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2. 9. 15. 선고 2021가합52290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 중 면직무효확인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15,400,000원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4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지회는 노인의 권익신장과 복지증진 및 봉사활동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사단법인 B의 지회이다. 원고는 창원시청 C에서 근무하다가 2020. 8.경 퇴직하고 2020. 11. 25. 피고지회에 입사하여 2021. 4. 20. 면직될 때까지 경로부장으로 근무한 자이다. D은 2021. 1. 4.경 피고지회에 입사하여 경로과장으로 근무한 자이다.

나.

D 고소사건

D은 원고로부터 아래 표 기재와 같은 직장 내 괴롭힘(이하 ‘이 사건 각 행위’라 한다)을 당하였다며 2021. 3. 29.경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창원지청에 고소장을 제출하였다.

다.

인사위원회 및 상벌심의위원회 회의 경과

1)

피고지회는 이 사건 각 행위가 기사화되고,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창원지청으로부터 개선 지도 및 결과 보고 요구 및 창원시로부터 인사위원회 개최 요구 등을 받게 되자, 원고, D 등과 면담한 뒤 인사위원회 회의를 개최하여 이 사건 각 행위에 대한 조치를 안건으로 상정하여 처리하기로 하였다.

2)

이에 따라 피고지회는 원고에게 2021. 4. 12. 개최되는 인사위원회 회의에 출석할 것을 통지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건강상태 및 병가 신청을 이유로 위 회의에 불출석하였고, 피고지회의 인사위원회는 회의를 2021. 4. 16.로 연기하기로 하였다.

3)

피고지회는 원고에게 ‘2021. 4. 16. 개최되는 인사위원회 회의에 출석할 것’과 ‘인사위원회 위원들이 위 회의에 원고가 불출석 시 인사위원회의 처분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하기로 하였다는 것’을 통지하였으나, 원고는 건강상태 및 병가 신청을 이유로 위 회의에 다시 불출석하였고, 대신 이 사건 각 행위에 관한 소명자료를 작성하여 피고지회에 제출하였다.

4)

피고지회의 인사위원회는 2021. 4. 16. 회의에 원고가 다시 불출석하자, 원고의 이 사건 각 행위에 대한 조치를 상벌심의위원회에 넘기기로 결정하였다.

5)

피고지회의 상벌심의위원회는 2021. 4. 20. “원고 경로부장 징계의 건”을 안건으로 하여 회의를 개최하였고, 원고를 면직하기로 의결하였다.

라.

원고에 대한 면직처분

피고지회는 상벌심의위원회에서 심의·의결된 사항에 따라 2021. 4. 20.자로 원고를 면직하였음(이하 ‘이 사건 징계’라 한다)을 2021. 4. 23.경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당시 원고에게 교부한 면직통보서(이하 ‘이 사건 면직통보서’라 한다)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마.

관련 규정

이 사건 관련 정관 및 상벌심의위원회 규정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내지 29호증, 31, 33, 34호증, 을 제1 내지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의 요지

가.

징계사유의 부존재

원고는 이 사건 각 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는 그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게다가 이 사건 면직통보서상 면직사유는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하는 이 사건 징계를 유효하게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정한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

나.

징계절차상 하자 존재

피고지회는 이 사건 징계에 앞서 원고에게 상벌심의위원회 개최에 대한 통보를 하지 않고, 의견 진술기회도 부여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징계는 상벌심의위원회 규정 제5조 제1항을 위반한 것으로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이다.

3.

면직무효확인청구 부분에 대한 피고지회의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주장의 요지

원고와 피고지회의 근로계약이 그 기간만료로 종료된 이상, 이 사건 소 중 면직무효확인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다.

나.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부당하게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예외적으로 그 효력이 없고,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에 따른 사용자의 갱신거절은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와는 구별되는 것이고, 근로관계의 지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나 기대 역시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등 참조).

다.

구체적 판단

1)

갑 제1호증의 기재, 증인 E의 일부 증언에 의하면, 2020년경부터 피고지회에서 근무해온 증인 E은 피고지회에서 함께 근무했던 계약직 근로자들 중 1년의 계약기간이 만료되었을 때 재계약이 안 된 사람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2)

그러나 갑 제1호증, 을 제10, 11호증의 각 기재, 증인 E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위 인정사실 및 원고 제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의 근로계약은 2021. 11. 24. 기간만료로 종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원고와 피고지회 사이의 근로계약 기간은 2020. 11. 25.부터 2021. 11. 24.까지 1 년이므로, 위 기간만료로써 원고의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 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원고는 당연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②

피고지회 내 근로계약의 갱신 또는 재계약에 관한 별도의 취업규칙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원고의 근로계약서에는 계약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③

원고가 창원시청 C에서 근무하다가 2020. 8.경 퇴직하고 2020. 11. 25. 피고지회에 입사하였음은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고, 원고는 피고지회와 근로계약 체결 이후 한 차례도 위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 사건 징계를 받았다. 아울러 피고지회가 근래 채용한 기간제근로자 중 3명은 기간제 근로계약(계약기간 1년)을 2 ~3회 체결하였지만 매년 새로운 채용공고를 통해 재입사하였고, D 등은 기간제 근로계약(계약기간 1년) 만료로 근로관계를 종료하였던 점을 고려할 때 피고지회 사업장 내에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관례가 형성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달리 원고와 피고지회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위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를 찾기 어렵다.

