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판결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23. 7. 25. 선고 2020가합14034 판결

호봉정정확인및임금등청구의소

주문

1.

2022.7.1.을 기준으로, 원고 A가 17호봉, 원고 B이 9호봉, 원고 C이 16호봉에 각 해당함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 A에게 74,680,545원, 원고 B에게 48,735,745원, 원고 C에게 31,252,670원, 원고 D에게 27,475,55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22.7.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 지위

1)

피고는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건설공사의 안전 및 품질관리,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 지하안전관리 등의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2)

원고들: 기간제 → 무기계약직 → 일반직

가)

원고들은 당초 피고의 기간제 근로자로 입사하였다.

나)

원고 D는 2014.1.20. 피고의 ‘무기계약근로자 인사 등 운영에 관한 지침’(이하 ‘이 사건 무기계약직 인사지침’이라 한다) 제5조제2항에 따라 무기계약직 근로자(이하 편의상 ‘무기계약직’이라 한다)로 전환되었다. 나머지 원고들은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이 사건 정부지침에 따라 2017.12.31.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었다.

다)

원고들은 2019.11.11. 아래에서 보는 이 사건 직급통폐합에 따라 일반직 근로자(이하 편의상 ‘일반직’이라 한다)로 전환되었다. <아래 생략>

라)

원고들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이후 직급 변동 내역은 아래와 같다. <아래 생략>

나.

이 사건 정부지침에 따른 무기계약직 전환(원고 A, B, C)

1)

당초 피고의 직급 및 기준급 산정 체계

가)

피고는 당초 정규직 근로자를 일반직, 전문직, 별정직으로 나누고, 그중 일반직 근로자를 1급부터 6급까지 6단계 직급체계로 편성하고, 정규직 근로자가 아닌 무기계약직 근로자를 1급부터 5급까지의 5단계 직급체계로 편성하였다(무기계약직 1, 2급은 직제상 존재하였을 뿐 실제 해당자는 없었다).

나)

피고는 근로자의 직급과 호봉을 기준으로 기준급을 정하면서, 일반직에게 ‘보수규정’을, 무기계약직에게 ‘무기계약직 호봉표’를 적용하였다.

2)

무기계약직 전환

가)

정부는 2017.7.20.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부지침’이라 한다). 그중 이 사건 관련 부분은 다음과 같다. <다음 생략>

나)

피고는 이 사건 정부지침에 따라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를 구성하였다. 그 위원회가 2017.12.14.에 한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세부절차 결정’(이하 ‘이 사건 의결’이라 한다) 중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음 생략>

다)

피고는 이 사건 의결에 따라 인사규정과 이 사건 무기계약직 인사지침을 아래와 같이 개정하였다(이하 통틀어 ‘개정 규정’이라 한다). 그에 따라, 그동안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의 호봉을 정할 때 입사 전 경력을 반영해 온 것과 달리, ‘이 사건 정부지침에 근거하여 일반직 또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근로자’의 호봉을 정할 때는 입사 전 경력을 반영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였다. <아래 생략>

라)

피고는 이 사건 정부지침 및 이 사건 의결에 따라 2017.12.31. 기간제 근로자 29명 중 5명을 일반직으로 전환하고, 나머지 24명(원고 A, B, C이 그 일부이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였다.

마)

피고는 원고 A, B, C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때, ‘2017.12.31. 이전에 무기계약직으로 입사하였거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었던 근로자’(이하 전단 부분을 ‘종전 입사자’, 후단 부분을 ‘종전 전환자’라 하고, 통틀어 ‘종전 입사·전환자’라 한다)에 대하여 ‘피고 입사 前 경력과 피고 입사 後 무기계약직 전환 전까지 경력’(이하 편의상 ‘종전 경력’이라 한다)을 호봉에 반영해 온 것과 달리, 위 원고들의 아래 표와 같은 종전 경력을 호봉에 반영하지 않고 호봉을 2호봉으로 정했다(이하 ‘이 사건 호봉 차등 대우’라 한다). <표 생략>

다.

이 사건 직급통폐합(원고들: 무기계약직 → 일반직)

1)

피고는 2019.11.11. 무기계약직을 없애고, 1급부터 6급까지 편성되어 있던 일반직 체계에 7, 8, 9급을 신설하여 종래 무기계약직 3, 4, 5급 근로자를 일반직 7, 8, 9급으로 편성하는 방법으로 무기계약직을 일반직에 통폐합하였다(이하 ‘이 사건 직급통폐합’이라 한다).

