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5. 3. 27. 선고 2024나103506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진주시 C에 있는 ‘D’라는 상호의 파견강사업체를 운영하였고,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5. 12. 21.부터 2023. 2. 28.까지 위 사업장에서 유아체육강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다.

나.

피고는 원고의 퇴직금 16,412,875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범죄사실로 약식기소(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23고약1450호)되었고, 위 법원은 2023. 6. 22. 벌금 2,0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발령하였다. 피고는 2023. 7. 10. 같은 법원 2023고정156호로 정식재판을 청구하였고, 위 법원은 2023. 12. 12. 피고에 대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피고에게 벌금 2,000,000원을 선고하였으며, 2023. 12. 20.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9, 10호증, 을 제4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이미 확정된 관련 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4다206570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16,412,875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범죄사실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었고, 관련 형사사건에서 인정된 사실과 달리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16,412,875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상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와의 합의에 따라 원고에게 매월 급여에 퇴직금 일부를 포함한 금액을 지급하여 왔는데, 이와 같이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지급한 금액은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특히 원고는 2016. 3. 2.부터 2020. 2. 28.까지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합계 7,200,000원을 수령하였음을 확인한 바 있으므로, 피고는 위 7,200,000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 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을 제2호증, 을 제3호증의 1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매월 급여 총액에 일부 퇴직금을 포함하여 계산하여 지급한다.”라는 내용의 기재가 있는 사실, 원고와 피고는 2020. 2. 12. “퇴직금 중간정산 기간 2016. 3. 2. ~ 2020. 2. 28.”, “퇴직금 중간정산금액 7,200,000원”, “퇴직금 중간정산 지급 및 수령일 2020. 2. 12.”로 기재된 퇴직금 중간정산 지급 및 수령 확인서를 작성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다고 보더라도, 이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서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어서 위 약정은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또한 앞서 거시한 증거들과 갑 제6 내지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①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서에는 급여에 ‘일부 퇴직금’을 포함한다는 기재가 있을 뿐 퇴직금 명목의 금액이나 산정근거가 특정되어 있지 않은 점, ② 급여명세서에도 임금과 구분되는 퇴직금 항목이나 금액의 기재가 전혀 없는 점, ③ 근로계약서 중 “근로자퇴직급여는 일백사십만원으로 지급한다.”라는 기재가 있기는 하나, 원고는 관련 형사사건의 수사단계부터 이 사건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받는 급여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음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피고는 매월 원고에게 지급한 퇴직금 액수가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기재는 형식적으로 작성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이는 점, ④ 위 2020. 2. 12.자 퇴직금 중간정산 지급 및 수령 확인서 작성 당시 피고는 원고로부터 퇴직금 중간정산 요청을 받은 바도 없고 해당 일자에 원고에게 위 금액을 실제 지급하지도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임금과 구별하여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하였음을 전제로 한 피고의 상계항변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가.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16,412,875원과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3. 3.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상계항변을 전부 배척하는 이상 피고가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고 볼 수 없으므로, 판결 선고 시까지 민법이 정한 연 5%의 지연손해금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하는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김은엽(재판장) 김주미 박애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