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법원판결

제주지방법원 2021. 6. 24. 선고 2018가합12229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8. 2. 12. 원고들에 대하여 한 전보명령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목록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21. 4. 8.부터 2021. 6. 24.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3.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4.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 할 수 있다.

제1항 및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목록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21. 4. 7.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1>

이유

1.

기초사실

가.

제주도 행정체제 등에 관한 특별법 및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어 2006. 7. 1. 시행됨에 따라 제주시는 독립적인 법인격을 갖는 지방자치단체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고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행정시로 그 법적 지위가 변경되었고, 피고가 제주시의 모든 사무와 재산을 포괄적으로 승계하였다(이하 제주시와 피고를 통틀어 ‘피고’라고 한다).

나.

원고들은 피고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단순노무원으로 채용되었다가, 이후 피고가 2007. 7. 13. 마련한 비정규직 무기계약 전환지침에 따라 무기계약직 근로자(이하 ‘공무직 근로자’라 한다)로 전환된 사람들이다. 원고들은 2003. 3. 2.부터 2010. 4. 19. 사이 주·정차단속업무를 담당하게 된 이래 계속하여 주·정차단속업무를 담당해왔다(다만, 위 주·정차단속업무 담당부서가 제주시 교통행정과, 제주시 자치경찰대 교통생활안전팀을 거쳐 다시 제주시 교통행정과로 변경됨에 따라 그 소속부서는 변경되어 왔다).

다.

피고는 2009. 1. 9.경 원고 A, E, I, K, N 등을 비롯한 공무직 근로자들을 도시과(원고 A), 환경관리과(원고 E, K), 주차관리과(원고 I), 절물휴양생태관리팀(원고 N) 등으로 각 전보하는 내용의 전보명령을 하였다. 제주지방노동위원회는 2009. 3. 20. 위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09. 5. 25. 전보에 대한 업무상 필요성이 현저하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근로자들의 생활상 불이익이 현저하며, 이 사건 근로자들 본인과의 협의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치지도 않았으며, 노동조합의 설립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을 전보발령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전보가 부당하다고 인정하는 재심판정을 하였다. 위 재심판정에 대해 피고가 부당전보구제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서울행정법원 2009구합25415, 서울고등법원 2010누12721), 피고 패소로 확정되었다.

라.

피고는 2015. 10. 19. 법제처장에게 공무직 근로자 및 기간제 근로자를 「도로교통법」에 따라 주차 및 정차를 단속하는 공무원으로 임명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의하였고, 이에 대해 법제처장은 2016. 2. 23. 피고에게 “도로교통법 제35조 제1항 제2호의 문언상 주차 방법의 변경이나 이동을 명할 수 있는 사람은 ‘공무원’이어야 하는데,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에 따라 무기계약근로자는 공무원이 아니므로 도로교통법 제35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단속담당공무원으로 임명될 수 없고, 도로교통법이 주차 및 정차를 단속하는 업무를 사인에게 위탁할 수 있다는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무기계약근로자에게 주차 및 정차를 단속하는 업무를 위탁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없다“는 내용으로 회신하였다.

마.

피고는 2017. 11. 23. 교통행정과 소속 주차단속요원 50명 중 43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위 법제처 질의회신 내용을 설명하고 공무직 및 기간제 근로자는 공무원이 아니어서 주·정차 단속권한이 없으므로 현재의 기간제 주차단속요원 29명은 2017. 12. 31.부로 계약을 해지하고 공무직 근로자 21명은 2018. 1.경 타 부서로 배치할 예정이라는 내용을 설명하였다.

바.

피고는 2017. 12. 28. 총무과장 등 피고 소속 공무원과 O 등 13명의 공무직 근로자가 참석한 자리에서 주·정차단속인력 운영방향을 안내하였다. 당시 공무직 근로자들은 피고에게 인력운영방안을 검토할 때 공무직 근로자의 의견을 반영해줄 것과 시간 선택제공무원과 공무직 근로자 1개조 운영방안 등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사.

피고는 2018. 1. 5. 15:30경 인사담당자 등 피고 소속 공무원과 O 등 17명의 공무직 근로자가 참석한 자리에서 인사이동 관련 사항을 안내하였다. 당시 공무직 근로자들은 피고에게 각 부서의 보수 수준을 파악하여 안내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같은 날 17:00경 원고 A을 포함한 공무직 근로자 4명은 피고에게 희망부서 신청과 관련하여 항의하면서 인사이동 시기를 조정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아.

