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결정

전주지방법원 2024. 4. 19.자 2024카합10014 결정

노동조합업무방해금지 등 가처분

주문

1.

이 사건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한다.

이유

1.

소명사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이 소명된다.

가.

채권자는 노동조합으로 산하에 G노동조합 I협동조합지부 'H농협 분회'(이하 '채권자 분회'라 한다)를 두고 있다.

나.

채무자는 <지역명> 일원을 구역으로 하는 농업협동조합법상 지역조합인 법인으로서, 채권자 분회에 소속된 노동조합원들의 사용자이다.

다.

채권자와 채무자가 체결한 2019년도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에 대한 시설·편의 제공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정하고 있다.

라.

2019년도 단체협약 이후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않았고, 채무자는 2023. 5.경 채권자에게 위 단체협약의 해지를 통보하여 2023. 12.경 단체협약의 효력이 상실되었다.

마.

채무자는 2023. 12. 1.경 채권자에게, 기존 단체협약의 효력이 소멸되었음을 이유로 채무자의 본점 건물 4층에 위치한 채권자 분회의 노동조합사무소(이하 '이 사건 노조사무소'라 한다)의 반환을 요구하면서 노조사무소의 폐쇄 및 내부전산망 차단 등을 안내하고, 2023. 12. 7.경 이 사건 노조사무소의 사내전산망을 차단하였다.

바.

한편 채무자는 2024. 1. 9.경 채권자 분회 소속 노동조합원(차장 E)에게 '불법적인 표현을 위한 집회활동에 참여하거나 조력하는 행위의 중단'을 요구하였다.

사.

이에 채권자는, 채무자의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들이 아래 주장과 같이 노동조합 내지 조합원 등에 대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면서 이에 대한 행위금지 등을 구하는 취지의 이 사건 가처분을 신청하였다.

2.

채권자의 주장

가.

채권자 분회는 2002.경부터 채무자의 본점 건물 3층에 위치한 노조사무소를 사용하였고, 2006.경부터 현재까지 본점 건물 4층에 위치한 이 사건 노조사무소를 별다른 문제 없이 사용하여 왔다. 그럼에도 사용자인 채무자가 채권자와 사이에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않자 본점 건물의 업무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① 이 사건 노조사무소의 반환을 요구하고, ② 이 사건 노조사무소의 사내전산망을 차단시키는 한편, ③ 노동조합원에게 집회 참가의 중단을 요구하는 등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이 금지한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

나.

채무자의 위 ①·②·③과 같은 부당노동행위는 노동조합인 채권자의 노동3권 중 핵심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중대한 상황일 뿐만 아니라, 가까운 시일 내에 이 사건 노조사무소의 폐쇄가 예정되어 있는 등 사정을 고려하면, 채무자에 대한 가처분 명령 등을 통하여 이를 조속히 금지시킬 필요가 있다. 또 그 가처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하여 채무자의 가처분 명령 위반시 금전 지급을 명하는 간접강제도 필요하다.

3.

판단

가.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은 다툼이 있는 권리관계에 관하여 본안소송에서 확정될 때까지 사이에 생길 수 있는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또는 그 밖의 필요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허용되는 응급적·잠정적인 처분이고, 더구나 본안판결을 통하여 얻고자 하는 내용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의 권리관계를 형성하는 이른바 만족적 가처분의 경우에는 본안판결 전에 채권자의 권리가 종국적으로 만족을 얻는 것과 동일한 결과에 이르게 되는 반면, 채무자로서는 본안소송을 통하여 다투어 볼 기회를 가져보기도 전에 그러한 결과에 이르게 된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그 피보전권리에 대한 고도의 소명이 요구된다.

