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68,067,891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2. 5.부터 2023. 8. 2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 사이의 관계
피고 B은 ‘D’이라는 상호로 전자부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사람이고, 원고는 2019. 1. 12. ‘D’에 입사한, 피고 B의 근로자이다.
피고 주식회사 C(이하 ‘피고 C’라 한다)는 자동차부품 제조업, 정밀금형 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피고 C는 2019. 1. 1. 피고 B에게, 기간을 ‘2019. 1. 1.부터 2019. 12. 31.’로, 제작할 제품의 범위에 관하여는 ‘부속계약을 통해 정해진 물품’으로 정하여 자동차부품 제작을 하도급(이하 ‘이 사건 하도급’이라 한다)하였다.
사고의 발생
원고는 2019. 12. 5. 18:10경 이 사건 하도급에 따라 피고 B의 제작의무가 있는 부품 제작을 위해 피고 C의 작업장 내에 설치된 피고 C 소유의 프레스 기계(이하 ‘이 사건 프레스 기계’라 한다)를 조작하여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 사건 프레스 기계에는 작동주기를 설정하는 버튼스위치가 있고, 이를 ‘연속작동’에 위치시키거나 ‘1회용 단작업’에 위치시켜 작업환경을 설정할 수 있었다. 원고는 당시 스위치가 ‘연속작동’과 ‘1회용 단작업’의 중간에 놓여 있는 상태임에도 ‘1회용 단작업’ 상태에 있다고 오인한 채 작업하던 중 연속작동하던 이 사건 프레스 기계에 왼손 손가락이 압착되어 좌측 2수지 원위지 절단, 좌측 3, 4수지 중위지 절단의 상해를 입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치료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급여 지급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2019. 12. 5.부터 2020. 12. 11.까지의 요양기간 동안 치료를 받았고, 2020. 12. 23.경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장해급여 일시금 26,790,760원, 휴업급여 25,513,920원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거나 명백히 다투지 아니한 사실, 갑 제1, 2, 5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책임의 근거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노동자가 노동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노동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이러한 사용자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행위가 불법행위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등 참조).
사업주는 프레스 등을 사용하여 작업하는 근로자의 신체 일부가 위험한계에 들어가지 않도록 해당 부위에 덮개를 설치하는 등 필요한 방호조치를 하여야 하고, 작업의 성질상 위와 같은 조치가 곤란한 경우에 프레스 등의 종류, 압력능력, 분당 행정의 수, 행정의 길이 및 작업방법에 상응하는 성능(양수조작식 안전장치 및 감응식 안전장치의 경우에는 프레스 등의 정지성능에 상응하는 성능)을 갖는 방호장치를 설치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03조 제1, 2항).
한편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1항 제1호,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2019. 12. 24. 대통령령 제3025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 제2항,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2019. 12. 26. 고용노동부령 제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 제4항 제16호 규정(이하 위 규정들을 통틀어 ‘구 산업안전보건법령’이라 한다) 취지를 종합하면,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의 경우,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만 사용하는 사업이 아닌 한 사업주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할 의무가 있고,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은 사업주와 수급인이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사업을 의미하는 것으로, 장소적 동일성 외에 시간적 동일성까지 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22. 3. 31. 선고 2020도12560 판결 참조).
원고의 왼손이 이 사건 프레스 기계의 작동범위 내에 있었음에도 이 사건 프레스 기계가 작동하였고, 피고 C 스스로도 산업안전보건법령에서 정한 도급인의 조치의무를 이행한 바 없다는 취지로 변론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피고 C의 2022. 1. 13.자 준비서면),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프레스 기계에는 덮개 또는 이에 갈음하는 감응식 내지 양수조작식 안전장치 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안전장치 등의 미비와 이 사건 사고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나아가 이 사건 프레스 기계는 피고 C 소유로서 피고 C의 사업장 내에 설치되어 있었고, 피고 C 역시 발주자로부터 자동차부품제작을 수급한 하도급사업자이다.
따라서 원고의 사용자인 피고 B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03조 제1, 2항에서 정한 안전조치이행의무의 위반에 따라, 피고 C는 구 산업안전보건법령에서 정한 도급인의 안전조치이행의무 위반에 따라 각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책임의 제한
다만, 원고로서도 이 사건 프레스 기계의 동작 방식 및 안전장치의 작동 상태 등을 확인하고, 작업환경 설정 스위치를 정확히 조작하여 작업을 함으로써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할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작업환경 설정 스위치를 ‘1회용 단작업’에 정확히 위치시키지 아니한 채 방호조치 등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 사건 프레스 기계를 작동시킨 잘못이 인정된다. 이와 같은 사정을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데 참작하기로 하되,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피고들의 책임을 65%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원고의 주장
원고는 요양기간 만료일의 다음날인 2020. 12. 12.부터의 일실수입 78,582,802원(장해급여 26,790,760원을 공제한 금액)과 보조구 비용 5,312,050원, 합계 83,894,852원 중 원고가 자인하는 원고의 과실비율 30%를 공제한 나머지 58,726,396원(= 위 83,894,852원 x 70%, 원 미만 버림)의 재산상 손해와 20,000,000원의 위자료, 총합계 78,726,39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구하고 있다.
