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17. 4. 25. 선고 2016나51235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의 피고 에스피피조선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 에스피피조선 주식회사는 피고 B와 공동하여 원고에게 2,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2012. 3. 10.부터 2017. 4. 2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항소 및 피고 에스피피조선 주식회사에 대한 나머지 항소와 피고 B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3.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항소비용 및 원고와 피고 에스피피조선 주식회사 사이의 소송 총비용은 모두 각자 부담한다.

4.

제1항 중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 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 4[의장안벽과 F 롱브릿지 추락사고 관련 보고서, 피고 B는 위 보고서가 피고 에스피피조선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 대표이사의 결재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증거능력 및 증명력이 없어 사실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주장하나, 자유심증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 민사소송법에서 내부적인 결재절차를 모두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 증거능력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고, 서증에 관하여 거증자가 성립을 증명하지 아니한 경우라 할지라도 법원은 다른 증거에 의하지 아니하고 변론 전체의 취지를 참작하여 자유심증으로써 그 성립을 인정할 수도 있는데(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다37138 판결 참조), 원고가 제출한 위 보고서는 피고 회사 내부에서 작성되어 담당자, 부서장, 조선소장의 결재까지 마친 것으로 그 내용이 원고에게 유리하게 작성되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그 진정성립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5, 6(가지번호 포함), 9, 을 1~4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동아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 회사는 선박의 건조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선박 건조 작업에 관하여 협력업체들에 도급을 주고 피고 회사가 운영하는 각 사업장의 소장으로부터 생산공정 등 경영에 대한 개괄적인 진행사항을 보고받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나.

피고 회사는 E를 운영하는 피고 B에게 선박 건조 작업 중 장비운전 및 신호작업을 기간 2012. 2. 1.부터 2013. 1. 31.까지로 정하여 하도급하였고, 위 기간 중 C을 운영하는 G에게 선박 건조 작업 중 배관, 취부작업을 하도급하였는데, 원고는 C 소속 근로자이다.

다.

E 소속 근로자들은 2012. 3. 10. 피고 회사의 사업장 중 하나인 D조선소에서 타워크레인을 이용하여 지상으로부터 9.6m 지점에 서비스 타워와 피고 회사가 건조 중이던 선박 사이를 연결하는 교량을 설치하는 작업을 하게 되었다. E 소속 근로자들은 타워크레인으로 교량을 인양한 후 서비스 타워 쪽 고정용 볼트만 연결하고 고정용 너트를 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양용 고리를 해체하고 교량을 통한 통행을 허용하였다. 원고가 작업에 필요한 자재를 받으려고 서비스 타워에서 위 선박으로 가기 위해 교량을 건너던 중 위 고정용 볼트가 이탈하여 교량이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 회사가 교량의 설치 완료 여부 및 통행 가부를 점검하거나 그에 관한 안전요원 등을 배치한 사실은 없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① 정형외과적으로 좌측 고관절 15%의, 우측 수관절 19%의, 척수손상으로 인하여 27%의, 우측 족관절 14%의, 좌측 족관절 14%의 노동능력을, ② 치과적으로 악관절의 강직으로 17%의, 부정교합이 있는 하악골 골절로 10%, 악관절에 통증을 동반한 교합으로 10%의 노동능력을 각 영구적으로 상실하였고, 근로복지공단 통영지사로부터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휴업급여 72,600,410원, 요양급여 55,060,940원, 장해급여 96,781,070원 합계 224,442,420원을 지급받았다.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피고 B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는 E 소속 근로자들이 교량을 안전하게 설치하고, 설치 완료 여부를 확인한 후 보행자의 통행을 허용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충분히 이행하지 아니한 과실로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 B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피고 B가 근로자들의 선임・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하였다는 점 또는 상당한 주의를 하였어도 손해가 있었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B는 민법 제756조 제1항 본문에 따라 위 근로자들의 사용자로서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 회사

1)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의 발생

도급계약의 경우 원칙적으로 도급인에게는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없으나, 법령에 의하여 도급인에게 수급인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 등이 부여되어 있거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도급인에게도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

이 사건 사고 당시 시행되던 구 산업안전보건법(2013. 6. 12. 법률 제118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9조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제1항에 따른 사업주'에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이 전문분야의 공사로 이루어져 시행되는 경우 각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전부를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가 포함된다.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2호는 2011. 7. 25. 신설되었는데, 개정 이유에 따르면 이는 사업이 전문분야의 공사로 이루어져 시행되는 경우로서 각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를 전부 도급을 주는 경우에도 원도급업체 사업주가 산재예방에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명확히 규정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 경우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본문에 규정된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은 같은 항 제1호의 경우와 달리 각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가 같은 장소에서 이루어질 것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2013. 8. 6. 대통령령 제2468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 제2항, 제23조 제2호에 의하면 선박 건조업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에서 규정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에 해당한다.

