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를 징역 1년 5월에 처한다.
다만, 피고인 A에 대하여는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A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인 B, D 및 검사의 피고인 B, C, D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A, B, D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피고인 A의 근로자 S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피고인 A는 근로기준법위반에 관하여 근로자 과 사이에 작성된 고소취하서를 제출하였음에도 원심은 이러한 사실을 간과한 채 S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파기되어야 한다.
피고인 A, B, D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의 점 및 피고인 B, D의 업무상배임의 점
이 사건 설계도면, 작업표준서, 완제품 및 부품 등(이하 '설계도면 등'이라고 한다)의 성질, 기술정보의 소유관계, 공개되었는지 여부 등을 고려할 때 설계도면 등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고 한다)상의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원심은 이를 영업비밀에 해당됨을 전제로 부정경쟁방지법위반(영업비밀누설등)의 공소사실을 인정하였고, 설계도면 등은 영업비밀에 해당되지 않으면서 주식회사 J(이하 '피해자 회사'라고 한다) 소유의 영업용 주요 자산이라고도 보기 어렵고 피해자 회사는 상피고인 C가 설계도면 등을 갖고 퇴사한 것을 알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에 업무상배임죄도 성립하지 않음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은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에 관한 법리와 업무상배임죄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각 형(피고인 A :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2년, 피고인 B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피고인 D :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원심이 위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각 형(피고인 C: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 A의 근로자 S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에 따른 임금체불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경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의하여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그런데 피고인이 2014. 10. 15. 원심에 제출한 고소취하서의 기재에 의하면, S은 이 부분 공소가 제기된 이후로서 원심판결 선고 이전인 2014. 10. 15.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공소를 기각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를 간과하고 유죄판결을 선고하고 말았으니 피고인 A의 이 부분 항소는 이유 있다.
피고인 A, B, D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의 점 및 피고인 B, D의 업무상배임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 A, B, D(이하 '이 사건 피고인들'이라고 한다)는 이 사건 피고인들이 취득하거나 사용한 자료가 그 성질상 영업비밀이 아니라거나 관계규정상 국방규격으로 국가의 소유이므로 피해자 소유의 영업비밀에 해당되지 않는다거나 공개되어 있는 등 비밀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① 국방규격과 유체물의 영업비밀성, ② 설계도면과 관련한 기술정보의 권리관계, ③ '영업비밀'의 해당여부, ④ 업무상배임죄의 성부순서로 판단하기로 한다.
국방규격과 유체물의 영업비밀성
국방규격의 해당여부
이 사건 당시의 국방규격에 관한 표준화업무지침(2011. 10. 27. 개정 방위사업청 지침 제2011-29호)의 용어정의에 의하면 국방규격은 '제품 및 용역에 대한 기술적인 요구사항과 요구필요조건의 일치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절차와 방법을 서술한 문서'라고 되어 있으므로, 설계도면 등 중에서 L 야간투시경 'M 모델'(이하 '이 사건 야간투시경'이라고 한다)과 관련하여서는 설계도면만이 국방규격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고, 제품 및 용역에 대한 기술적인 요구사항과 요구필요조건의 일치성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절차와 방법을 서술한 것이 아닌 작업표준서나, 문서가 아닌 완제품 및 부품은 국방규격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