또 모든 보전처분에 있어서는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의 존재에 관한 소명이 있어야 하고, 이 두 요건은 서로 별개의 독립된 요건이기 때문에 그 심리에 있어서도 상호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심리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8. 19.자 2003마482 결정 등 참조). 이러한 가처분을 필요로 하는지 여부는 당해 가처분신청의 인용 여부에 따른 당사자 쌍방의 이해득실관계, 본안소송에 있어서의 장래의 승패의 예상, 기타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법원의 재량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7. 10. 14.자 97마1473 결정 등 참조). 특히 본안판결 전에 채권자에게 만족을 주는 경우도 있어 채무자의 고통이 크다고 볼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그 필요성을 인정해야 한다(대법원 2006. 7. 4.자 2006마164, 165 결정 등 취지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앞서 본 사실관계에다가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면, 채권자 주장과 같은 피보전권리 내지 그 보전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나아가 이를 전제로 하는 채권자의 간접강제 신청 부분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1)

이 사건 노조사무소 반환 등(별지 제1항 행위) 관련

노동조합법은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노동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과 관련된 행위를 침해하거나 방해하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를 금지하고 있다(제81조 제1항 각 호). 그중 사용자가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 및 근로시간 면제한도를 초과하여 급여를 지급하거나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사용자의 행위에 대하여 일종의 지배·개입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의 하나로 정하고 있다(제81조 제1항 제4호 본문).

다만, 근로자의 후생자금 또는 경제상의 불행 그 밖에 재해의 방지와 구제 등을 위한 기금의 기부와 최소한의 규모로 노동조합사무소의 제공 및 그 밖에 이에 준하여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운영 또는 활동을 침해할 위험이 없는 범위에서의 운영비 원조행위는 그 예외로 허용하면서(같은 항 제4호 단서), "노동조합의 자주적 운영 또는 활동을 침해할 위험"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운영비 원조의 목적과 경위, 원조된 운영비 횟수와 기간, 원조된 운영비 금액과 원조방법, 원조된 운영비가 노동조합의 총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 원조된 운영비의 관리방법 및 사용처 등을 고려하도록 정하고 있다(제81조 제2항).

사용자의 행위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전체적으로 심리·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게 있으므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존재하였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그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그것을 주장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하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징계나 해고 등 기타 불이익한 처분을 하였지만 그에 관하여 심리한 결과 그 처분을 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면 사용자의 그와 같은 불이익한 처분이 부당노동행위 의사에 기인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5두4120 판결 등 참조).

한편, 사용자가 노동조합에게 단체협약에 따라 무상 제공하여 온 노동조합의 사무소의 사용관계는 민법상 '사용대차'에 해당한다. 사용대차 목적물은 그 반환시기에 관한 약정이 없는 한 계약이나 목적물의 성질에 의한 사용 수익이 종료한 때 또는 사용 수익에 족한 기간이 경과하여 대주가 계약을 해지한 때에 반환하도록 되어 있는 것(민법 제613조)에 비추어 보면, 노조사무소 제공을 포함하는 단체협약 전체가 해지되어 소멸하였다 하더라도 그 사유만으로 당연히 위와 같은 사용대차 목적물의 반환 사유인 사용수익의 종료 또는 사용수익에 족한 기간의 경과가 있다고 할 것은 아니고, 그 반환을 허용할 특별한 사정(예컨대 기존 사무소의 면적이 과대하여 다른 공간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든지 사용자가 이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합리적인 사유가 생겼다는 등)이 있어야만 그 사무소의 명도를 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대법원 2002. 3. 26. 선고 2000다3347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노조사무소 반환 등 문제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을 종합하면, 채무자가 단체협약의 효력이 상실된 이후 채권자를 상대로 이 사건 노조사무소의 반환 등을 구하는 재산권의 행사가 노동조합법이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거나, 채무자에 대하여 가처분 명령으로 그 반환 등의 금지를 구할 필요가 크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가)

노동조합사무소는 노동조합의 존립과 발전에 필요한 일상적인 업무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서 조합활동의 본거(本據) 즉, 근본이 되는 거점이므로,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하여 반드시 요구되고 없어서는 아니 된다. 만일 사용자가 단체협약 등에 따라 노동조합에게 제공하기로 한 노동조합사무소를 정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반환하도록 요구할 경우에는 노동조합에 대한 부당노동행위가 될 여지는 있다.

