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15. 1. 16. 선고 2014노896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10월에, 피고인 B을 징역 8월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피고인들에 대한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

원심의 형(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및 80시간 사회봉사명령)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B

1)

법리오해 주장

가)

강제집행면탈죄의 주체는 채무자에 한정되는데, 피고인은 이 사건 강제집행면탈범행에 있어서 채무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고 채무자인 O의 직원으로서 원심공동피고인 A의 지시에 따라 범행을 저지른 것에 불과하므로 강제집행면탈죄의 방조범은 성립될 수 있어도 정범 내지 공동정범이 될 수는 없다.

나)

설령 피고인에게 강제집행면탈죄가 성립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채무자인 O의 직원으로서 채무자에 대한 자신의 급여 내지 동료 직원들의 급여를 보전하기 위한 자구행위 내지 과잉자구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달리 이 사건 범행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강제집행면탈죄의 주체 내지 자구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주장

원심의 형(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및 80시간 사회봉사명령)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 B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1)

형법 제33조는 "신분관계로 인하여 성립될 범죄에 가공한 행위는 신분관계가 없는 자에게도 전3조의 규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신분범에 있어서 비신분자라 하더라도 신분범의 공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 할 것이고, 이는 강제집행면탈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어서, 부동산의 선순위 가등기권자 및 제3취득자가 채무자와 공모하여 후순위채권자의 강제집행을 막고자 선순위 가등기권자 앞으로 본등기를 경료한 경우 강제집행면탈죄의 공범이 되며, 담보가등기권자가 다른 채권자들의 강제집행을 불가능하게 할 목적으로 채무자와 공모하여 정확한 청산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제3자에게 부동산을 매도하고 가등기를 이전한 뒤 본등기를 경료함과 동시에 가등기 이후에 경료된 가압류등기 등을 모두 직권말소하게 한 경우에도 강제집행면탈죄가 성립한다(대법원 1983. 5. 10. 82도1987 판결, 대법원 2000. 7. 28. 선고 98도4558 판결 등 참조).

한편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 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이므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지게 된다.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하는 것으로서,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주관적 요건으로서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사실이 필요하고, 공동가공의 의사는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하는바, 공모자 중 구성요건 행위 일부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않은 자라도 전체 범죄에 있어서 그가 차지하는 지위, 역할이나 범죄 경과에 대한 지배 내지 장악력 등을 종합해 볼 때, 단순한 공모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이른바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질 수 있다(대법원 2000. 3. 14. 선고 99도4923 판결, 대법원 2003. 3. 28. 선고 2002도7477 판결, 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3도7776 판결, 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7도235 판결,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5075 판결 등 참조).

위의 법리에 비추어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를 살펴보면, 채무자 주식회사 O(이하 'O'라고 한다)의 수입은 O가 운영하는 P 스키장의 영업수입이 거의 전부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은 O의 대표이사인 원심공동피고인 A과 서로 협의하여 위 P 스키장의 수입에 대한 채권자들의 강제집행을 면탈할 목적으로 상호 협의하에 자신을 대표이사로 하는 주식회사 V(이하 'V'라고 한다)를 설립한 후, O회사 P지사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O가 아닌 V의 금융계좌에 입금하게 하는 등 강제집행면탈범행의 실행행위에 적극 가담한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인의 이 사건 강제집행면탈범행에 이른 경위와 실행행위의 분담내용 및 가담정도 등에 비추어 공동정범으로서 형사책임을 지울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다투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형법상 자구행위라 함은 법정절차에 의하여 청구권을 보전하기 불능한 경우에 그 청구권의 실행불능 또는 현저한 실행곤란을 피하기 위한 상당한 행위를 말하는 것이고, 권리실현의 수단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 때에는 사회상규에 반하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도8081 판결,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도3530 판결 참조).

피고인이 자신 및 다른 직원들의 O에 대한 임금채권을 보전할 목적으로 O의 경영정상화 등의 명목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법정절차에 의하여 채무자에 대한 청구권을 보전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행위가 채무자인 O에 대한 피고인 등의 청구권의 실행불능이나 현저한 실행곤란을 피하기 위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 A이 지급하지 못한 임금의 액수 및 피고인들이 은닉한 재산의 액수가 적지 아니한 점 등은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 A이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들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하여 재산을 은닉한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고 은닉한 재산으로 채권자들에 대한 채무를 일부 변제하기도 한 점, 이 사건 강제집행면탈 범행의 고소인인 T이 피고인들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원심에서 근로자들이 별도의 강제집행절차를 통하여 미지급 임금을 일부 지급받았으며, 당심에서 근로자들이 추가 강제집행절차를 통하여 대부분의 미지급 임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A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피고인 B은 동종 범행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의 사정에다가 피고인의 연령, 성행, 가족관계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보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