피고는 2018. 1. 25. 주차지도담당자 등 피고 소속 공무원과 공무직 근로자 17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전보인사에 따른 희망부서 신청에 대해 안내하였다. 당시 공무직 근로자들은 피고에게 타부서로 전보시 특수업무수당의 보전 방안을 강구해달라는 등의 요청을 하였다.

자.

피고는 2018. 2. 5. 인사담당자 등 피고 소속 공무원과 원고 A을 포함한 공무직 근로자 17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전보인사에 따른 희망부서 신청에 대해 다시 안내하였다. 당시 공무직 근로자들은 피고에게 인사 관련 가처분신청을 접수하였음을 통보하고, 인사이동 시기를 조정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차.

피고는 2018. 2. 8. 공무직 근로자 중 희망부서 미제출자 14명에 대해서는 개인별 유선 전화로 희망부서 신청에 관하여 재확인하였고, 희망부서를 제출한 공무직 근로자 P 등 7명에 대해서는 희망부서 제출 접수를 완료하였다.

카.

피고는 2018. 2. 12.자로 원고들의 소속 부서와 담당 업무를 변경하는 전보명령(이하 ‘이 사건 전보명령’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들의 구체적인 주·정차단속업무 시작일,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배치된 부서, 전보 후 담당업무내용은 각 아래와 같다.

타.

피고는 2018. 2. 13.부터 2018. 2. 14.까지 사이에 원고 A, F, J K, M에 대하여 이 사건 전보명령과 관련한 고충처리 상담을 진행하였고, 2018. 2. 20. 위 원고들에 대한 공무직 근무지원 명령을 하였다.

파.

원고들은 이 사건 전보명령에 관하여 제주지방법원 2018카합10033호로 전보발령금지가처분신청을 하였고, 위 법원은 2018. 6. 14. 원고들의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하였다. 그에 따라 원고들은 2018. 6.경 다시 교통행정과로 복귀하여 2018. 10.경부터는 이 사건 전보명령 발령 이전과 같은 주·정차단속업무를 계속 담당하고 있다.

하.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급여로 기본급, 가족수당, 정액급식비, 특수업무수당, 시간외수당, 휴일수당, 장기근속수당, 조정수당 등을 지급받아 왔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 1 내지 6, 14 내지 18, 2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4 내지 10, 14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전보명령 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계속하여 주·정차단속업무를 수행해 왔는바, 이 사건 전보명령은 합리적인 필요성 없이 원고들을 주·정차단속업무와 무관한 부서로 전보하는 것이고, 그로 인해 원고들이 받는 생활상 불이익이 매우 클 뿐만 아니라 피고는 이 사건 전보명령을 함에 있어 일방적 통보 이외에 최소한의 협의절차도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전보명령은 무효이다.

2)

피고의 주장 요지

도로교통법 제35조 제1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2조 제1항의 해석상 원고들이 행사하여 온 주·정차 단속권한은 경찰공무원 및 시장 등이 임명하는 공무원에 한하여 인정되는 것이고, 공무직 근로자인 원고들에게는 그와 같은 권한이 없으므로, 원고들을 주·정차단속업무에서 배제하는 이 사건 전보명령은 그 업무의 적법성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서 업무상 필요성이 있다. 또한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인해 원고들에게 생활상 불이익이 있다거나 이 사건 전보명령 발령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명령은 정당하다.

나.

판단

1)

관련법리

가)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전보명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전보명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5. 5. 9. 선고 93다51263 판결 등 참조).

나)

‘업무상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라 함은, 인원배치를 변경할 필요성뿐만 아니라 그 변경에 당해 근로자를 해당시킬 인원선택상의 필요성(합리성)도 있는 경우를 의미하고, ‘생활상의 불이익’이라 함은 경제적 불이익에 한정되지 않고 정신적, 육체적, 사회적 불이익 나아가 조합활동상의 불이익까지도 포함하며, 위 양자는 서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그리고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란 사용자의 일방적인 전보명령을 제한하기 위한 절차적 정당성을 말하는 것으로 그 내용으로는 전보의 필요성에 대한 설명, 고려기간의 부여, 대상조치(반대급부)에의 배려 등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기 위한 노력의 정도나 동의를 얻지 못한 경우에도 본인의 가정생활상의 사정을 어디까지 고려하였는지의 사정 등을 들 수 있다. 이상의 요소는 서로 독립되어 요건을 충족시켜야 되는 것은 아니고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당성 여부를 판단할 것이다.