나)

다만, 앞서 본 바와 같이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4호 본문은 사용자가 부당하게 근로자나 노동조합에 대한 불이익한 행위 외에도 노동조합에 대하여 운영비를 원조하는 등의 행위도 부당노동행위 중 하나로 정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에게 운영비 등을 제공할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을 지배하거나 개입하여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운영 또는 활동을 침해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사용자가 노동조합에게 조합사무소를 제공하는 경우에도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운영 또는 활동을 침해할 위험이 없는 최소한의 규모나 범위 내에서만 부당노동행위의 예외로서 허용될 뿐이다(같은 항 제4호 단서). 만일 노동조합이 사용자의 경제적 지원이나 원조에 의존할 경우에는 오히려 그에 종속되어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운영이나 활동 등이 위축될 위험이 있어, 노동조합법 제81조 제2항에서 정한 제반 사항을 고려하여 노동조합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허용되는 것이다.

다)

나아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4호 단서에서 사용자의 노동조합사무소 제공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고 하여, 노동조합 등이 사용자에게 이를 법적 근거로 하여 노동조합사무소의 제공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뿐만 아니라 사용자도 이를 이유로 노동조합사무소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볼 수도 없다. 결국 이러한 노동조합사무소의 제공에 관한 법률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단체협약' 등에 따라 개별적으로 약정하였는지 여부로 귀결된다.

라)

이 사건의 경우도 채권자와 채무자의 기존 단체협약에 따라 채무자가 채권자분회를 위하여 이 사건 노조사무소를 무상으로 제공하여 왔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후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않고 기존 단체협약의 효력이 소멸되었다는 점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달리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노조사무소 제공을 요구하거나 기존 노조사무소를 계속 점유할 수 있는 정당한 권원을 찾을 수 없으며, 채권자도 이 부분에 관하여 구체적인 주장 및 소명을 하고 있지도 않다. 결국 민법상 사용대차의 법리에 따라 차주인 채권자로서는 그 사용대차 관계가 해지되면 대주인 채무자에게 그 목적물인 이 사건 노조사무소를 반환하여야 함이 원칙이다.

마)

나아가 사용대차 관계에서 해지에 따른 목적물의 반환시기와 관련하여, 그 단체협약의 내용이나 목적물인 노동조합사무소의 본질적 성질 및 노사관계 등 제반사정에 따라 채무자가 반환을 구하는 것을 허용할 만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그와 같은 채무자의 반환 요구가 부당하다고 볼 수 없고 이를 두고 노동조합법이 정한 부당노동행위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이 사건 노조사무소의 반환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반환을 구할 만한 여러 사정이 확인된다.

○

채무자의 본점 건물 4층에 위치한 이 사건 노조사무소의 전용면적은 74.6㎡인데, 노조전임자인 분회장만이 이를 주로 사용하고 있고, 그곳에서 정기적 내지 임시적으로 노조집행간부회의 등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채권자 분회에 소속된 조합원의 수는 현재 30명 내·외로 전체 근로자 대비 10% 정도이고, 그 조합원 중 현재 본점 건물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없다.

○

현재 채무자의 전체 임직원 약 300명 중 최소 65명 이상이 채무자의 본점 건물에서 근무하고 있어, 본점 건물에서 근무하는 소속 직원들의 충분한 업무 공간 등이 필요할 수 있다. 또 채무자 주장과 같이 본점 건물 4층에 위치한 소회의실을 확대할 필요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채무자는 최근 본점 건물의 공간 확충 등을 목적으로 본점 건물 4층에 위치한 이 사건 노조사무소를 이전하여 그곳을 조합원사랑방 및 창고로 변경하고, 기존 조합원사랑방 공간을 소회의실의 추가 공간으로 확장시키는 등 4층의 구조변경을 계획하여 공사견적서를 받기도 하였다.