④

원고와 비슷한 시기에 피고지회에 입사한 D은 근로계약기간 종료 후 계약 갱신이이루어지지 않자 피고지회를 상대로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는데, 피고지회 내 여러 사정 등에 비추어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신청이 기각되었다.

3)

위와 같이 원고의 근로계약이 기간만료로 종료된 이상 이미 종료된 근로관계에 따른 원래의 지위나 신분을 회복하기 위한 원고의 면직무효확인청구는 분쟁을 해결하는 데 유효하거나 적절한 수단으로 보기 어렵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면직무효확인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4.

미지급임금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가.

전제되는 쟁점으로서 이 사건 징계의 효력 유무

1)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의 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며 징계대상자가 위반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의 조문만 나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이와 같은 서면통지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는 해고는 절차적으로 위법하여 무효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입법 취지, 내용 및 그 위반시 효력 등을 고려하면,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한 해고사유와 그 내용과 성격에서 동일성 없는 별개 사유를 들어 해고의 정당성을 판단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20두58274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징계는 근로자인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인 피고지회의 일방적 의사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처분으로,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해고에 해당한다. 그리고 앞서 본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징계를 하면서 이 사건 면직통보서를 통해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보하였는데, 이 사건 면직통보서에는 ‘수차례 통보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인사위원회 조사에 거듭 불출석하고 서면 소명자료만 보낸 것’을 해고사유로 삼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각 행위는 피고지회가 원고에게 보낸 이 사건 면직통보서상 위와 같은 해고사유와 동일성이 없는 별개 사유이므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이와 같은 별개 사유인 이 사건 각 행위를 들어 이 사건 징계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나아가 이 사건 면직통보서에 기재된 해고사유의 당부에 대해 본다. 인사위원회 출석은 그 안건 대상자인 근로자의 권리이지, 그 불출석을 두고 해당 근로자가 피고지회의 명령을 위반하였다고 볼 것은 아니고, 원고가 피고지회로부터 출석 통보를 받고도 인사위원회 회의에 출석하지 않은 것이 상벌심의위원회 규정 제4조 제2항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통보에도 불구하고 인사위원회 조사에 불출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행위는 원고에 대한 정당한 징계사유가 되지 못한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는 정당한 해고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2)

징계절차상 하자 존재 여부

가)

관련 법리

징계규정에 징계대상자에게 소명할 기회를 부여하도록 되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러한 징계절차를 위반하여 징계를 하였다면, 이러한 징계권 행사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절차적 정의에 반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1. 1. 14. 선고 2020두48017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피고지회의 상벌심의위원회 규정 제5조 제1항에 의하면, 상벌심의위원회에 회부된 사안은 반드시 당사자에게 의견진술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 그런데 상벌심의위원회 개최 사실을 원고에게 사전에 통지하여 그 의견진술기회를 부여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본 기초사실, 갑 제9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지회는 인 사위원회 개최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그 출석을 통지하였다가 원고가 병가 신청 등을 이유로 거듭 불출석하자 원고가 사건 해결을 위한 의지가 없고 인사위원회를 무시하는 것으로 여겨 상벌심의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상벌심의위원회 개최 당시 원고에게 전화통화를 시도하였으나 원고가 전화를 받지 않자 그대로 이 사건 징계 의결에 나아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는 위 규정을 위반한 절차상 하자도 있다.

3)

소결론

결국, 이 사건 징계는 위 1), 2)항에서 본 바와 같이 실체적·절차적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어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나.

미지급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징계가 무효인 이상 원고의 근로계약기간 만료일인 2021. 11. 24.까지 원고와 피고지회의 근로관계는 유효하게 존속하므로, 피고지회는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가 없었 더라면 원고가 지급받았을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갑 제1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의 근로계약상 월급은 2,200,000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피고지회는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1. 4. 25.부터 2021. 11. 24.까지 7개 월분 미지급임금 합계 15,400,000원(= 2,200,000원 × 7개월)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피고지회는 원고의 근로계약기간 만료일까지의 미지급임금에 대하여만 그 지급의무를 부담하므로, 위 만료일 이후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기간에 대한 원고의 미지급임금청구 부분은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면직무효확인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미지급임금 청구 부분은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희수(재판장) 양철순 이진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