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26. 3. 20. 선고 2024가단20975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최저임금법의 적용사업장이고, 피고B, C, D, E, K과 망 L(2019. 8. 10. 사망, 이하 망인과 위 피고들을 통틀어 편의상 '피고들'이라 한다)은 원고 소속 택시운전기사로 근무한 사람들이고, 피고 F, G, H, I, J은 망 L의 상속인들이다(이하 '피고 B, C, D, E, K과 피고 F, G, H, I, J'을 합하여 '이 사건 피고들'이라 한다).

나.

원고는 2015년 및 2016년 임금협정에 따라 피고들로부터 운송수입금 전액을 지급받고 피고들에게 기본급 및 제수당을 지급하면서, 피고들이 임금협정에서 정한 1일 기준 운송수입금(이하 '기준 운송수입금'이라 한다)에 미치지 못하는 운송수입금을 입금한 경우 그 차액(이하 '기준 운송수입금 미달액'이라 한다)을 미수금 명목으로 공제하고, 피고들이 소정근로시간 외에 추가로 사용한 유류비(이하 '추가 유류비'라 한다)가 있다고 보는 경우에 이 또한 미수금 명목으로 급여에서 공제하여 나머지 금액만을 지급하였다(이하 원고가 미수금 명목으로 공제한 '기준 운송수입금 미달액'과 '추가 유류비'를 합하여 '이 사건 각 공제'라 한다).

다.

이 사건 피고들은 원고가 이 사건 각 공제를 하여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급여를 지급한 부분은 최저임금법에 위반되어 무효이므로 원고는 이 사건 피고들에게 "월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재산정한 법정최저임금액[별지1 미지급 임금 산정표 상 법정최저임금(A)]"에서 "원고가 피고들에게 기지급한 임금 중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의3에 따라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각 임금 항목의 합계액(①+②+③+④)에서 원고가 공제한 미수금을 뺀 금액[별지1 미지급 임금 산정표 상 비교대상임금(B), 이하 '비교대상 임금'이라 한다]"을 공제한 차액(이하 '최저임금 미달액'이라 한다)을 미지급 최저임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원고를 상대로 임금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라.

위 사건의 항소심 법원(전주지방법원 2019나5034호)은 2023. 11. 8. 이 사건 각 공제를 이루는 기준 운송수입금 미달액, 추가 유류비를 모두 공제한 후의 급여를 토대로 피고들의 비교대상 임금을 산정하여, 원고는 이 사건 피고들에게 최저임금액과의 차액, 즉 최저임금 미달액[별지1 미지급 임금산정표의 각 원고별 '인용금액(A-B)']을 미 지급 최저임금으로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원고는 위 판결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에서 2024. 3. 14. 상고 기각되어 위 판결(이하 '전소 확정판결'이라 한다)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마.

원고는 전소 확정판결에 따라 이 사건 피고들에게 최저임금 미달액을 미지급 최저임금으로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원고는 이 사건 각 공제가 이미 이루어진 나머지 임금을 피고들에게 지급하였으나, 전소 확정판결에 의하여 최저임금 미달액을 지급함으로써 지급한 최저임금 미달액 한도 내에서는 이 사건 각 공제를 하지 못한 것이고, 전소 확정판결에 의하여 인용된 금액만큼 공제금을 반환한 것이므로 그만큼 공제금에 관한 미수금 채권이 남아 있는 것이다.

전소 확정판결은 주휴시간을 포함시켜 최저임금을 계산한 오류를 범하였고, 이 사건 피고들은 주휴시간이 포함된 만큼 최저임금을 더 지급받은 것이기에 원고가 전소확정판결 금액을 반환함으로써 남아있게 된 미수금 채권에서 원고가 전소 확정판결의 오류를 시정하여 주휴시간을 제외하고 다시 산정한 미지급 최저임금액과의 차액 상당의 반환을 구한다.

나.