2)

피고는 그런 다음, 2020.5.29. 일반직의 직급과 호봉에 따라 기본급을 달리 정하는 내용으로 보수규정을 개정하고, 2020.12.6.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제18조제4항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계획(2017.7.20.)에 따라 신규 임용되는 무기계약 근로자의 최초 호봉은 원장이 정한 기준을 따라 조정·결정할 수 있다”고 정하였다.

3)

피고는 원고 A, B, D에게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일반직 6급에게 적용하는 보수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이 사건 직급통폐합 전까지는 무기계약직 호봉표를 적용하고, 이 사건 직급통폐합 후에는 보수규정 중 일반직 7~9급에 해당하는 기준급표 및 명절휴가비 지급기준을 적용하여, 기준급(소정근로시간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해진 기본적 급여를 말한다)을 지급하고, 그 기준급에 연동하여 명절휴가비를 산정·지급하였다. 그에 따라 원고 A, B, D는 보수규정의 적용을 받는 일반직 6급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기준급과 명절휴가비를 받았다(이하 ‘이 사건 기준급 차등 대우’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11 내지 16호증, 을 제1 내지 7, 26호증(이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A, B, C(이 항에서 편의상 ‘원고들’이라 한다)의 호봉정정 청구 및 원고 C의 금전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 주장 요지

1)

원고들

이 사건 호봉 차등 대우는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 원고들의 종전 경력을 호봉에 반영하였다면 2022.7.1.을 기준으로, 원고 A는 17호봉, 원고 B은 9호봉, 원고 C은 16호봉에 해당한다. 따라서 청구취지와 같이 호봉정정을 구한다. 그리고 위 호봉정정을 전제할 때 원고 C이 추가로 지급받아야 할 기준급 및 명절휴가비 합계 31,252,670원과 지연손해금 지급을 구한다.

2)

피고

종전 입사·전환자와 원고들의 무기계약직 입사·전환 절차가 서로 다르므로 이 사건 호봉 차등 대우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원고들이 호봉 산정 방식에 동의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고도 이제 와서 그것이 차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나.

판단

1)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헌법 제11조제1항 후문은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제1항에 따르면,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동일 가치의 노동’이라 함은 당해 사업장 내의 서로 비교되는 노동이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성질의 노동 또는 그 직무가 다소 다르더라도 객관적인 직무평가 등에 의하여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노동에 해당하는 것을 말하고, 동일 가치의 노동인지 여부는 직무 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을 비롯하여 근로자의 학력·경력·근속연수 등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3.14. 선고 2010다101011 판결 등 참조). 위 조항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은 헌법 제11조제1항의 평등원칙을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사회적 신분이나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됨은 물론 그 밖에 근로계약상의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다른 사정을 이유로 근로자에 대하여 불합리한 차별 대우를 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9.3.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여기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것을 뜻한다.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개별사안에서 문제가 된 불리한 처우의 내용 및 사용자가 불리한 처우의 사유로 삼은 사정을 기준으로, 급부의 실제 목적, 고용형태의 속성과 관련성, 업무의 내용 및 범위·권한·책임, 노동의 강도·양과 질, 임금이나 그 밖의 근로조건 등의 결정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12.1. 선고 2014두43288 판결 등 참조). 한편 위 조항에서 정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은 남녀차별 이외의 다른 유형의 차별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9.3.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취지 참조). 그리고 차별적 처우의 위법성을 심사할 때, 직제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근로자를 비교대상 근로자로 삼을 수는 없지만, 직제에 존재하는 이상 반드시 비교대상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할 필요는 없다(대법원 2019.9.26. 선고 2016두51078 판결 취지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가)

이 사건 호봉 차등 대우 사실 자체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리고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국면인 ‘무기계약직 전환 당시 종전 경력을 반영하여 호봉을 정할 것인지’와 관련하여 원고들과 종전 입사·전환자는 무기계약직이 된 시점에 차이가 있을 뿐이므로, 양자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이하에서는 위와 같은 차등 대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를 본다.

나)

을 제1, 2, 3, 2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은 인정된다.

①

종전 입사·전환자들과 원고들은 무기계약직 입사·전환 절차(이하 편의상 ‘채용절차’라 한다)가 상이하다. 원고들이 이 사건 정부지침에 따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때는 전환심사 대상자 모두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었던 반면 종전 전환자들은 일부만 전환되었다. 구체적으로 아래 표와 같다. <표 생략>

②

피고는 이 사건 정부지침에 따라 원고들을 비롯한 기간제 근로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때 인건비 부담 상승 및 종전 입사·전환자와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호봉 산정에 입사 전 경력을 반영하지 않았다.