완제품 및 부품이 유체물이므로 영업비밀이 될 수 없는지 여부
이 사건 피고인들은 이 사건 야간투시경 완제품 및 부품이 유체물일 뿐이라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의 '영업비밀(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 제2항에서의 영업비밀의 '취득'은 도면, 사진, 녹음테이프, 필름, 전산정보처리조직에 의하여 처리할 수 있는 형태로 작성된 파일 등 유체물의 점유를 취득하는 형태는 물론이고, 그 외에 유체물의 점유를 취득함이 없이 영업비밀 자체를 직접 인식하고 기억하는 형태 또는 영업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을 고용하는 형태로도 이루어질 수 있으나, 어느 경우에나 사회통념상 영업비밀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면 영업비밀을 취득하였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8도9433 판결 등 참조), 즉 유체물의 경우에도 이를 통하여 영업비밀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경우에는 그 취득이 영업비밀의 취득이 될 수 있는 것이므로 유체물이라고 하여 영업비밀에 해당될 수 없다는 취지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설계도면과 관련한 기술정보의 권리관계
이 사건 피고인들은 국방규격과 관련한 규정의 해석상 피해자 회사가 방위산업체로 지정되어 이 사건 야간투시경의 국방규격에 관한 기술정보는 국가의 소유가 되고 피해자 회사는 그 대가로 야간투시경의 제조원가에 개발비를 포함한 가격으로 상당기간의 독점적 공급권을 부여받고 2014년도 사업에서 보상을 받게 되면 제품개발비 전액을 보상받게 되는바, 결국 설계도면과 관련한 기술정보는 피해자 회사의 소유가 아니라고 볼 수 있어 영업비밀의 취득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야간투시경은 피해자 회사가 업체자체개발계획의 승인에 따라 개발비용으로 승인 전 20억 원, 승인 후 11억 5000만 원을 부담하여 개발한 것으로서 최초 피해자 회사가 사업실패의 위험부담을 안고 그 회사의 시설, 기술능력, 비용을 들여 만들었으므로 일응 그 기술정보는 피해자 회사의 소유라고 볼 수 있는 점, ② 피해자 회사는 2003. 4. 29. 국방부로부터 이 사건 제품의 업체 자체개발계획에 대하여 승인을 받았는데, 그 '업체자체 개발계획서'의 '라. 개발방법 및 개발형태'에 '독자모델 개발로 대한민국정부/(주)J의 지적소유권 100%보장'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대한민국 외 피해자 회사도 위 지적소유권에 대하여 권리를 보유하려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피고인들은 방위사업관리규정, 국방과학기술 정보 관리업무 지침, 방위산업에관한특별조치법, 방위사업법, 국방획득관리규정, 국방전력발전업무훈령 등 국방관련법령의 관계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국가지원 결과로 발생한 연구개발기술에 대한 소유권은 국가에 있고 피해자 회사는 소유권이 없다고 주장하나, 위 규정들 대다수는 단순히 내부적인 효력만 있는 행정규칙의 성격에 불과하거나 이 사건에 그대로 적용되기 어려운 규정들이고, 대외적 효력이 있다고 볼 수 있는 법률이나 기타규정이라 할지라도 그 취지가 국가지원 연구개발기술에 대한 국가의 권리를 인정하여 그 정보를 종합·관리하도록 하는 것이지 개발자의 영업비밀에 해당되는 부분을 국가가 임의로 처분할 수 있는 권능이 있다고 규정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④ 앞서 이 사건 피고인들은 2014년도 사업에서 보상을 받게 되면 제품개발비 전액을 보상받게 된다고 주장하였으나, 그러한 주장을 인정할 근거가 없고 오히려 피해자 회사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6조 제1항 제5호 라목에 근거하여 방위사업청과 방산물자 제조·구매의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며, 2006. 9. 8.부터 2014. 10. 16.까지 매년 유사한 내용의 물품계약을 체결하면서 국가에 이 사건 야간투시경을 공급하여 왔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제조원가에 개발비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과 피해자 회사 사이의 영업비밀의 권리 귀속에 관한 명시적인 합의가 없이, 이 사건 야간투시경에 관한 설계도면이 국방규격으로 되고 피해자 회사가 방위산업체로 지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 회사의 이 사건 야간투시경의 영업비밀에 관한 권리가 상실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도 이유 없다.
