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21. 5. 10.부터 피고의 기술고문으로 근무하였던 자이고, 피고는 산업용 로봇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다.
원고는 2021. 5. 10. 피고와 사이에 ‘원고는 2021. 5. 10.부터 2022. 5. 9.까지 피고의 기술고문으로서 근무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급여 연 150,000,000원(월 12,500,000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그 무렵부터 피고의 기술고문으로 재직하면서 월 보수로 12,500,000원씩을 수령하였다.
피고는 2023. 9. 12.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을 2023. 8. 31.자로 해지한다’는 취지의 통보(이하 ‘이 사건 해지통보’라 한다)를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6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기술고문으로 근무하여 온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지통보를 함으로써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를 해고 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지통보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설령 이 사건 해지통보가 합의해지에 해당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2023. 8. 23. 피고 담당자로부터 ‘이 사건 계약은 피고의 변경된 경영진에게 효력이 미치지 않고, 이 사건 해지에 동의하면 퇴직금은 지급하겠다.’(이하 ‘이 사건 발언’이라 한다)라는 말을 듣고 착오로 합의를 한 것이므로, 위 합의는 취소되어야 한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해지통보의 무효확인 및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1,250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 지급을 청구한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기술고문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아무런 근로의 제공 없이 보수만을 지급받고 있었을 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고,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2023. 8.경 합의해지로 종료되었다.
설령 합의해지가 인정되지 않고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원고는 2023. 1.부터 출근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계약 제6조의 해지사유가 존재하여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
판단
이 사건 계약의 합의해지 여부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의 실질이 근로계약임을 전제로 피고가 일방적으로 계약해지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주장한다.
피고가 이 사건 해지통보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앞서 본 기초사실,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계약의 실질이 근로계약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원고와 피고는 2023. 8. 31. 무렵 자유로운 의사의 합치로 이 사건 계약에 의한 근무관계를 종료하기로 합의하였다고 인정되므로, 이 사건 계약은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표시가 아닌 합의해지로 종료되었고, 이 사건 해지통보는 이를 확인하는 의미의 통지에 불과하다고 보인다. 따라서 피고의 일방적인 계약해지의 의사표시가 있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해고 무효 주장은 이유 없다.
주식회사 C는 2023. 8. 4.경 피고의 기존 주주로부터 주식 및 경영권을 양도받아 피고를 경영하기 시작하였는데, 원고가 2023. 1.부터 출근하지 않은 사실을 발견하고, 원고에게 면담을 요청하였다. 2023. 8. 하순경 원고와 피고 담당자는 여러 차례의 면담을 가졌고, 피고는 2023. 9. 4.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위 이메일에 대하여 원고는 2023. 9. 5. ‘본인(원고)과 피고와의 계약은 8. 31.
자로 해지통보를 하시고, 이에 따른 퇴직금 처리도 9월 급여 지급일인 9월 8일에 처리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피고의 담당자는 2023. 9. 12.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하여 ‘회사(피고)는 귀하(원고)와의 면담과 이메일을 통해 귀하(원고)와의 계약을 2023. 8. 31.자로 해지하고자 합니다.’라는 내용으로 통지를 할 예정인데, 그 내용이 어떤지 의향을 물었고, 원고는 ‘알겠습니다. 좀전에 말씀하였듯이 금일 내로 이사장님 결재를 득하셔서 퇴직연금 측에 퇴직통보를 하여 금주 내에 입금될 수 있도록 조치를 바랍니다.’라는 답신을 보냈다.
위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오고간 메일이나 메시지 내용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계약을 2023. 8. 31. 무렵 해지하고자 하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인다. 게다가, 이 사건 계약서의 제목은 ‘근로계약서’이지만, 원고의 담당업무는 ‘기술고문’으로서 그 명칭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전문적 지식과 경험으로 조언 내지 자문하는 직책에 있었을 뿐, 피고에 대한 종속적 관계에서 지휘, 감독을 받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계약서의 내용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주 2회만 피고 사업장에 출근하기로 합의하고, 나머지 요일의 출근 여부는 원고가 자율적으로 결정하기로 하였다는 것이고, 2023. 1. 1.부터는 전일 재택근무하기로 피고와 합의하였다는 것이므로 원고는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 구속을 받지 않았다고 볼 수 있고, 달리 피고가 근태관리 내지 업무지시를 하였다거나 원고가 지시받은 노무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이처럼 원고를 피고의 근로자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피고의 경영진이 변경되어 원고의 지위에 의문을 가지자 원고와 피고는 논의 결과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착오 취소 여부
원고는, 원고가 피고의 계약 해지 제안에 동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의사표시는 이 사건 발언이 사실이라고 믿은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이므로 이를 착오로 취소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 담당자가 이 사건 발언을 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설령 원고의 주장대로 피고가 계약의 해지를 먼저 제안하고 원고가 이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의사표시가 원고가 주장하는 착오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해지통보가 해고로서 무효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윤정(재판장) 남승우 김나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