판단
아래에서 별도로 설시하는 것 이외에는 손해배상액의 각 해당 항목과 같고,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 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은 것은 배척한다.
일실수입: 105,392,532원
인적사항
E생 남자(갑 제1호증)
가동연한, 가동일수 및 소득
O 만 65세가 되기 전날인 2039. 12. 6.까지, 가동일수 월 22일, 도시일용노임
후유장해와 노동능력상실률
O 이 법원의 신체감정촉탁에 대한 F병원장의 2023. 6. 30.자 회신
O 좌측 3수지: 11% 영구장해
맥브라이드 테이블 절단-II. 수지-3. 3수지-b. 원위수지관절, 낙하단조공에 해당하는 직업계수 6 적용
O 좌측 4수지: 10% 영구장해
맥브라이드 테이블 절단-II. 수지-4. 4수지-b. 원위수지관절, 낙하단조공에 해당하는 직업계수 6 적용
O 복합장해율: 19.9%[= 좌측 제3수지 절단 11% + 8.9%{= (100% – 11%) x 좌측 제4수지 절단 10%}],
계산: 105,392,532원
보조구: 4,579,600원
이 법원의 신체감정촉탁에 대한 F병원장의 2023. 6. 30.자 회신에 따르면, 향후 여명기간 동안 원고에게는 제3, 4수지에 대한 미관용 수지가 필요한데, 미관용 수지 1개당 단가가 25만 원, 수명이 2년인 사실이 인정되고, 원고의 여명종료일이 2057. 6. 13.임은 이 법원에 현저하다. 원고가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위 미관용 수지를 구입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변론종결일 다음날인 2023. 8. 9. 최초로 구입하기 시작하여 여명종료일까지 각 주기별로 구입하는 것으로 보고, 이 사건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하면 4,579,600원(= 2개의 수지 가액 50만 원 x 여명종료일까지의 연 단위 호프만 수치 합계 9.1592)이 된다.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의 공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 또는 수급권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때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 재해근로자가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재해근로자의 전체 손해액에서 먼저 근로복지공단의 보험급여 전액을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요양기간 이후의 일실수입만을 구함으로써 휴업급여 지급기간에 해당하는 일실수입을 청구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위 일실수입 손해에서 장해급여만을 공제하여야 하는데, 앞서 살핀 장해급여 일시금액은 26,790,760원이므로, 이를 위 일실수입에서 공제하면, 78,601,772원(= 105,392,532원 – 26,790,760원)이 된다.
피고 B은 “원고가 이미 지급받은 휴업급여액 25,513,920원도 추가로 공제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항변한다.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피해자로 하여금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휴업급여나 장해급여 등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에 그 급여액을 일실수입의 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피해자가 수령한 휴업급여금이나 장해급여금이 법원에서 인정된 소극적 손해액을 초과하더라도 그 초과부분을 기간과 성질을 달리하는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며, 휴업급여는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에 대응하는 것이므로 그것이 지급된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액에서만 공제되어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16240 판결 참조). 원고는 휴업급여 지급기간 이후의 일실손해만을 구하고 있으므로, 요양기간 이후의 일실수입인 위 105,392,532원에서는 그와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장해급여만이 공제될 수 있을 뿐 휴업급여를 공제할 수는 없다. 피고 B의 항변은 이유 없다.
책임제한을 고려한 원고의 재산상 손해액: 54,067,891원
= 54,067,891원(장해급여 공제 후의 일실수입손해액 78,601,772원 + 보조구 4,579,600원) x 피고들의 책임비율 65%
위자료: 14,000,000원
이 사건 사고의 경위, 피고들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의 내용과 정도, 원고의 부주의 내용과 그 정도, 원고의 나이 및 건강상태, 부상과 후유장해의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위자료를 14,000,000원으로 정한다.
소결론
따라서 공동불법행위자인 피고들은 공동하여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원고에게 재산상 손해 54,067,891원과 위자료 14,000,000원, 합계 68,067,891원(= 54,067,891원 + 14,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로서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19. 12. 5.부터 피고들이 이 사건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8. 2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위 인정범위 내의 원고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피고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재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