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 A은 피고의 '2015년 상반기 직원(신입·경력) 채용' 중 7급 신입 기술분야에 응시하여 2015. 2. 2. 피고의 직원으로 임용되었고, 이후 피고의 서울지역본부 D부에서 근무하여 왔다.
원고 B은 피고의 '2015년 상반기 직원(신입·경력) 채용' 중 7급 신입 기술분야에 응시하여 2015. 2. 2. 피고의 직원으로 임용되었고, 이후 피고의 대전충남지역본부 D부에서 근무하여 왔다.
피고의 사장으로 재직한 E은 2018. 7. 26. 대전고등법원 청주재판부 2018노13호로 뇌물수수 및 업무방해죄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 그 판결은 2018. 10. 25.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는데, E에 대하여 이와 같이 확정된 범죄사실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피고는 인사규정 제20조, 제50조를 근거로 2018. 3. 2.자로 원고들에게 각 직권면직을 통지하였다(이하 일괄하여 '이 사건 직권면직'이라 한다).
피고의 인사규정 제20조 제4항에 의하면, '신규채용 후 채용관련 비위사항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직권면직 처분하고, 향후 5년간 공사 채용시 응시를 제한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3, 을 1, 2-1, 2-2, 4-1, 4-5, 4-6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직권면직은 무효이므로,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그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직권면직 이후 복직일까지 미지급 급여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으로서 청구취지 기재 각 금원(원고들의 각 2018년 3월분 급여 상당액으로서 원고 A은 매월 6,014,000원, 원고 B은 5,856,000원)의 지급을 구한다.
원고들의 부친이 E에게 원고들의 채용과 관련하여 부정한 청탁을 한 사실이 없다.
E이 원고들의 채용에 유리하도록 어떠한 부정한 지시를 하였다 하더라도 그에 대하여 원고들의 귀책사유가 없다.
원고들의 채용과 부정한 청탁 또는 지시 간에 인과관계가 없다.
이 사건 직권면직은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 위법하다.
판단
원고들의 채용과 관련한 부정한 청탁 및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
민사재판에 있어서 형사재판에서 인정된 사실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이미 확정된 관련 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나(대법원 1992. 5. 22. 선고 91다37690 판결 등 참조), 당해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내용에 비추어 관련 민·형사사건의 확정판결에서의 사실판단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이를 배척할 수 있다(대법원 2013. 5. 24. 선고 2012다4248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들의 부친이 E에게 '원고들이 피고의 직원 채용에 최종 합격할 수 있도록 하여 달라'는 청탁을 하고, E이 이를 받아들여 인사팀장인 H 등을 통하여 면접위원들에게 '원고들의 면접점수를 잘 주라'는 지시를 하였다는 내용의 업무방해의 범죄사실로, E이 유죄판결을 받아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E에 대한 위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에서도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내용에 비추어 위 형사판결의 사실인정을 그대로 채택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보건대, 을 2-2, 3-7 내지 3-9, 4-2 내지 4-4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갑 7, 8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만으로는 그와 같은 특별한 사정의 존재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증인 E이 이 법정에서 한 증언을 제외하면 이 사건에서 양 당사자가 제출한 증거들은 모두 E에 대한 형사사건에서 증거자료로 제출된 것들이고, 형사사건에서 현출되지 않은 새로운 증거는 제출된 바 없다.
E이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진술한 내용은 동인이 자신의 형사사건에서 일관되게 주장하였으나 H, I, J 등의 진술을 근거로 배척된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다.
원고 A은 2014. 7.경부터 피고의 인턴으로 근무하다가 정직원으로 채용되었는데, 부친인 G의 자필 진술서에 의하면 '7급 신입직원 모집공고를 보고서 자신에게 알려주어서 E씨 명함에 있는 이메일로 A의 이력서 등 서류를 보냈다'는 것이다. G는 E의 형사사건 항소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자신이 위와 같은 이메일을 보낸 사실이 없고, 아들(원고 A)이 인턴으로 입사할 때 E에게 이메일로 자신의 이력서를 보낸 적이 있었을 뿐이라고 진술하였으나(E도 이메일로 원고 A의 이력서를 받은 사실은 시인하고 있다), 그 주장대로라도 인턴으로 입사하려는 사람이 자신이 입사할 회사의 고위 임원(E은 2014. 12. 8. 피고의 사장으로 취임하였고 그 전에는 부사장이었다)에게 자신의 이력서를 보내어 지도를 구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어서, 이러한 사정은 오히려 G와 E 사이에 자녀의 채용에 관한 청탁을 할 만한 각별한 친분관계의 존재를 추단케 하는 것이다.