설계도면 등의 '영업비밀' 해당여부
관련 법리
'영업비밀'이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하는 것인바(대법원 1999. 3. 12. 선고 98도4704 판결 등 참조), 여기서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다'는 것은 그 정보가 간행물 등의 매체에 실리는 등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그 정보를 통상 입수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2다60610 판결 참조),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는 것은 그 정보의 보유자가 그 정보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또는 그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며(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5도1307 판결 등 참조),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다'는 것은 그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그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그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가능한 상태인 것을 말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3435 판결 참조).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한지 여부
이 사건 피고인들은 2011. 7.경부터 이 사건 야간투시경에 대한 계약 방식이 일반경쟁으로 되어 국방규격이 공개되어야 하고 피해자 회사와 방위사업청 사이의 수의계약이 2011. 12.말 종료되었으므로 국방규격을 2012. 1. 1.부터 공개하도록 되어 있어 비공개가 아니며 I 주식회사(이하 'I'이라고 한다)이 2012. 10. 18. 이 사건 야간투시경 설계도면과 관련한 국방규격 열람을 신청하여 같은 달 23. 승인을 받아 열람을 한 이상 그 국방규격은 공개되었으므로 더 이상 설계도면 등은 영업비밀이 아니고, I이 2012. 8. 23. 수리부품 11종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설계도면 등을 제공받았으므로 적어도 그 시점부터는 공개되어 공연히 알려져 있는 것이며, 또 국가는 국방규격으로 지정된 기술정보에 관하여 개발자인 피해자 회사에 비밀유지의무를 부담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야간투시경과 관련한 정보는 공연히 알려져 있는 정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들 즉, ① 국방규격의 공개여부를 정하고 있는 표준화업무지침(2012. 10. 26. 방위사업청 예규 제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의 1 제2항은 일반 경쟁의 품목은 공개, 방산수의계약 품목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정하고 있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 회사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6조 제1항 제5호 라목에 근거하여 방위사업청과 방산물자 제조·구매의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실제 방위사업청의 국방표준종합정보시스템에서도 이 사건 야간투시경에 대한 국방규격이 비공개 기술자료로 확인되는 점, ③ 국방규격업무편람의 해석상 이 사건 야간투시경의 부품 중 구매부품에 대한 일반경쟁입찰이 실시되어 낙찰업체가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관련 국방규격을 열람할 수 있을 뿐인바, I은 2012. 10. 30. 이 사건 야간투시경 부품에 관한 경쟁입찰에서 낙찰업체로 선정되었으나 설계도면을 열람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을 뿐이고, 국가는 물품구매 계약일반조건 등을 고려할 때 상용부품이 아닌 이 사건 야간투시경에 관한 기술지식의 전부 또는 일부를 누설해서는 안 될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고 보이는 점, ④ I이 2012. 10. 18. 이 사건 야간투시경 설계도면과 관련한 국방규격 열람을 신청하여 같은 달 23. 승인을 받아 열람을 하였으나 앞서 본 사정에 비추어 I이 열람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피해자 회사의 영업비밀이 공연히 알려져 있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점, ⑤ I이 2012. 8. 23. 수리부품 11종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설계도면 등을 제공받았으나 그것은 그 수리계약을 체결한 뒤 그 계약된 수리 부품에 관한 도면만을 제공받은 것인 점, ⑥ 피해자 회사는 이 사건 야간투시경에 대한 설계도면을 비밀(극비)로 분류하여 관리하고 있고 대한민국이 이미 이 사건 제품에 관한 기술정보를 비공개로 한 상황에서 관련 행정규칙에 열람 등에 관한 근거를 마련해 놓았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규정은 내부적인 구속력 밖에 없다 할 것이고 이를 근거로 비밀유지의무가 없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야간투시경에 관한 국방규격상의 정보는 간행물 등의 매체에 실리는 등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그 정보를 통상 입수할 수 없는 것에 해당한다고 보이므로,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한 정보에 해당한다.
