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하는 사실
당사자의 지위
C은 2000년 무렵 동생인 원고의 명의를 빌려 사업자등록을 하고 'D', 'E' 등의 상호로 제조업을 하였고, 2011. 12. 9. 피고를 설립하여 경영하고 있다.
원고는 위와 같이 형 C에게 명의를 빌려주면서 C에게 고용되어 선반공으로 근무하였고, 2011. 12. 9. 피고가 설립되자 계속하여 피고의 선반공으로 근무하면서 명목상의 대표이사로 등재되었다.
원고와 C의 분쟁
원고는 금전 문제 등으로 C과의 관계가 악화되자 2017. 4. 3.부터 피고의 사업장으로 출근하지 않은 채 2017. 4. 4.부터 2017. 4. 14.까지 병원에 입원하였고, 그 기간 중 C의 연락을 고의로 받지 않았다.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는 것을 이용하여 2017. 4. 19. 피고의 인감과 계좌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등을 임의로 변경하였고, 2017. 4. 26. 피고에게 개인 사유로 2017. 4. 17.부터 2017. 5. 24.까지 휴가를 내겠다고 통보하였다.
C의 처이자 피고의 사내이사인 F 등은 원고를 피고의 대표이사에서 해임하기 위하여 2017. 4. 20. 원고에게 개최일시를 2017. 5. 1. 10:00으로 한 이사회 소집을 요구하였으나, 원고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F 등은 2017. 5. 1. 이사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피고의 대표이사에서 해임하고 F을 피고의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원고를 피고의 이사에서 해임하기 위한 주주총회를 소집하고, 피고의 새로운 인감을 개설하는 내용의 결의를 하였고, 이에 따라 F이 같은 날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원고에 대한 해고
원고는 2017. 5. 25.과 2017. 6. 12. 2차례에 걸쳐 처갓집 가족들 몇 명과 함께 피고의 사업장에 왔다가 C과 피고의 다른 직원들이 저지하여 사업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갔다.
피고는 2017. 9. 15. 원고에게 '2017. 4. 2.부터 무단결근하고 피고 대표이사의 직무집행을 방해하였으므로 2017. 9. 30.자로 해고한다.'는 통보를 하였다.
C, F은 원고를 고소하였고, 원고는 2019. 7. 22. 업무방해, 무고 등으로 기소되었는데(창원지방법원 2019고단1947호), 그 공소사실 중 업무방해 부분은 '원고가 C에게 앙심을 품고 2017. 4. 2.부터 출근하지 않은 채 피고의 명목상 대표이사임을 이용하여 피고의 인감과 계좌 비밀번호, 공인인증서를 C에게 반환하지 않으면서, 2017. 4. 19. 피고의 인감과 계좌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등을 임의로 변경하거나 재발급받아 C이 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여 회사경영업무를 방해하였다.'는 것이다.
[사실인정의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부터 7호증까지, 을 제1부터 16호증까지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증인 G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치료를 위하여 병원에 입원하여 2017. 5. 24.까지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고 이후 2017. 5. 25. 피고의 사업장에 출근하려 하였으나 C 등이 저지하여 출근하지 못한 것일 뿐 무단으로 결근하지 않았고,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의 직무집행을 방해하지도 않았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다. 또한, 피고는 원고에 대한 해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반하였고, 30일 전에 해고의 예고를 하지도 않아 근로기준법 제26조에 위반하였으며, 설령 원고가 무단으로 결근하였다 하더라도 아무런 징계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징계해고를 하였다.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는 무효이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가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17. 4. 1.부터 2019. 12. 31.까지의 미지급 임금 1억 850만 원(= 월 350만 원 × 31개월)과 2020. 1.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350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해고무효 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근로자성
앞에서 인정한 것처럼 원고는 2011. 12. 9.부터 2017. 5. 1.까지 피고의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었는데, 원고가 피고의 사업장에서 선반공으로 근무하였을 뿐 대외적으로는 회사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는 회사의 업무를 집행할 권한을 행사하는 등의 대표이사로서의 업무집행을 전혀 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근로기준법 제27조 위반 주장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한다.