○

이와 같은 본점 건물의 구조, 이용 현황이나 채권자 분회의 규모, 본점 건물에서 근무하는 직원 수 등에 비추어 볼 때, 본점 건물에서 사용되고 있는 이 사건 노조사무소의 면적이 적지 않다고 볼 여지가 있다.

○

한편,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노동조합 활동의 편의를 위하여 이 사건 노조사무소를 대신할 수 있는 '대체사무실'(이하 '대체사무실'이라 한다)을 기간의 제한 없이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밝히고 있다. 대체사무실은 본점 건물로부터 약 800m 인근에 있는 채무자의 <지점명> 건물 2층에 위치하고 있어, 도보로 이동시 본 점으로부터 약 10~20분이 소요되고 그 전용면적도 이 사건 노조사무소보다 넓으며 지하주차장 등도 마련되어 있어 조합활동을 위하여 사용할 경우 중대한 문제 등은 없어 보인다(한편 대체사무실의 제공기간과 관련하여, 채무자는 2023. 12.경에는 채권자에게 2023. 12. 31.까지만 한시적으로만 제공한다고 하였으나, 그 후 이 사건 심문기일에 출석하여 채권자 분회에게 별다른 기한의 정함이 없이 무상으로 대체사무실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였고, 2024. 4. 9.경 채권자에게 이러한 내용을 공문 형식으로 표시하였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신청의 당부 판단은 이러한 전·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함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

○

다른 한편, 이 사건 노조사무소는 본점 건물 4층 여직원휴게실의 맞은편에 있다. 그런데 채권자 분회의 전임 분회장(F)은 2017. 3.경 및 같은 해 5.경 2차례 걸쳐 여직원휴게실 내부에 위치한 '여직원 탈의실'에 반복하여 침입한 후, 그곳에 카메라가 내장된 시계를 설치하여 여직원들의 탈의 장면을 불법적으로 촬영하는 등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범죄를 저질렀다. 이로 인하여 채무자의 여성 직원들은 이 사건 노조사무소의 이전을 요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

그럼에도 채권자가 대체사무실이 아니라 이 사건 노조사무소를 노동조합사무소로 사용해야만 하는 중대한 사유 내지 합리적 이유가 있다거나 그 사무소가 본점 건물 내에 존재해야만 하는 특별한 사정 등을 찾기 어렵다(단지 채권자가 채무자로부터 그 동안 장기간에 걸쳐 본점 건물의 일부를 노조사무소로 제공받았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달리 보기 어렵다. 또 기존 단체협약에서도 채무자가 채권자 분회에 제공하기로 한 노조사무소의 위치가 본점 건물 등으로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지도 않고, 채권자의 의견을 듣더라도 그 의견에 종속된다고 보이지 않는다).

바)

나아가 채무자가 채권자 분회로부터 이 사건 노조사무실을 반환받기 위하여 사내전산망을 중단하기는 하였으나, 그 외에 노조사무소의 인도를 위하여 물리력 행사 등을 통해 그 점유를 빼앗거나 채권자 분회의 분회장 내지 소속 조합원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등 특별한 조치를 취한 바도 없다. 오히려 채무자는 2024. 2. 14. 채권자를 상대로 건물인도 청구의 소[전주지방법원 2024가합1537(본소)]를 제기하여 그에 따른 인도를 구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더라도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이 사건 가처분으로 신속하게 그 행위의 금지를 구할 필요도 크지 않아 보인다.

2)

이 사건 노조사무소의 사내전산망 중단(별지 제1항 행위) 관련

채무자가 채권자 분회가 사용하는 사내전산망을 중단시킨 행위는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이는 이 사건 노조사무소의 반환 등 분쟁에서 부수적으로 발생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위와 같이 채무자의 이 사건 노조사무소 반환 등 요청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 부분만을 별도의 부당노동행위라고 평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나아가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사내 전산망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거나, 채무자가 일방적으로 사내전산망을 단절하여 채권자측 노동조합의 조합활동 등을 부당하게 침해 내지 방해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채무자를 상대로 그 행위에 대하여 가처분으로 금지를 명할 보전의 필요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단체협약의 효력이 상실된 이상, 노조사무소의 제공 문제와 마찬가지로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사내전산망을 제공할 의무를 부담한다거나 채권자가 이를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나아가 기존 단체협약에서 정한 내용을 보더라도, 채무자가 사무소 제공과 함께 회사 방송망과 통신망의 이용을 제공하기로 정하고 있으나, 그 '통신망'의 의미가 외부 통신망(인터넷 등) 외에 채권자가 구하는 사내전산망까지 포함되는지 여부가 명확하지도 않다].