2)

판단

위 인정사실에 갑 제27호증, 을 제5, 7, 15, 2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전보명령은 그 업무상 필요성에 비해 원고들이 겪게 되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현저히 크고, 그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충분히 거쳤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명령은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가)

먼저 이 사건 전보명령의 업무상 필요성에 관하여 본다.

도로교통법 제35조가 동법을 위반하여 주차하고 있는 차량의 운전자 등에게 주차 방법의 변경 또는 이동을 명할 수 있는 주체를 공무원으로 국한하고 있으므로, 그 문언상 원고들과 같은 공무직 근로자에게는 주차 방법의 변경 또는 이동을 명할 권한이 없다고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① 주·정차 단속업무는 2인 1조로 운영되고 있으므로 그 중 1인을 공무원으로 편성할 경우 피고가 우려하는 문제는 대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2> ② 이 사건 전보명령 당시 제주시 교통행정과 소속 주·정차 단속요원은 총원이 50명이고, 그 중 21명은 공무직 근로자,<3> 29명은 기간제 근로자였는데, 피고는 그 중 기간제 근로자 29명에 대해서는 2017. 12. 31.자로 모두 계약해지를 하고 시간선택 임기제 공무원을 새로 채용할 계획을 수립하였으므로, 새로 채용되는 공무원과 공무직 근로자를 2인 1조로 편성할 경우 공무직 근로자 전원에 대해 전보명령을 할 필요성은 높지 않다고 보이는 점, ③ 공무직 근로자들로만 단속조를 구성하더라도 그들이 주·정차위반 차량을 적발하여 도지사에게 보고함으로써 범칙금 또는 과태료가 부과되도록 하는 것으로도 상당 부분 단속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실제 현장에서 주차 방법의 변경이나 차량의 이동을 명하는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은 피고도 인정하고 있는 점, ④ 이 사건 전보명령은 피고가 먼저 법제처에 법령해석 요청을 하여 회신을 받은 것이 발단이 되었는데, 그 회신내용에 의하더라도 원고들과 같은 공무직 근로자를 주·정차 단속공무원으로 ‘임명’할 수 없다는 것이지 공무직 근로자를 주·정차 단속업무를 보조하는 인력으로 사용하는 것까지 금지된다는 것은 아닌 점, ⑤ 실제 상당수지방자치단체에서 여전히 공무직 근로자가 주·정차 단속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현재까지 기존에 주·정차 단속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직 근로자를 이 사건 전보명령과 같이 일시에 단속업무에서 배제하는 전보명령을 한 지방자치단체는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⑥ 피고와 일부 원고들 사이에는 과거에도 전보명령과 관련된 분쟁이 있었던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전보명령을 통해 원고들 공무직 근로자 전원을 주․정차 단속 업무에서 배제해야 할 업무상 필요성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

나)

다음으로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인해 원고들이 겪게 되는 생활상의 불이익의 정도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① 원고들은 적게는 8년, 많게는 15년 가까이 주․정차 단속업무만을 담당하여 왔고 그 나이 역시 적지 않은 점, ②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인해 원고들은 장기간 담당해 온 업무와 무관한 부서에 근무하게 됨으로써 그동안 쌓아 온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지 못하고 생소한 업무와 환경에 적응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점, ③ 기록상 원고들 중 일부가 실제 이 사건 전보명령 이후 업무 내용, 방식, 환경의 변경으로 인해 적지 않은 심적 고충을 호소한 사실이 확인되는 점, ④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인한 원고들의 급여액 감소의 정도 역시 경미한 수준은 아니라고 보이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주장하는 내근직 전환에 따른 근로조건의 향상 등의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원고들이 감내해야 할 생활상 불이익의 정도가 상당히 크다고 볼 것이다.