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이 사건 호봉차등 대우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채용절차를 달리하였으나 그것이 현재의 업무수행과 객관적 관련성이 없으며 결과적으로 동종·유사한 업무에 종사하고 동일한 근로의 질을 가진다면 채용절차의 차이만을 이유로 임금 및 근로조건에서 차별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AB, 근로기준법 주해Ⅰ, 박영사(2020), 645쪽]. 이 사건에서 앞서 본 채용절차의 차이가 무기계약직 입사·전환 후 업무수행과 객관적 관련성이 있다고 볼 만한 뚜렷한 자료가 없다. 따라서 이러한 차이만으로는 차등 대우를 정당화하기 어렵다. 특히 이 사건에서 차등 대우의 정도도 적정선을 넘어섰다고 보인다. 이 사건 호봉 차등 대우에 따라 원고들이 적게 지급받은 기준급은 원고 A는 월 630,300원 내지 702,000원, 원고 B은 월 150,500원 내지 160,000원, 원고 C은 월 567,200원 내지 640,000원에 달한다.

②

피고는 ‘인건비 부담 우려’와 ‘종전 입사·전환자와의 형평성’을 차등 대우 사유로 제시하였다. 전자는 그 자체로 차별적 처우를 정당화할 합리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 후자는 그 의미가 분명히 아니하나, 채용절차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라면 그것으로 차등 대우를 정당화하기 어려움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후자가 피고의 인사상 필요와 무관하게 이 사건 정부지침에 따라 원고들을 일률적으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게 되었다는 취지라고 하더라도 이것만으로도 앞서 본 차등 대우를 정당화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③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위배되는 근로계약은 사용자와 근로자의 의사합치에 기초한 것이어도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위 대법원 2015두46321 판결은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전업·비전업에 따라 강사료를 차등지급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상 그러한 근로계약을 전제로 이루어진 원고에 대한 강사료 환수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이 종전 경력이 호봉에 반영되지 않는 것을 전제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호봉 차등 대우가 차별에 해당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라)

그러므로 이 사건 호봉 차등 대우는 위법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러한 차별이 없었더라면 2022.7.1. 기준으로 원고 A가 17호봉, 원고 B이 9호봉, 원고 C이 16호봉에 해당한다는 점은 다툼이 없다. 그런데 피고가 원고들에게 그와 같은 호봉을 부여하지 않고 있으므로, 원고들은 이를 확인할 이익이 있다.

마)

위와 같은 호봉 정정을 전제로, 원고 C이 추가로 지급받아야 할 기준급 및 명절휴가비가 합계 31,252,670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C에게 위 금액 및 이에 대하여 원고 C이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청구취지변경 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2.7.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원고 A, B의 금전 지급 청구와 원고 D의 청구에 관한 판단(이 항에서 위 원고들을 편의상 ‘원고들’이라 한다)

가.

당사자 주장 요지

1)

원고들

원고들은 모두 무기계약직을 거쳐 일반직이 되었는데,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피고의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사무국(이하 ‘사무국’이라 한다)에 근무하는 일반직 6급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이 사건 기준급 차등 대우는 원고들이 일반직으로 전환되기 전에 무기계약직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한 것이어서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금지하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해당한다. 그렇지 않더라도 헌법 제11조, 「경제적·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이하 ‘사회권 규약’이라 한다) 제7조,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8조를 위반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 또한 원고 A, B은 2022.7.1. 기준으로 각각 17호봉, 9호봉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 A, B은 위 호봉 정정을 전제로 일반직 6급에 적용되는 기준급과 명절휴가비 차액의 지급을 구하고, 원고 D는 현재 호봉 상태에서 일반직 6급에 적용되는 기준급과 명절휴가비 차액의 지급을 구한다.

2)

피고

원고들이 무기계약직 근로자였다는 점이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이 사건 기준급 차등 대우가 근로기준법 제6조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원고들과 일반직 6급 근로자는 업무 내용, 업무 난이도, 채용절차, 승진경로, 보직 부여 등이 달라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하지 않고,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고, 그 방법 및 정도가 적정하므로, 헌법 제11조, 사회권 규약 제7조,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 위배되는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볼 수도 없다.

나.

