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원심 판시 2021고정86의 범죄사실에 관하여
근로자 D과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총 근로시간이 12시간(08:00~22:00)으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D은 08:30에 출근하여 피고인과 09:30경까지 아침식사를 한 후 10:00부터 10:30까지는 다른 직원들과 다과를 즐기며 휴식시간을 가졌고, 그 후 14:00부터 17:00까지 점심 식사 및 휴식을 하였으므로, D의 1일 근로시간은 약 8시간에 불과하다.
원심 판시 2022고정3의 범죄사실에 관하여
근로자 E와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총 근로시간이 10시간으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위 근로시간에는 14:00부터 17:00까지의 점심 식사 및 휴식 시간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므로, E의 1일 근로시간은 7시간에 불과하다.
피고인은 E와 사이에 주휴수당,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등을 모두 포함한 포괄임금제 방식의 유효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그에 따른 임금을 E에게 모두 지급하였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경남 함양군 B에 있는 ‘C’의 대표자로 상시 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음식점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2021고정86]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0. 8. 22.경부터 2020. 11. 21.경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임금 1,380,339원(2020. 10. 임금 287,226원, 2020. 11. 임금 1,093,113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최저임금법위반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매년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2020년도에는 시간급 8,590원(수습근로자 7,731원)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0. 8. 22.경부터 2020. 11. 21.경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D에게 2020. 10. 임금은 시간급 4,355원을, 2020. 11. 임금은 시간급 4,506원을 각 지급함으로써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하였다.
[2022고정3]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0. 7. 13.경부터 2021. 2. 18.경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E의 임금 5,020,455원(2020. 7. 임금 889,729원, 2020. 8. 임금 781,495원, 2020. 9. 임금 842,184원, 2020. 10. 임금 739,611원, 2020. 11. 임금 726,319원, 2020. 12. 임금 667,960원, 2021. 1. 임금 282,677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 판시 2021고정86의 범죄사실에 관한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근로기준법상의 휴게시간이란 근로자가 근로시간의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명령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고 또한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시간을 의미하는 것인 점(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다20548 판결 등 참조), ② D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휴일인 금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08:00경 출근하여 20:00경까지 배달, 홀 서빙, 주방보조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업무시간 중 매일 15:00부터 17:00까지 2시간씩 휴게시간이 보장되었다. 간혹 피고인과 함께 아침을 먹고 휴식을 취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이는 30분 정도였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D과 같이 근무하였던 E, F, G 또한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 ③ 피고인은 14:00경부터 15:00경까지도 휴게시간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홀에 남아 있는 손님들은 위 시간에도 여전히 주문을 할 수 있었다는 것으로, 홀 서빙을 담당하고 있는 D으로서는 사업장의 상황에 따라 위 시간에도 손님을 응대하여야 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위 시간 전부를 근로시간에서 공제되는 휴게시간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④ D은 E와 함께 종종 사업장의 상황에 따라 주방 정리 등을 이유로 20:00경 이후 퇴근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D의 1일 근로시간은 적어도 피고인이 주장하는 8시간은 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심 판시 2022고정3의 범죄사실에 관한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근로시간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앞서 가)항에서 본 사실 내지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E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휴일인 금요일을 제외하고는 2021. 12.까지는 매일 08:00경부터 20:00경까지, 그 이후부터는 08:30경부터 20:00경까지 근무하면서 면 삶기, 설거지 등 주방보조 업무를 담당하였다. 업무시간 중 매일 14:30 또는 15:00부터 17:00까지 휴게시간이 보장되었다. 피고인과 함께 30분에서 1시간 정도 아침을 먹고 휴식을 취하는 경우도 있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E와 같이 근무하였던 D, F, G 또한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E의 1일 근로시간은 적어도 피고인이 주장하는 7시간은 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포괄임금계약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각종 수당을 가산하여 합산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사용자와 근로자가 기본임금을 미리 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관계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 또는 단체협약을 한 경우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포함하는 등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2. 6. 선고 2015다233579, 23358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피고인과 E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포괄임금에 포함되는 각종 수당이나 항목, 그 지급액 등이 전혀 정하여져 있지 아니하여 그 계약의 내용만으로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미치는 근로조건인지 여부를 전혀 알 수 없으므로, 위 계약이 근로자 E에게 불이익하지 않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② 근로계약상 E의 근로일은 주 6일, 시업 및 종업시간은 1일 10시간이 원칙이고, 달리 E에게 근로기준법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E 사이에 체결한 근로계약이 근로기준법상 유효한 포괄임금계약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고의의 유무에 관한 직권판단
그러나 한편,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도4737 판결). 나아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근로자 D, E에 대한 임금 지급의무의 존재 및 범위에 관하여 나름대로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 및 최저임금법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이 운영하고 있는 이 사건 사업장은 상시 5~6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는 소규모 음식점이고, 달리 피고인에게 임금체계 등에 관한 법률지식을 습득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다.
