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C’이라는 상호로 식육도소매업을 영위하는 사람이고, 원고는 2017. 1. 1.부터 2020. 6. 30.까지 위 C(이하 ‘이 사건 식육점’이라 한다)에서 일하였다.
피고는 2020. 11. 2. ‘C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1명을 사용하여 식육도소매업을 영위한 사용자로서 근로자인 원고에게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 합의 없이 임금 및 퇴직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2020. 5월분 임금 1,120,000원, 같은 해 6월분 임금 3,000,000원, 퇴직금 10,380,550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범죄사실로 벌금 1,5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고(창원지방법원 2020고약6188), 이는 2021. 1. 12.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판결’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갑 제2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2017. 1. 1.부터 2020. 6. 30.까지 이 사건 식육점에서 근무한 근로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라 미지급한 2020. 5월분 임금 1,120,000원, 같은 해 6월분 임금 3,000,000원, 퇴직금 10,380,550원, 합계 14,500,550원(= 1,120,000원 + 3,000,000원 + 10,380,55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2016. 1.경 D, E와 함께 이 사건 식육점을 공동으로 운영하기 시작하였는데, 원고는 개업 후 초기에는 이 사건 식육점에서 직원으로 근무하였으나 피고가 D, E와의 동업관계를 정리하고 2016. 12. 29. 영업장의 사업주를 피고 명의로 변경한 이후에는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식육점을 공동으로 운영하였다. 즉 원고가 주장하는 근무기간인 2017. 1. 1.부터 2020. 6. 30.까지 기간 동안 실제로 원고와 피고는 근로자와 사용자의 관계에 있지 않았으므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
설령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미지금 임금 등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의 자동차 보험료 675,943원 및 차량수리비 528,000원을 대신 지급하였고 원고의 부탁으로 원고의 지인에게 120,000원을 지급한 바 있으므로, 위 지급액 합계가 차감되어야 한다(피고의 위 주장을 예비적 상계 항변으로 선해한다).
판 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4,120,000원과 퇴직금 10,380,550원의 합계인 14,500,550원(이하 ‘이 사건 임금 및 퇴직금’이라 한다)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라는 주장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3430 판결, 대법원 1997. 9. 30. 선고 97다2427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49, 55, 56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와 피고가 동업관계에 있었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으로 진정을 제기하였고, 피고는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창원지청에 출석하여 원고에 대한 미지급 임금이 4,120,000원(최종 1개월분 3,000,000원 + 최종 2개월분 1,120,000원)에 이른다고 진술을 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소액체당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이와 같이 진술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의 주장 외에는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 및 퇴직금을 원고에게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벌금 1,5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고, 피고가 이에 정식재판 청구를 하지 않아 위 약식명령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식육점에서 일을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식육점을 동업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수익분배와 관련된 처분문서나 손익과 관련된 장부, 분배내역 등 객관적인 자료는 전혀 없다. 피고가 제출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오간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서도 수익분배나 동업을 암시하는 내용은 나타난 바 없다.
피고는 이 사건 식육점의 운영수익이 발생하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원고에게 매월 정기적으로 돈을 지급하였다. 비록 피고가 비정기적으로 원고의 통신서비스 이용대금, 카드 이용대금을 지급해 주고, 원고가 거래처로부터 현금으로 지급받은 물품대금을 바로 가져간 사실이 있기는 하나, 피고가 원고에게 급여를 지급하여야 하는 방법이 급여계좌로의 이체나 송금으로 특정되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돈이 원고의 근로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
피고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8. 11.경부터 2020. 4.경까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내일... 물리치료 받고 가면 11시쯤 될 것 같은데 괜찮나?”, “조금 늦겠다 엄마 밀양에 요양병원 데려다 주고 출근할게”, “내일 4시 퇴근 좀 하겠습니다 외가댁 모임이 있습니다”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자유롭게 출퇴근하였고 피고가 원고의 근무시간 및 근무장소를 지정하여 관리한 바 없다고 주장하나, 오히려 위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원고는 정해진 출퇴근 시간보다 늦게 출근하거나 빨리 퇴근할 경우 피고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거나 사후 보고를 한 사실을 알 수 있는데 반해, 피고가 원고에게 본인의 출퇴근 관련하여 미리 양해를 구하거나 보고를 한 바는 없는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와 피고가 대등한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가 피고와 동업관계에 있었다는 피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진술서(을 제54, 58 내지 60호증)의 경우, 피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객관적인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 점, 이와 배치되는 내용의 다른 진술서(갑 제3 내지 6호증)가 제출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원고가 4대 보험에 가입한 적은 없으나,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마음대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7두62235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예비적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제2쪽 5행부터 17행까지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 및 퇴직금 14,500,55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 날인 2020. 7.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진민희(재판장) 하상제 장우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