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E 유한책임회사(이하 'E'이라 한다)는 1987. 8. 3. 설립되어 울산 및 충주에 공장을 두고 자동차용 커넥터, 케이블 제조 등 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2018. 6. 14. F에 인수된 해외투자기업이다.
E 충주 사업장에 2017. 11. 26. 기업별로 구성된 단위노동조합(이하 '기업별 노동조합'이라 한다)이자 상급단체를 G연맹으로 하는 '충주 A 노동조합'(설립 당시 명칭은 'A 노동조합'이었으나, 이후 원고와의 구분을 위하여 위와 같이 명칭이 변경되었다)이 창립되었고, E 울산 사업장에 2017. 12. 4. 기업별 노동조합이자 상급단체를 G연맹으로 하는 원고가 창립되었다.
'충주 A 노동조합'은 2018. 2. 21. 조합원 총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H지부로 변경하는 조직형태 변경을 결의하였다(이하 위 결의 전후를 불문하고 위 단체를 '이 사건 지부'라 한다). 이 사건 지부는 2018. 2. 27. 충주시장에게 노동조합명을 'A H지사'로 변경하는 신고를 하였다.
이후 E 충주 사업장의 일부 근로자들이 2019. 2. 19. 상급단체가 없는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피고를 창립하였는데(설립 당시 명칭은 'D노동조합'이었다), 이후 피고는 2020. 8. 17. 상급단체를 I연맹으로, 소속을 산업별로 구성된 단위노동조합(이하 '산업별 노동조합'이라 한다)인 B노동조합 소속으로 조직형태를 변경하기로 하는 결의를 하였다(이에 따라 명칭도 현재와 같이 변경되었다).
이 사건 지부는 2025. 5. 12. 아래와 같이 임시총회 소집 공고를 하였다.
위 안건에 관하여 2025. 5. 20.부터 2025. 5. 21.까지 실시된 투표 결과, 이 사건 지부의 재적 조합원 99명 중 참석 조합원 96명, 찬성 83명, 반대 13명으로 '이 사건 지부의 소속을 피고가 속한 I연맹 B노동조합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위 안건이 가결되었다(이하 '이 사건 결의'라 한다).
이 사건 지부와 피고는 2025. 6. 24. '이 사건 지부를 피고에 통합하여 조직을 일원화'하기로 합의하였다.
이 사건과 관련된 원고의 규약 및 이 사건 지부의 규정은 별지 '관련 규정'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 제1, 2, 3, 6, 7, 8, 10,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결의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실체적 · 절차적으로 위법하여 무효이다.
실체적 위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조직형태 변경'에 해당하지 않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상 조직형태 변경은 '단결체가 실질적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그 조합원과의 결합방식을 변경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어떤 단위노동조합이 다른 단위노동조합이 되는 것 또는 어떤 단위노동조합의 하부조직이 다른 단위노동조합의 하부조직이 되는 것은 단결체와 구성원 사이 결합방식이 변경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지부가 원고의 하부조직에서 단위 노동조합으로 변경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다른 단위노동조합인 B노동조합의 하부조직으로 변경하는 것은 노동조합법에서 허용하는 '조직형태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아가 이 사건 지부는 이 사건 결의를 통하여 B노동조합의 하부조직으로 변경되는 것을 넘어 곧바로 피고에 흡수 · 합병되었다. 이와 같이 이 사건 결의는 그 형식 (상급단체 변경)과 실질(피고에 흡수 · 합병)이 불일치할 뿐만 아니라, 그 결과 구성원의 범위가 변경되고 인적 구성이 희석되었으므로 변경 전 · 후로 실질적 동일성이 유지되었다고 볼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도 이 사건 지부가 이 사건 결의를 통해 적법하게 조직형태를 변경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지부는 조직형태 변경의 주체가 될 수 없음
이 사건 지부는 원고의 하부조직으로 노동조합법상 조직형태 변경 주체인 '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예외적으로 조직형태 변경이 인정되는 단체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즉, 이 사건 지부는 기업별 노동조합인 원고의 운영의 편의를 위해 충주공장을 단위로 구성한 내부조직으로서, 독자적으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을 체결할 능력을 가지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와 독립된 규약을 가지고 있다거나 독자적으로 재정적 기초와 능력을 갖추고 조합원에 대한 고유한 사항을 단독으로 결정할 능력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절차적 위법
상급단체에 관한 규정 위반
원고의 규약 전문 및 제1조는 원고의 상급단체를 B노동조합연맹으로 정하고 있다. 이 사건 지부의 규정 역시 제1조에서 B노동조합연맹 소속임을 스스로 밝히고 있고, 제5조에서 상급단체의 규약 등을 준수한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상급단체에 관한 위 규약과 규정을 개정하는 별도의 의결 없이 상급단체를 변경할 수는 없다.
