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2,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법리오해
근로기준법에서는 사용자가 근로계약 체결 후 임금 등에 관한 사항을 변경하는 경우 근로자에게 그 내용을 명시하여야 하고(제17조 제1항),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등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도록 정하고 있는데(같은 조 제2항), 피고인이 상여금 미지급에 관하여 소속근로자 E에게 명시하거나, 그와 같은 내용이 명시된 서면을 E에게 교부한 사실이 없음에도 이와 달리 E이 2007년경부터 상여금 미지급에 관하여 묵시적으로 동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하여 피고인이 지급기일 내에 E에게 상여금 및 위 상여금 지급을 전제로 계산한 퇴직금 차액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본 원심판결은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직권판단
검사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먼저, 근로기준법위반죄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는 보호법익이 달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경합범가중을 거친 처단형의 범위 내에서 형을 정하여야 하는데, 원심은 위 각 죄를 인정하면서도 경합범가중을 거치지 아니하고 형을 정하는 위법을 범하였다.
다음으로,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4. 4. 23.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아, 위 판결이 2014. 5. 1.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와 같이 판결이 확정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과 이 사건 각 죄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고 형의 감경 또는 면제여부까지 검토한 후에 형을 정하여야 하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들이 있음에도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당심의 판단대상이므로 이에 대해서는 다음 항에서 살펴본다.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
피고인은 경남 함안군 C 소재 D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16명을 고용하여 사출 및 도장업을 경영하는 사업주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1997. 7. 18. 입사하여 사출부장으로 근무하다 2012. 12. 1. 퇴직한 E의 상여금 2,400만 원(3년분 1,200%, 기본급 200만 원기준)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사실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1997. 7. 18. 입사하여 사출부장으로 근무하다 2012. 12. 1. 퇴직한 E의 퇴직금 차액 10,168,371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사실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 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1991. 7. 15.부터 사출 및 도장업을 시작하였는데, 중국으로 사업을 확장시켰다가 거래부진으로 사업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게 된 점, ② 이에 피고인은 직원들의 상여금을 2007년부터 지급하지 못하였음은 물론 그 즈음에는 직원들의 급여도 가끔씩 밀리기도 하였던 점, ③ 피고인은 직원들을 모아놓고 사업상의 어려움을 설명하며 급여의 지급이 늦어지거나 상여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사정에 대하여 양해를 구한 적도 여러 번 있었던 점, ④ 피고인은 2007년 상반기부터 구조조정을 단행하여 직원수를 많이 줄였는데, 그 중에는 피고인의 경영상황 악화에 대한 설명에 동의하여 권고사직한 직원들도 많았고, 상여금 미지급을 이유로 자진퇴사하는 직원들도 여러 명 있었던 점, ⑤ 그러나 회사를 퇴사하지 아니하고 계속 다닌 직원들은 회사사정상 상여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아무도 상여금 미지급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는 점, ⑥ E도 2007년부터 2012. 12. 1.까지 상여금 미지급에 대하여는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던 점, ⑦ 근로감독관이 근로감독을 하면서 '실제로 상여금이 지급되지 않는다면 근로계약서의 내용 중 상여금 지급부분을 삭제하여 실제 지급되고 있는 내용대로 근로계약서를 수정하라'는 취지로 안내를 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전 직원들을 상대로 새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게 되었던 점, ⑧ E을 제외한 다른 직원들은 모두 상여금 부분을 삭제한 근로계약서를 아무런 이의 없이 제출하였던 점, ⑨ 그런데 E은 상여금 400% 삭제 부분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본급을 200만 원에서 250만 원으로 올려달라는 주장을 하다가 피고인이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자 회사를 퇴사하게 된 점 등을 종합하면, E도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2007년경부터 피고인이 상여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것에 대하여 묵시적으로 동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참조).
위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이 모두 인정되고, 위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인과 소속 직원들 사이에는 2007년경부터 회사사정이 나아질 때까지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보이고, 적어도 피고인은 2007년경부터 위와 같은 내용의 합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E 등 직원들에게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2007년경부터 E에게 상여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고, 달리 피고인이 고의로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E에게 상여금 및 이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사유들이 있으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