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법원판결

제주지방법원 2023. 8. 21. 선고 2022나15762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원고에게 54,055,798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11. 2.부터 2023. 8. 21.까 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 중 2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3.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지방공기업법, 의료법 및 지방공사 제주도 의료원 설치 조례에 따라 설립된 의료법인이다.

나.

피고는 2000. 1. 11. 퇴직금 지급률에 관한 보수규정을 개정하여, 아래와 같이 2000. 1. 1. 이후 입사자에 대하여는 5년 이상 근무자에 대하여 적용되던 누진제를 폐지하고, 일괄적으로 단수제를 적용하도록 하였다(이하 1999. 12. 31. 이전 입사자가 5년 이상 근무할 경우 누진제를 적용하여 퇴직금을 지급하는 규정을 '개정 전 보수규정'이라고 하고, 2000. 1. 1. 이후 입사자에 대하여는 누진제를 적용하지 않고 퇴직금을 지급하는 규정을 '이 사건 보수규정'이라고 한다).

다.

원고는 2000. 1. 1. 피고의 임시직 간호사로 발령받았다가 2001. 7. 31. 퇴사하고, 2001. 8. 1.부터 정규직 간호사로 발령받았다. 원고는 임시직 근무기간 동안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시점에 임시직 재직기간에 대한 퇴직금 1,196,710원을 지급받았다.

라.

원고는 정규직 간호사로 근무하다가 2018. 10. 18. 퇴직하였다.

마.

피고는 원고가 퇴직하자, 원고의 입사일을 정규직 간호사로 발령받은 2000. 8. 1.로 보고 이 사건 보수규정에 따라 평균임금 4,061,290원에 근속년수 17.25년(2000. 8. 1.부터 2018. 10. 18.까지)을 곱하여 산정한 합계 70,057,250원을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을 제1 내지 5호증(각 가 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법리

취업규칙의 작성 · 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 · 변경할 수 있으나, 근로기준법 제94조에 따라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특히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때 '근로자의 동의'는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임을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다. 그러므로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때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않은 경우에 그 변경으로 기득이익이 침해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종전 취업규칙의 효력이 그대로 유지되지만, 변경된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조건을 수용하고 근로관계를 갖게 된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당연히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고, 기득이익의 침해라는 효력배제사유가 없는 변경 후 취업 근로자에 대해서까지 변경의 효력을 부인하여 종전 취업규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1다4516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의 개정이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된 것인지 여부는 취업규칙의 개정이 이루어진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7. 8. 26. 선고 96다1726 판결, 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45376 판결 참조).

나.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1)

보수규정의 개정이 원고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된 것인지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보수규정 중 '임직원 퇴직금 지급율표(별표8-1 및 별표8-2)'는 1999. 12. 31. 이전 입사자에 대하여는 개정 전보수규정(누진제, 별표8-1)을, 2000. 1. 1. 이후 입사자에 대하여는 이 사건 보수규정(단수제, 별표8-2)을 적용한다고 명시되어 있고, 원고는 2000. 1. 1. 피고에 임시직 간호사로 입사하였으므로, 이 사건 보수규정이 원고와 같은 입장의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것인지 여부는 이 사건 보수규정의 개정 및 시행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살피건대, 갑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보수규정은 2000. 1. 11. 규정 제98호로 개정되어 부칙에 따라 공포된 2000. 1. 11.부터 시행되었으므로, 이 사건 보수규정이 개정 · 시행된 시점은 그 공포 · 시행일인 2000. 1. 11.로 봄이 타당하고, 그 이전에 제주도 · 행정자치부 또는 피고의 정기이사회 등의 요구 · 심의 · 의결 · 승인 등의 절차가 있었다고 하여 그 개정 · 시행 시점을 달리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보수규정이 개정 · 시행된 2000. 1. 11. 기준으로, 원고를 포함한 기존 근로자들은 개정 전 보수규정에 따라 퇴직금 지급과 관련하여 '누진제'를 적용받다가 이 사건 보수규정에 따라 '단수제'를 적용받게 되므로, 이 사건 보수규정은 기존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된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보수규정이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피고 소속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를 얻어야 함에도 이를 얻지 못한 이상, 이 사건 보수규정으로 기득이익이 침해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하여는 개정 전 보수규정이 여전히 적용되고, 이 사건 보수규정에 따른 근로조건을 수용하고 근로관계를 갖게 된 근로자에 대해서만 이 사건 보수규정이 적용된다.

원고는 이 사건 보수규정이 개정되기 이전인 2000. 1. 1.부터 피고와 근로관계를 맺고 있었던 이상, 이 사건 보수규정으로 인하여 기득이익이 침해되는 기존 근로자에 해당할 뿐 이 사건 보수규정에 따른 근로조건을 수용하면서 새롭게 근로관계를 맺은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보수규정이 아니라 개정 전 보수규정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퇴직금 산정에 관한 판단

개정 전 보수규정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금을 계산하여 보면 125,309,758원 [= 4,061,290원 × 18.833년(2000. 1. 1.부터 2018. 10. 18.까지) × {150+ (18.833 - 5)}/100, 원 미만 버림]이고, 원고가 피고로부터 퇴직금으로 71,253,960원(= 70,057,250원 + 1,196,710원)을 이미 지급받았음을 자인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54,055,798원{= 125,309,758원 - 71,253,96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지연손해금 청구에 관한 판단

(1)

원고는, 근로기준법의 입법취지상 근로자인 원고의 퇴직금 청구가 전부 인용되는 이상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위 미지급 퇴직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원고의 퇴직일부터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날부터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이율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 제18조 제3호의 각 규정에 의하면, 사용자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그 다음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의 지연일수에 대하여 연 100분의 20의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 여기서 '임금 등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 함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사용자의 주장에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때를 가리키는 것이다(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9다14110,14127, 14134, 14141 판결 등 참조). 제1심에서 원고의 청구가 기각되고 제2심에서 원고의 항소가 기각된 후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되어 원심이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경우에는, 그 소송 진행상황에 비추어 환송 후 원심판결이 선고되기까지는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볼 근거가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2. 2. 21. 선고 99다4975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92. 10. 13. 선고 92다23827 판결 등 참조), 채무자가 위와 같이 항쟁함이 타당한 것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건에 관한 법원의 사실인정과 그 평가에 관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22. 4. 28. 선고 2022다200786 판결 등 참조).

(3)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의 경우를 보건대,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제1심에서 일부 인용되었고, 환송 전 당심에서 항소가 기각되었다가 대법원의 환송판결에서 환송 전 당심 판결이 파기된 점, 피고가 제1심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의 액수에 대하여 다투었는데, 원고는 환송 후 당심에 이르러 피고의 위 주장을 일부 반영하여 2023. 4. 4. 청구취지를 감축한 점, 이 법원이 대법원 환송판결의 취지를 반영하여 화해권고결정을 하였으나, 지연이자의 이율이 연 20%이어야 한다는 이유로 화해권고결정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보이고, 반면에 피고는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로서는 환송 후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23. 8. 21.까지는 법원에 퇴직금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므로, 그때까지는 근로기준법상의 지연이자율 연 20%를 적용할 수 없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민법에서 정한 연 5%를 적용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소결론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54,055,798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 날인 2018. 11. 2.부터 퇴직금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하여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2023. 8. 2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방선옥(재판장) 황방모 이황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