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제주시 C에 있는 의료법인 D E의원의 이사장으로 상시근로자 5명을 고용하여 의료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2015고정320]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등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간의 합의에 의하여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3. 12. 19.부터 2014. 12. 18.까지 근로한 F의 2014. 11. 임금 10,000,000원, 2014. 12. 임금 5,999,000원, 임금 합계 15,999,000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간의 합의에 의하여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F의 퇴직금 9,890,100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015고정1045]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등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간의 합의에 의하여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3. 12. 19.부터 2014. 12. 18.까지 근로한 F의 임금(연차유급휴가근로수당) 4,363,680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인정되는 사실관계
F, G, H의 각 법정 진술,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급여계약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지급명령, 회생절차개시결정 등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F는 의료법인 D 소속 E의원 이사장인 피고인과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급여계약을 체결하였다.
계약기간은 2013. 12. 19.부터 2014. 12. 19.까지, 근무시간은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토요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로 하고, 병원의 사정에 의해 불가피하게 연장근로를 해야 할 경우 연장근로에 포괄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본다.
월 지급액은 상호 협의에 의해 실지급 일천만 원으로 한다. 이 계약은 파트너쉽 계약으로 퇴직급여는 지급하지 아니하며, 만약 이 계약을 근로자 지위로 간주하여 퇴직금을 원할 경우 추후 의료법인 D은 F에게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인센티브는 일년 연평균 매출액 4천만 원을 기준금으로 하고, 연평균 매출액에 도달하면 주거지원금(보증금 1천만원과 월세 1천만원 내외로 한다) 중 월세분을 전액 지원한다.
위 계약조건에 따라 피고인은 2013. 12. 10.경 미리 주거지원금조로 F에게 2천만 원을 지급하였으며 이후 F로부터 1천만 원을 반환받았다. 또한 F의 요청에 따라 피고인은 2014. 1. 30.경 1천만 원을 변제기 2014. 3. 30., 이율 월 2%로 정하여 대여하였다.
한편 2014. 6. 11.경 채권자 신용보증기금, 채무자 F, 제3채무자 의료법인 D, 청구금액 17,212,996원으로 하는 내용으로 채무자가 제3채무자로부터 받을 급여 및 퇴직금에 대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서울중앙지방법원 2014타채16022호)이 결정되어 그 무렵 피고인에게 송달되었다.
2014. 10. 10.에는 병원 내원 환자 감소, 시설유지비용 등 증가, 예금계좌 압류 등 운영자금 경색으로 인한 경영 악화 등 정상적 채무 상환이 불가능한 상태에 있다는 이유로 의료법인 D에 대하여 회생절차를 개시하고 관리인을 피고인으로 하는 내용의 회생절차 개시결정(제주지방법원 2014회합109호)이 내려졌다.
2014. 12. 초순경 F가 퇴직하기로 하면서 2014. 11. 및 2014. 12.분 급여 지급이 문제가 되었으나, F가 피고인으로부터 차용한 돈 및 기준 매출액 미달로 인한 주거지원금 반환과 관련하여 F가 피고인에게 지급하여야 할 돈이 있었던 관계로, F와 피고인 또는 법인이사 G과 사이에 서로 주고받을 위와 같은 금전관계에 관한 정산 이야기가 오고갔다.
2015. 1. 말경 의료법인 D은 제주지방법원에 F를 상대로 위와 같은 대여금 및 반환하여야 할 주거지원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지급명령을 신청하였으나 F가 이에 불복하여 현재 민사소송이 계류 중에 있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3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도 같은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으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체불하는 것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위와 같은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위반죄의 책임이 조각된다.
또한 기업에 대하여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때에는 채무자의 업무의 수행과 재산의 관리 및 처분을 하는 권한은 관리인에게 전속한다. 그러나 관리인은 채무자나 그의 기관 또는 대표자가 아니고 채무자와 채권자 등으로 구성되는 이른바 이해관계인단체의 관리자로서 일종의 공적 수탁자에 해당하고, 채권자·주주·지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하여 채무자 또는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기 위하여 업무수행 등을 하는 것이고, 재산의 처분이나 금전의 지출 등의 일정 행위에 대하여 미리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거나, 채무자의 업무와 재산의 관리상태 등을 법원에 보고하여야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법원의 감독을 받게 된다. 이러한 회생절차에서의 관리인의 지위 및 역할, 업무수행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관리인이 관련 법률 등에 따라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하여 채무자 또는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금 사정의 악화나 관리인의 업무수행에 대한 법률상의 제한 등에 따라 불가피하게 근로자의 임금 또는 퇴직금을 지급기일 안에 지급하지 못한 것이라면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되는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2753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F는 의료법인 D과 사이에 급여계약을 하면서 퇴직금은 없는 것으로 약정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을 뿐만 아니라 ① 신용보증기금을 채권자로 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결정으로 인해 제3채무자의 지위에 있는 피고인으로서는 위 결정의 채무자인 F에게 급여 등을 지급할 수 없었던 점, ② 의료법인 D은 파산의 원인 사실이 생길 염려가 있는 상태에 처해 있어 2014. 10. 10. 회생절차가 개시되었고 이에 따라 관리인으로 선임된 피고인은 법원의 감독 하에 허가를 받아 2014. 11. 비용 지출, 2014. 11. 급여 지출 등 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었던 점, ③ 이후 의료법인 D에 대하여는 사업 계속 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명백히 크다고 인정되어 2014. 12. 17.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내려진 점, ④ F가 퇴직할 무렵 F 또한 피고인 또는 의료법인 D에 대하여 지급하여야 할 금전이 있는 등 상호 간에 상계 또는 정산 문제가 있었고 이와 관련된 언급이 있었던 점 등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에게는 F가 퇴직한 후 14일 이내에 임금 등 금품을 지급하지 못할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할 것이다.
달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공소사실에 대한 충분한 증명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김정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