나)

또 기업의 내부에 존재하는 특정의 관행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그러한 관행이 기업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적인 사실로서 명확히 승인되거나 기업의 구성원에 의하여 일반적으로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서 기업 내에서 사실상의 제도로서 확립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규범의식에 의하여 지지되고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2. 4. 23. 선고 2000다50701 판결,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다109531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에서 채권자가 구하는 사내전산망의 제공 등에 관하여 채무자 지역조합인 법인 내에서 사실상의 제도로서 확립되어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

다)

채권자 분회는 현재 이 사건 노조사무소에서 컴퓨터 및 집기 등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외부망을 통한 인터넷 사용 등에 있어 별다른 장애는 없어 보인다. 그 외에 달리 채권자 분회의 노동조합 활동을 위하여 채무자의 '사내전산망'을 반드시 이용해야 하는 합리적인 이유나 필요성 등에 대한 구체적인 소명도 부족하다. 게다가 채권자 분회의 조합원들로서는 본래 자신이 근무하는 사업장 내 컴퓨터를 통해 사내전산망을 이용할 수도 있다.

라)

한편, 채무자는 이 사건 노조사무소의 사내전산망을 중단하기에 앞서 채권자에게 채권자 분회가 기존에 보관하던 자료 등을 미리 복사해 둘 수 있도록 사전통보 내지 안내 등을 하였고, 처음 사내전산망을 중단한 이후에도 재차 2차례에 걸쳐 사내전산망을 다시 연결하여 채권자측으로 하여금 기존 자료의 복사 등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마)

이러한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가처분으로 신속하게 채무자로 하여금 채권자측의 노동조합 활동을 위하여 사내전산망을 제공해야 할 만한 긴급한 필요 등을 인정하기 어렵다.

3)

집회참가 중단 요구(별지 제2항 행위) 및 기타 금지행위(별지 제3항 행위) 관련

가)

별지 제2항 행위와 관련하여, 채무자는 2024. 1. 9. 채권자 분회의 노동조합원인 E 차장에게 불법적인 표현을 위한 집회활동에 참여하거나 조력하는 것이 명예훼손 및 직원으로서의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함을 이유로 향후 집회활동에 참여하거나 조력하는 행위에 대한 중단을 요구한 적은 있다.

그러나 채무자의 기존 중단 요청 내용에 채권자 주장과 같은 징계예고 등이 포함되어 있지는 않고, 채무자가 그와 같이 중단을 요청한 횟수나 정도는 위 노동조합원 1명에 대한 1회 정도이며, 달리 채무자가 채권자 분회 내지 소속 조합원들에 대하여 노동조합 활동과 관련한 집회 등의 참여 중단 요청을 반복하거나 지속하고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을 수 없다.

나)

별지 제3항 행위와 관련하여,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금지를 구하는 행위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지 않고 단지 노동조합법상 부당노동행위라는 취지로 되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채무자가 달리 특정한 부당노동행위를 반복하거나 지속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현재로서는, 가처분을 통해 채무자에게 노동조합법상 금지되는 부당노동행위의 일반적 금지를 명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기도 부족하다.

다)

이러한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채무자에게 가처분 등을 통하여 위 각 행위의 금지를 구할 필요 등도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채권자의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4. 4. 19.

판사 이동진(재판장) 김선영 박세황

각주1) 전주지방법원 2024가합1537(본소) 건물인도 등, 2024가합1544(반소) 노동조합업무방해금지 등 청구 사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