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위 취소 부분에 대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C에 대하여 약 6억 6,000만 원의 구상금 채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C는 피고 B에 대한 6,600만 원의 기술이전비용 채권(이하 '이 사건 기술이전비 채권'이라 한다)과 피고 A에 대한 42,898,890원의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이하 '이 사건 임금채권'이라 한다)에 대하여 원고가 강제집행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하여 2017. 1. 31. 피고들과 통모하여 위 이 사건 기술이전비 채권과 이 사건 임금채권 중 32,898,890원을 포기하는 내용의 채권포기(또는 상계)계약(이하 '이 사건 포기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후, 이 사건 선행소송의 항소심 법원이 같은 날 위와 같은 내용으로 발령한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에 대해 이의하지 않고 확정시켰다. 따라서 이 사건 포기계약은 C가 위 채권 외의 적극재산이 없는 상태에서 채권자인 원고를 해함을 알고 행한 사해행위로서 취소되어야 하고, 그에 대한 원상회복으로 피고 B은 원고에게 6,6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피고 A은 원고에게 32,898,89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들과 C는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에 대하여 각자의 의사결정에 따라 이의하지 않은 것일 뿐, 이 사건 포기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 따라서 사해행위 취소의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피고 B이 C에게 6,6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피고 A이 C에게 42,898,89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것을 명한 이 사건 선행소송의 1심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고 항소심에서 그 결론이 유지될 수 없었으므로, 위 채권은 사해행위 당시 C의 책임재산으로 볼 수 없으므로 C가 위 채권 중 일부를 포기한 것은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는 2016년 11월경 C가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승소하거나 합의 및 조정 등으로 인하여 지급받게 될 청구채권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음에도 원고 C를 승계하거나 소송절차에 참가하지 않았는바, 이는 원고가 C에게 합의, 조정 등의 권한을 유보하였거나 적어도 C의 합의 또는 조정에 따라 결정된 액수의 채권에 대하여만 압류․추심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선행소송이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으로 종결된 후 비로소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피고들은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기술이전비용 채무와 6,812,060원을 초과하는 임금 및 퇴직금 채무의 존부를 다투었고, C를 사기로 고소하는 등 적대적인 관계 속에서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을 하게 된 것으로서, 선의의 수익자이다.
사해행위 성립여부에 대한 판단
쟁점의 정리
원고의 C에 대한 위 구상금 채권은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 이전에 이미 존재하였으므로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이 없다. 다음으로 사해행위의 존부와 관련하여, C와 피고들 사이의 이 사건 포기계약이 존재하는지 여부 및 이 사건 포기계약이 사해행위가 되는지가 우선적인 쟁점이 되므로 먼저 이 사건 포기계약의 존부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포기계약의 존부
관련 법리
무자력상태의 채무자가 소송절차를 통해 수익자에게 자신의 책임재산을 이전하기로 하여, 수익자가 제기한 소송에서 자백하는 등의 방법으로 패소판결 또는 그와 같은 취지의 화해권고결정 등을 받아 확정시키고, 이에 따라 수익자 앞으로 책임재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등이 마쳐졌다면, 이러한 일련의 행위의 실질적인 원인이 되는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이전합의는 다른 일반채권자의 이익을 해하는 사해행위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17. 4. 7. 선고 2016다204783 판결 참조).
한편, 채무의 면제(채권의 포기)는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하여 그의 채권을 무상으로 소멸시키는 단독행위이고(민법 제506조), 채무의 면제는 반드시 명시적인 의사표시만에 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채권자의 어떠한 행위 내지 의사표시의 해석에 의하여 그것이 채무의 면제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도 이를 인정하여야 할 것이기는 하나, 이와 같이 인정하기 위하여는 당해 권리관계의 내용에 따라 이에 관한 채권자의 행위 내지 의사표시의 해석을 엄격히 하여 그 적용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2. 15. 선고 2004다5042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법률행위가 소송행위를 통해 이루어지고, 그러한 소송행위가 실체법상의 법률행위로서의 성질을 가지는 경우 그러한 법률행위도 사해행위가 될 수 있을 것이지만, 위에서 본 법리와 같이 이 경우 소송상 자백이나 화해권고결정 등의 소송행위가 사해행위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소송행위의 실질적인 원인이 되는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이전합의가 사해행위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포기계약이 실제로 존재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먼저 본다.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와 관련하여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이 사건 포기계약이 존재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을 제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선행소송의 항소심 법원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심리한 후, 해당 사건의 공평한 해결을 위하여 내린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에 대하여 C와 피고들이 각자의 판단에 따라 이의하지 않은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원고는 C가 이 사건 포기계약을 통하여 피고 B에 대한 6,600만 원의 기술이 전비 채권과 피고 A에 대한 임금채권 중 32,898,890원을 포기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우선 C가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에 이의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C가 위 채권의 채무자인 피고들에 대하여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채무면제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들은 이 사건 선행소송의 항소심 법원이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을 발령하기 전까지 항소심에서도 새로운 서증을 제출하고(을 제2호증의 49), 증인을 신청하는 등(을 제2호증의 51), 이 사건 기술이전비 채권과 이 사건 임금채권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실질적으로 다투고 있었고, 위 항소심 법원은 조정기일에서 당사자들의 견해차이로 조정이 성립하지 아니하자,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을 발령하였다(을 제2호증의 56). 또한, 아래 다.항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위 각 채권은 항소심 법원의 추가심리와 판결에 따라 그 존부와 범위가 불확실한 상황이었는데, 그러한 상황에서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을 받아들이기로 C와 피고들이 통모하였다거나,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합의하였다고 볼 증거도 없다.