E은 이 법정에 출석하여서도 원고 B이 입사한 후에 비로소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뿐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런데 원고 B의 부친인 F의 자필 진술서에 의하면 '아들이 시험을 보는데 잘 봐달라는 구체적인 부탁을 하였는지는 상세하게 기억이 나지 않으나 지나는 말로 부탁을 하였을 수도 있다'는 것인데, E은 자신의 형사사건에서 '2014년 여름경 F이 전화를 걸어 아들(원고 B)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취직하려고 V 자격증을 취득하였는데 V 쪽은 괜찮냐고 물어서 V 쪽은 수요가 많아서 취업하기에 좋다고 하였다. 어디 취직할 곳 없는지 물어보아서, V자격증이 있으면 W나 모든 기업에서 잡 사이트에 채용공고를 올리니까 원서를 넣어 보고 나에게 이야기하라. 혹시 도와줄 일 있으면 도와주겠다'고 진술하였다는 것이며, 이 법정에서 증언할 당시에도 이전에 그와 같이 진술한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런데 위와 같은 진술은 원고 B이 피고에 입사하려고 지원하기 전부터 이미 F과 E 간에 적어도 원고 B의 취업에 관하여 도움을 주겠다는 등의 이야기가 오갔다는 것이어서, 이 점에서도 원고 B의 채용에 관여하지 않았고 동인이 입사한 후에야 알게 되었다는 E의 진술은 쉬이 믿기 어렵다.
위 ③, ④항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의 각 부친과 E 간에 적어도 자녀의 취업에 관하여 이야기를 할 정도의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원고들이나 그 가족과 H나 I, J 사이에 특별한 인적 관계의 존재를 추단할 만한 자료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H 등이 임의로 원고들에게 유리하게 면접절차를 진행하고도 E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허위의 진술을 하였을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
위 형사판결에서 E으로부터 원고들의 채용에 관한 부정한 지시를 받은 것으로 인정된 H나 I, J은 형사사건 확정 후 피고의 징계절차에서도 E으로부터 부정한 지시를 받은 점을 시인하였고, 이로 인하여 피고로부터 해임된 후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러한 점에서도 위 H 등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는 관련 형사판결의 사실인정이 부당하여 받아들이기 어렵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채용비위에 관하여 원고들의 귀책사유가 없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하다고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해당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해당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해당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하는 것(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등 참조)임은 원고들의 주장과 같다.
나아가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또는 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 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할 것이고, 위와 같이 취업규칙 등에 당연퇴직사유로서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사유를 규정한 경우 그 의미는 그 규정 취지나 다른 당연퇴직사유의 내용 등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7두2067 판결 참조).