을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17. 9. 15. 원고에게 '2017. 4. 2.부터의 무단결근과 대표이사의 직무집행 방해'를 이유로 2017. 9. 30.자로 해고한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2017. 4. 2.부터의 무단결근'은 그 자체로 구체적 사실을 기재한 것이고, '대표이사의 직무집행 방해'는 원고가 피고의 인감 등을 반환하지 않아 피고의 경영을 방해한 행위를 지칭함을 쉽게 알 수 있으므로[피고의 대표이사 F은 2017. 6. 29. 원고에 대하여 대표이사 직무집행의 방해금지 가처분결정을 받았다(창원지방법원 2017. 6. 29.자 2017카합10118 결정).], 위 내용증명은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과 비위내용을 기재한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26조 위반 주장
근로기준법 제26조에서 규정하는 해고예고 제도는 근로자로 하여금 해고에 대비하여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시간적·경제적 여유를 주려는 것으로 해고의 효력 자체와는 관계가 없는 제도이므로, 이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징계절차 없이 해고하였다는 주장
이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원고에게 변명의 기회를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원고를 해고하였다는 것인데, 원고에 대한 해고가 피고의 취업규칙 등에 정한 징계절차에 위반하였는지에 관하여 아무런 구체적인 주장이 없다. 따라서 이에 관한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주장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무효이고(근로기준법 제27조) 그러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은 사용자가 주장 입증하여야 한다.
무단결근
앞에서 인정한 것처럼 원고는 2017. 4. 3.부터 피고에게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은 채 출근하지 않았고, 이후 피고의 실질적 경영주인 C의 연락도 고의로 받지 않았다. 원고가 2017. 4. 4.부터 2017. 4. 14.까지 치료를 위하여 병원에 입원한 사실은 있으나, 불가피한 사정이 없음에도 피고에게 질병의 발생과 치료의 필요성 등의 사유를 전혀 밝히지 않았으므로 결근이 정당화된다고 볼 수는 없고, 2017. 4. 26. 피고에게 개인 사유로 2017. 4. 17.부터 2017. 5. 24.까지 휴가를 내겠다고 통보한 것 또한 무단결근을 사후에 정당화하려는 것에 불과하여 정당한 휴가신청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가 2017. 5. 25.과 2017. 6. 12. 2차례에 걸쳐 처갓집 가족들 몇 명과 함께 피고의 사업장에 온 사실은 인정되지만, 원고는 당시 2개월 가까이 결근하고 피고의 인감과 계좌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등을 이용해 피고의 경영을 방해하는 행위를 한 상황이었으므로, 원고가 단지 근로를 제공할 의도로 피고의 사업장에 왔고 C 등의 방해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라 볼 수도 없다. 결국 원고는 2017. 4. 3.부터 무단결근하였다고 할 것이다.
업무방해
앞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금전 문제 등으로 피고의 실질적인 경영주인 C과의 관계가 악화되자 2017. 4. 2.부터 출근하지 않은 채 피고의 명목상 대표이사임을 이용하여 2017. 4. 19. 피고의 인감과 계좌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등을 임의로 변경하거나 재발급받아 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이는 피고의 정상적인 경영을 고의로 방해한 행위에 해당한다.
해고의 정당성
앞에서 인정한 2가지 사유에다가 ① 피고는 상시 6인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소규모 사업장이자 가족 회사로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신뢰관계가 매우 중요한 점, ②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피고의 정상적인 경영을 방해하여 피고에게 금전적 손실 등을 가하려는 악의적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는 피고의 실질적인 경영주인 C의 여러 차례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인감 등의 반환을 거부하였고 현재 C 등과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에게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고, 결국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소결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는 무효라고 할 수 없다.
임금 청구에 대한 판단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2017. 10. 1. 이후의 임금 청구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한편, 2017. 4. 1.부터 2017. 9. 30.까지의 임금 청구에 관하여 보면, 앞에서 이미 판단한 것처럼 원고가 2017. 4. 3.부터 피고의 사업장에 출근하지 않은 것은 무단결근으로서 원고가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것인데,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가 2017. 9. 30.자로 효력을 발생하여 그때까지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모든 임금은 근로의 대가로서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를 받으며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보수'를 의미하므로 현실의 근로 제공을 전제로 하지 않고 근로자의 지위만을 유지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도 이유 없다(한편, 갑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17. 4. 25. 원고에게 3월의 임금으로 350만 원을 지급한 이후에도 2017. 6. 8. 350만 원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는 2017. 4.의 임금도 전액 지급받은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임금 청구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최웅영(재판장) 박신영 김재윤
각주1) 피고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근무하는 회사이고(을 제14호증), 2017. 4. 2.은 일요일이다.
각주2) 2017. 4. 1.부터 2019. 12. 31.까지는 31개월이 아니라 33개월이나,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른다.
각주3) 을 제1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사업장은 상시 6명의 근로자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에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