채권의 포기나 상계권의 행사는 채권자의 단독행위뿐 아니라 채권자와 채무자와의 합의갑 제3호증, 을 제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포기계약 당시 이 사건 기술이전비 채권과 이 사건 임금채권이 존재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선행소송의 제1심판결은 C가 2014. 12. 10. 피고 B의 대표이사인 G와 체결한 합의 계약(이하 '이 사건 합의 계약'이라 한다)의 당사자를 피고 B으로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만으로 피고 B이 C에 대하여 미지급 기술이전료 6,6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합의계약은 C의 피고 B에 대한 기술이전 등의 의무제공을 전제로 그에 대하여 기술이전료를 지급하기로 한 계약이고, 피고 B은 이 사건 선행소송의 항소심에서 C가 피고 B에 대하여 위 의무를 이행한 사실이 없거나 이행불능이 되었고, 이에 이 사건 합의계약을 해제한다는 점을 적극 주장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을 제2호증의 25, 26). 그렇다면 이 사건 선행소송 항소심 법원의 추가심리와 판단이 있었을 경우 이 사건 기술이전비 채권의 존부와 범위는 크게 달라질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선행소송의 제1심판결은 피고 A에 대한 C의 임금청구에 관하여 (1) C가 근로를 제공한 기간에 대하여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합계 9,298,890원 및 이에 대한 근로기준법에 따른 지연손해금 지급의무를 인정하였고, (2) 피고 A이 C와의 근로계약을 해지하여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한 부분에 대하여, 민법 제661조에서 정한 계약해지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이를 부당한 근로계약 해지라고 판단하고, 피고 A에게 위 계약해지로 인하여 C가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기간의 미지급 임금 3,36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피고 A은 이 사건 선행소송의 항소심에서 피고 A이 C를 해고하였는지 여부(계약해지 여부), 계약해지에 정당한 이유('부득이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실질적으로 다투고 있었고(을 제2호증의 25, 27), 이 사건 선행소송의 제1심판결이 설시한 것처럼, 피고 A과 C와의 근로계약에는 사용자의 해고를 엄격히 제한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고, 민법의 고용계약에 관한 조항이 적용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선행소송 항소심 법원의 추가 심리와 그에 따른 판결이 있었을 경우 위 계약해지의 정당성에 관하여 다른 판단이 존재하여 이 사건 임금채권 중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한 기간에 대한 부분은 인정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상당하였다고 판단된다.
이 사건 선행소송의 항소심 법원이 이 사건 임금채권 중 1,000만 원만 인정하고 나머지 임금채권 및 이 사건 기술이전비 채권 전부를 인정하지 않는 취지의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을 내린 것은 위 법원의 그때까지의 심리결과가 위 ①, ②와 같기 때문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 나.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선행소송의 제1심법원은 변론종결 이후에 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에서 그 이후에 선고한 판결과 달리, 이 사건 임금채권을 일체 인정하지 않는 취지의 결정을 발령하였다. 이 사실만 보더라도 이 사건 임금채권이나 이 사건 기술이전비 채권은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당사자들의 변론과 증거제출, 심급마다 다른 법리적 판단가능성, 조정 성립여부 등에 따라 그 존부와 범위가 모두 불확실한 상황에 있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원고들은 이 사건 선행소송의 제1심판결 후 피고들이 항소를 제기하자, 피고들을 제3채무자로 하여 이 사건 기술이전료 채권 및 이 사건 임금채권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하였는데, 위 압류 및 추심명령의 '압류 및 추심할 채권'을 "C가 피고들을 상대로 신청한 창원지방법원 거창지원 2015가합10112호 약정금[항소심 부산고등법원(창원) 2016나21967호]이 승소하거나 합의 및 조정 등으로 인하여 지급받게 될 청구채권 중 위 청구금액에 이를 때까지의 금원"이라고 기재하였다(갑 제3호증의 3, 4). 이에 의하면 원고들 스스로도 이 사건 기술이전비 채권 및 이 사건 임금채권이 항소심 계속 중의 조정이나 합의 또는 항소심 판결에 의하여 그 존부 및 범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인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요컨대, 이 사건 기술이전비 채권과 이 사건 임금채권은 2017. 2. 16.경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이 확정됨으로 인하여 비로소 그 존부와 범위가 확정되었을 뿐, 이와 달리 2017. 1. 31. 이 사건 포기계약 당시에 채권으로 확실히 존재하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포기계약을 통하여 C가 일반채권자들의 공동담보가 되는 자신의 적극재산을 감소시키는 사해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소결론
위와 같이 원고가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는 이 사건 포기 계약의 존재 자체를 인정할 수 없고, 나아가 이 사건 포기계약이 사해행위라고 볼 근거도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들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대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봉수(재판장) 이태희 김인해
각주1) 원고는 제1심에서 이 사건 포기계약이 2017. 1. 31.자로 있었다고 주장하였고, 청구취지에서도 취소의 대상인 사해행위 일시를 2017. 1. 31.로 특정하였다. 사해행위의 존재는 채권자취소권 존부에 관한 요건사실이므로 사해행위 일시를 법원이 원고의 주장과 달리 2017. 2. 16.로 선해하는 것은 변론주의 원칙에 반한다고 판단된다. 사해행위 일시가 이 사건 각 채권의 발생시 기와 관련하여 쟁점이 되는 이 사건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각주2) 원고는 이 사건 소장과 각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에서 청구취지를 '2017. 1. 31.자 상계(포기)계약을 취소한다'고 기재하였다.
각주3) 채권에 대하여 '용이하게 변제를 받을 수 있는 확실성'이란, 먼저 그 채권의 존재를 전제로 채무자의 자력이나 책임재산, 물적 담보의 존부 등을 통하여 이를 용이하게 변제 받을 수 있는 사정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의미하는 것이다(대법원 2001. 10. 12. 선고 2001다32533 판결 취지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