그런데 을 1의 기재에 의하면, 2014. 5. 29. 개정되어 같은 날부터 시행된 피고의 인사규정 제20조 제4항은 '결격사유'라는 제목 하에 '신규채용 후 제1항 각 호의 사항이 발견되거나 채용관련 비위사항이 확인되는 경우' 직권면직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제1항 각 호의 결격사유에는 금치산자, 한정치산자, 복권되지 않은 파산자, 채용신체검사 불합격자 등 근로자 본인의 사법(私法)상 고의,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사유들도 열거되어 있다. 나아가 피고의 인사규정 제50조의 직권면직과 별도로 인사규정 제61조 이하에서는 근로자의 귀책사유 있는 행위를 전제로 한 징계해고(파면, 해임)에 관하여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피고의 인사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보건대 위 인사규정 제20조 제4항에서 말하는 '채용관련 비위사항'이 반드시 근로자 개인의 불법행위를 인정할 만한 구체적인 고의·과실의 존재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위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의 채용과 관련하여 적어도 원고들의 부친과 피고의 사장인 E의 의사 연락에 의한 부정한 청탁 및 지시가 있었다고 인정되는 이상,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고용관계의 계속은 어렵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에 관하여 사회통념상 원고들의 책임이 없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한편 원고들은 2018. 3. 27. 법률 제15524호로 신설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기관법'이라 한다) 제52조의5의 규정이 시행일(2018. 9. 28.) 이후의 채용비위 관련자에 대하여서만 적용된다는 점을 들어, 그 이전의 채용비위 행위가 개재된 원고들의 경우에 있어서는 인사규정 제20조 제4항을 '그 비위에 본인의 귀책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하여 직권면직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제한 해석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개정된 공공기관법과 관계없이 이 사건에 적용됨에 다툼이 없는 피고의 인사규정의 해석만으로도 앞서 본 것과 같은 결론에 이를 수 있는 이상, 원고들의 위와 같은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들의 채용과 부정한 청탁 또는 지시 간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본 피고의 인사규정 제20조 제4항은 '채용관련 비위사항이 확인'될 것만을 요건으로 하고 있을 뿐이고, 더 나아가 당해 근로자가 채용관련 비위로 인하여 합격하였는지 여부는 요건으로 하고 있지 않다. 나아가 어느 근로자의 채용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이나 인사권자의 부정한 지시 등의 비위가 개재된 경우에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피고와 같은 공공기관의 직무의 염결성과 그에 대한 일반공중의 신뢰를 중대하게 훼손할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의 인사규정 제20조 제4항을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해당 근로자가 채용관련 비위로 인하여 채용된 경우'에만 적용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나아가 갑 3, 을 3-1, 3-2, 6, 7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면접전형은 실무면접(1차)과 인성면접(2차)으로 구성되고 각 지원자의 1차 면접점수 50%, 2차 면접점수 50%를 합산하여 순위가 결정되는데, 원고들은 2차 면접 당시 같은 조로서 함께 면접에 참가한 다른 지원자들 4명에 비하여 모든 면접위원들로부터 현저히 높은 점수를 받았고(원고들의 구체적인 점수는 이 법원의 청주지방검찰청 충주지청에 대한 문서송부촉탁결과 중 각 171면, 319면 이하 참조), 원고 B은 1차 면접에서도 만점을 받은 점, ② 원고들의 채용절차는 서류심사, 필기시험, 면접전형의 3단계로 구성되었는데, 현재 단계의 점수만으로 합격자를 선정하고 그 전 단계의 점수를 합산하지 않도록 구성되어 있으므로, 최종 합격 여부는 오로지 면접전형 결과에 따라 좌우되는 점, ③ 당시 2차 면접위원으로 참여한 H의 진술에 의하면 'B, A이 아주 못하지는 않았던 것 같고 무난하게 했는데 사장 지시가 있어서 10점을 준 것 같다'는 것이어서, 원고들이 면접전형에서 다른 지원자들에 비하여 각별히 우수하였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채용비위와 원고들의 채용 간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보기도 어럽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직권면직이 재량권의 일탈·남용이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의 인사규정 제20조 제4항은 '채용관련 비위사항이 확인되는 경우' 필요적으로 직권면직하여야 하는 것처럼 규정되어 있으나, 한편 갑 1, 을 1, 4-1의 각 기재에 의하면 같은 인사규정 제50조 제1항 제5호는 '직원이 제20조의 결격사유에 해당한 경우 임용권자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직권으로 면직시킬 수 있다'고 하여 직권면직 여부에 관한 재량이 있는 것처럼 규정하고 있는 사실, 실제로 피고는 인사규정 제50조의 내용대로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원고들에 대한 직권면직을 의결하였고, 원고들에 대한 직권면직 통보서에도 인사규정 제20조와 함께 제50조, 2018. 2. 26.자 인사위원회 의결을 근거로 들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는바, 그렇다면 채용관련 비위사항이 확인된 경우에도 직권면직 여부에 관하여 피고의 재량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채용관련 비위사항을 직권면직 사유로 규정한 위 인사규정의 취지나 관련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비위의 내용, 채용관련 비위에 관여한 실무자들에 대한 징계양정의 내용 등 앞서 본 여러 사정에 비추어,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직권면직이 재량권의 일탈·남용이라 보기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직권면직은 그 사유가 있고, 재량권의 범위 내에 있는 조치로서 정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임금 청구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찬우(재판장) 이승훈 유형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