총회의 방식을 준수하지 않은 위법
이 사건 지부는 원고 위원장 선거의 투표 일정에 편승하여 이 사건 결의에 관한 표결만을 진행하였다. 이 사건 지부가 '소집일을 특정하여 조합원을 한 자리에 모은 후 충분한 토의를 거쳐 투표를 통해 의사결정'하는 정상적인 방식의 총회를 개최하지 않고 법률이나 정관에 아무런 근거가 없음에도 양일간 '투표' 형식으로 총회를 진행한 것은 부적법하다.
총회 목적사항을 고지하지 않은 위법
이 사건 지부 규정 제13조 제4호에 의하면 총회 소집공고는 대회일부터 7일 이전에 일시, 장소, 목적사항을 제시하여 공고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결의와 관련하여 7일 이전에 일시, 장소가 적법하게 공지되었는지 확인이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이 사건 지부는 이 사건 결의를 통하여 원고의 내부조직에서의 독립, 상급단체의 변경, 피고에의 편입(흡수 · 합병)이라는 세 가지 서로 다른 목적의 행위를 한 것인데, 위 세 가지 목적사항이 충분히 고지되지 않았다.
판단
이 사건 결의의 내용
앞서 본 기초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결의는 이 사건 지부를 기업별 노동조합인 원고의 하부조직에서 산업별 노동조합인 B노동조합의 하부조직으로 전환하는 내용이고, 그와 같이 상급단체를 변경한 이 사건 지부가 피고에 통합된 것은 B노동조합 또는 그 하부조직 내부에서 별도의 절차를 거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결의가 위와 같은 상급단체 변경을 넘어 피고와의 통합까지 그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서 형식과 실질이 불일치하고, 결의 전 · 후로 실질적 동일성이 유지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결의가 노동조합법상 '조직형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8호 및 제2항은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존속하고 있는 도중에,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에 의한 총회 의결을 거쳐 노동조합의 조직형태를 변경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위 조항에 따라 기업별 노동조합이 산업별 노동조합의 하부조직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 반대의 경우, 즉 산업별 노동조합의 하부조직이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변경하는 것이 위 조항에 따라 허용되는지가 문제될 수 있는데, 우리 대법원은 위 조항의 의 의 및 기능과 헌법 및 노동조합법이 보장한 근로자의 결사의 자유와 노동조합 설립의 자유 등을 고려하여, 산업별 노동조합의 하부조직도 독자적인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이 있어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실질을 가지고 있거나, 독자적인 단체교섭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은 없지만 법인 아닌 사단의 실질을 가지고 있어 기업별 노동조합과 유사한 근로자단체로서 독립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조직형태 변경 결의를 할 수 있다고 봄으로써, 일정한 요건 하에 위 조항에 따른 조직형태 변경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분명히 하였다(대법원 2016. 2. 19. 선고 2012다96120 전원합의체 판결).