피고인은 근로자 D에게는 월 120만 원에 배달 1건당 3천 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조건으로, 근로자 E에게는 2020. 7.경 월 150만 원을 지급하되 향후 3개월마다 급여를 인상하여 주는 조건<1>으로 위 근로자들을 각 채용하였는데, 당시 피고인과 위 근로자들 사이에 연장근로수당 등 시간 외 근로수당에 관하여는 별다른 논의가 없었다. 피고인은 위 근로자들을 채용한 이후 위 근로자들에게 위와 같이 정해진 월 급여를 지급하였는데, 위 근로자들은 근무하는 동안에는 피고인에게 연장근로수당 등 시간 외 수당을 추가로 받아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고, 다만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진주지청에 이 사건 각 진정서를 제출할 때에서야 비로소 위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기 시작하였을 뿐이다. 더욱이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과 사이에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사용자는 근로자의 동의로 매월 임금총액에 제4조의 근로시간에 따른 기본급, 주휴수당,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등이 모두 포함된 포괄임금제로 계산하여 지급한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특히나 E와 사이에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월 포괄임금: 150만 원’이라는 기재가 있기도 하다. 이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위 근로자들과 사이에 시간 외 근로 등에 대한 제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으로 정하는 유형으로 포괄임금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이해하고, 실제 근로시간과 무관하게 일정액을 월 급여로 지급하였을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법률전문가가 아닌 피고인이 그와 같은 임금계약이 무효라는 점을 알았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위 근로자들은 이 사건 진정 당시 휴게시간을 2시간(15:00~17:00)으로 보고 1일 근로시간을 10시간임을 기초로 하여 D은 합계 1,319,296원을, E는 합계 5,234,340원을 각 미지급 임금으로 청구하였다. 그런데 위 근로자들을 비롯하여 이 사건 사업장 근무자들은 근무시간 중에 30분 내지 1시간 정도 아침식사를 하거나 14:30경부터 17:00경까지 휴식을 취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고, 달리 위 근로자들의 정확한 실제 1일 근로시간을 확인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바, 위 근로자들의 실제 1일 근로시간이 다툼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명백하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제로 E의 이 사건 진정 사건을 수사한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진주지청 근로감독관 또한 관련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E의 1일 근로시간은 9시간 내지 9시간 30분이라고 보았던 반면<2>, 원심은 위 근로자들의 1일 근로시간을 10시간이라고 보아 위 근로자들의 1일 근로시간에 관한 판단이 일치하지 않는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법률전문가도 아니고 단지 소규모 음식점을 운영하는 것일 뿐인 피고인으로서는 근로계약상의 급여만 지급하면 근로기준법 내지 최저임금법상 임금 지급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생각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는바, 그럼에도 이와 달리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데, 이는 제2의 다. 2)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형훈(재판장) 장시원 김나영
각주1) 실제로 피고인은 근로자 E에 대하여 3개월마다 급여를 30만 원 내지 40만 원 정도 인상해 주었다.
각주2) D의 진정 사건에 관한 근로감독관의 조사결과는 확인되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