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소를 모두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원고들의 주장
피고는 원고들이 퇴직할 때 원고들에게 미사용 고정연차수당과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는데, 고정연차는 미사용분 전체를 적치하여 사용하도록 하고 있어 최종 퇴직시점에 미사용 고정연차수당 청구권이 발생한다. 따라서 피고는 별지 원고별 청구금액의 성명란 기재 원고들에게 '휴일근로금액'란과 '고정연차금액'란의 각 합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부제소 합의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부동문자로 인쇄된 이 사건 희망퇴직원 상의 지원자 동의사항은 형식에 불과하여 부제소합의의 유효 요건을 갖추지 않아 부제소합의로서의 효력이 없다
피고의 주장
원고들은 희망퇴직을 신청하면서 미지급 급여, 퇴직금 등과 관련된 청구권을 포기하고 향후 이에 관한 민, 형사상 이의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부제소 합의의 내용이 포함된 서약서를 피고에게 제출하였으므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인정사실
피고는 자동차 및 그 부품의 설계, 제조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에 고용되어 재직하다가 퇴사한 생산직 또는 사무직 근로자들이다.
원고들은 별지 원고별 청구금액 표 '퇴직일자'란 기재 각 해당일자에 피고를 퇴사하면서 법정퇴직금 및 퇴직위로금을 지급받았다.
원고들은 피고에 희망퇴직원을 제출하였는데, 그 희망퇴직원의 '지원자 동의사항'란에는 아래와 같은 문구가 부동문자로 인쇄되어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들은 별지 원고별 청구금액 표의 '퇴직일자'란 기재 각 해당일에 퇴직하였는데, 퇴직하기 약 1개월 전에 희망퇴직원을 작성·제출한 점, 희망퇴직원에는 원고들이 회사로부터 지급받아야 하는 급여, 상여금, 제수당(시간외수당, 휴일 및 야근수당 미사용 휴가보상 등), 퇴직금 및 기타 금품이 전부, 최종적으로 정산완료함을 인정하는 내용이 명시된 점, 희망퇴직원에는 차량 바우처, 2017 임금협상에 따른 성과급과 같이 특정한 항목을 제외하고는 추가로 수령할 금품이 없고, 퇴직금 및 기타 금품 전부가 정산되었음을 인정하는 내용이 명시된 점, 희망퇴직원에는 원고들이 추가로 수령할 금품이 있는 경우라도 이를 포기하기로 하며, 임금 또는 퇴직금 등 여하한 항목에 대하여도 행정상 또는 민·형사상 어떠한 형태의 제소 등을 하지 않기로 서약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피고에게 희망퇴직원을 제출하면서 휴일근로수당과 고정 연차수당을 모두 포함하여 정산한다는 사정에 대해 잘 알면서도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등에 관한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 합의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이하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성립한 위 합의를 '이 사건 부제소 합의'라 한다).
부제소 합의의 효력에 관한 판단
임금청구권의 사전포기에 해당하여 무효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들은, 이 사건 부제소 합의는 퇴직금 청구권 등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퇴직금 제도는 사용자의 은혜적인 고려에 의하여 마련된 것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의하여 인정되는 강제적인 성격을 갖는 것이 어서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반되어 허용되지 않고, 따라서 이에 대한 부제소 합의 또한 효력이 없다(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다49725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근로자가 회사와의 근로관계를 장차 일정한 시점에서 종료시키기로 하고 그 퇴직을 전제로 하여 퇴직금 또는 퇴직위로금 등을 수령하면서 향후 퇴직 또는 퇴직금과 관련하여 회사에 대하여 어떠한 청구나 이의도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부제소 합의를 하는 것은 퇴직금의 사전포기에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9. 11. 23. 선고 99다52329 판결, 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7다33194 판결 등).
원고들은 희망퇴직원을 작성·제출하며 이미 퇴직의사를 밝히고, 그 무렵 피고가 희망퇴직을 승인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고 퇴직금, 퇴직위로금 등을 수령할 것을 전제로미지급 제수당 및 퇴직금 등과 관련한 이 사건 부제소 합의를 한 것이며, 실제로 그 무렵 피고가 원고들의 희망퇴직을 승인하고 퇴직금, 퇴직위로금 등을 지급하였으므로, 이 사건 부제소 합의를 근로기준법 등을 위반한 퇴직금의 사전포기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는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들은, 피고와 근로관계라는 실질적 불평등관계에 있었고, 피고의 공장폐쇄 결정 등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상황이어서 피고의 희망퇴직 모집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적인 구조조정으로 정리해고 될 위기에 있었으며, 임금채권의 구체적인 내역 및 금액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희망퇴직원을 작성하였으므로, 희망퇴직원은 원고들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하여 현저하게 공평을 잃은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희망 퇴직 당시 피고로부터 법정퇴직금 이외에 상당한 액수의 퇴직위로금 및 차량바우처 등의 금품을 수령하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원고들이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하여 위 부제소 합의에 이른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원고들의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여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윤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