또 이 사건 피고인들은 이 사건 야간투시경의 완제품 및 부품이 앞서 언급한 표준화업무지침에 규정된 그것의 견본과 같아서 공개되어 있으므로 영업비밀이 아니라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완제품 및 부품의 경우 설계도면처럼 직접적으로 제품의 개발 및 제작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나 국방규격으로 지정되어 있는 도면에 나오는 것들이고, 방위산업 영역에서 독점적인 성격을 띄고 공급하는 것들로서 일반적으로 용이하게 취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므로 이 역시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한 것으로 영업비밀에 해당할 수 있다(이와 같은 정황에서 설계도면 등을 취득함과 동시에 위와 같은 물건을 취득하는 것은 전체적으로 영업비밀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경우에 해당되므로 영업비밀의 취득에 해당된다고 판단되고 작업표준서의 경우에는 당연히 피해자 회사 소유로서 공개된 것이 아니므로 이 요건을 충족한다.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지 여부
이 사건 피고인들은 자신들이 취득한 설계도면은 이 사건 야간투시경이 국방규격으로 지정될 당시인 2004. 12. 31.자 설계도면이고, 국방규격은 이에 개량사항을 반영하여 추가 기재한 것으로 국방규격의 도면이 기술적으로 더 진보된 개량품으로 위 설계도면은 더 이상 영업비밀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 B은 2013. 3. 25. 방위사업청 장비목록과에서 이 사건 야간투시경 설계도면의 열람을 허가받아 열람을 하면서 불법적으로 사진까지 촬영한 사실, I에서는 상피고인 C로부터 이미 취득한 설계도면에 위 사진자료를 반영하여 수정 및 추가과정을 거쳐 피해자 회사의 특허를 회피하는 방법으로 L 야간투시경 'P 모델'을 개발한 사실, 피해자 회사의 최초 설계도면이 국방규격으로 지정된 이후 2011. 12. 31.까지 295건의 수정이 있는 등 위 2004. 12. 31.자 설계도면이 현재 국방규격의 도면과 동일하지는 않으나 그간 오기나 공차 수정 등 경미한 사항에 대하여 제한적으로 수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2004. 12. 31.자 설계도면을 취득하여 약간의 수정을 거치는 등으로 현재 국방규격상 도면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국방규격의 도면이 기술적으로 더 진보된 개량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위 2004. 12. 31.자 설계도면이 영업비밀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볼 수 없다.
또 이 사건 피고인들은 작업표준서는 국방규격의 도면을 풀어놓은 것에 지나지 않아 독립된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이 사건 작업표준서 역시 이 사건 야간투시경의 상세한 제조공정 기술이 수록된 140여 매의 기술자료로서 설계도면과는 달리 부품 등의 실제 사진과 함께 제품제조공정의 준비작업, 조립방법, 세척시간 및 방법, 주의사항 등을 미리 자세히 기재하여 놓은 것으로서 누구라도 이러한 내용을 숙지하면 작업표준서가 없을 경우 오랜 기간이 걸려 제작할 물건을 단기간에 완성할 수 있게 되는 것으로 피해자 회사가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여 제작한 것임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독립된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보인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완제품 및 부품의 경우에도 그 보유자인 I은 이를 쉽게 취득할 수 없었고, 이 사건 범행을 통해 취득한 완제품과 부품을 이용하여 경쟁자인 피해자 회사가 보유한 국방규격상의 이 사건 야간투시경과 동일한 제품을 만들어 국방용품과의 호환성을 갖추는 등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었으며, 그 완제품이나 부품의 취득 및 개발을 위하여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므로 독립된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보인다.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되는지 여부
상피고인 C는 아무런 제지 없이 설계도면 등을 반출하여 소지하고 있었고, 피해자 회사는 이를 회수하는 등의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는 등 상당한 노력으로 비밀로 유지한 정황이 없으므로 영업비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들 즉, ① 피해자 회사는 비밀/사외비 분류기준 및 관리요령으로 이 사건 야간투시경의 설계도면과 작업표준서를 비밀로 지정하고 권한을 부여받지 못한 자의 열람, 취득, 사용을 금지하였던 점, ② 피해자 회사에서 2008. 4. 1. 제정한 '일반관리규정', '전자 문서보안 운영규정'에 의하면 개발자료 및 지적 산출물에 준하는 자료를 대외비 자료로 규정하여 유출을 금지하고 있고, 보조기억 저장매체 등에 대한 문서보안 작업절차도 규정하고 있는 점, ③ 상피고인 C를 비롯하여 피해자 회사 소속 임직원들로부터 이에 관한 영업비밀보호서약서를 받았던 점, ④ 2011년경부터 피해자 회사의 전산 시스템상 일반 직원들은 저장매체에 자료를 다운받기는 불가능하며, 차장급 이상이 되어야 보안담당관에게 접근 비밀번호를 부여받아 암호를 해제한 뒤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 회사는 설계도면 등의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그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그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설계도면 등은 상당한 노력에 의해 비밀로 유지되었다고 보인다.