위 인정 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각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전부를 도급을 주어 하는 선박건조업의 사업주로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 따라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인 원고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

2)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의 내용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2014. 3. 12. 고용노동부령 제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 제4항, 제2조 제3항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서 정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로 제1호에서 인공구조물이 붕괴될 우려가 있는 장소를, 제2호에서 기계・기구 등이 넘어지거나 무너질 우려가 있는 장소를 규정하고, 같은 조 제5항에서 도급인인 사업주가 하여야 할 조치는 위 규칙에서 정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내용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97조는 사업주는 기계에 부속된 볼트・너트가 풀릴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볼트・너트가 적정하게 조여져 있는지를 수시로 확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규칙 제369조는 교량의 설치작업을 하는 경우 작업을 하는 구역에 관계 근로자가 아닌 사람의 출입을 금지할 것, 중량물 부재를 크레인 등으로 인양하는 경우에는 부재에 인양용 고리를 견고하게 설치하고, 인양용 로프는 부재에 두 군데 이상 결속하여 인양하여야 하며, 중량물이 안전하게 거치되기 전까지는 걸이로프를 해체하지 아니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타워크레인을 이용하여 설치하는 교량은 인공구조물 또는 기구로서 적절하게 설치되지 아니한 경우 붕괴되거나 무너질 우려가 있으므로 이 사건 사고 현장은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피고 회사는 원고가 교량 설치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사업주로서 교량의 볼트·너트가 적정하게 조여져 있는지를 수시로 확인하고, 교량 설치 구역에 관계 근로자가 아닌 사람의 출입을 금지하며, 교량이 안전하게 설치되기 전까지는 걸이로프를 해체하지 아니하는 등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

3)

불법행위책임의 성립

피고 회사는 위와 같이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 따라 피고 회사에 부과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충분히 취하지 아니하였고, 이러한 피고 회사의 업무상 과실은 이 사건 사고 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 따라서 피고 회사도 민법 제750조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

피고들의 공동불법행위책임의 성립

결국 이 사건 사고는 피고들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한 것이어서 피고들의 공동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하므로, 피고들은 민법 제760조 제1항에 따라 연대하여 원고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라.

피고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들의 공통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들은, 원고가 교량의 고정용 너트가 체결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도 무단으로 통행하다가 스스로의 과실로 이 사건 사고를 당한 것에 불과하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피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가 원고의 전적인 과실로 발생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 B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 B는, E 소속 근로자들의 과실이 있더라도 이는 피고 회사가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거나 산업안전보건법 등에 따른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한 과실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 회사만이 원고에 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B도 원고에 대한 사용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함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 B가 피고 회사에 대하여 각자의 과실 비율에 따른 부담을 주장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원고에 대하여는 피고 회사와 함께 부진정연대책임을 지는 것이므로, 피고 회사의 과실은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피고 B의 책임을 면할 사유가 되지 아니한다. 피고 B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위 각 증거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원고의 연령, 상해의 정도 및 경과를 비롯하여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면, 피고들이 원고에게 지급할 위자료의 액수는 2,000만 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피고 B는 원고의 과실이 상계되어야 하며 원고는 이미 산업재해에 따른 충분한 보상을 받았으므로 그 부분만큼 위자료가 감액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자료의 산정에 있어 피해자에게 과실이 있는 경우에도 이는 상계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참작하여야 할 사유에 불과하다. 원고가 받은 산업재해에 따른 보상 중 일부가 위자료 명목으로 지급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피고 B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위자료로 2,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12. 3. 10.부터 피고 B에 대하여는 피고 B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6. 1. 15.까지, 피고 회사에 대하여는 피고 회사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16. 4. 25.까지는 각 민법이 정한 연 5%의, 각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할 것인데, 제1심판결의 피고 회사에 대한 부분 중 원고 패소 부분에서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피고 회사에 대하여 원고에게 이 법원에서 인정하는 위 돈의 지급을 명하며, 제1심판결 중 나머지 부분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항소 및 피고 회사에 대한 나머지 항소와 피고 B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홍기(재판장) 구지인 현정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