근로기준법 제6조 위반을 이유로 하는 청구에 관한 판단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무기계약직 근로자라는 지위 또는 고용형태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하는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헌법 제11조제1항에 의하면,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하는데, 여기서 사회적 신분이란 사회에서 장기간 점하는 지위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을 의미한다(헌법재판소 1995.2.23. 선고 93헌바43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②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으로 인한 차별금지는 위 헌법 규정을 근로조건에 관하여 구체화한 것인데,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하는 경우 같은 법 제114조에 따라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므로, 사회적 신분의 의미는 형벌규정의 적용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명확하고 예측가능성이 있도록 해석하여야 하고, 이를 확대하여 해석하여서는 아니 된다.

③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열거하고 있는 차별금지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성별, 국적, 신앙은 모두 사용자의 의사나 사업장에서의 고용형태 등과 관계없이 당해 근로자가 비교적 오랜 기간 이를 유지하면서 쉽게 변경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근로관계에 있어서 근로자가 선택하여 취득할 수 없는 요소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6조가 위 요소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것은 이를 기준으로 평가한 사회적 지위에 따라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을 금지함을 뜻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말하는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고정성 내지 선택불가성’과 ‘사회적 평가 수반’이라는 요소가 전제되어야 한다.

④

그런데 무기계약직이라는 근로자의 지위 내지 고용형태는 위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사회적 신분의 범위에 포섭되지 않는다. 즉, 먼저 근로계약상 지위 내지 고용형태는 근로자와 사용자의 자유의사가 합치되어야 성립되므로, 근로자가 스스로 선택한 것일 뿐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강요한 것이 아니고, 무기계약직과 같은 고용형태는 사용자가 이를 변경하거나 근로자 본인의 의사 내지 결정 등에 따라 변경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실제로 피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2019.11.11. 이 사건 직급 통폐합을 통해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을 일반직으로 전환하였다. 또한 무기계약직 근로자라도 일정한 채용절차를 통해 일반직으로 지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직도 가능하여 선택의 자유와 이탈의 자유를 가지므로 위와 같은 고용형태가 계속적, 고정적인 지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위반을 이유로 하는 청구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기준급 차등 대우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그것이 ‘동일한 비교집단’에 대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된다.

2)

먼저 동일한 비교집단인지

갑 제5, 17 내지 51, 56 내지 65, 80호증, 을 제8 내지 23, 27 내지 4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과 사무국에 근무하는 일반직 6급 근로자들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자격요건과 인사규정 측면

①

피고는 2019.7.경 기획재정부에 일반직 정원 증원을 요청하면서 2020년도 공공기관 인력증원 요청 및 검토 보고서(이하 ‘피고 보고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피고 보고서에서는 “인력 부족을 극복하고 공단의 공적업무 완수를 위해 현재에도 일부 무기계약직은 일반직 수준의 업무를 수행”한다고 하면서, “무기계약직 중 상근 1급~5급 일부는 일반직과 동일·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고, 무기계약직은 각 업무 분야에서 일반직과 동일 수준의 학력 및̊ 자격을 보유하고 업무를 수행”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무기계약직 5급과 일반직 6급의 채용자격은 아래와 같은데, 다소의 차이는 있으나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보인다. <아래 생략>

②

이 사건 무기계약직 인사지침은 무기계약직에 대한 근무성적 평가시기, 방법, 항목 등의 기준은 피고의 인사규정에 따라 실시하는 정규직 평가 기준을 준용하여 따로 정하도록 하고(제21조제2항), 승진임용도 근무성적평정, 경력평정, 성과평가점수, 기타 부가점 등 정규직과 동일하게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제23조).

나)

실제 담당 업무 측면

(1)

원고 A, B의 경우

(가)

원고 A, B이 담당한 업무

피고의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는 하자 여부 판정, 하자 관련 분쟁의 조정 등의 사무를 관장하기 위해 설치되어(공동주택관리법 제39조) “사건접수 및 흠결보정(이하 ‘사건접수 업무’라 한다), 현장실사 및 판정서·조정안 작성(이하 ‘하자심사·조정업무’라 한다), 위원회 회의 운영, 민원 회신” 업무 등을 담당하는 기구이다.

