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19. 5. 2. 선고 2018나60226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인정사실

원고가 2010. 12. 1.부터 2017. 5. 26.까지 진주 C건물에서 'D'을 운영하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한 사실 및 원고가 피고로부터 당사자 사이 지급기일의 연장 합의 없이 퇴직금 11,286,271원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내지 제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나.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11,286,271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다음날부터 14일째 되는 날의 다음날인 2017. 6. 10.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정한 연 20%의 비율로 정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항변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항변

피고는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매월 퇴직금으로 10만원을 급여와 함께 지급하되 매년 퇴직금을 10만원씩 인상하기로 약정하고, 이에 따라 퇴직금을 분할하여 미리 지급하였다. 원고는 피고에게 이러한 약정에 따라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퇴직금채권을 피고의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상계하고 나면 원고에게 지급할 금원이 존재하지 않는다.

나.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참조).

다.

이 사건의 경우

위 법리에 다음과 같은 사정을 비추어 보면 이 사건에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피고의 상계항변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1)

이 사건에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월급에 퇴직금이 포함되고 퇴직 시 별도로 퇴직금이 지급되지 않는다는 명시적 합의가 존재하였음을 뒷받침하는 근로계약서나 그 밖의 서면은 제출된 바 없으며, 피고가 제출한 사실확인서(을 제2, 3호증, 각 가지번호 포함)의 기재만으로는 위와 같은 명시적 합의가 존재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피고가 원고에게 미리 분할하여 지급하였다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지도 않는다. 즉, 피고는 2011. 12.부터 1년간은 매월 10만 원씩, 2012. 12.부터 1년간은 매월 20만 원씩, 2013. 12.부터 1년간은 매월 30만 원씩, 2014. 12.부터 1년간은 매월 40만 원씩, 2015. 12.부터 1년간은 매월 50만 원씩, 2016. 12.부터 퇴직시까지는 매월 60만원씩 총 2,160만원을 퇴직금 명목으로 미리 지급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갑 제5호증(입출금거래내역) 및 을 제1호증의 1, 2(본인금융거래내역) 기재와 전혀 일치하지 않을 뿐 아니라, 피고가 증거로 제출한 사실확인서에 기재된 퇴직금 명목 금액과도 일치하지 않는다(각 금융거래내역 자체로도 매월 급여와 별도로 '일정'한 금액이 지급되었다는 규칙성을 발견하기 어렵고, 각 사실확인서마다 미리 지급되었다는 퇴직금 명목 액수도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3)

만약, 피고 주장과 같이 2010. 12. 입사 시부터 2017. 5. 퇴사 시까지 원고의 임금이 월 130만 원 정도로 고정된 채 퇴직금만 10만원씩 인상된 것이라면, 이는 근로기준법이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의 취지에 비추어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4)

한편, 피고는 매년 10만 원씩 인상한 금액을 퇴직금이 아니라 급여를 인상한 것으로 볼 경우에는, 적어도 660만 원(10만 원 × 66개월)은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것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도 주장하였는데, 이는 피고의 주장 자체로도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하였다는 금액 자체가 특정되지 않음을 의미하며, 위 2)항에서 살펴본 사정과 더불어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하지 않았음을 뒷받침하는 사정에 해당할 뿐이다(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어 그에 기한 상계항변을 허용할 수 없는 본 사건에서, 피고 주장과 같이 특정되지 않은 금액 중 매월 10만 원씩은 퇴직금에 해당한다거나 그 금액에 대해서는 상계가 허용된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봉수(재판장) 이태희 김인해

각주1) 갑 제7호증(공소장)에는 원고가 2010. 3. 7.부터 근로를 개시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갑 제1호증(체불 임금 등 확인서) 및갑 제4호증(퇴직금 산정내역서)에는 원고가 2010. 12. 1부터 근로를 개시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원고도 이 사건 소장에서근로개시일을 2010. 12. 1.로 주장하였고, 이에 대해 피고가 다투고 있지 않으므로 위와 같이 인정한다.

각주2) 퇴직금청구권은 퇴직시에 발생하고, 퇴직금은 퇴직 전 3개월간의 평균임금을 기초로 산정되므로 재직기간 중의 급여 중 일부를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하는 약정은 해당 근로자의 급여와 퇴직금을 모두 낮추는 효과가 있으므로 기본적으로 근로자에게불리한데, 피고 주장과 같이 급여는 동결한 채 퇴직금 명목의 금원만 인상하였다면 그 불리한 효과가 더 커지게 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