 연장을 요구할 수 있었던 근로자들에게 그 정년의 연장을 요구하는 시기에 있어 제한을 가하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이 사건 규칙의 개정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봄이 옳다(이에 대하여는 피고도 별달리 다투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②

한편, 이와 같이 이 사건 규칙을 개정한 이후 피고가 수신자를 노동조합으로 하여 2010. 9. 10. "붙임과 같이 이 사건 규칙을 개정 시행하오니 업무처리에 만전을 기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고, 2010. 9. 13. 이 사건 규칙 관련해 "현재 공사에서 근무 중인 직원 중에서 입사당시의 생년월일을 변경하고자 하는 직원은 2012. 12. 31.까지 법원의 판결을 받아서 변경 요청하여야 하며, 그때까지 생년월일을 변경 신청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관련규정에 의하여 2013. 1. 1.부터 채용당시의 생년월일을 적용해 정년을 기산함을 알려드리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③

그런데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대한 노동조합의 동의 내지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 요건은 단순히 요식적으로 거쳐야 하는 절차 이상의 중요성을 갖는 유효요건이므로,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관하여는 개인적으로 동의한 근로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최소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봄이 옳다(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7다35588, 35595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91. 9. 24. 선고 91다17542 판결 등 참조).

④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이 사건 규칙을 개정하면서 공문 외에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거나 회의를 비롯한 집단적 의견교환 절차를 진행하는 등 충분한 시간을 들여 2010년 단체협약 제8조에서 정한 의견청취 절차를 거쳤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고, 이 사건 규칙을 개정한 후 일정한 경과기간을 두지 않은 채 부칙을 통하여 개정일인 2010. 9. 10.을 곧바로 시행일로 삼았으며 불과 3일이 경과한 2010. 9. 13. 근로자들에게 구체적인 유의사항까지 보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수신자를 노동조합으로 하여 앞서 살핀 공문들을 보냈다는 사정만으로는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이 사건 규칙의 개정에 관하여 근로자들 과반수의 동의를 얻었다고 보기 어렵다.

⑤

또한 당시 피고 노동조합의 사무처장으로서 2009. 10. 1.부터 2012. 9. 30.까지 근무하였던 E도 이 사건 규칙의 개정에 관하여 노동조합이 의견을 밝혔는지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을 하고 있고, 피고 노동조합이 피고가 단체협약 등을 위반하였을 경우 이를 피고에게 통보하는 것이 보통임에도 이 사건에서는 위와 같은 내용이 확인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규칙의 개정에 관하여 노동조합의 동의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등의 피고 주장은 근로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관하여 노동조합의 묵시적 동의가 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이는 앞서 언급한 법리에 반하여 받아들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세황(재판장) 이동진 김선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