피고(본안전 항변)

원고는 전소 확정판결에 따라 최저임금 미달액을 미지급 최저임금으로 피고들에게 지급하였으나, 이 사건에서는 최저임금 미달액을 지급하였다는 이유로 피고들에게 공제금의 반환을 구하는 것으로 이는 전소 확정판결과 모순된 청구를 하는 것으로서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반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민사소송법 제216조, 제218조가 규정하는 '기판력'이란 기판력 있는 전소판결의 소송물과 동일한 후소를 허용하지 않음과 동시에 후소의 소송물이 전소의 소송물과 동일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전소의 소송물에 관한 판단이 후소의 선결문제가 되거나 모순관계에 있을 때에는 후소에서 전소판결의 판단과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작용을 한다(대법원 1995. 3. 24. 선고 94다46114 판결, 1999. 12. 10. 선고 99다25785 판결, 2000. 6. 9. 선고 98다1815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기판력은 전소의 변론종결전에 주장할 수 있었던 모든 공격 및 방어방법에 미치는 것이며 그 당시 알 수 있었거나 또는 알고서 이를 주장하지 않았던 사항에 한하여 미친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1980. 5. 13. 선고 80다473 판결 참조).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따르면, 확정판결의 주문에 포함된 법률적 판단과 동일한 사항이 소송상 문제가 되었을 때 당사자는 이에 저촉되는 주장을 할 수 없고 법원도 이에 저촉되는 판단을 할 수 없다(대법원 1987. 6. 9. 선고 86다카2756 판결,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다261381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그 후소의 구체적인 처리와 관련하여 전소 확정판결에서 승소 부분에 해당하는 부분은 권리보호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부적법한 것이어서 각하되어야 하고, 패소 부분에 해당하는 부분은 그와 모순되는 판단을 할 수 없어 기각되어야 한다(대법원1979. 9. 11. 선고 79다1275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본 확정판결의 기판력의 법리에 의하면, 확정판결의 주문에 포함된 법률적 판단과 동일한 사항이 소송상 문제가 되었을 때 당사자는 이에 저촉되는 주장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소 확정판결에서 최저임금 미달액의 반환을 명하는 판결이 선고되었고 그에 따라 최저임금 미달액이 이 사건 피고들에게 지급되었는데, 원고는 후소인 이 사건에서 전소 확정판결의 그 최저임금 미달액 산정방법에 오류가 있다고 다투며 전소 확정판결에 따라 지급된 최저임금 미달액에서 원고가 전소 확정판결의 오류를 시정하였다고 주장하며 다시 산정한 미지급 최저임금과의 차액의 반환을 구한다. 원고는 후소인 이 사건에서 최저임금 미달액 반환의 형식 대신 미수금(공제금)의 반환을 구하는 형식을 취하였으나 그 실질은 전소 확정판결의 주문에 포함된 법률적 판단(최저임금 미달액의 산정방법)에 관한 오류를 지적하면서 전소 확정판결에서 원고에게 지급을 명한 최저임금 미달액 중 일부의 반환을 구하는 것이어서 후소인 이 사건의 소송물이 전소의 소송물과 동일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전소의 소송물에 관한 판단과 실질적으로 모순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원고는 전소 확정판결의 주문에 포함된 법률적 판단과 동일한 사항에 관하여 전소확정판결의 오류를 지적하며 전소 확정판결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므로 이는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원고가 주장하는 사유는 전소의 변론종결 전에 주장할 수 있었던 공격 및 방어방법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미수금(공제금) 반환청구 부분은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될 수 없다.

설령 이 사건이 전소 확정사건의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피고들에게 최초 임금을 지급하기 전에 이미 운송수입금 미달액 등을 공제하여 지급하였고, 전소 확정판결에서 지급을 명한 것은 운송수입금 미달액이 아니라 최저임금 미달액이다. 결국 운송수입금 미달액 등 공제금은 원고가 피고들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에서 이미 공제된 것이므로 이미 공제된 운송수입금 미달액 등을 피고들로부터 반환받아야 한다는 원고의 이 사건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그 주장 자체로 이유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현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