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1. 4. 22. 선고 2020나1206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8. 10. 30. 피고와 사이에, 피고가 2018. 10. 30.부터 원고가 운영하는 'C 요양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고 한다)에서 외과 전문의로 근무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위 근로계약에 따라 이 사건 병원에서 2018. 10. 30.부터 2019. 5. 31.까지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피고에게 2018년 10월분 급여 709,677원을 지급한 것을 비롯하여 2019년 5월분 급여 13,000,000원을 지급하는 등 피고의 근무기간 동안 합계 85,784,447원을 지급하였다.

다.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계약서'와 '임금 및 퇴직금선지급금 신청서(이하 '퇴직금신청서'라고 한다)'를 각 작성하였는데, 임금 및 퇴직금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및 이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한 급여에는 피고의 요청에 따라 선 지급한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으나, 피고의 계속근로기간은 1년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선지급한 퇴직금 합계 9,825,171원 중 일부인 9,213,137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나.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고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이 규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타당하다( 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1)

근로계약서 및 퇴직금신청서에 따르면 피고의 급여는 피고의 신청에 따라 퇴직금이 포함된 이른바 'NET제'로 하고, 피고는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한 기간 동안 세금 및 보험료 등을 공제한 실수령액 (11,000,000원 또는 13,000,000원)을 기준으로 급여를 지급받아 왔다.

2)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피고에게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다거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가 피고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퇴직금 분할 약정을 체결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오히려 근로계약서 및 퇴직금신청서에 따른 급여 지급의 합의는 그 실질이 임금을 정한 것이면서 퇴직금 지급을 회피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으로서 원고가 피고에게 급여로 지급한 금원의 실질은 모두 임금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근로계약서 제4조 제1항 및 퇴직금신청서 제1조에 따르면 피고의 월 실수령액은 입사일부터 2018. 11.까지는 11,000,000원, 2018. 12.부터는 13,000,000원으로 일정하게 정해져 있다.

②

근로계약서 제5조 제2항에 따르면 4대보험료 정산, 소득세 정산 등으로 공제금액의 가감이 발생하더라도 원고는 피고에게 위 정해진 실수령액을 지급해야 한다.

③

근로계약서 제4조 제2항 및 퇴직금신청서 제2조에 따르면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할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산정함에 있어서 피고의 평균임금을 고려하지 않은 채 피고의 실수령액을 정한 다음 역산하여 그 금액에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일률적으로 정하였다(실수령액을 받기 위해 도출한 세전금액의 1/13에 해당하는 금액을 퇴직금으로, 나머지 12/13에 해당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하였다).

④

퇴직금신청서 제3조에는 "이와 같은 퇴직금 포함 급여제도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및 대법원판례에 따라 적법한 퇴직금으로 인정받지 못함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청한 것임을 명백히 인지하고 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원고와 피고 모두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의 실질이 퇴직금이 아님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고, 퇴직금신청서에 따른 퇴직금 지급과 관련된 약정이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으로 볼 여지가 높다

⑤

앞서 본 법리는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 임금과 퇴직금 등의 근로조건을 규정한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의 입법 취지, 퇴직금의 분할 지급 및 그 반환을 둘러싼 사용자와 근로자의 법률관계 등을 고려하여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른 사용자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허용하고 있다.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의 없이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퇴직금 분할 약정을 체결하는 경우에도 사용자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허용한다면 퇴직금 분할 약정의 효력을 원칙적으로 무효로 보아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위와 같은 취지에 반하게 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득관(재판장) 서민아 석동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