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법원판결

제주지방법원 2020. 11. 11. 선고 2019나12602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인정사실

1)

피고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 A은 2008. 11. 4.부터, 원고 B은 2009. 6. 18.부터, 원고 C은 2012. 1. 1.부터 현재까지 피고 회사의 운전기사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고, 원고 D은 2011. 3. 19.부터 2015. 4. 29.까지 피고 회사의 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이다.

2)

광주지방고용노동청장은 피고 대표이사 F이 원고 A에게 1,834,144원, 원고 B에게 2,083,704원, 원고 C에게 1,864,560원, 원고 D에게 1,761,792원의 미사용 연차휴가 근로수당(이하 '이 사건 연차수당'이라 한다)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체불 임금 등 사업주 확인서를 발급해 주었다.

3)

이후 F은 '원고들에게 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 이 사건 연차수당을 각 지급하지 않았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약식기소되어 약식명령이 발령되었고, F이 위 약식명령에 대하여 제주지방법원 2018고정332호로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으나, 위 법원은 2019. 7. 5. F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 150만 원을 선고하였다(다만 위 형사판결에서 원고 D에 대한 미지급 연차수당은 880,896원으로 인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12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청구취지 기재 미지급 연차수당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주휴수당에 연차수당을 포함하여 지급하였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노동조합과 협의하여 주휴수당을 통상임금의 150%로 지급하면서 여기에는 연차수당이 포함된 것으로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하였고, 이 사건 합의에 따라 피고는 한 달 만근시 본래 지급해야 하는 4일치 주휴수당 외에 2일치 수당을 추가로 지급함으로써 이 사건 연차수당을 모두 지급하였다.

2)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연차휴가제도는 장기간 소정의 근로를 한 근로자에게 유급휴가를 부여함으로써 피로의 회복을 통한 휴양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러한 정신적·육체적 휴양을 통하여 문화적 생활의 향상을 기하려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는 것인바(대법원 1995. 12. 21. 선고 94다26721 전원합의체 판결), 위와 같이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고자 하는 제도의 목적이나 취지에 비추어 사용자가 근로자와의 사전약정으로 근로자가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않거나 연차휴가 청구로 얻게 될 연차휴가일에도 근로할 것을 정하고 연차휴가일의 근로에 대한 수당을 지급하기로 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이 정하고 있는 연차휴가권의 행사를 저지하고 근로를 강요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어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 없다. 또한 연차휴가 미사용수당은 실근로시간과 무관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가 어렵거나 곤란한 경우와 관련된 것이 아니고, 이를 포괄임금약정에 포함시킬 경우 포괄임금약정이 체결된 사업장에서 실제 연차휴가를 사용한 자와 그렇지 않은 자 사이에 급여의 차이가 없게 되는 모순이 발생하며, 이미 연차휴가 미사용수당을 지급받았으므로 사실상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없게 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휴가를 사용하지 않을 때의 보상금 성격인 연차수당을 미리 연봉에 포함한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 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이 사건 합의가 유효함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초과 지급한 주휴 수당에 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원고들의 청구 채권과 상계한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합의가 유효하지 않다면 피고는 근로기준법의 내용을 착각하여 주휴수당을 과도하게 지급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초과지급한 연간 26일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주휴수당의 반환을 구할 권리가 있는바, 위 반환청구권으로 원고들의 연차수당 지급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

2)

판단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에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조정의 실질을 잃지 아니할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 따라서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의 미지급 법정수당을 청구하는 경우에 사용자가 같은 기간 동안 법정수당의 초과 지급 부분이 있음을 이유로 상계나 그 충당을 주장하는 것도 허용된다(대법원 1995. 12. 21. 선고 94다2672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피고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원고들에게 주휴수당을 통상임금의 1.5배로 지급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런데 위 인정사실에 갑 제11호증, 을 제1 내지 6, 9호증의 각 기재 및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들의 근로계약서에는 주휴일수가 4일로 기재되어 있는 점, ② 피고는 사내 교육시간에 근로자들에게 통상임금의 1.5배로 지급되는 주휴수당 중에는 연차수당이 포함되어 있다고 안내한 점, ③ 2014년부터 2015년까지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따로 연차수당이 지급된 사실을 확인할 수 없고, 2016년에 연차수당이 지급된 것은 2016년 임금협정서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합의의 효력에 대한 착오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주휴수당을 과도하게 지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위 증거에 의하면 2016년까지 원고들에게 초과 지급된 주휴수당 액수는 원고 A이 3,108,493원, 원고 B이 3,250,933원, 원고 C이 3,250,933원, 원고 D이 2,782,933원인바,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위 초과 지급된 주휴수당 상당액의 부당이득반환 채권을 가진다고 할 것이고, 이는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권으로 채권의 성립과 동시에 이행기가 도래하므로, 피고의 상계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피고의 위 부당이득반환청구권과 원고들의 미지급 연차수당 채권은 대등액의 범위에서 소멸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상계 항변은 이유 있고, 피고의 부당이득반환 채권액이 원고들의 미지급 연차수당 채권액을 초과함이 명백한 이상 원고들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류호중(재판장) 조병대 문종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