따라서 한 근로자단체가 ① 어떠한 단위노동조합의 하부조직에서 다른 단위노동조합으로 변경되는 경우, 또는 반대로 ② 어떠한 단위노동조합에서 다른 단위노동조합의 하부조직으로 변경되는 경우 모두 노동조합법상 '조직형태 변경'의 한 유형에 해당하고, 위 ①, ②의 각 단계를 순차로 밟아 최종적으로 어떠한 노동조합의 하부조직에서 다른 노동조합의 하부조직으로 변경되는 경우 역시 노동조합법에서 예정하고 있는 '조직형태 변경'에 해당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떠한 노동조합의 하부조직이 위 ①, ②의 각 단계를 별도로 거치지 않고 곧바로 다른 노동조합의 하부조직으로 전환하기로 결의한다 하더라도, 이 역시 노동조합법의 규율대상인 '조직형태 변경'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근로자의 단결권및 노동조합의 설립 내지 노동조합 조직형태 선택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위 각 절차를 순차로 밟은 것과 이를 통합한 것을 서로 달리 취급하여야 할 뚜렷한 근거나 필요성을 찾기 어렵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어떠한 노동조합의 하부조직으로서는 위 두 절차를 단계적으로 진행할지, 아니면 하나의 절차로 진행할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어떠한 절차를 선택하든 해당 하부조직이 조직형태 변경의 주체로서의 요건을 갖추었다면 이는 노동조합법에서 허용하는 '조직형태 변경'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지부가 단위노동조합으로 변경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B노동조합의 하부조직으로 변경한 것이 '조직형태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지부가 조직형태 변경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 여부
관련 법리
노동조합의 설립 및 조직형태의 변경에 관한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본문, 제5조, 제10조, 제16조 제1항 제8호, 제2항과 재산상 권리 · 의무나 단체협약의 효력 등의 법률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조직형태의 변경 제도의 취지와 아울러 개별적 내지 집단적단결권의 보장 필요성,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부 · 분회 · 지회 등의 하부조직(이하 '지회등'이라 한다)의 독립한 단체성 및 독자적인 노동조합으로서의 실질에 관한 사정 등을 종합하면,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8호 및 제2항은 노동조합법에 의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을 대상으로 삼고 있어 노동조합의 단순한 내부적인 조직이나 기구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아니하지만,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이더라도, 실질적으로 하나의 기업 소속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구성되어 독자적인 규약과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한 단체로서 활동하면서 조직이나 조합원에 고유한 사항에 관하여 독자적인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이 있어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실질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산업별 연합단체에 속한 기업별 노동조합의 경우와 실질적인 차이가 없으므로,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8호 및 제2항에서 정한 결의 요건을 갖춘 소속 조합원의 의사결정을 통하여 산업별 노동조합에 속한 지회 등의 지위에서 벗어나 독립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전환함으로써 조직형태를 변경할 수 있다.
또한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이 독자적으로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하지는 못하더라도, 법인 아닌 사단의 실질을 가지고 있어 기업별 노동조합과 유사한 근로자단체로서 독립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지회 등은 스스로 고유한 사항에 관하여 산업별 노동조합과 독립하여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의사결정 능력을 갖춘 이상, 지회 등은 소속 근로자로 구성된 총회에 의한 자주적 · 민주적인 결의를 거쳐 지회 등의 목적 및 조직을 선택하고 변경할 수 있으며, 나아가 단결권의 행사 차원에서 정관이나 규약 개정 등을 통하여 단체의 목적에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 ·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추가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실체를 갖추고 활동할 수 있다. 그리고 지회 등이 기업별 노동조합과 유사한 독립한 근로자단체로서의 실체를 유지하면서 산업별 노동조합에 소속된 지회 등의 지위에서 이탈하여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는 측면에서는,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을 갖추고 있어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실질을 가지고 있는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의 경우와 차이가 없다. 