소결
또한 영업비밀로서의 요건을 갖추었는지를 판단할 때는 사용자가 주장하는 영업비밀 자체의 내용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근무기간, 담당업무, 직책, 영업비밀에 의접근 가능성, 퇴사 후에 담당하는 업무의 내용과 성격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도250 판결 등 참조), 상피고인 C는 피해자 회사에서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제품개발팀 직원 등으로 근무하며 개발한 제품에 대한 영업지원, 납품한 제품에 대한 수리 업무를 담당하는 등으로 영업비밀을 관리하거나 이에 접근하기 용이한 지위에서 이 사건 야간투시경 모델의 전체 설계도면과 작업표준서 및 완제품과 부품을 소지하고 있었던 점, 퇴사 후에 소지하고 있던 설계도면 등을 이용하여 피해자 회사와 사업상 경쟁을 벌이게 되는 이 사건 피고인들의 회사인 의 팀장으로 제품개발에 종사하려 하였던 점 등을 앞서 본 여러 사정에 더하여 보면, 설계도면 등은 영업비밀에 해당되고, 따라서 이 사건 피고인들의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는 영업비밀의 취득, 누설, 부정사용에 해당된다고 판단되므로, 결국 이 사건 피고인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B, D의 업무상배임죄의 성부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설계도면 등은 피해자 회사의 영업비밀에 해당하고 따라서 상피고인 C가 이를 반출하고, 피고인 B, D가 상피고인 C와 공모하여 이를 취득하는 공소사실 기재 일련의 행위는 모두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한다(설령, 영업비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설계도면 등의 소유관계 및 경제적 가치와 소속직원이 퇴직후에도 제3자에게 비밀을 누설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하는 사정 등을 고려할 때 상피고인 C의 행위가 영업상 주요 자산의 반출행위로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함에는 변함이 없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피고인 A, B, D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B
피고인은 설계도면 등을 퇴사자인 상피고인 C로부터 취득하여 피해자 회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행위를 하였음에도 설계도면 등이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등의 변을 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 피고인은 I의 직원으로 불법취득한 설계도면을 이용하여 방위사업청에서 불법으로 카메라를 이용하여 관련 자료를 촬영하는 등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설계도면의 수정보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여 그 죄질이 좋지 않은 점은 인정되나, 피고인이 설계도면 등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한 행위에 대해서는 모두 자백하고 있는 점, 피고인에게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벌금형 2회 외 다른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은 I의 직원으로서 I의 이익을 위해 위와 같은 불법적인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환경, 성행, 범행의 동기,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피고인 C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를 퇴사하면서 설계도면 등을 무단으로 반출하여 소지하고 있다가 경쟁업체가 될 수 있는 I으로부터 일정한 직위를 보장받고 이를 넘기는 등 이 사건의 발단이 된 행위를 하여 그 가벌성이 큰 점, 피고인의 행위로 I은 최신도면과 동일한 도면을 쉽게 확보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외국업체에 까지 도면이 배포된 점은 인정되나, 피고인이 자신이 설계도면 등을 유출한 사실은 모두 인정하고 있는 점, 피고인에게는 실형을 받은 전과나 동종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이 퇴사 직후 경쟁업체에 설계도면 등을 넘기지 않고 1년이 넘도록 이를 소지하고 있다가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하여 위와 같이 범죄에 이른 것으로 보여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환경, 성행, 범행의 동기,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피고인 D
피고인은 설계도면 등을 퇴사자인 상피고인 C로부터 취득하여 피해자 회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행위를 하였음에도 설계도면 등이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등의 변명을 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 피고인은 I의 총괄이사로서 최초로 상피고인 C와 접촉하여 설계도면 등을 불법취득하는 등 이를 이용한 제품의 생산에 직접 관여하고 주도하는 역할을 하여 그 죄질이 좋지 않은 점은 인정되나, 피고인이 설계도면 등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한 행위에 대해서는 모두 자백하고 있는 점, 피고인에게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벌금형 2회 외 다른 전과가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환경, 성행, 범행의 동기,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B, D의 항소 및 검사의 피고인 B, C, D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고, 피고인 A의 항소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이 부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원심판결문 법령의 적용란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의 '각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을 '각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2013. 7. 30. 법률 제119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직권으로 이를 경정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