다)

마지막으로 이 사건 전보명령 과정에서 피고가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피고가 2017. 11. 23.부터 이 사건 전보명령이 있은 2018. 2. 12.까지 사이에 약 5차례에 걸쳐 회의 또는 면담을 통해 원고들을 비롯한 주·정차단속 공무직 근로자들에게 주·정차단속인력 운영방향 및 전보계획에 대해 안내하면서 그들의 요청사항을 접수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①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전보명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그리 크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전보명령이 정당하려면 매우 높은 수준의 절차적 정당성이 요구된다고 할 것인 점, ② 원고들을 포함한 공무직 근로자들은 이 사건 전보명령에 앞서 피고에게 다양한 의견을 제출하며 그 반영을 요청하였는데, 기록상 인사시기를 다소 조정한 것 외에는 피고가 공무직 근로자들이 제시한 방안을 인사에 반영한 내용을 찾을 수 없고, 피고가 위 방안에 대해 진지한 검토를 거쳤다고 인정할 자료도 없는 점, ③ 피고가 절차적인 노력을 기울였다고 주장하는 주된 부분은 공무직 근로자들로부터 이동부서에 대한 희망을 받아 인사에 반영하였다는 것인데, 이는 전보명령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이로써 피고가 원고들에게 전보명령의 필요성을 충분히 설득하였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④ 공무직 근로자들의 희망부서 신청 역시 정해진 인사시기를 맞추기 위해 촉박한 기한 내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일부 원고들의 고충처리 상담일지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의 희망 또는 요구사항이 처음부터 제대로 반영되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전보명령을 내리기에 앞서 원고들과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성실히 거쳤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3.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법리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여기에서 근로자가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임금은 근로기준법 제2조에서 정하는 임금을 의미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이에 관하여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다면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모두 이에 포함되며, 반드시 통상임금으로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이 사건 전보명령이 무효인 이상 원고들이 이 사건 전보명령 이후 다시 업무에 복귀하기까지의 기간 동안에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민법 제538조 제1항에 따라 원고들이 주·정차단속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로서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나아가 갑 제19 내지 21, 23 내지 26, 28, 29호증, 을 제8, 9, 16, 18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들이 주·정차단속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로서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은 별지 목록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과 같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목록 ‘인용금액’란의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최종 지급의무일 이후로써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2021. 4. 7.자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 날인 2021. 4. 8.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6. 2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가)

원고들은 비교적 장기간 동안 계속적으로 일정한 시간만큼 시간외근로 등을 제공하여 피고로부터 시간외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장기근속수당, 특수업무수당 등을 받았다. 특히 이 사건 전보명령이 있기 전인 2013년부터 2017년까지의 기간 동안 원고별/월별로 일부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달에 원고들은 월 35시간에 가까운 연장근무와 3일에 가까운 휴일근무를 수행하고 그에 따른 초과근로수당을 받았다. 위 기간 동안 원고별 월 평균 초과근로시간<4>은 다음과 같다.

나)

피고의 공무직 보수지침에 의하면 초과근로수당은 피고 결재권자의 근무명령에 따라 실제 초과근로를 한 근로자들에게 지급되는 것이다. 그런데 피고는 공무직 근로자에 대한 초과근로수당 지급시간한도를 정하여 시행하고 있으며, 월 단위로 주·정차단속원의 연장근무 및 휴일근무에 관한 계획을 작성하여 정해진 시간에 연장근로 또는 휴일근로를 하도록 명하고 있다. 피고의 근무조 편성은 주·정차단속원 전부를 대상으로 하여 일정한 패턴으로 계속 반복되고 있다. 이와 같은 초과근로수당 지급한도의 설정, 월 단위 초과근로계획의 수립 및 근무조 편성은 이 사건 전보명령이 있기 이전에도 동일하게 피고가 정하는 바에 따라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의 초과근로시간은 장기간 일정하게 유지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은 피고의 월 단위 계획 수립에 따라 정해진 시간과 요일마다 초과근로에 계속 종사하였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별 위 월 평균 초과근로시간에 상응하는 초과근로수당은 원고들이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인해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기간 중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액에 포함된다.

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매월 특수업무수당 150,000원을 지급하였고, 이는 공무직 보수지침에 따라 정해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따라서 월 150,000원의 특수업무수당은 원고들이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인해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기간 중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액에 포함된다.

라)

원고별 초과시급단가, 원고들이 이 사건 전보 기간 중 실제로 업무를 수행한 연장근로 및 휴일근로시간에 대하여 이 사건 전보가 없었을 경우의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지급받았어야 할 금액 중 미지급된 금액, 이 사건 전보 기간 중 실제로 받은 특수업무수당과 이 사건 전보가 없었을 경우 받았어야 할 특수업무수당의 차액에 대해서는 각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류호중(재판장) 강동훈 민양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