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법리오해
D은 피고인과 사이에 컨텐츠 공급계약을 체결한 독립된 사업자일 뿐, 피고인에 대하여 종속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가 아니고, ② 설령 D이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D의 근무기간 중 2013. 3. 2.부터 2017. 4. 30.까지는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이므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D이 피고인에게 고용된 근로자이고, 위 기간 동안 D의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이라고 보아 피고인에게 퇴직금 지급의무가 있다고 인정하였다.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창원시 성산구 B에 있는 사단법인 C의 실경영자로서 상시 103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교육서비스업을 경영하고 있는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13. 3. 1.부터 2018. 5. 31.까지 위 사업장에서 방과후 수학강사로 근무한 근로자 D의 퇴직금 10,105,533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D이 피고인에게 고용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의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마음대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된다(대법원 2019. 4. 23. 선고 2016다277538 판결 참조).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이라는 제목 아래 위 주장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D은 임금을 목적으로 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타당하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이 D과 사이에 작성한 '콘텐츠 공급 및 방과후교실 운영 계약서'에 의하면, D은 원칙적으로 피고인이 지정한 교재나 피고인이 지정한 곳으로부터 교재를 공급받아 사용하여야 하고(2013, 2014년 계약서 제4조 제2항), 대타강사를 활용할 수 없으며 부득이하게 활용할 경우에도 계약기간동안 1회로 하며, 대타강사 활용시 15일 전에 피고인에게 보고하여야 한다(2013, 2014, 2016년 계약서 제4조).
D이 근무한 학교는 대부분 피고인이 배정해준 것이었고,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D으로부터 강의계획서, 강의일지, 업무일지 등을 월 1~2회 보고받았으며, D을 비롯한 강사들에게 수업시작 전 2~30분 정도 일찍 출근하라고 안내하였다고 진술하였다.
D의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은 '사용자는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 이상의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 다만,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하고 있다.
소정근로시간이란 근로계약 또는 취업규칙에서 정해진 시업시각에서 종업시각까지의 시간 중 다시 소정휴게시간을 뺀 시간을 의미한다. 그러나 소정근로시간 외의 시간도 근로시간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는데, 시업시각까지 그러한 상태를 준비하기 위한 행위에 필요한 시간은 근로시간으로 볼 수 있고, 종업시각 후 청소, 정리정돈 등 뒤처리가 이루어져야 하는 경우 그것은 업무의 최종 부분으로서 근로시간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근로기준법상의 휴게시간이란 근로자가 근로시간의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명령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고 또한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시간을 의미한다(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다20548 판결 참조).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방과후 강사로서 피고인이 제공하는 근로는 수업에 부수하는 학생들의 귀가 지도, 교실 정리 등과 나아가 교육 및 팀회의 참석 등 수업준비 등을 위해 필요한 업무, 그밖에 부수한 행정적 업무까지 모두 포함한다고 해야 하고, 수업과 수업 사이의 휴식시간 또한 피고인이 학생들의 지도를 책임지는 강사로서의 지위에서 완전히 벗어나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시간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D의 수업시간 사이에 주어진 10분간의 휴식시간을 소정근로시간에 포함하면 D의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판시 기재와 같이 D의 근무기간 중 2013. 3. 2.부터 2017. 4. 30.까지의 1주간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을 초과하였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D은 2013. 3. 2.부터 2014. 2. 28.까지 J초등학교에서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1일 5회에 걸쳐 회당 40분의 수업을 하였는바, 1주간의 수업시간만 계산하여도 1,000분(= 40분 × 5회 × 5일)으로 15시간(900분)을 초과한다.
D은 2016. 3. 2.부터 2017. 2. 28.까지 G초등학교에서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1일 4회에 걸쳐 회당 40분의 수업을 하였고(월, 수, 금: 13:10~16:20, 수업 사이에 10분간의 휴식시간 있음, 화, 목: 14:00~16:40, 수업 사이에 휴식시간 없음), 2017. 3. 1.부터 2017. 4. 30.까지는 함안 F초등학교에서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1일 4회에 걸쳐 회당 40분의 수업을 하였는바(월, 금: 13:20~16:30, 수업 사이에 10분간의 휴식시간 있음, 화, 수, 목: 14:00~16:55, 수업 사이에 5분간의 휴식시간 있음), 위 각 학교에서의 수업시간은 800분(= 40분 × 4회 × 5일)으로 15시간에 미달한다.
그러나 위 1) 나)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강사들에게 수업시작 시간보다 20분 정도 일찍 출근하라고 지시하였고, 수업이 마친 이후에도 교실 뒷정리 등을 지시하였는바, 위와 같은 수업 준비시간과 정리시간은 시업시간 내지는 종업시간으로 근로시간에 포함된다. 또한 D은 수업시간 사이의 10분간 내지는 5분간의 휴식시간에 수업에 늦게 또는 일찍 참석한 학생들의 보충수업을 진행하거나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참석 인원수를 보고하였으므로, 위 휴식시간이 사용자의 지휘명령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고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시간이라고 보기 어렵다.
위와 같이 수업 시작 전 일찍 출근한 시간과 수업 후의 뒷정리 시간, 휴게시간을 모두 포함하면 D의 2016. 3. 2.부터 2017. 4. 30.까지의 소정근로시간이 1주당 15시간을 초과하게 된다[G초등학교에서 근무한 기간은 1주당 1,040분{= 월, 수, 금: 660분(= 12:50경부터 16:30경까지 220분 × 3일) + 화, 목: 380분(= 13:40경부터 16:50경까지 190분 × 2일)}, 함안 F초등학교에서 근무한 기간은 1주당 1,055분{= 월, 금: 440분(= 13:00경부터 16:40경까지 220분 × 2일) + 화, 수, 목: 615분(= 13:40경부터 17:05경까지 205분 × 3일)}].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동종전과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5회 있고, 이종전과로도 집행유예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은, 피고인이 D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다투며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악의적으로 퇴직금을 체불한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다.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확산으로 방과 후 수업이 전면 중단되어 피고인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및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