이와 같은 법리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기업별 노동조합과 유사한 근로자단체로서 법인 아닌 사단의 실질을 가지고 있는 지회 등의 경우에도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실질을 가지고 있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8호 및 제2항에서 정한 결의 요건을 갖춘 소속 근로자의 의사 결정을 통하여 종전의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이라는 외형에서 벗어나 독립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전환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이더라도, 외형과 달리 독자적인 노동조합 또는 노동조합 유사의 독립한 근로자단체로서 법인 아닌 사단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자주적 · 민주적인 총회의 결의를 통하여 소속을 변경하고 독립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이와 같이 노동조합 또는 법인 아닌 사단으로서의 실질을 반영한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8호 및 제2항에 관한 해석이 근로자들에게 결사의 자유 및 노동조합 설립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 및 노동조합법의 정신에 부합한다(앞서 본 2012다9612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전원합의체 판결은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이 조직형태 변경결의를 통하여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전환할 수 있는 지 여부에 관한 것으로, 위 사안은 '산업별 노동조합'과 해당 기업의 근로자들로 구성된 지회 사이에 관한 것이기는 하나, 해당 부분 설시는 이 사건과 같이 '기업별 노동조합'의 하부조직의 법적 지위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구체적 판단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실질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
앞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지부 규정 제36조는 '단체교섭권한'이라는 표제 하에 "조합이 단체교섭의 당사자이며 위원장이 교섭을 담당하나 대의원 대회 과반수의 동의를 득하여 상급단체에 단체교섭 권한을 위임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제39조는 '단체협약의 체결'이라는 표제 하에 "단체협약의 체결권은 본조 위원장에게 있고 교섭위원이 연명으로 서명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갑 제6,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실제로 원고가 주체가 되어 사용자인 E과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지부는 노동조합법령이 규정한 단체교섭권 또는 단체협약체결권을 독자적으로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실질을 가지고 있는 단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법인 아닌 사단으로서의 실질과 독립성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
앞서 본 기초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8, 10호증, 을 제9, 15, 1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지부는 원고의 단순한 하부조직을 넘어 하나의 사업장 소속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구성되어 독자적인 규약과 집행기관을 갖추고 활동하여 법인 아닌 사단으로서의 실질을 가지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기업별 노동조합과 유사한 근로자단체로서 스스로 고유한 사항에 관하여는 원고와 독립하여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지부는 E 충주 사업장 소속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독립된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이었다. 이 사건 지부가 2018. 2.경 원고의 지부로 편입되어 이 사건 지부 소속 조합원들이 원고 소속으로 변경되는 조직형태 변경을 하였으나, 그 뒤에도 'A H지사'라는 명칭으로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유지하였고, 고용노동청에 대한 정기현황통보 등 법령상 의무도 이행하여 왔다.
이 사건 지부는 설립 당시부터 이 사건 결의에 이르기까지 독자적인 자체 규정을 두고 이에 근거하여 최고의결기구인 조합원총회, 대의기구인 대의원회, 집행기관인 상무집행위원회를 구성하고(제12, 15, 16, 19조), 조합원 직접 투표로 지부장을 선출하여 이 사건 지부를 대표하도록 하는 한편(제26, 27조), 조합임원 및 대의원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였다(제21조). 이 사건 지부의 일부 규정에서 원고의 규약을 준수하도록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이 사건 지부가 원고에 편입되어 있던 상황에서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므로,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지부 규정의 독자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 사건 지부 규정은 위와 같은 각 기관의 구성 방법과 권한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고(제12 내지 21조), 임원별 임무와 권한 역시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6조). 지부장을 포함한 임원들은 이 사건 지부 소속 조합원들만의 직접 · 비밀 · 무기명 투표에 의해 선출되었다(제27조). 이 사건 지부는 자체적인 업무 집행을 위해 필요한 경우 조직쟁의부, 교육홍보부, 조사통계부, 후생복지부, 여성부, 산업안전부, 문화체육부, 총무부 등을 둘 수 있었다(제29, 30조).
이 사건 지부는 원고와 분리된 계좌로 이 사건 지부 소속 조합원들이 납부하는 조합비를 징수하여 이 사건 지부 규정 등에 따라 자체적으로 수입 · 지출을 관리하였다. 이 사건 지부는 총회 또는 대의원회 의결에 따라 예산을 집행하였고, 예산집행사항에 대해서는 내부 회계감사를 거쳐 지부 총회에 결산을 보고하여 승인을 받아야 했다. 이 사건 지부가 원고에게 매년 일정금액의 의무금을 지급하고, 운영비 사용에 관한 회계보고를 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 역시 이 사건 지부가 원고에 편입되어 있던 상황에서는 불가피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지부의 독자적인 재정능력을 인정함에 있어 장해가 되는 사정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지부 규정 제41조는 "지부 쟁의행위의 결의는 지부 전체 조합원의 직접, 비밀, 무기명 투표에 의해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의한다."