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에 대한 형을 각 벌금 70만 원으로 정한다.
피고인 A, B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각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게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판결
사건
2020고정125
판결선고
2021. 1. 27.
범죄사실
피고인 주식회사 C는 충남 홍성군 D에서 환경관련 엔지니어링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음성군으로부터 E시설 F의 운영을 위탁받아 운영 중인 사업주이다.
피고인 A은 위 회사 소속으로 위 F의 관리소장, 피고인 B은 위 회사 소속 부장으로, 위 사람들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사업주인 위 회사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이다.
피고인 A, 피고인 B의 공동범행
사용자는 단체협약의 당사자 쌍방이 서면으로 작성하여 서명 또는 날인하여 체결한 단체협약의 내용 중 시설·편의제공에 관한 사항을 위반하여서는 아니 된다.
주식회사 C와 G조합은 2017. 10. 27. 서면으로 E처리장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작성·체결하였고(유효기간은 체결일로부터 2년), 위 단체협약 제8조에는 ‘1. 회사는 조합의 정당한 홍보활동을 보장한다. 2. 회사와 조합이 합의하는 장소에 조합 전용 게시판을 설치한다.’라는 내용이 규정되어 있다.
G조합은 2017. 10.경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라 충북 음성군 H에 있는 F의 사내식당에 게시판을 설치하면서 게시판 상단에 ‘노동조합게시판’이라는 제목을 붙였고, 그 무렵부터 2019. 5. 14.경까지 위 게시판을 노동조합 관련 홍보물 등을 게시하는 용도로 사용하여 왔으며, 이에 대해 주식회사 C측에서는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었는바, 위 게시판은 회사와 조합 사이에 묵시적 합의에 의해 설치된 게시판으로서 이 사건 단체협약 제8조 제2호에서 규정한 조합 전용 게시판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2019. 5. 9.경 충북 음성군 H에 있는 F의 사내식당에서 그곳에 설치된 위 조합전용 게시판에 조합원 I이 부착한 “사장 땜에 속터지면 어디로? 음성노동인권센터”라는 문구가 기재된 홍보물을 발견하고 I에게 위 홍보물을 제거할 것을 요구하였으니 I이 이에 응하지 않자 위 게시판에 부착된 홍보물들을 모두 떼어내기로 모의하고, 2019. 5. 14. 위 사내식당에서 위 게시판에 부착된 노동조합관련 게시물들을 모두 제거한 후 위 게시판을 회사 업무 관련 게시판으로 전용하여 노동조합이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회사는 조합의 정당한 홍보활동을 보장하고, 회사와 조합이 합의하는 장소에 조합 전용 게시판을 설치한다’는 시설·편의제공에 관한 단체협약의 내용을 위반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C
피고인은 피고인의 사용인인 A과 B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항 기재와 같이 법위반행위를 하였다.
증거의 요지
증인 I의 법정진술
I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고소장
E처리장 단체협약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 주식회사 C(이하 ‘피고인 회사’라고 한다)와 G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고 한다) 사이에 2017. 10. 27.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은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전인 2017. 7. 25.경 충북 음성군 H에 있는 F의 사내식당에 게시판(이하 ‘이 사건 게시판’이라 한다)을 설치하였으므로, 이 사건 게시판은 이 사건 단체협약상 보장한 ‘조합 전용 게시판’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리고 피고인 A과 B은 2019. 5.경 이 사건 게시판이 피고인 회사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서 합의하에 설치된 게시판이 아니란 사실을 인식하였고, 그런 상황에서 이 사건 게시판에 게시물을 제거하고, 회사 업무 관련 게시판으로 사용한 것이므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만 한다)을 위반할 고의가 없었다.
또한 이 사건 게시판에 부착된 게시물의 내용에 비추어 봤을 때, 이 사건 노동조합이 정당한 홍보활동을 하고 있지 않고, 그에 따라서 이 사건 노동조합 조합원에게 게시물을 제거할 것으로 수차례 요청하였음에도 조합원이 이를 제거하지 않았다. 피고인 A, B은 자신들의 행동이 회사관리에 해당한다고 보아 그러한 행동을 한 것이므로 업무상 정당행위 또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를 한 것이다.
판단
이 사건 단체협약 제8조에 ‘회사와 조합이 합의하는 장소에 조합 전용 게시판을 설치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들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이 사건 노동조합 조합원이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전에 충북 음성군 H에 있는 F의 사내식당에 게시판을 설치하였다는 것인데, 그 게시판 상단에는 ‘노동조합게시판’이라는 제목이 붙여져 있고,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은 이 사건 게시판을 노동조합 관련 홍보물 등을 게시하는 용도로 사용하였다. 또한 피고인 A, B이 이 사건 단체협약의 내용을 알았을 것임에도, 이 사건 게시판에 관하여 약 2년 동안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이러한 사정 등을 고려해 보면, 피고인 회사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이 사건 게시판을 이 사건 단체협약상 설치하기로 한 조합 전용 게시판으로 합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에 반하는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인 회사에서 이 사건 게시판을 회사 비용으로 구매하였던 점, 피고인 A의 지위에 비추어 이 사건 단체협약의 내용을 알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A은 이 사건 단체협약이 체결된 후에도 이 사건 게시판 설치에 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 A은 이 사건 게시판이 이 사건 단체협약상 보장된 ‘조합 전용 게시판’으로 생각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피고인 A은 2019. 5. 9.경 이 사건 노동조합 조합원 I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홍보물을 이 사건 게시판에 부착하자, 피고인 B과 함께 판시 범죄사실 기재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
형법 제20조에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이와 같은 정당행위가 인정되려면,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 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3000 판결, 2005. 12. 23. 선고 2002도1173 판결 등 참조). 기록에 따르면 I이 부착한 홍보물은 음성노동인권센터에서 제작한 홍보물로, 그 내용이 피고인 회사나 회사 대표를 모욕하는 내용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조합 전용 게시판에 부착하기에 부적절한 내용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 A, B의 행위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고 보기도 어려워, 업무상 관리행위에 해당한다거나 정당행위가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 A, B : 각 노동조합법 제92조 제2호 마목, 제31조 제1항, 각 벌금형 선택
피고인 회사 : 노동조합법 94조, 제92조 제2호 마목, 제31조 제1항,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피고인 A, B : 각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피고인들 : 각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판사 김노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