원고 A는 2017.12.31.부터 2020.10.22.까지, 원고 B은 2017.12.31.부터 2021.1.18.까지 사무국에서 근무하였다. 원고 A는 주로 하자심사·조정 업무를 담당하였고, 2020년에는 사건접수 업무도 함께 하였다. 원고 B은 주로 사건접수 업무를 담당하면서 하자심사·조정 업무, 위원회 회의 운영, 민원 회신 업무도 일부 수행하였다. (나) 비교대상 근로자들과의 비교

[개요] 사무국의 주된 업무는 ‘사건접수 및 하자심사·조정 업무’이다(피고 2021.9.13.자 준비서면). 일반직 6급 근로자인 AC, AD은 하자심사·조정 업무를, 일반직 6급 근로자인 AE은 사건접수 업무, 위원회 회의 운영 업무를, 일반직 6급에서 2018.7.15. 일반직 5급으로 승진한 AF은 사건접수 업무, 하자심사·조정 업무, 위원회 회의 운영 업무를 수행하였다. 사무국 소속 근로자들은 고용형태를 가리지 않고 위 업무들을 수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인수인계] 원고 A, B은 일반직 6급 근로자들로부터 업무를 인수인계받았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아래 생략>

[업무분장과 업무공간] 사무국에서 원고 A, B과 일반직 6급 근로자들은 업무분장 구분 없이 같은 공간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다. 피고는 하자심사·분쟁조정사건의 담당 조사관을 배정할 때에도 무기계약직과 일반직의 구분 없이 지역별로 조사관을 배정하였다. 피고는 AF과 AE은 원고 B과 달리 조정위원회 서기로서 회의 운영 업무도 수행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B도 2020.10.부터 2021.1.18.까지 동일한 조정위원회 회의 운영 업무를 수행하였고, 2020.11.경 사무국 업무분장에 따르면 무기계약직인 AJ도 하자심사위원회 서기 업무를 담당하였다.

[업무권한과 책임] 사무국 또는 사무국 내 각 팀의 업무를 총괄 관리하는 업무는 일반직 4급 이상 근로자들이 담당하였고, 일반직 6급이 이러한 업무를 수행하지는 않았다. 업무 권한과 책임 측면에서도 일반직 6급과 원고 A, B 사이에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업무 난이도] 피고는, 원고 A, B이 담당한 사건 중 각하로 종결된 사건 비율(이하 ‘각하 비율’이라 한다)이 높고, 위 원고들이 담당한 사건의 상당수가 마감재, 결로 사건 등으로 일반직 6급이 담당한 업무보다 쉬웠으며, 일반직 6급은 위 원고들과 달리 법률 검토, 교육자료 작성 등의 업무를 추가로 수행하였으므로, 위 원고들과 사무국에 근무하는 일반직 6급이 동일한 비교집단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다음과 같은 점에서 그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

사무국의 주된 업무는 ‘하자심사·조정’과 ‘사건 접수’ 업무이다. 사건 접수 담당자는 형식적인 요건이 결여되면 사건을 각하 처리하고, 형식적 요건이 갖추어진 사건은 하자심사·조정 담당자에게 인계한다. 따라서 구조적으로 사건 접수 담당자의 각하 비율이 하자심사·조정 담당자의 그것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또한 접수되는 사건 내용에 따라 사건 접수 담당자의 각하 비율에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원고 A, B의 각하 비율이 일반직 6급 근로자인 AC, AD의 그것보다 높은 사실은 인정되나(을 제21, 22호증), 원고 A, B이 위 기간 중 AC, AD보다 사건 접수 업무를 많이 담당한 데 그 이유가 있다고 보인다. 또한 사무국에서 사건 접수 업무를 무기계약직 또는 이 사건 직급통폐합에 따라 일반직이 된 근로자에게만 배정한 것도 아니라고 보인다. 앞서 본 것처럼 AF은 2018.7.15. 일반직 5급으로 승진하기 전까지 사무국에서 사건접수 업무도 하였다. 각하 비율만으로 업무 난이도를 평면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

하자심사·조정 업무 담당자는, 필요한 경우 현장실사를 통해 하자 유무를 직접 확인하고, 기술적·법률적 쟁점을 검토하여 하자 유무를 판단한 후 위원회에 상정할 판정서 또는 조정안을 작성하는 업무를 단독으로 처리한다. 원고 A, B도 하자심사·조정업무를 할 때, 일반직 6급 근로자인 AC, AD과 마찬가지로 사건을 단독으로 처리하였다.

㉰

마감재, 결로 사건의 난이도가 낮다고 일률적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피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마감재, 결로 사건의 비율에 큰 차이가 있다고 보이지 아니한다(을 제21, 2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마감재, 결로 사건의 비율이 원고 A 44%, 원고 B 54%, AC 32%, AD 40%이다).

