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에 의하면 사업주는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토사·구축물 등이 붕괴할 우려가 있는 장소,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있는 장소, 그 밖에 작업 시 천재지변으로 인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는데, 사업주의 위와 같은 안전조치 의무는 근로자가 추락할 당시 구체적으로 사업주가 지시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거나, 사업주가 근로자가 해당 업무를 수행하다가 추락할 것을 예상하였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발생하는 것이고, 사업주가 그러한 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가 사망한 이상 같은 법 제66조의2의 벌칙 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근로자가 작업 중에 사망한 경우에만 같은 법 제66조의2의 벌칙 규정이 적용된다는 전제 하에 피고인들이 산업안전보건법에 규정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망 D에게 카트를 운전하는 작업을 지시하였다거나 그와 같은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망인이 업무범위 및 지시사항을 위반하여 카트를 운전하리라는 사정을 알면서 이를 방치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산업안전보건법은 제23조 제3항에서 사업주로 하여금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등 작업 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4항에서 제3항에 의하여 사업주가 하여야 할 안전상의 조치 사항을 노동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고, 그 위임을 받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규칙'이라고 한다)은 작업의 종류 등에 따라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취하여야 할 필요한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에서 사업주가 위와 같은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은 규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사업주에 대한 같은 법 제66조의2, 제23조 제3항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같은 법 제23조 제3항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과 관련하여 규칙이 정하고 있는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지시하거나, 그와 같은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고, 규칙에서 정한 안전조치 외의 다른 가능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위 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5707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대법원 2011. 9. 29. 선고 2009도1251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를 기초로 하여 살피건대,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증진함을 목적으로 하는바, 같은 법 제23조 제3항에서 사업주로 하여금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한 취지는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사업주가 관리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모든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은 아닌 점, 같은 법 제67조에서 같은 법 제23조 제3항을 위반한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사업주가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에는 위 규정을 적용하여 사업주를 처벌하는 방법으로 규제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같은 법 제66조의2에 따라 같은 법 제23조 제3항을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업주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근로자가 작업 중 사망에 이르러야 하는 것으로 판단되고, 그 '작업 중'의 의미는 사업주가 작업을 지시하거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이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망인에게 카트를 운전하는 작업을 지시하였다거나 그와 같은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망인이 업무범위 및 지시사항을 위반하여 카트를 운전하리라는 사정을 알면서 이를 방치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보이고, 그 경우 망인은 작업 중 사망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며,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관용(재판장) 여태곤 김기홍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