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14. 9. 4. 선고 2014노776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는 '피고인과 E 사이에 포괄임금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포괄임금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전제로 피고인이 E에게 추가로 지급해야 할 수당 등 임금이 없음을 전제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김해시 C에서 상시근로자 7명을 고용하여 기계부품제조업체 D를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11. 12. 12.부터 2012. 8. 11.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로하다가 퇴직한 E의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연장근로수당 등 합계 7,855,356원을 지급기일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의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증 제1, 2호의 각 기재를 종합하여, ① 피고인이 E에게 지급해야 할 연장근로수당은 570,000원인데 940,330원을 지급하여 오히려 370,330원을 과지급하였고, ② 피고인이 E에게 지급해야 할 휴일근로수당은 1,440,000원이나 1,386,720원만을 지급하여 53,280원을 미지급하였으나, 위 과지급분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E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임금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포괄임금계약의 성립여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E은 피고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월 260만 원을 지급받되 잔업에 대한 수당을 별도로 지급받기로 했고 근로시간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묵시적으로는 기존 근로자들과 동일한 조건으로 근무하겠다는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그런데 피고인이 운영하던 D의 근로자들은 매주 월요일, 화요일, 목요일, 금요일은 08:00시부터 20:00까지 10시간 30분(점심, 저녁 제외), 수요일, 토요일은 08:00부터 16:30까지8시간(점심 시간 제외) 합계 주 58시간을 근로하여 왔고 E도 이와 동일하게 근무한 점, 결국 E이 지급받기로 한 월급 260만 원에는 근로기준법상 주당 근무시간인 40시간을 초과하여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여야 하는 근로에 대한 수당까지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점, E은 이 사건 이전까지 별다른 이의 없이 위와 같은 방식으로 산정한 월급에 주 58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할 경우 초과근무수당 및 휴일근로수당이라는 명목으로 추가 금원을 가산하여 지급받아 온 점, 피고인은 2012. 3.경부터 E에게 30만 원씩을 추가로 지급했는데 그 세부적인 내용을 정하지 않은 채 업무수당 명목으로 지급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과 E은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인정된다.

2)

포괄임금계약의 허용여부

가)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경우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시간외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외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그러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앞서 본 바와 같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15조에서는 근로기준법에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하면서(근로기준법의 강행성) 그 무효로 된 부분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의하도록 정하고 있다(근로기준법의 보충성).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등의 사정이 없음에도 포괄임금제 방식으로 약정된 경우 그 포괄임금에 포함된 정액의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하는 때에는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이다.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해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나)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포괄임금제 적용이 가능한 '감시 혹은 단속적 업무에 종사하는 자'의 경우도 근로기준법 제63조에 의하면 '사용자가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 한하여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근로기준법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포괄임금제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엄격한 요건이 필요한 점, ② ㉠ E을 포함한 D의 근로자들의 경우 통상 매주 월요일, 화요일, 목요일, 금요일은 08:00시부터 20:00까지 10시간 30분(점심, 저녁 제외),수요일, 토요일은 08:00부터 16:30까지 8시간(점심 시간 제외) 합계 주 58시간을 고정적으로 근무하여 왔고(58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할 경우 초과근무수당을 지급받아 왔다), ㉡ D의 사무실 출입구에 '출·퇴근 확인 카드기'가 설치되어 있어 근로자들의 출퇴근시간 관리가 용이했으며 실제 E도 출퇴근 카드를 작성했던 사정(증거기록 제31 내지 39쪽, 제56쪽) 등에 비추어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③ D의 근로자들은 근로를 제공하는 장소가 정해져 있고 정해진 일과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을 뿐만 아니라 E이 D에서 담당한 업무는 기계부품 가공 업무로서 그 자체로 감시·단속적인 업무에 해당하거나 업무의 성질상 휴일근로, 야간근로 등이 당연히 예정되어있는 업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과 E 사이에서 포괄임금계약은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E과 체결한 포괄임금계약 중 근로기준법상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수당에 미달하는 부분은 무효이고, 피고인은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인의 고의 존재 여부

가)

관련 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 거절 이유 및 그 지급 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나)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과 E은 근로계약 체결 당시 주 합계 58시간을 근무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초과하여 근무할 경우 초과근무수당을 지급받기로 합의한 점, ② E은 2011. 12. 12.경부터 2012. 8. 11.까지 D에서 근무하여 왔는데 근무기간 동안 피고인에게 임금에 관한 이의를 제기한 적은 없었으나 피고인과 다툼이 있자 그제서야 근로감독관을 찾아가 면담을 하였고 그 결과 이 사건 고발에 이르게 된 점, ③ E은 피고인을 상대로 이 사건과 동일한 수당(다만 청구금액은 7,889,803원으로서 액수는 약간 차이가 있다)을 구하는 민사소송(창원지방법원 2013가소6626 판결)을 제기하여 2014. 1. 8. 패소판결을 선고받았으나 항소하지 않아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점, ④ E 이외의 다른 근로자들도 피고인에게 이의를 제기했다는 자료는 없는 점 등이 인정되고 위와 같은 D 근로자들의 근로 양상, E의 이 사건 고발 경위, 관련 민사사건의 판결 결과 및 소송 경과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뿐만 아니라 E 역시 피고인과 E 사이에 체결된 포괄임금계약이 유효한 것으로 믿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이 지급의무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있어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4)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므로 검사의 항소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보경(재판장) 이승호 강지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