라고 규정하여 이 사건 지부가 독자적으로 쟁의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지부의 조합원 가입에 관한 최종 결재 권한이 원고 위원장에게 있었던 점, 원고가 이 사건 지부 조합원들에 대한 징계권을 가지고 있고, 지부장에 대한 징계권을 행사하는 등의 경우에는 이 사건 지부의 내부기관까지도 변경될 수 있는 점 등을 근거로도 이 사건 지부가 원고로부터 독립성을 가진 조직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E 충주 사업장에 소속된 근로자는 특별한 제한 없이 이 사건 지부에 가입을 신청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조합원 신규가입을 위해 원고 위원장의 결재를 필요로 하였으나 이는 이 사건 지부가 단위노동조합의 지위를 갖추지 못하였기 때문에 형식적으로 요구된 절차였던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원고 위원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위 결재를 거부할 수 없었던 점(이 사건 지부 규정 제7조), 이 사건 지부 조합원에서 탈퇴하거나 탈퇴 후 재가입하는 경우에는 원고 위원장의 관여 없이 이 사건 지부의 지부장 결재만으로 확정되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지부의 조합원 신규가입 시 최종 결재 권한이 원고 위원장에게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지부의 독자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상급단체에 소속된 이상 그 규약에 따른 징계가 가능한 것이고 연합단체가 단위노동조합 소속 조합원에 대하여도 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 이 사건 지부의 임원은 지부 소속 조합원들만의 투표에 의하여 선출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징계권에 관한 원고 주장 사실만으로 이 사건 지부의 독립성이나 기관 구성에 대한 실질적 권한을 부인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결의의 절차적 하자 존재 여부
상급단체에 관한 규정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의 규약 또는 이 사건 지부 규정에서 상급단체를 'B노동조합연맹'으로 밝히고 있다고 하여 위 규약 또는 규정상 이 사건 지부의 조직형태 변경이 금지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이 사건 지부는 이 사건 결의로 인하여 산업별 단위노동조합인 B노동조합의 규약을 따르게 될 것이므로 이 사건 지부 규정의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이 사건 결의로 인한 조직형태 변경의 '결과'가 발생하기 위해 규정 개정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결의' 자체가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앞서 본 이 사건 결의에 관한 안건의 내용, 투표 결과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지부 규정 제23조에서 정한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여 상급단체 변경을 위한 규정 개정(명칭 변경)에 관한 조합원의 총의가 확인되었다고 볼 여지도 충분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총회의 방식을 준수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결의를 위한 총회가 2025. 5. 20.부터 2025. 5. 21.까지 이틀간 이 사건 지부 사무실에서 전 조합원 투표의 방식으로 진행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이 사건 결의가 서면결의가 아닌 현장투표의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므로, 그 과정에서 본인확인절차 등 조합원의 총의를 왜곡 없이 모으기 위한 장치가 마련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결의는 대상 안건의 내용이 간단하여 별도의 설명이나 심의 과정이 없더라도 조합원들이 안건의 내용을 이해하고 이에 관한 의사를 결정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을 것 으로 보이는 점, 재적조합원 대부분이 참여하여 그중 대다수가 찬성(투표참여자 중 찬성률 약 86.5%)한 투표결과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지부 소속 조합원들 사이에 위 안건에 관하여 이미 상당한 의견교환이나 공감대가 형성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교대근무가 이루어지는 제조업의 특성상 모든 조합원들이 총회 현장에 동시에 출석하여 안건을 토론하고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 사건과 같은 방식의 총회가 부득이한 측면이 있어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사실만으로 이 사건 결의를 무효로 할 만한 하자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총회 목적사항을 고지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지부 규정 제13조 제4호가 '총회일부터 7일 이전에 일시, 장소, 목적사항을 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지부가 총회일 7일 이전인 2025. 5.12. 그 일시 및 장소를 정하여 '상급단체를 G B노동조합연맹에서 I B노동조합으로 변경하는 안건'에 관한 총회 소집을 공고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지부가 ① 원고로부터의 독립, ② 상급단체의 변경, ③ 피고에의 편입이라는 세 가지 목적사항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①, ②의 목적사항은 위 공고된 안건에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 결의에서 위 ③을 목적사항으로 하지 않았던 점은 앞서 본 것과 같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소결론
이 사건 지부는 '법인 아닌 실질을 가지고 있어 기업별 노동조합과 유사한 근로자단체로서 독립성을 갖는 단체'에 해당하여 조직형태 변경 주체가 될 수 있고, 이 사건 지부가 총회에서 조직형태 변경 결의를 하면서 노동조합법 제16조 제2항 단서 및 이 사건 지부 규정에 따른 결의요건을 갖추었으므로, 이 사건 결의는 유효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빈태욱(재판장) 오주훈 류지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