㉱

법률 검토, 교육자료 작성 등의 업무는 부수 업무라고 보인다. 그 업무에 대하여 필요한 경우 별도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수당 등을 지급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기준급 자체에 차이를 두는 것은 온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2)

원고 D의 경우

원고 D는 2016년부터 사무국 법무행정팀에서 근무하면서 ‘하자관리정보시스템 유지보수, 시스템(HW, SW) 구입 등, 시스템 정보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같은 기간 운영지원실 ICT팀의 ‘정보화사업 및 정보시스템 운영·구축·유지관리, 네트워크 기획·구축·운영’ 등의 업무를 겸하다가 2019년 겸직이 해제되었다. 원고 D의 전임자로서 일반직 6급 근로자인 AK도 원고 D와 마찬가지로 종합관리시스템(ADMS) 구축·운영·관리 등의 업무를 맡았다(앞서 본 것처럼 직제에 존재하는 이상 실제 근무하지 않는 직제상 근로자도 비교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AK가 2015 12.9. 퇴직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비교대상 근로자가 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원고 D와 AK의 주된 업무 내용이 사실상 동일하다.

3)

다음으로 차별적 처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가)

살피건대, 갑 제15호증, 을 제6호증의 1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일반직 6급 근로자들과 원고들 사이에 아래와 같은 채용절차, 승진경로 및 보직의 차이가 존재하는 사실은 인정된다.

①

채용절차: 일반직 6급 근로자들은 서류전형, 필기전형, 토론 및 인성·직무역량 면접전형을 거친 후 최종적으로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채용된 반면, 원고들은 기간제 근로자로 입사할 때 서류전형을 거친 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때 면접절차를 거쳐 채용되었다.

②

승진경로 및 보직: 이 사건 직급통폐합 이후 이 사건 인사규정 제24조는 기존에 무기계약직이었던 일반직 7급이 일반직 6급으로 승진할 때는 특별채용 절차를 거치도록 규정하여 무기계약직은 사실상 일반직 7급까지만 승진할 수 있도록 하였다. 반면, 일반직 근로자들은 일반직 1급까지 승진할 수 있고, 각 직급에 따라 ‘과장, 차장, 부장, 처장, 실장’ 보직이 부여된다.

나)

그러나 이러한 채용절차나 직급·보직상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위 인정사실과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의 차별적 처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①

피고는 위와 같은 채용절차의 차이가 그 업무 결과의 차이를 낳는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피고 보고서 내용에 비추어 보더라도 무기계약직과 일반직에게 요구되는 학력과 자격 수준에 큰 차이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②

피고의 보수규정(갑 제79호증) 제3조에 따르면, ‘기본급’은 기준급과 직무급을 합산한 금액(제2호), ‘기준급’은 소정근로시간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해진 기본적 급여(제3호), ‘직무급’은 직무의 상대적 가치 및 책임수준을 반영하여 지급되는 보수(제4호)를 각 의미한다. 이 사건 직급통폐합 이전부터 일반직이었던 근로자들만 직무급을 지급받을 수 있는 보직에 임명되고 있다. 원고들과 사무국 일반직 6급 근로자의 담당 업무에 뚜렷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는 이 사건에서, 피고가 직무급이나 기타 성과상여금 등에 차등을 두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소정근로시간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해진 기본적 급여에 해당하는 기준급과 이에 연동되는 명절휴가비에 차등을 두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아래와 같은 차등의 정도를 고려할 때 더욱 그러하다. 원래부터 일반직 근로자였던 일반직 6급과 2018년도 1호봉을 기준으로 비교할 때, 무기계약직 3급에서 일반직 7급으로 전환된 근로자는 매월 290,0000원, 무기계약직 5급에서 일반직 7급으로 전환된 근로자는 매월 774,000원 적은 기준급을 지급받고, 호봉상승에 따라 그 차이가 더 증가한다.

4)

소결론

결국 이 사건 기준급 차등 대우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것이다. 2022.7.1.을 기준으로 원고 A는 17호봉, 원고 B은 9호봉에 해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기준급 차등 대우가 없었더라면 원고들과 사무국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6급 근로자와의 기준급 및 명절휴가비 차액은 원고 A 74,680,545원, 원고 B 48,735,745원, 원고 D 27,475,550원임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각 차액 및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청구취지변경 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2.7.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위배를 이유로 한 청구를 모두 인용하는 이상, 사회권 규약 제7조 위반을 이유로 하는 청구에 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강효인

판사 전민철

판사 김진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